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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유럽 5·18 민중제, 세대 어우러져 ‘빛의 혁명’으로 되살아나다

재유럽 5·18 민중제, 세대 어우러져 ‘빛의 혁명’으로 되살아나다 -5·18 정신의 세계화와 유럽 내 확산 노력 -청년 세대의 역사 인식과 적극적인 참여 돋보여 -내란 완전 종식 및 사법·검찰·언론 개혁 촉구 JNCTV: https://wp.me/pg1C6G-40h 유튜브: https://youtu.be/rOKl-O6pUxE Read the full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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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정치와경제C형 기말-신자유주의화로 인해 오히려 개인의 건강 문제가 심각해지는 사례들이 있다. 교재 14장과 관련한 자료를 참고하여 이러한 상황을 묘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
세계의정치와경제C형 기말-신자유주의화로 인해 오히려 개인의 건강 문제가 심각해지는 사례들이 있다. 교재 14장과 관련한 자료를 참고하여 이러한 상황을 묘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 세계의정치와경제C 신자유주의화 건강문.hwp 해당 자료는 해피레포트에서 유료결제 후 열람이 가능합니다. 분량 : 13 페이지 /hwp 파일설명 : 세계의정치와경제C형 2024년 1학기 기말 참고자료입니다. – 세계의정치와경제C형 과제에 맞게 신자유주의화로 인해 오히려 개인의 건강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을 교재14장 및 다양한 관련 자료를 참고해서 완벽하게 작성했습니다. – 신자유주의화로 인해 오히려 개인의 건강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1) 지역 사회 건강 증진의 중요성 2) 개인 차원에서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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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 직접 개입형 과외서비스 이용자들인 부외계좌 고객들과의 춘계운용 마지막이자 다섯번째 주간모임이 원래는 있는 날이라 전체회원들을 관리하는 총회장, 단톡방장, 모임총무님과 오전에 전화부터 했고요... 오후 1시에 "짬뽕관"에 모여 고량주 반주에 맛나는 중식 제공하고 2시에 끝냈고 간단히 끝냈네요^^ 돈들은 두둑히 번 춘계운용 전체 85명 평균 +1500%가 넘어간 투자수익률(신규고객은 +2200%가 넘어감) 제고에 대미를 장식하고 이제 하계운용(2025.6~2025.8)에 6월2일부터 들어갑니다. 전체 85명중 70명이 참석했고, 회합후 일부 강성 민주당지지자들은 이 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의 안양유세 현장 구경가셨고, 일부는 2차 가셨고요~~~ 전 주요 블로그 관리용 글 때문에, 다음주도 전���, 충청, 강원 지방출장도 있어, 자택 들어왔네요^^ 이번주 부울경, 대구/경북, 제주까지 지방출장 여독도 풀어야하고요~~~ 위 사진은 이번 대선때문에 필독하시라고 전체 85명 고객들에게 보낸 경제/투자서적, 그 부외계좌에서 3년이상 과외를 받고 잔고가 10억원이 넘어간 GI 고객계정으로 넘어간 70명 고객들에도 보냈네요~~~ 여기에 수도권 17개 지역투자동호회 소속 천여명도 신청하시면 무료발송하라고 전국투자클럽연합회(NICA) 사업단에게도 지시했네요~~~ 게코(Gek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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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나라에서 살기 힘들어지는 걸까요?과연 희망이 있을까?" #갈수록살기힘든나라 📚 갈수록 살기 힘든 나라 -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 신분 세습, 경제 저성장, 지속 악화의 근원과 탈출의 길 📚 ✒️ 박세길(지은이) 📚목차 1부 긴 겨울, 97체제 2부 혼돈 속의 방황 3부 새로운 봄 소식 🔖박세길의 신작 《갈수록 살기 힘든 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경제 저성장, 양극화, 신분 세습, 무한 경쟁 등의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이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오랜 기간 사회적 약자의 이익을 옹호해온 활동가로, 한국의 근현대사 연구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1️⃣첫 번째 부분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체제, 즉 97체제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을 설명한다. 97체제 도입 이후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사회적 양극화와 신분 세습이 고착화되었음을 밝히며, 이를 극복하지 못한 이유를 분석한다. 2️⃣두 번째 부분에서는 지난 정부들의 경제정책 실패와 사회주의 혁명의 증언, 시장경제의 보편성 등을 다룬다. 보수와 진보 정권 모두 경제 회복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이유에 대한 냉철한 통찰과 비판이 담겨 있다. 3️⃣세 번째 부분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 사람 중심의 자동화, 좋은 일자리의 보편화 등을 통해 새로운 경제 비전을 제시한다. 저자는 인본주의 체제로의 전환을 강조하며, 창조력과 사람 중심의 경제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제안한다. ❇️특히, 일론 머스크의 사람 없는 완전 자동화 공장 실험의 실패 사례와 독일의 인더스트리4.0 사례를 비교하여 사람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부분은 인상적이다. 이를 통해 사람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역설하며,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준다. ✍🏻이 책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97체제의 문제점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한국 사회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펴낸곳 ㅣ 포르체 #갈수록살기힘든나라 #박세길 #포르체 #경제저성장 #양극화 #신분세습 #무한경쟁 #한국사회 #외환위기 #신자유주의 #97체제 #인본주의 #4차산업혁명 #창조경제 #EconomicStagnation #Inequality #Neoliberalism #도서 #책 #book #독서 #북 #신간도서 #신간추천 #추천도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리뷰 #bookstagram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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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가지 눈여겨봐야 할 것은 극우 정치가 아직 특정한 계급, 계층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지는 못했다는 사실이다. 유럽의 극우 정치는 신자유주의 전성기에 생활 수준이나 지위가 추락한 사회 집단에 단단히 똬리를 틀고 있다. 그래서 강력하며, 극복되기 쉽지 않다. 반면 한국의 극우파는 친위 쿠데타 발발 이후 급속히 전방위적으로 세를 불리고 있지만, 특정 집단이 자기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 세력으로 인정해줄 만큼 이 사회에 자리를 잡지는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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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태의 국가를 창조하라(2478)
오늘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다. 반년 ���상 대한민국을 가두었던 길고 어두운 불안과 우울을 일소하고 밝은 미래를 열어젖힐 유능하고 현명한 정부가 들어설 것으로 믿는다. 지금은 그 정부의 역사적 성격과 시대적 과제라는 큰 질문을 던지고 새겨보아야 할 때이다.
새 정부는 내란의 종식과 민주주의의 회복이라는 당면 과제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국가를 창조해야 하는 무겁고 큰 사명을 지니고 있다. 국가는 사회 전체와 어떠한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여러 형태를 띨 수가 있다. 국가가 경제 및 사회에 대해 거리를 유지하면서 안보 및 치안 등 최소한의 역할에 멈춘다면 19세기식 자유방임 국가 형태를 취할 수도 있고, 경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사회 복지를 강화하는 20세기식 수정자본주의 국가 형태가 나타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는 어떨까?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 반도의 남쪽 절반에 자리한 대한민국의 경우, 지난 70년간 국가 형태를 결정하는 가장 크고 중요한 요인은 지정학적 환경의 변화와 산업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두 가지였다고 볼 수 있다. 이 두 요인이 변동하면 새로운 형태의 국가가 나타나야만 한다. 그리고 여기에 실패하거나 지체가 벌어지면 큰 국난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처음 나타났던 것은 ‘박정희 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 형태의 국가였다. 이는 20세기 후반 동서 냉전과 분단이라는 지정학적 조건과 중후장대형 제조업의 이식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맞물리면서 태어난 국가로서, 개발독재의 성격을 강하게 띠면서 추격형 산업화라는 명확한 목적을 추구한 바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가 되면서 냉전 질서가 사라지고 세계화의 시대가 시작됐을 뿐만 아니라 산업 기술의 패러다임 또한 ICT를 기반으로 한 금융 및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서 ‘김대중 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 형태의 국가가 나타나게 됐다. 이 새로운 형태의 국가는 ‘햇볕 정책’을 내세워 세계화로 나타난 미·중 협력과 ‘평화배당금’의 이익을 알뜰히 챙기는 한편, 새로운 산업 기술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위한 유형무형의 인프라를 조성하는 동시에 세계 시장 질서의 지구적 규범에 맞도록 경제 질서를 재편해 이를 민주화의 동력으로 삼는 국가였다.
이러한 국가 형태의 전환이 부드럽게 이루어진 것은 전혀 아니었다. 그사이에 우리는 큰 혼란을 겪고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김영삼 정권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군사독재의 종식을 내걸었지만,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요구하던 과제는 그보다 훨씬 더 큰 것이었다. 결국 김영삼 정권은 탈냉전이라는 변화된 지정학적 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포괄적 외교 노선을 벼려내지도 못했으며, ‘세계화’라는 구호만 요란하게 외쳤을 뿐 막상 그에 상응하는 산업 구조의 변화와 각종 사회경제적 제도 정비는 제대로 이루어내지 못했다. 새로운 형태의 국가로의 전환이라는 과제의 실패는 결국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오고 말았다.
경제와 사회의 화해 통한 혁신 필요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야를 작년 12월3일 이후의 기간으로 가둘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지난 3년 전체로 넓혀 보아야만 한다. 2020년 코로나19 위기를 전후로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자유무역이 퇴조하면서 새로운 세계 질서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인공지능의 급속한 대두 및 에너지 전환의 가속화와 같은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가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변모로 한국 경제가 작동하는 환경도 완전히 달라지게 됐다. 2022년 이후의 지난 3년은 이러한 지정학적 구조 변동과 산업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국가를 마련해야 할 소중한 ‘골든타임’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철저히 묵살했다. 번지수를 잘못 찾은 ‘가치 외교’의 문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수출과 내수 양쪽에서 나타나는 경제 불황에 대해서도 무지와 무능으로 일관했고, 저출산과 청년 실업 및 노인 빈곤 등으로 나타나는 사회 시스템 위기에 대해서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어이없게도 시대착오적인 감세 정책을 고집해 국가 재정까지 결딴내버리고 말았다. 이러한 대혼란이 마침내 계엄 선포라는 파국으로 이어지게 된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정치적 민주주의의 복구뿐만 아니라 외교, 경제, 산업, 사회 전반에 걸친 전반적인 위기 상태에 놓이게 됐다.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최소한 사회경제적 차원으로 국한해서 보자면,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경제와 사회의 화해를 통한 혁신’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혁신 성장의 모델은 경제와 사회의 선순환 관계를 전제로 한다. 경제는 사회의 후생을 두껍게 해 모든 사람들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하며, 사회는 산업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하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개인을 양성할 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의 집단적 역량을 강화해 경제의 혁신이 지속적으로 벌어질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몇십년간 한국 사회를 지배했던 시장 주도의 사회경제 시스템에서 이러한 선순환 고리는 끊어진 상태이며, 경제도 사회��� 각자의 방향에서 모두 위기에 처하게 됐다.
특히 기대를 끄는 건 ‘기본사회’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자유주의 시절 부동의 규범처럼 자리 잡았던 ‘작은 국가’와 ‘균형 재정’의 족쇄를 끊고 ‘똑똑한 국가’와 ‘적극적 재정’으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추세이기도 하다. 선거 기간 중에 나온 공약들을 보면 다행히도 경제와 사회 양쪽에서 이러한 ‘똑똑한 국가’의 역할을 예고하는 방향이 어느 정도 윤곽을 보이고 있다. 예산 편성의 재량을 기획재정부로부터 가져와서 분명하게 대통령실 아래로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금융 및 자산 시장에서의 돈의 흐름을 산업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방향으로 돌릴 것이라는 방향도 보인다. 또한 경제와 산업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여러 산업 정책들도 제시되고 있으며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자세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목과 기대를 끄는 것은 ‘기본 사회’이다. 모든 개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와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능동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복지 개념을 넘어서는 예를 들어 ‘보편적 기본 소득’과 같은 새로운 층위의 제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돼왔다. 공약으로 제시된 ‘기본 사회’는 국가의 재정 능력이라는 현실적인 제약 조건의 틀을 고려하는 가운데에서도 그 방향만큼은 이와 동일한 쪽을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경제와 사회 양쪽을 제대로 떠받치고 개조한 위에서 다시 본래 있어야 할 선순환 관계를 복구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이며, 이 또한 국가가 맡아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된다.
새로운 정부가 닥치게 될 현실은 녹록지 않다. 내란 청산은 물론 외교 및 경제와 사회 전반에 급박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반대 세력의 저항과 방해는 집요하고 거셀 것이다. 국가를 거센 바다를 헤쳐가는 선박으로 보는 오랜 비유를 통해서 보자면, 그야말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비바람과 태산 같은 파도에 던져진 형국이다. 6/2/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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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신자유주의는 노동 계급의 역량에 맞서 자본이 지배력을 획득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반동 물결이었다. 그 핵심 아젠다는 분배 상황을 악화시켜 자본을 시민권의 핵심으로 두는 데에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우�� 시장 제도의 근저에 있는 기반부터 해체해야 했다. 노동 계급은 그 전까지 국가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관철해왔고, 따라서 국가를 자본의 편으로 돌리고 노동 계급이 사용할 수 있는 요건을 박탈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그렇게 해서 흑자 재정과 작은 정부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모순된 목표가 만들어졌다. 재정 지출의 축소를 앞세워 위험 대비를 위해 마련된 여러 사회 보장 제도가 해체되었다. 그 반대 급부로서 자본의 소유가 이전의 사회 안전망을 대체하였다. 신흥 소자본가 계급을 키우기 위해서 공기업을 비롯한 국가 자산은 싼 값에 사유화되었고, 이 틈을 타 자산을 확보한 이들은 신자유주의의 강력한 지지자가 되었다. 이렇게 힘을 얻은 자본은 노동조합을 타자화하고 강력히 탄압하여 힘의 균형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자본은 금융을 앞세워 세계적 금융 권력을 구축하고 탈규제를 통해 유동성을 강화해 ���물 시장에 개입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자본은 고용 및 노동을 유연화하였고, 법인세와 누진소득세 인하를 하며, 국가를 자본의 주구로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이제 성장의 동력은 자본에 있었고, 성장의 모든 혜택은 자본 소득이 느는 데에 있었다. 문제는 신자유주의는 결코 그 자체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없을뿐더러,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일을 개개인에게 모두 떠넘기는 체제라는 것이었다. 갚을 수 없는 부채를 만들어서 수요를 창출할 수는 없는 일이었고, 노동력의 가격이 한없이 낮아진 채로 고용 유발까지 되지 않으면 남은 것이 공황이라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이처럼 신자유주의는 분배 상황을 악화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요구에서 시작하였고, 그 분배의 악화는 결국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강한 경제 위기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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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부 모형 ; 기업유치 경쟁 ; 제살 깎아먹기 ; 경제에 엄청난 폐혜 야기 / 브레턴우즈 ; 미북동부 뉴햄프셔주 / 브레턴우즈체제 장점 ; 투기금융의 발을 묶어놓음 / 1956 시티오브런던 부활 / 영국을 조세도피처 금융 안식처로 변모시킴 / 스위스 룩셈부르크 가세 / 1973 변동환율제 ; 브레턴우즈체제 유명무실화 ; 유가상승 저성장 / 시티오브런던 조세회피처 이들의 황금률 ; 누구든 황금을 쥔자 법을 세우라 / 반트러스트(반독점) ; 악덕자본가를 낳는데 한몫? / 2017 머독(21세기폭스 소유주) 영국 스카이 장악 / 1983 시카고학파 신자유주의 권력 찬탈 / 기존의 반트러스트법 논리 무력화 신자유주의 독점의 시대 / 밀턴 프리드먼 로버크 보크 도널드 코스 / 1980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선 /
bcci 국제신용상업은행 / 융커 블레어 클린턴 제3의 길 / 아일랜드 켈트 호랑이 경제체제 / 찰스 호히 아일랜드 총리 / ifsc 국제금융서비스센터 1987 재정법 ifsc 시대 개창 ; 금융위기의 원흉 / spv 특수목적회사 케이먼 제도 등의 조세회피처에 ; 자산 유동화 / 은행이 스스로 규제 기준 결정 / 금융화와 금융의 저주 시대 / 결론 똑똑한 자본통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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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s://www.intelligenthq.com/interview-wit-paul-mason-author-of-post-capitalism-a-guide-to-our-future/ )
<머리말: 포스트자본주의 프로젝트의 시작>
정보는 과거의 어떤 기술과도 다르다. 이제부터 설명하겠지만 자발적 성격을 가진 정보는 시장을 와해시키고, 사적 소유를 파괴하고, 노동과 임금의 관계를 무너뜨릴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위기의 배경이다. 만약 나의 주장이 옳다면, 좌파들은 자본주의가 어떻게 끝날 것인지를 20세기 내내 잘못 알고 있었던 셈이다. 전통적인 좌파의 목표는 시장 메커니즘이 외부의 힘에 의해 파괴되는 것이다. 여기서 외부의 힘이란 투표소 또는 바리케이드에서 노동계급이 발휘하는 힘이다. 국가는 그 힘을 증폭시키는 지렛대 역할을 하며,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제공황이 그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지난 25년간 붕괴한 것은 자본주의가 아니라 좌파의 계획이었다. 시장은 좌파의 꿈을 좌절시켰다. 집단주의와 연대가 사라진 자리를 개인주의가 차지했다. 수적으로 크게 증가한 세계 각국의 노동자들은 외견상으로는 '프롤레타리아proletariat'(자본주의 사회에서 유산계급인 부르주아와 대비되는 무산계급 여기서 무산이란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않고 노동력을 팔아 생활한다는 뜻이다: 옮긴이)였지만 그들의 사고와 행동은 단일하지 않았다. 만약 당신이 그 25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경험했다면, 그리고 당신이 자본주의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그 역사를 하나의 트라우마로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25년 동안 기술이 새로운 경로를 창출했다. 전통적인 좌파 중에 아직 남아 있는 세력과 그들의 영향을 받는 다른 모든 세력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새로운 경로를 받아들이거나, 소멸되거나. (p14)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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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을 예방했다는 측면에서 양적 완화는 성공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환자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다시 병에 걸리게 만든 것과 같다. 값싼 자금 때문에 발생한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또다시 값싼 자금을 이용했으니 말이다. 그다음에 벌어진 일들에 대한 해석은 당신이 생각하는 화폐의 개념에 따라 달라진다. 명목화폐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재앙이 닥칠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명목화폐를 비난하는 책은 은행을 비난하는 책만큼이나 많다. 실물 재화는 한정돼 있는데 돈이 무한정 풀린다면 명목화폐 시스템 자체가 언젠가는 19세기 텍사스공화국이 갔던 길을 따를 수밖에 없으며, 2008년 금융위기는 앞으로 닥쳐올 대지진을 예고하는 가벼운 전율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해결책은 무엇인가? 명목화폐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독교 종말론과 비슷한 결론으로 흐른다. (p52)
대중적인 경제학에서 화폐는 교환을 편리하게 해주는 수단일 뿐이며, 옛날 사람들이 감자 한 무더기와 너구리 가죽을 교환하는 비율이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발명된 것이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David Graeber가 보여준 것처럼, 초기 인류사회가 물물교환을 이용했으며 그 때문에 화폐가 발명됐다는 증거는 없다. 초기 인류는 화폐보다 더 강력한 '신용'이라는 수단을 이용했다. (p53)
화폐는 정부가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모든 화폐는 정부가 만들었다. 화폐는 정부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화폐는 정부가 '지불하겠다는 약속'이다. 화폐의 가치는 금속 자체의 가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 정부의 영속성에 대한 사람들의 ���뢰가 결정한다. 만약 사람들이 텍사스공화국이라는 나라가 영원히 지속되리라고 생각했다면 텍사스공화국의 명목화폐는 문제없이 통용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19세기의 정착민들조차도 텍사스공화국이 오래가리라고 생각지 않았다. 텍사스공화국이 미합중국에 합병되리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된 순간 텍사스달러의 가치는 회복됐다. 이런 이치를 생각해보면 신자유주의의 진짜 문제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문제는 “제길, 우리가 가진 실물재화에 비해 너무 많은 화폐를 발행했잖아!"가 아니다. 아직 많은 사람이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진짜 문제는 "제길, 사람들이 우리 화폐를 신뢰하지 않잖아"다. 현재의 화폐 시스템은 화폐를 발행하는 정부의 신뢰도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그리고 현 시대의 세계경제에서 신뢰도는 정부에 의해서도 결정되지만 부채 · 지불 메커니즘· 비공식 환율 · 유로존과 같은 화폐연합, 그리고 각국 정부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 들듯이 쌓아둔 막대한 양의 외화로 이뤄진 중층적인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 명목화폐의 진짜 문제는 이 중층적인 시스템이 무너질 때 발생한다. 하지만 그것은 미래의 일이다. 현재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명목화폐가 자유시장 경제체제와 결합하면 호황과 불황의 순환이 자동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누구의 감독도 받지 않는 명목화폐는 세계경제를 장기침체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있다. 경제 안정을 위협하는 다른 요인들을 고려할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p54-55)
지금 설명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책은 단 하나, 금융화를 중단시키는 것이다. 금융화가 계속되면 금융 시스템 안의 돈은 가상의 화폐로 변해가고, 점점 많은 금융기관이 단기대출에 의존한다. 그러나 어떤 정치인도, 어떤 규제기관도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배짱은 없었다. 그들은 망가진 시스템을 다시 조립하고 12조 달러라는 돈을 무리하게 투입해서 시스템이 다시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이런 행위는 거품이 쌓였다가 붕괴하는 일이 또다시 반복될(경제가 성장할 경우) 가능성을 높인다. 프랑스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 Fernand Braudel은 모든 경제대국의 쇠퇴는 금융업으로 화려하게 전환하면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17세기에 무역업으로 제국을 건설했던 네덜란드의 몰락을 분석한 후 그는 다음과 같이 썼다. "자본주의 국가가 발전하다가 금융자본주의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성장이 끝났다는 표식이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가을이다." (p61)
사실 금융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침투한 지금, 우리는 기계에 종속되어 9시부터 5시까지 규칙적으로 노동하는 노예가 아니다. 우리는 이자를 지불하는 노예로 살고 있다. 이제 우리는 노동을 통해 자본가에게 이윤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돈을 빌림으로써 금융업계 종사자들에게 이윤을 안겨준다. 정부보조금에 의지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불가피하게 단기자금 대출의 세계에 들어��� 신용으로 생활용품을 구입한다. 자본의 입장에서는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자동차공장 노동자보다 이런 여성에게서 더 높은 이윤을 얻을 수 있다. (...) 금융화는 신자유주의의 영구적인 속성이다. 명목화폐와 마찬가지로 금융화는 붕괴로 귀결된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체제는 금융화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p62)
국가 간 불균형은 항상 두 가지의 분명한 위험을 내포한다. 첫째, 서구 국가들에서 지나친 신용팽창이 일어나 금융 시스템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 이런 일은 실제로 일어났다. 둘째, 더 넓은 범위에서 세계의 모든 잠재적 위험과 불안정성이 국가들 사이의 부채와 환율에 관한 합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리고 나중에는 합의 자체가 파괴될 수 있다. 이런 위험은 지금도 존재한다. 만약 미국이 부채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어느 시점에 달러화가 붕괴할 것이다. 아니, 달러화가 붕괴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기만해도 달러화는 붕괴한다. 그럼에도 중국과 미국의 상호의존, 그리고 독일과 나머지 유로존 국가들의 상호의존 덕분에 그 방아쇠가 당겨지는 일은 결코 없을 듯하다. 2008년 이후 생겨난 모든 변화는 무역 흑자국들이 미국 금융의 붕괴에 맞서 일종의 보험으로서 외환보유고를 축적하는 정책을 시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p65)
그렇다면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네트워크 덕분에 절약한 비용이나 우리가 얻은 수익 또는 이윤은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 2013년 OECD의 경제학자들은 전통적인 시장경제학으로는 네트워크의 가치를 계산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인터넷이 시장거래와 가치에 끼치는 영향은 대단히 광범위하다. 비시장거래에 인터넷이 끼는 영향은...... 그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지금까지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비시장거래를 무시했다. 비시장거래는 원래 경제적 개념이 아니다. 커피전문점에서 줄을 서 있던 고객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미소처럼 무의미한 사건이 비시장거래다. 네트워크 효과로 발생하는 비시장거래의 가치를 양적으로 환산하면 금전적 가치는 시장거래보다 낮다. 또 그것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나눠가지는 이익으로 간주된다. 30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네트워크 기술은 경제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시장을 넘어서는 협력과 생산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2008년 9월 15일,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리먼브러더스 본부 건물 맞은편에 있는 스타벅스 건물의 무료 와이파이 표지판을 언급하면서, 그 표지판이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는 사실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들의 논평은 미래의 시장이 현재의 시장에게 보내는 의미심장한 신호를 전달하고 있었다. 정보경제는 시장경제와 양립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시장의 절대적인 힘에 지배되고 규제받는 경제와는 양립할 수 없다. 나는 이것이 신자유주의가 동요하고, 붕괴하고, 좀비 상태에 빠진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5년 동안 창출된 모든 통화, 금융의 모든 속도와 동력은 자본주의, 이를테면 시장과 사적 소유와 교환��� 근거한 시스템이 신기술에 의해 생성되는 '가치'를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자면 정보재는 시장 메커니즘과 근본적인 충돌을 일으킨다. (p71-72)
금융화는 철회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대형 은행과 그들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에게서 권력을 회수해서 아웃소싱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본국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선진국 내에서도 고임금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그렇게만 된다면 금융의 복잡성이 감소하고 임금은 상승하며, GDP에서 금융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다. 우리도 빚에 덜 의존하게 된다. 세계의 엘리트들 중에서도 현명한 사람들은 이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명목화폐를 안정화하고, 금융화를 철회하고, 국가 간 불균형을 종식시켜야 한다. 하지만 사회적·정치적 장애물이 만만치 않다. 첫째, 부유층은 임금상승과 금융규제에 반대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정반대다. 둘째, 이 해법을 채택할 경우 국가들 사이에서도 승패가 갈린다. 독일의 엘리트들은 그리스와 에스파냐를 부채 식민지로 만들어 이익을 얻고 있다. 중국의 엘리트들은 14억 명의 저임금 노동력을 통제하면서 이익을 얻는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라도 탈출구를 필사적으로 막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려면 각국의 상환 불가능한 정부부채가 탕감돼야 한다. 각국의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역시 대대적으로 탕감해야 한다. (p73-74)
OECD의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서방 국가들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신흥국들은 성장세가 둔화하고, 여러 나라에서 정부가 파산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래서 어느 시점이 되면 하나 이상의 나라가 세계화 체제를 벗어나 보호주의를 채택하고, 부채를 축소하고, 환율을 조작할 가능성이 높다. 또는 외교적·군사적 충돌에서 비롯된 탈세계화 사태가 세계 경제로 확산되어 똑같은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OECD 보고서의 교훈은 체제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지식을 습득한 세대이자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대는 극심한 불평등과 저성장의 미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화에서 이탈하려는 혼잡한 경주도, 수십 년간 불평등의 심화와 함께 진행된 경기침체도 아니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경제 모델이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모델을 설계하는 일에는 유토피아적 사고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1930년대 중반 케인스가 거둔 탁월한 성과는 위기가 시스템의 어떤 문제를 드러냈는가를 이해했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낡은 모델의 비효율성을 타파하고 실행 가능한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 한다. 주류경제학은 기존 모델의 비효율성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 요약하자면 우리에게는 현재의 위기를 자본주의의 총체적 운명이라는 청사진 안에 위치시키는 이론이 필요하다. 그러한 이론을 정립하려면 주류경제학과 정통 마르크스���의를 모두 넘어서야 한다. 그 단초는 1938년 러시아의 어느 감방에서 발견된다. (p77-78)
81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Nikolai Kondratieff 콘드라티예프를 처형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그의 진짜 죄는 자본주의에 관해 용납할 수 없는 생각을 한 것이었다. 콘드라티예프는 자본주의가 위기를 겪으며 무너지는 대신 적응하고 진화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료를 분석해서 2편의 논문을 썼다. 단기적 경기순환 외에도 50년을 주기로 장기순환 패턴이 나타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50년이라는 주기는 자본주의 내부의 구조적 변화라든가 큰 전쟁과 일치했다. 그러므로 극단적인 위기와 부활의 순간들은 혼돈의 증거가 아니라 질서의 증거였다. 콘드라티예프는 경제학의 역사에 긴 파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낸 사람이었다.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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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슬러츠키Eugen Slutsky 슬러츠키는 임의의 통계에 이동평균을 적용하면 현실경제와 비슷한 파도 모양 곡선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는 무작위로 추출한 복권번호에서 파도 패턴을 생성한 후 그것을 영국의 성장률 그래프에 겹쳐놓았다. 파도 패턴을 성장률 그래프에 맞춰 축소하자 두 곡선의 모양은 놀랍도록 비슷해졌다. 이것은 통계에서 '율러츠키 효과Yule-Slutsky Effect'로 알려진 현상이다. 지금 율슬러츠키 효과라는 용어는 통계를 조금만 손질하면 결과를 위조할 수 있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하지만 원래 슬러츠키는 정반대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진짜로 모든 현상에서 (경제현상뿐 아니라 자연현상에서도) 파도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었다. (p97)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체사레 마르체티Cesare Marchetti의 연구 역시 장기순환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마르체티는 에너지 소비와 인프라 건설에 관한 역사적 통계를 분석한 뒤 1986년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제시했다. "경제생활의 여러 측면에서 매우 뚜렷한 순환 또는 맥박의 유형이 발견됐다. 주기는 약 55년이었다." 마르체티는 그 패턴이 파도의 모양이라거나 경제 분야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주장을 거부한다. 그는 그 패턴을 사회적 행동의 장기적인 '맥박'이라고 부른다. 경제 영역에서의 불분명한 신호들을 "물리학적으로 분석하면 매우 선명해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p100)
슘페터의 후계자로 잘 알려진 베네수엘라 출신의 경제학자 카를로타 페레즈는 기술결정론을 근거로 각국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정보기술, 바이오기술, 친환경 에너지를 지원하라고 권고한다. 그는 2020년경 새로운 파도가 밀려오면서 다시 '황금시대'가 도래하리라고 약속한다. 페레즈는 장기파동 이론을 세련되게 다듬어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론을 만들었다. 페레즈의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기술-경제 패러다임techno-economic paradigm'이다. 경기순환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일련의 혁신이 일어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혁신들이 ���로에게 영향을 준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페레즈의 주장에 따르면 "혁명이 확산되려면 안내자 역할을 하는 새로운 상식new common sense "이 형성돼야 하며, "새로운 논리logic of the new" 가 확고하게 세워지고 일단의 기술들과 기업 관행들이 교체돼야 한다. (p103)
115
루돌프 힐퍼딩Rudolf Hilferding의 《금융자본론Finance Capital》은 이후 한 세기 동안 자본주의의 미래에 관한 좌파들의 모든 논쟁에 참조할 지점을 제공했다. 힐퍼딩은 자본주의의 변이가 어떤 규모로 진행되는가를 이해했던 최초의 마르크스주의자였다. 그리고 그가 말한 새로운 구조의 영속적인 특징들 가운데 다수는 마르크스가 이윤율 저하에 대한 자본의 반작용으로 열거했던 것들과 정확히 일치한다. 수출, 과잉 노동력을 식민지의 백인 정착지로 보내는 이민 촉진 정책, 주식시장을 통한 이윤 획득, 기업가 정신에서 지대추구형 투자로의 전환. 20세기에는 기업의 이윤을 재분배하고 자본을 조달하면서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던 금융 시스템이 이제는 비즈니스의 세계를 지배하고 통제한다. 위기에 대한 반작용들은 새롭고 더 안정적인 시스템의 일부가 됐다. (p124)
125
로자 룩셈부르크가 1913년에 출간한 책인 <자본의 축적The Accumulation of Capital》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1) 열강들이 벌이는 식민지 쟁탈전의 경제적 동기를 밝힌다. 2) 자본주의의 미래가 어둡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룩셈부르크는 '과소소비론'이라는 현대적 이론을 최초로 개발했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마르크스가 했던 계산을 다시 수행함으로써 자본주의가 영구적인 과잉생산 상태라는 사실을 증명했다(적어도 그녀 자신은 납득시켰다). 노동자들의 구매력이 너무 적다는 문제는 자본주의를 영원히 괴롭힌다. 그래서 ���본주의는 끊임없이 식민지를 개척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그래야 원자재와 시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민지를 정복하고 방어하면서 잉여자본을 흡수하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군사적 비용이 발생한다. 룩셈부르크에 따르면 끊임없는 식민지 개척은 낭비 또는 사치재 소비와 비슷하며, 과잉 자본을 처리하는 매커니즘이다. 위기에 취약한 체제의 유일한 밸브는 식민지 확장이다. 그래서 룩셈부르크는 지구 전체가 식민화하고 자본주의를 채택하면 체제가 붕괴되리라고 예측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자본주의는 자기 힘으로 생존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다른 경제체제를 토양으로 삼아 양분을 획득해야만 한다. 자본주의는 보편적인 것이 되려고 몸부림치고 있지만 (...) 본질상 자본주의는 생산의 보편적 형태가 될 수 없으므로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p128-129)
131 138 141 149
4차 파동이 시작될 무렵에는 외부세계의 상당 부분이 폐쇄된 영역이었다. 냉전 시기에 세계 GDP의 약 20퍼센트는 시장 외부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1989년에 갑자기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새로운 노동력이 공급되자 파동은 연장됐다. 또 서구 국가들은 그전까지 접근할 수 없었던 중립국에서도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하자면 1917년과 1989년 사이에 자본주의는 복잡한 적응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으며, 1989년 이후에야 그 잠재력이 폭발했다. 노동력과 시장이 확대되고, 기업은 자유를 획득하고, 경제의 규모는 전례 없이 커졌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국면의 왜곡 phase-distortion'이라는 나의 주장은 1989년의 상황만 가지고도 어느 정도 설명된다. 물론 그것이 완전한 설명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장기순환의 패턴은 이미 깨졌다. 4차 장기순환은 예상보다 길어지고, 왜곡되고, 결국에는 자본주의의 역사에 일찍이 없었던 요인들에 의해 망가졌다. 그 요인들은 바로 노동운동의 패배와 후퇴, 정보 기술의 눈부신 발달, 그리고 장기간 공짜로 돈을 찍어낼 수 있는 초강 대국의 성립이다. (p154)
169, 170
신자유주의자들의 목표는 달랐다. 그들은 '원자화atomization'를 목표로 삼았다. 오늘날 젊은 세대의 눈에는 신자유주의의 결과만 보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협상력 파괴가 신자유주의의 핵심 목표라는 사실을 놓치기 쉽다. 협상력 파괴는 다른 모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신자유주의의 핵심 교리는 자유시장이 아니다. 긴축재정도 아니고, 화폐의 건전성도 아니고, 민영화와 생산기지 이전도 아니다. 세계화도 핵심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신자유주의가 중요시하는 목표의 부산물 또는 무기일 따름이다. 그 목표는 조직된 노동자들을 방정식에서 빼버리는 것이다. (p175)
182 (182, 183) 190-1 193
<2부>
205, 208
정보재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1990년 미국인 경제학자 폴 로머Paul Romer가 현대 경제학의 핵심 가정들 중 하나를 반박하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 과정에서 정보자본주의라는 화두가 주류경제학에 편입됐다. 그간 경제학자들은 한 나라의 성장속도를 예측하는 모델을 찾기 위해 저축, 생산성, 인구 증가 같은 다양한 요소를 활용했다. 그들은 기술의 변화가 이 모든 요소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경제성장의 속도를 예측하는 데서 기술은 '외생적' 변수라고 가정했다. 기술은 모델의 외부에 위치하며 그들이 만들려는 방정식과는 무관한 변수였다. 그때 로머가 <내생적 기술 변화Endogenous Technological Change>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경제학계의 판도를 바꿨다." 그의 논증에 따르면 혁신은 시장의 여러 힘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혁신을 경제성장의 우연적이거나 외생적인 요소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혁신을 고유한(내생적인) 요소로 보고 성장이론에 혁신이라는 개념을 포함시켜야 한다. 혁신의 효과는 우연한 것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로머는 자본주의 일반에 적용되는 깔끔한 공식 하나를 완성했을 뿐 아니라, 정보자본주의의 특징 하나를 발견했다. 그 특징은 혁명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는 의도적으로 쉬운 용어를 써서 기술의 변화를 "여러 가지 원자재를 혼합하기 위한 지시문이 개선되는 것"으로 정의했다. 여기서 그는 사물과 정보를 별개로 취급하고 있다. 그가 말한 '지시문'이 곧 정보를 뜻하기 때문이다. 로머의 이론에서 정보는 물질세계 또는 디지털 세계 안에서 뭔가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 또는 조리법과 같은 개념이다. 여기서 그는 새로운 전제를 도출한다. "원자재를 혼합하기 위한 지시문은 다른 경제적 재화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정보상품은 지금까지 생산된 다른 모든 물질적 상품과 다르다. 그리고 정보상품을 위주로 하는 경제는 실제 물건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와 다르게 움직인다. 로머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일련의 새로운 지시문을 만드는 비용을 한 번 부담하고 나면 그 지시문을 몇 번이고 다시 사용해도 추가 비용이 없다. 새로운 지시문을 개발하거나 기존의 지시문을 개선하는 일은 고정비용을 지불하는 것과 같다." (p209-210)
그러니 1997년에 미국 언론인 케빈 켈리Kevin Kelly가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역설은 컴퓨터의 시대가 끝나간다는 것이다. 자립형 컴퓨터들은 이제 임무를 완수했다. 컴퓨터는 우리 생활의 속도를 높여줬다. 그게 전부다. 반면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유망한 기술들은 컴퓨터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의존한다. 앞으로는 컴퓨터 활용법보다 연결이 더 중요하다." (p221)
7년 전 로머가 새로운 속성으로 간주했던 것을 켈리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바라봤다. 정보기술은 데이터와 물질상품의 가격을 하락시키고, 데이터와 상품 생산의 한계비용을 0에 가까워지게 만든다. 하지만 켈리는 무제한 공급과 가격 하락에는 무한한 수요라는 평형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술과 지식은 가격이 하락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수요를 늘린다. (...) 인간의 필요와 욕구를 제약하는 유일한 요인은 인간의 상상력이다. 이것은 사실상 한계가 없다는 뜻이 다." 켈리가 제시한 해결책은 가격이 하락하는 속도보다 빨리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기업은 가격 하락을 방어하려고 애쓰는 대신,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 떨어지는 것이라고 가정하고 1과 0사이에서 사업을 해야 한다. 켈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소비자들이 웹사이트와 상호작용하면서 기부하는 공짜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혼돈의 가장자리로 미끄러져 들어가야 한다". 1990년대 후반이 되자 문제를 인식한 사람들은, 혁신이 기술의 가격 하락 효과를 상쇄하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살아남을 것이라는 견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켈리는 만약 그 메커니즘이 실패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다. 그때 닷컴 버블이 붕괴했다. 2000년 4월부터 나스닥 지수가 폭락하자 유선모뎀을 쓰면서 부유해진 세대의 견해도 바뀌었다. 사이버 인권옹호 활동을 하다가 재산의 95퍼센트를 잃어버린 활동가 존 페리 발로John Perry Barlow는 그 사태에서 냉정한 결론을 이끌어냈다. "닷컴 버블은 19세기와 20세기의 경제 개념들을 그런 경제가 존재하지 않는 환경에서 활용하려는 노력이었고, 인터넷은 그 개념들을 거부했다. 이번 사태는 인터넷 본연의 힘에 의해 밀려난 이질적인 힘의 습격이다." 켈리는 앞으로 논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닷컴 공산주의자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p225-226)
2006년 당시 예일대학교 법학과 교수였던 요차이 벤클러Yochai Benkler는 네트워크 경제를 "주요 선진국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생산 양식"으로 정의했다. 원래 벤클러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스Creative Commons'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오픈 소스 운동의 법률적 틀을 만드는 작업을 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네트워크의 부 The Wealth of Networks> 라는 책에서 지식재산권을 훼손하고 공유 모델과 관리자 없는 생산을 확산시키고 있는 경제적 힘들에 관해 설명했다. 첫째, 벤클러에 따르면 컴퓨터를 사용하는 비용이 저렴해지고 통신 네트워크가 보편화하면서 수많은 사람이 정보재의 생산수단을 획득했다. 사람들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영화를 제작해서 배포하고, 자기만의 전자책을 출판한다. 어떤 경우에는 기성 출판사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저자가 수백만의 열성 독자를 확보하기도 한다. "그 결과 인류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일들의 대부분이 이제는 사회적 상호 작용을 하는 개인들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 개인들은 가격 메커니즘을 통해 시장 참여자로서 행동하기보다 인간으로서, 사회적 존재로서 행동한다. 벤클러의 논지에 따르면 이것은 비시장 메커니즘의 부상으로 이어진다. 비시장 메커니즘이란 자발적인 조직을 만들어 협업 형식으로 일하는 개인들의 탈집중화한 행동을 의미한다. 여기서 새로운 유형의 P2P경제가 성립되며, 그 안에서 화폐는 존재하지 않거나 가치의 주요한 척도가 못 된다. 가장 좋은 사례는 위키피디아다. (p226-227)
위키피디아는 리눅스와 마찬가지로 두 가지 측면에서 급진적이다. 첫째, 생산된 상품이 공공성을 지닌다. 위키피디아의 내용은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지만 그것을 소유하거나 강탈하거나 착취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둘째, 생산과정에서 협업이 이뤄진다. 본부 사무실에 있는 누군가가 위키피디아 각 페이지의 내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위키피디아 직원들은 내용 작성과 편집의 기준을 세우고 유지하며, 저작권과 경영상의 위계질서에 의해 위키피디아라는 플랫폼이 손상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벤클러는 이런 생산양식을 '공유지 기반 동료생산commons-based peer production'이라고 정의한다. 이 개념은 주류경제학이 확신하는 가정에 또 하나의 도전장을 내민다.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 상호 신뢰와 책임에 기초해서 친구를 사귀고, 관계를 맺고, 감정적·심리적 요구를 채우려는 인간 고유의 욕구가 경제생활로 흘러들어온 것일 따름이다. 시장 또는 기업 없이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진 순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시작했다. (p230)
236, 240, 1, 3 246 251
하지만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재화인 정보는 전혀 부족하지 않다. 정보는 풍부하다. 결핍에서 풍요로의 전환은 인류역사의 중대한 발전이며 자본주의의 4차 장기순환의 위대한 성과다. 하지만 이 전환이 경제이론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다. 지금까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온 우리는 가격결정 메커니즘이 경제생활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확고한 원칙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게는 가격결정 메커니즘이 사라지는 것에 관한 이론이 필요하다.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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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카를 멩거 Carl Menger는 스미스와 리카도를 공격한 유명한 저서에서 한계효용론의 심리적 동기를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스미스와 리카도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들은 추상적인 인간의 행복, 막연한 것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들 미래의 일들에 집착했다. 현재의 타당하고 구체적인 관심사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멩거가 생각한 경제학의 목표는 자본주의가 동시대에 만들어내는 현실을 연구하고, "그것을 대표하는 학자들의 의도와 반대로 불가피하게 사회주의로 이어지는" "혁신에 관한 편파적이고 감정적인 견해에 맞서 자본주의의 현실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한계효용론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데 집착하고 미래의 사건들에 적대적이기 때문에, 절대로 변화하지도 않고 변이를 일으키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자본주의를 이해하기에는 좋은 모델이다. 불행히도 그런 자본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p282)
현재의 경제생활에는 희소한 재화와 풍부한 재화가 모두 존재한다. 우리의 행동은 예의 '쾌락이냐 고통이냐'라는 선택들의 혼합물이다. 선택은 우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며, 거기에 공유와 협력이라는 개념은 없다. 한계효용론자들의 눈에 공유와 협력은 사보타주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정보경제에서는 효용의 대부분이 정보를 통해 제공되고 물질상품은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정보경제가 꽃을 활짝 피우면 한계효용론자들이 말했던 가격결정 메커니즘은 무너진다. 한계효용론은 오직 가격으로만 이뤄진 이론이기 때문에 가격이 0인 상품들, 경제적 영토의 공유, 비시장조직, 소유할 수 없는 상품으로 이뤄진 세계를 설명하지 못한다. 하지만 노동가치설로는 이런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사실 노동 가치설은 자기 자신의 소멸을 예측하고 조정하는 이론이다. 다시 말해 노동가치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움직임과 생산성 자체의 충돌을 예견하고 있다. 마르크스가 처음 틀을 잡았던 노동가치설에 따르면, 자동화로 필요노동이 크게 감소하면 노동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될 수 있다. 인간의 노동을 소량만 투입해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용한 상품은 결국 무료가 되고, 공유되고, 나아가 공적 소유가 된다는 주장이다. 맞는 말이다. (p284)
자본주의는 지금까지 무너지지 않았다. 단, 자본의 이동이 가능해야 했다. 어느 한 분야에서 기술혁신으로 비용이 낮아지면 자본은 임금이 더 높고, 이윤이 더 높고, 생산요소의 비용이 더 높은 분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비용이 0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자본주의는 이런 방식의 자기복제를 계속할 수가 없다. 이 단순한 모델은 생산비용 0인 사회의 경제는 곧 에너지와 원자재에 집중하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에너지와 원자재는 여전히 희소성이 지배하는 영역이다. (p297)
따라서 로봇의 도입에 내재하는 진짜 위험은 대량실업을 능가한다. 250년 동안 과거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때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던 자본주의의 능력이 고갈된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장애물이 남아 있다. 바로 지식재산권이다. 자본은 정보 주도 경제의 외부효과를 포착하기 위해 새로운 영역에서도 자신의 소유권을 강화해야 한다. 자본은 우리의 사진, 우리의 재생 목록, 우리가 공식적으로 출판한 논문은 물론이고 우리가 그 논문을 쓰기 위해 조사했던 내용까지도 소유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기술은 그런 횡포에 저항할 수단을 우리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그런 식의 소유권 강화는 장기간 유지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주할 현실은 활짝 피어난 정보자본주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허우적거리는 정보자본주의다. 우리가 경험해야 할 제3의 산업혁명은 지금 멈춰 있다. 정책이 부실해서, 투자전략이 나빠서, 금융이 지나치게 비대해져서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증상과 질병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협동적 법률 표준을 도입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역시 핵심을 놓치고 있다. 정보에 기반하는 경제는 자본주의 경제가 될 수 없다. 상품의 가격을 0으로 만들고 지식재산권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노동가치설의 유용성은 이 점을 설명해준다는 데 있다. 노동가치설 덕분에 우리는 OECD 경제학자들이 하지 못한 방법으로 시장 생산과 비시장생산에 똑같은 방정식을 적용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 노동가치설은 우리에게 우리가 성취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줌으로써 전환의 과정을 설계하는 작업을 도와준다. 우리의 목표는 공짜기계, 가격이 0인 상품, 최소한의 필요노동시간으로 이뤄진 세상이다. 다음 질문. 그런 세상을 현실로 만들 사람은 누구인가? (p302-303)
1980년, 프랑스의 지식인 앙드레 고르는 "노동계급은 사망했다"고 선언했다. 노동자 계급은 사회적 집단으로서 영구적으로 분할되고 문화를 박탈당했으며, 사회 진보의 주체로서 노동자 계급의 역할은 끝났다는 주장이었다. 그의 주장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 1980년부터 현재까지 세계의 노동계급은 2배로 늘어났다.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과 세계화가 진행되고 과거 공산권이었던 나라들이 세계시장에 합류하면서 임금 노동자 수가 30억을 넘어섰다. 노동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도 달라졌다. 약 150년 동안 '프롤레타리아'라는 단어는 주로 선진국에 사는 백인 남성 육체노동자를 의미했다. 지난 30년 동안 그 단어는 남반구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며 피부색이 다양하고 여성이 다수인 노동자를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다. 그러나 한 가지 측면에서는 고르의 주장이 맞았다. 그 30년 동안 노동조합 조직률은 줄곧 하락했다. 선진국에서는 노동의 협상력이 쇠퇴하고 GDP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 이것은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지적한 문제의 근본 원인이다. 노동자들이 총생산에서 자신의 몫을 지켜내지 못한 탓에 불평등이 심화한 것이다. 물질적 측면에서 노동자들이 불리해진 것이 전부가 아니다. 노동운동의 이데올로기가 무너졌다. (p306-307)
자연 현상이나 변증법 논리에서처럼 이야기가 끝나는 시점은 대개 '지양sublation'의 순간이다. '지양'이란 뭔가가 순간적으로 파괴되는 동시에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개념이다. 노동계급은 사망한 것이 아니라 '지양'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 노동계급은 아주 다른 형태로 바뀌어서 마치 다른 집단처럼 느껴질 것이다. 역사의 주체였던 노동계급은 세계적이고 다양화한 집단으로 대체되고, 그들의 전쟁터는 노동을 포함하는 사회의 모든 영역이 된다. 그리고 그들의 생활방식은 연대가 아니라 '비영속성impermanence'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개인들'을 처음 발견한 지식인들은 그들을 변화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허무주의자로 오해했다. 나는 2012년에 출간된 <혁명을 리트윗하라 Why It's Kicking Off Everywhere》에서 정반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2011년에 시작된 새로운 투쟁의 물결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개인들도 싸움에 나선다는 증거다. 그들은 공통의 기술결정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기꺼이 거리로 나선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대부분의 좌파들이 듣기 싫어할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노동계급에 대한 마르크스의 판단은 틀렸다. 프롤레타리아는 인류사회가 탄생시킨 집단들 가운데 의식적이고 집단적인 역사의 주체에 가장 가까운 집단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년의 경험은 프롤레타리아들이 자본주의를 전복하는 일이 아니라 '자본주의 속에서도 살아남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p3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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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 성립된 것일까? 노동자들은 3차 장기순환 기간에 그들의 전략이었던 저항의 이데올로기를 버렸다. 공산주의, 사회민주주의, 노동조합은 명목상으로는 존재했지만 실제로는 자본주의와 공존하는 이데올로기로 변질됐다. 대다수 산업 분야의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경영진의 한쪽 팔이 됐다. 바로 여기서부터 오늘날 선진국 노동자들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들이 시작된다. 복지제도, 건강보험, 무상교육, 공공주택, 법으로 명문화된 노동자의 집단적 권리. 4차 장기순환의 상승기 동안 자본주의는 이전 세대에게는 꿈에서나 가능했을 수준의 물질적 혜택을 제공했다. (p339)
노동자 생활의 질적 변화를 이해하려는 사회학자들도 맨 먼저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 배리 월먼Barry Wellman은 노동자들이 집단에 기초한 공동체에서 물리적 네트워크로, 다시 물리적 네트워크에서 디지털 네트워크로 옮아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네트워크 개인주의networked individualism'라는 결과가 나타난다고 보고, 그것이 노동 유연성의 확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런던정경대학교 교수인 리처드 세넷Richard Sennett은 하이테크 노동자들의 새로운 특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노동이 소외와 외견상의 순응에 후한 보상을 하고 기술보다 적응력을, 충성도보다 네트워크 형성 능력을 높게 평가할 경우 새로운 유형의 노동자가 탄생한다. 새로운 노동자는 일에서는 물론이고 삶에서도 단기적인 사고를 하고, 노동에서는 물론이고 투쟁에서도 위계질서와 조직에 헌신하지 않는다. 세넷과 웰먼은 이런 네트워크형 생활에 적응한 사람들이 현실에서나 온라인에서나 복수의 인격을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음은 세넷의 글이다. “새로운 자본주의에서 시간이라는 변수는 인격과 경험의 충돌을 낳았다. 뒤죽박죽이 된 시간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격을 장기적인 이야기 속에 녹여내기가 어려워진다." (p356-357)
케인스주의 시대의 노동자에게는 단 하나의 인격이 있었다. 한 사람의 노동자는 일터에서나 동네 술집에서나 사교 클럽에서나 축구 경기장에서나 일관된 모습이었다. 오늘날 네트워크로 연결된 개인은 더 복잡한 현실을 창조한다. 그는 일터에서, 그리고 복수의 분절된 하위문화와 온라인 공간에서 평행한 복수의 삶을 살아간다. 이런 변화를 기록하기는 쉽다. 문제는 착취와 억압에 맞서 싸우는 인류의 능력에 이런 변화가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다.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와 안토니오 네그리는 2012년에 출간한 《선언 Declaration》에서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무게중심은 더 이상 공장에 있지 않다. 무게중심은 공장 담벼락 바깥으로 이동했다. 사회 전체가 하나의 공장이 됐다. (...) 이런 변화와 함께 자본가와 노동자가 관계를 맺는 방식도 변하고 있다. (...) 오늘날의 착취는 교환(대등한 교환이든 불평등한 교환이든)이 아니라 부채라는 수단으로 이뤄진다. (p357-358)
현대사회의 가장 중요한 단층선 faultline 이 네트워크와 위계질서의 불일치라는 견해에 따르면 중국이야말로 그 단층선 바로 위에 서있는 나라다. 지금 중국 노동자들은 디지털 공간의 반항아이면서 아날로그 공간에서는 노예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반항아들이라는 현상의 중심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운동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의 주체가 마련됐다는 증거다. 그것은 노동계급이 옷만 바꿔 입은 것과 다르다. 새로운 역사의 주체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류다. 그리고 이것은 고르의 세대가 간직하고 있었던 비관주의에 대한 해독제다. 고르의 결론에 따르면 '진짜' 노동계급이 죽음으로써 반자본주의 운동을 선두에서 이끌던 세력이 사라졌다. 자본주의를 넘어서기를 원하는 사람은 이제 그것을 유토피아로서 염원할 수 있을 따름이다. 유토피아는 좋은 이상이지만 실현될 수도 있고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의 사회에는 그런 가치를 구현할 주도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p360)
네트워크로 연결된 새로운 세대는 자신이 제3의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 산업혁명이 왜 정지된 상태인지도 깨달아가는 중이다. 신용제도가 붕괴된 상태에서 자동화가 진척되고 첨단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가 감소하면 자본주의는 유지될 수가 없다. 경제는 이미 네트워크 생활양식과 네트워크 의식을 생산하고 또 재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이것들은 자본주의적 위계와 모순된다. 급진적인 경제 변화를 향한 욕구는 분명히 있다. 다음 질문은 이것이다. 그런 변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 인가? (p362)
<3부>
알렉산더 보그다노프Alexander Bogdanov <붉은 별> (p368)
'사회주의의 계산'이 경제학의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것은 19171년에서 1921년까지의 상승기였다. 1919년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결말이 좋지 못했던 '사회화' 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당시 소련의 초창기 전시경제는 '공산주의의 한 형태'라고 칭송받고 있었다. 그리고 독일 내에 잠시 존재했던 바바리아 소비에트공화국에서는 모든 화폐를 즉시 폐기하는 안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계획경제는 더 이상 사고실험이 아니었다. 계획경제는 현실적인 가능성을 가진 체제가 됐고,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에는 환상이 섞여 있었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1920년 루드비히 폰 미제스는 <사회주의 연방에서의 경제 계산 Economic Calculation in the Socialist Commonwealth》을 발간 했다. 미제스의 주장에 따르면 시장은 계산하는 기계처럼 행동한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선택을 하며 정해진 가격으로 물건을 사거나 판다. 그러면 시장은 사람들의 선택이 옳았는지를 판정한다. 시간이 흐르면 이런 과정을 거쳐 희소한 자원이 가장 합리적으로 분배된다. 사적 소유를 철폐하고 계획경제를 도입하는 순간 계산기는 고장이 난다. "경제적 계산이 없으면 경제도 없다. 따라서 경제적 계산이 도무지 불가능한 사회주의 국가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경제'가 존재할 수 없다. " 화폐를 아예 없애려는 극좌파의 계획에 대한 미제스의 답은 화폐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 메커니즘을 뒤엎고 계획경제를 시행하면서 화폐를 계속 사용할 경우 화폐의 가격결정 능력은 억제 된다. 하지만 화폐를 폐지하면 수요와 공급의 양을 측정할 잣대가 없어지므로 분배는 감정과 추측에 의존하게 된다. 미제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래서 사회주의 공유경제에서 어떤 변화를 도입하는 일은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도 없고 나중에 성공으로 판명되는 것도 아니다. 어둠 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찾아가는 것과도 같다. " (p378)
미제스는 현실 계획경제의 결정적 약점을 다음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국가는 시장만큼 빠르게 계산을 해낼 수가 없다. 둘째, 정부는 혁신에 보상을 해줄 수 없다. 셋째, 금융제도가 없으면 주요 산업 부문에 자본을 분배하는 과정이 우연에 의존하게 된다. 미제스의 예측에 따르면 계획의 결과는 혼돈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무도 원하지 않는 조잡한 상품의 과잉생산이 발생한다. 적정 가격에 대한 '기억'이 한동안은 남아 있기 때문에 얼마간은 체제가 유지되겠지만, 그 기억이 희미해지고 나면 혼란에 빠져 붕괴할 것이다. 소련 경제의 성공과 실패는 미제스의 예측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그래서 그의 책은 자유시장을 옹호하는 우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교과서가 됐다. 하지만 출간 당시에는 그 책의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p379)
하지만 미제스가 지적한 대로, 노동가치설이 옳다면 계산문제는 아예 생겨나지 않는다. 재화를 분배하고, 소유권을 결정하고, 혁신을 이룬 사람들에게 보상하는 문제는 모두 체제 안에서 노동가치설에 기반해 해결할 수 있다. 노동가치설에서는 모든 것을 똑같은 잣대로 측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제스는 사회주의는 실현 가능한 체제이지만 그것이 가능하려면 알아보기 쉬운 가치의 단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화폐도 교환도 존재하지 않는 경제체제에서 경기순환을 수용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가치의 단위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노동밖에 없다. 하지만 미제스는 1920년대 빈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던 이유 때문에 노동가치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이유란 기술 수준이 서로 다를 때라든가 천연자원의 시장가치를 측정할 때는 노동가치설을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반론들은 둘 다 쉽게 넘어설 수 있다. 사실 이 두 가지 반론은 마르크스의 이론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에 나온 주장이다. 마르크스는 숙련노동을 복수의 미숙련노동으로 간주하고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원자재에 포함된 노동의 가치는 그 원자재를 생산하고 운송하는 데 들어간 노동의 가치라고 했다. 계산에 관한 미제스의 이론에는 또 하나의 귀중한 통찰이 ���겨있다. 시장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을 매개하는 진정한 주체는 기업들간의 거래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금융 시스템은 자본에 가격을 매긴다. 이것은 현명한 통찰로서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포스트자본주의 경제를 현실로 만들기를 원하는 우리에게는 상품을 분배하기 위해 시장보다 나은 뭔가가 필요할 뿐 아니라 ��본을 분배하기 위해서도 금융보다 나은 뭔가가 필요하다. (p38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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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우리는 '무엇이 긴급한 일이며 무엇이 중요한 일인지', 그리고 때로는 그 두 가지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워야한다. 만약 앞으로 50년 동안 외부 충격이 우리를 덮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도 된다. 전환은 완만하게 이뤄지고, 정부는 규제를 통해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면 된다. 그러나 앞으로 언제든 거대한 외부 충격이 닥친다면 우리는 모종의 조치들을 신속하게, 집중적으로, 그리고 철저하게 실행해야 한다. (p407)
진짜 말이 안 되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재의 시장 매커니즘으로 기후변화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믿는 정치인과 경제학자들이다. 그들은 시장이 기후행동의 한계를 설정해야 하며, 시장을 개조해서 인류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개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 2014년 1월 영국의 직업 외교관이며 전직 기후변화 특별대사였던 존 애시튼John Ashton은 상위 1퍼센트를 향해 진실을 털어놓았다. "시장에만 맡겨두면 한 세대 안에 에너지 시스템을 재구성하고 경제를 전환시키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p414)
2000년이 되자 느낌이 달라졌다. '역사의 종언까지는 아닐지라도 신자유주의 질서를 만든 세대에게는 역사가 마치 통제 가능한 것처럼 느껴졌다. 모든 금융위기는 통화 팽창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고, 군사적 위협은 무인기 폭격으로 제거하면 그만이었다. 힘을 잃은 노동운동은 정치의 독자적인 변수가 되지 못했다. 정책을 결정하는 엘리트의 머릿속에는 세상에 대처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심리가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언제나 선택지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때로는 강경한 방법을 써야 할 수도 있었다. 해결책은 항상 있고, 대개의 경우 그 해결책은 시장이었다. 그러나 원래 외부의 충격들은 경각심을 일깨우는 신호다. 기후 변화는 우리에게 시장을 통해 탄소 목표치를 맞출지, 아니면 시장을 벗어난 경로를 통해 그 목표를 달성할지를 선택하게 해주지 않는다. 기후변화는 시장경제를 질서 있게 다른 것으로 대체하지 않으면 갑자기 위기가 닥쳐 엉망이 될 것이라는 경고다. 인구 고령화는 세계의 금융시장을 위태롭게 만들 가능성이 있고, 일부 국가들은 지불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민과 사회적 전쟁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2010년 그리스에서 일어났던 사태는 그저 몇몇 안 좋은 기억 중 하나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가난한 나라들에게 인구 증가, 권력의 부패, 불균형 성장, 기후변화의 충격이 한꺼번에 닥칠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토지가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수천만 단위로 생겨날 것이다. 그들에게는 이민이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p43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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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위의 목표를 추구하는 동안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경제적 변화에 대해 투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 브레턴우즈 체제의 가장 강력한 측면들 중 하나는 그 체제가 만들어낸 명시적인 규칙들이었다. 그와 반대로 신자유주의가 지배한 25년 동안 세계경제는 암묵적인 규칙에 의해 운영되거나 유로존처럼 번번이 깨지는 규칙에 의존했다.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는 자본주의를 성립시킨 힘이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정신'에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 기계, 노동보다 금융, 기계, 노동을 대하는 새로운 태도가 더 중요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포스트자본주의에 어울리는 '새로운 정신'을 탄생시키려면 우리는 외부효과가 형성되고 분배되는 지점에 주목하고 그 현상에 대한 설명을 적극적으로 전파해야 한다. 우리는 다음 질문에 답해야 한다. 네트워크의 상호작용들이 만들어내는, 그리고 자본주의적 계산으로는 쉽게 파악되지 않는 사회적 혜택을 둘러싸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그 혜택은 어디에 꼭 필요할까? (p451)
독점은 억제하거나 사회화한다 가격이 0에 가까운 지점까지 하락하는 것에 저항하기 위해 독점을 형성하는 것은 포스트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자본주의의 주요 방어기제다. 체제 전환을 촉진하려면 이 방어기제를 억제해야 한다. 가능한 분야에서는 독점을 불법화하고 가격 고정을 금지하는 규칙을 엄격하게 집행해야 한다. 지난 25년 동안 공공부문은 부문별로 분할해서 외주화하라는 압력에 시달렸는데, 이제는 애플과 구글 같은 독점기업들이 쪼개질 차례다. 독점을 깨는 것이 비효율을 초래하는 분야. 예컨대 항공기 제작이나 수자원 관리 분야에는 100년 전 루돌프 힐퍼딩이 제시했던 해법을 적용하면 된다. 바로 공적 소유다. (p463)
하지만 포스트자본주의로의 긴 이행기 동안 정교한 금융 시스템은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신용 창조가 가능하려면 신용이 시장 부문의 성장에 기여하고, 돈을 빌리는 주체들이 이자와 함께 대출을 상환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비시장 부문이 시장 부문보다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한다면 은행의 내적 논리 자체가 무너진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복잡한 경제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면, 금융 시스템이 마치 복수의 수요자를 실시간 결제기관처럼 움직이기를 원한다면, 정부는 중앙은행을 통해 통화를 공급하고 신용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것은 이른바 '긍정화폐 positive money' (현재 은행들은 지급준비율 제도fractional reserve banking에 의거해 예금주들의 돈 중 일부를 지불준비금으로 남기고 나머지를 대출해준다. 이 과정에서 신용이 창조되는데, 긍정화폐 운동은 여기에 반대한다. 이들은 시중 은행의 신용 창출 권한을 박탈하고, 화폐 발행은 정부가 중앙은행을 통해서만 하도록 하자고 주장한다.(p470)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안정적인 국가자본주의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수의 재화가 무료로 공급되며 투자에 대한 이윤은 화폐와 비화폐 형태의 혼합으로 돌아오는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려 한다. 수십 년이 지나고 이 과정이 종료될 무렵이면 화폐와 신용은 경제에서 훨씬 작은 역할을 수행하겠지만, 현재 은행과 금융시장이 제공하는 회���·청산·자원 동원resource mobilization 기능은 다른 형태의 제도로 존속해야 한다. 이것은 포스트자본주의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다. (p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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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보편적 기본소득은 영국의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가 말하는 "쓰레기 일자리"에 대한 항생제다. 쓰레기 일자리란 자본주의가 지난 25년간 줄기차게 만들어낸 저임금 서비스 일자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임금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노동자를 하찮게 취급하는 이런 일자리들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하지만 이것은 포스트자본주의 프로젝트의 첫 단계를 위한 과도적 조치일 뿐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에게 필요한 상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노동시간이 최소로 줄어들면 경제에서 시장 부문에 과세기반이 너무 작아져서 기본소득을 지급할 여력이 없어질 것이다. 임금은 시간이 갈수록 사회적인 성격을 띠거나(협력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의 형태) 아예 사라진다. 따라서 포스트자본주의적인 방편으로서의 기본소득은 인류역사의 모든 복지제도 가운데 그것이 0에 가까워져야 성공으로 평가될 최초의 제도다. (p475-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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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최종적인 결과가 무엇인가보다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방금 언급한 것의 정반대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까?'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막다른 골목을 어떻게 탈출할까가 문제다. 구체적인 문제는 과거로부터 계속 이어져온 통계에 실패의 경험을 어떻게 기록해서 우리의 걸음을 추적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고, 경제 전체에 그 교훈을 전파할까다. 네트워크는 기억력이 좋지 못하다. 네트워크는 기억과 활동을 기계의 각기 다른 두 영역에서 진행한다. 기억하기에 편리한 것은 위계질서다. 따라서 어떻게 교훈을 저장하고 적용할 수 있느냐는 결정적인 문제다. 해법은 단순할지도 모른다. 예컨대 커피숍부터 정부기관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행동을 녹화하고 저장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처럼. 창조적 파괴를 사랑하는 신자유주의는 기억이라는 기능을 기꺼이 없애버렸다. 토니 블레어가 '소파'에서 했던 의사결정(영국 언론들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소파 대화'에 능하다고 평가했다.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자유롭게 참모들과 토론하면서 그들을 설득해나간다는 뜻 : 옮긴이)도 그렇고, 오래된 기업의 구조를 개혁하는 작업에서도 문서로 증거를 남기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우리가 하려는 일은 인간의 활동 중에 최대한 많은 부분을 움직여서, 지구에 사는 인류 전체의 풍요롭고 복잡한 삶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노동의 양이 줄어들고 자유시간이 늘어나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둘 사이의 구분은 훨씬 흐릿해진다. (p481)
이게 진짜로 가능한가요? 하지만 날마다 인류의 상당수가 이보다 훨씬 거대한 변화에 참여하고 있다. 그 변화의 동력은 바로 피임약이다. 지금 우리는 피임약이라는 기술을 통해 남성의 생물학적 권력을 한 번에, 비가역적으로 무효화할 수 있다. 그것은 큰 트라우마를 남기기도 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이 영향력 있는 여성들을 비하하는 댓글을 남기고 게이머게이트 GamerGate (본래 여왕벌이 죽으면 성적 재생산이 가능해지는 일개미를 가리키는 말이다. 2013년 미국에서 어느 여성 게임 개발자에 대한 성적인 폭로와 비난이 확산되고,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SNS에 '#게이머게이트'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전파했던 사건이 있었다. 옮긴이) 같은 괴짜 집단들이 여성들의 정신적 피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해방을 향한 전진은 이미 시작됐다. 4만 년 동안 지속된 성적 억압의 체제가 우리 눈앞에서 해체되기 시작하는 광경을 목격하면서도 200년 동안 이어진 경제체제를 폐지하자고 하면 비현실적인 공상으로 치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우리는 가능성의 순간에 서 있다. 자유시장을 넘어서고, 탄소경제를 넘어서고, 강제된 노동을 넘어서는 통제된 전환의 가능성이 보인다. 정부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정부의 힘은 시간이 갈수록 축소될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사회가 정부의 역할을 결정할 것이다. 나는 정부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과 정부가 필요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 모두 활용 가능한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계획안은 무정부주의자의 입장에서 모델링할 수도 있고, 정부의 역할을 인정한 상태에서 시도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보수주의자들도 나름의 포스트자본주의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행운을 빈다. (p482)
- 폴 메이슨 , ' 포스트 자본주의 새로운 시작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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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권 4년이라는 기간 동안 정치, 경제, 외교에서 남긴 것 때문에 바이든은 애를 먹었다. 지금도 어느 부분에서는 여전하고. 그나마, 긍정적인 의미로, 미국은 정치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니 저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윤석열 정권 5년 동안 날 것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이 무너져 내릴지 가늠을 못할 정도로 느껴진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해질 사회적 안정망이 제거되고 복지적 관점에서의 폭력은 끔찍하리라 생각된다.
또 다시 각자도생의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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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 신자유주의 짱짱맨 #아크릴led사인 #아크릴네온사인 #네온사인제작 #아크릴pop #포인트사인 #창문간판 #돌출간판 #룸넘버 #led아크릴간판 #아나키스트 #신자유주의 #박근혜 #애견미용 #골프존 #번호판led(양재시민의숲어딘가에서) https://www.instagram.com/p/CJGG-B6FntP/?igshid=14luf9dewha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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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source : http://blog.daum.net/tobfreeman/716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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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정치와경제B형] 신자유주의 국가의 후퇴와 시장의 공��� 우리사회에서 이처럼 국가가 후퇴하고 시장이 지배력을 얻은 것을 보여주는 사례 우리사회가 어느 정도로 신자유주의화 되었는지
세계의정치와경제B형] 신자유주의 국가의 후퇴와 시장의 공세 우리사회에서 이처럼 국가가 후퇴하고 시장이 지배력을 얻은 것을 보여주는 사례 우리사회가 어느 정도로 신자유주의화 되었는지
세계의정치와경제B형] 신자유주의 국가의 후퇴와 시장의 공세 우리사회에서 이처럼 국가가 후퇴하고 시장이 지배력을 얻은 것을 보여주는 사례 우리사회가 어느 정도로 신자유주의화 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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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정치와경제B형 논제:
세계의정치와경제B형] 신자유주의는 흔히 “국가의 후퇴와 시장의 공세”라는 모호한 ��으로 정의된다. 우리 사회에서 이처럼 국가가 후퇴하고 시장이 지배력을 얻은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찾아보고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로 신자유주의화 되었는지에 대해 평가해 보시오.
2020년 1학기 2학년 세계의정치와경제 B형, 한국방송통신대학교(방통대) 중간과제 참고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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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방송대 세계의정치와경제B형 중간과제물#레포트#방송대#방통대#보고서#세계의정치와경제B형#세계의정치와경제B형] 신자유주의 국가의 후퇴와 시장의 공세 우리사회에서 이처럼 국가가 후퇴하고 시장이 지배력을 얻은 것을 보여주는 사례 우리사회가 어느 정도로 신자유주의화 되었#신자유주의#중간고사#중간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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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값
몇 주 전 공연 하나를 봤다. 술에 취해 친구네 직장 동료 여자애들과 춤을 추며 떠들었다. 어쩌다 내 나이 얘기가 나왔는데, 친구 녀석이 쟤 서른둘이야 이야길 하니 무리 중 하나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연신 외쳤다. 정말요? 정말요? 거짓말! 엄청 동안이에요 언니. 상대는 많아봐야 스물 네다섯 정도로 되어 보였으니, 갑자기 튀어나온 ‘언니’라는 호���에도 놀랄 게 없었다. 술 탓에 기분이 엄청 들떴던 나는 장난스럽게 손가락 하트를 날렸다. 그 애는 곧이어 귓속말로 내가 어느 미용실에서 머리를 했던지 물었다. 그날 나는 왁스를 잔뜩 바른 웨트헤어를 하고 있었다.
다음날 숙취로 늦은 시간까지 침대에 누워 하트를 뿅뿅 날리던 그 때 나는 정말 기뻤을까 곱씹어 봤다.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썩 좋지도 않았다. 젊어 보인다는 말엔 나이에 비해 생기가 있다는 의미가 종종 내포되니 칭찬임에는 틀림없었을 것이다. 그 점은 참으로 달갑지만, 괜히 혼자 켕기는 부분이 있어 즐거움이 상쇄되어 버렸다.
난 나잇값을 신경 쓴다. 가끔 가상의 보수적인 동년배 여성을 꾸며내어 그에게 ‘빙의’하고, 그의 시선으로 나를 관찰한다. 그럼 이게 내 나이에 걸맞은 태도와 외양인가,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걱정이 밀려온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전혀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이렇게 평온한 중엔 노숙하게 행동하려 애쓰지도 않는 주제에, 사서 근심을 하는 게 얼마나 모순인지 안다. 하지만 줏대가 관습에 패배할 때가 종종 찾아오고, 무심결에 내 나이 때 엄마 아빠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생각하며 엄지손가락 거스러미를 뜯는다. 그들은 30대 초반에 인간 하나를 세상에 내놨다.
애먼 손가락만 상처 입는 건, 대체 무얼 해야 나잇값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도통 알 수 없는 탓이다.
주거 독립을 이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지만 별다르지 않을 게 틀림없다. 나는 한 점 부끄럼 없이 서른 몇 살인데도 가족과 같이 산다고 얘기하고 다닌다. 부모 고혈을 빨아먹는 추잡한 거머리로 취급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집세 아끼는 건실한 싱글로 칭찬은 몇 번 받았다. 자취하면 서럽죠, 부모님이랑 같이 살면 돈도 아끼고 좋죠, 따위 대답만 들었다.
결혼도 진짜 성인됨의 척도가 아닌듯 하다. 내 주변에만 해당하는 명제인가 생각해봤는데, ‘결혼은 선택’이라는 노랫말이 들어간 트로트가 유행한 때도 벌써 몇 년 전이다. 내가 어릴 적 고작 이십 대 후반이었던 우리 작은 이모는 집에서 노처녀로 통했다. 곧 서른셋인 내게 늙었다고, 또는 처녀라고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혼하라고 잔소리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나는 감방에서 옥중수기를 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또한 불행이다. 가능성이 열려있는 특별한 아이, 전통을 부수고 자기만의 인생을 일궈나가는 요즘 젊은이라 불행이다. 내 부모가 젊었을 때처럼 인생의 정해진 스테이지랄 게 없다. 그럼 나는 언제 어른이 될까? 어떤 통과의례를 거쳤을 때 성숙해졌다 자신할 수 있게 되는 걸까? 제니퍼 실바의 <커밍 업 쇼트>에서는 자신만의 ‘치료 서사’를 구성하며 스스로 성인이라 받아들이는 신자유주의 시대 청년들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하필 그 책을 읽어 버려서, ‘심리적 상흔을 극복하고 단단한 자아를 얻고 다시 태어난 나’를 어른으로 맘 편히 인정해줄 수가 없다. 북북 찢어진 나잇값 로드맵 앞에서 그럼 외양이라도 좀 “커리어 우먼”답게 꾸며볼까 하고, 괜히 웨트헤어 탓을 한다. 지엽적인 근심으로 막연한 혼란을 가려보려 애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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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역사 강의 백승욱
머리말 강의를 시작하며 : 세계체계 분석의 관심 1. 세기 전환기 미국 헤게모니의 변화 ‘세계체계 분석’이라는 명칭│우리 시대 세계의 변화 2. 세계체계 분석과 한국사회성격 논쟁 한국사회성격 논쟁의 제기와 종속이론│논쟁의 전환과 한계 3. 세계체계 분석과 더불어 부각되는 쟁점들 사회주의의 쟁점│국가간체계와 민족동일성 4. 마르크스와 역사변증법의 문제 역사 없는 역사성│재생산과 이데올로기 문제 5. 세계체계 분석의 계기 1강 페르낭 브로델과 세계체계 분석의 전사 1. 브로델과 아날학파 전체사와 문제사│자본주의의 고유한 영역은 있는가?│노동력 상품화라는 쟁점 2. 브로델의 역사관과 시간의 중첩성:세계체계의 시간대 브로델의 시간 개념:장기지속과 콩종크튀르의 중첩│브로델과 ‘모델’:구조가 지속되는 시간대 3. 삼층도식 삼층도식:물질문명, 시장경제, 자본주의│삼층도식의 함의 4. 브로델의 강점과 약점 강점과 약점│『자본』과 연결되는 문제들 2강 칼 폴라니와 세계체계 분석의 전사 1. 폴라니의 두 측면 제도주의자로 수용된 폴라니│근대자본주의 비판으로서의 폴라니 2. 폴라니의 핵심 논점 19세기 영국 헤게모니 하의 질서│상이한 사회적 원리들: 호혜성 사회, 재분배 사회, 시장교환 사회│시장의 층위들: 국지적 시장, 전국 시장, 원거리 시장│허구적 상품: 노동력, 토지, 화폐│사회의 자기보호│분기의 발생: 파시즘, 사회주의, 뉴딜 3. 폴라니에 대한 평가 강점│한계 3강 세계체계 분석의 기획과 구도: 이매뉴얼 월러스틴의 문제제기 1. 세계체계 분석의 기획 월러스틴과 세계체계 분석│근대 규정의 난점 2. 세계체계 분석으로 나아가는 이론적 계기 종속이론과의 관련│사회주의와 관련된 논쟁│월러스틴과 브로델의 영향관계│분석단위라는 쟁점│자본주의와 관련된 혁명 신화 비판│집단적 작업의 조직화 4강 월러스틴의 세계체계 분석 1. 세계경제 기축적 분업│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전개 과정│다수 제도들의 집합으로서 세계경제 2. 국가와 국가간체계 국가간체계가 제도화된 베스트팔렌 조약│주권국가│국가의 역할│세계헤게모니 3. 자유주의와 반체계운동 세 가지 이데올로기│반체계운동의 전략적 쟁점: 국가│반체계운동의 전환 계기로서 68년 4. 자본주의 탄생에 대한 논점 월러스틴의 자본주의 출현 설명: 정세론│월러스틴의 자본주의 출현론에 대한 아리기의 비판 5. 월러스틴의 강점과 한계 강점│문제점│월러스틴이 남긴 과제 5강 지오반니 아리기: 세계체계와 세계헤게모니 1. 세계체계 분석 내부의 쟁점 형성 월러스틴과 아리기의 이론적 차이점│계급과 사회구성체│아리기의 연구 배경 2. 헤게모니 순환 분석의 기본 개념들 체계적 축적순환과 국가간체계│자본주의와 영토주의│세계헤게모니│축적양식과 생산양식│국가독점적 모델과 코스모폴리탄적 모델│실물적 팽창과 금융적 팽창, 그리고 ���에포크│신호적 위기와 최종적 위기│체계의 카오스│전진운동과 후진운동 6강 『장기 20세기』와 헤게모니 순환의 역사 1. 네 번의 헤게모니 순환 제노바 순환에서 시작하는 이유│시대별 헤게모니 순환의 특징 2. 장기 16세기와 네덜란드 헤게모니 네덜란드 헤게모니의 성장요인│네덜란드의 쇠퇴와 후발주자들의 추격│네덜란드의 강점과 약점 3. 영국 헤게모니 영국의 우위│영국 헤게모니 준비 과정의 역사│네덜란드에 대한 모방과 탈피│인도의 중요성: 영국 헤게모니 부상의 결정적 계기│기계제 등장 이후의 변화│영국 헤게모니의 쇠퇴와 금융화 4. 미국 헤게모니 미국 자본주의의 특징│고도금융에 대한 통제, 뉴딜 정책│미국 헤게모니의 전지구적 확장 7강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1. 신자유주의 금융화 금융화의 만개│미국 ‘신경제’의 취약성│금융 취약성과 체계의 위기 2. ‘제국’의 불안정한 토대 제국 논쟁│미국 경상수지 적자│미국의 해외자산과 외국인의 미국 내 자산 보유│가계부채│배제된 지역의 증가│전쟁 비용 지불의 한계 8강 동아시아와 세계체계 1. 동아시아의 장기지속과 중첩된 시간대 문제 동아시아의 다층적 시간대│아리기의 동아시아 장기지속론│동아시아의 쟁점 2. 냉전과 동아시아의 성장 동아시아의 급성장에 대한 설명들│동아시아의 특이한 지정학│동아시아 내에서 다층적 하청체계의 확장 과정 3. 동아시아의 재편과 새로운 지역의 편입 일본의 전후 부흥과 동아시아 경제│동아시아 신흥공업국의 재편│동남아시아의 편입│구사회주의권 중국의 편입 4.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변화 미국과 일본의 축│미국과 중국의 축│한반도 변수 5. 한미FTA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무장한 세계화에 대한 반대 9강 노동과 노동운동의 역사, 그리고 역사적 마르크스주의 1. 세계체계 분석의 강점과 약점 월러스틴의 기여과 한계│폴라니적 계기의 중요성 2. 아리기의 문제제기: 역사적 마르크스주의의 위기 『공산당 선언』의 두 가지 테제│역사적 마르크스주의의 세 시기│역사적 마르크스주의의 위기│현시기 노동운동의 특성 3. 『노동의 힘』의 제한적 기여 논점의 후퇴와 전진│질문들│자본의 대응으로서 재정립들│전쟁과 정치적 계기의 중요성 강의를 끝맺으며: 세계체계 분석의 함의 1. 미국 헤게모니 쇠퇴의 함의 세계경제 차원│국가간체계 차원│동아시아 차원│노동 차원│사회운동의 위기 차원 2. 세 가지 차원의 고려 전지구적 차원│지역적 차원: 동아시아│국지적 차원 후주│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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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를 격려?
<문 대통령-#이재용 만남 “#친기업 선회” “정치적 해석 경계”>
내가 알기로 이재용 씨는 아직 ‘집행유예’ 기간으로, 엄밀히 따지자면 아직은 범죄자로 사법 처벌을 받고 있는 중이라 안다. 그렇다면 굳이 #문재인 나라마름이 반드시 이재용 씨를 만나야 했을까? 삼성전자는 임원이 이재용 밖에 없나? 정치와 얽힌 몸짓도 좋지만 가릴 건 가려줬으면 좋겠다.
#노무현의추억 #신자유주의? #슬슬긴장풀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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