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두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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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안 만났다면 좋았을걸."
행복감의 토로를 후회처럼 말하는 능력이 인아에게는 있었다. 그럴 때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면 마치 과분한 행운을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어서 서진은 늘 헷갈리곤 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여기 안 왔어야 하는데······"라고 말하고 서진이 왜냐고 물으면 "지나간 날들이 더 끔찍하게 느껴지니까"라고 답하는 사람이었다. 관계에 대한 불안이 심한 서진으로서는 그녀의 후회하는 듯한 말투와 행복한 표정 사이의 불일치가 더 달콤했다. 그 달콤함을 만끽하고 싶어 서진은 어떤 대답이 나올지 짐작하면서도 이렇게 묻곤 했다.
"나 만난 거 후회하니?"
인아는 검지로 술잔의 테두리를 만지며 말했다.
"후회해. 너를 안 만났다면 인생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도 몰랐을 거고, 다들 살듯이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의 정답이라고 생각할 거고, 다 참을 거고, 참다가 죽었을 거고, 그럼 별로 억울할 것도 없었을 거고······"
서진은 인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난 후회 안 해. 너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의 삶은 잘 생각이 안 나는 간밤의 꿈 같아. 한밤중에 무슨 꿈을 꾸었든 아침에 전날 밤에 잠든 곳에서 눈을 뜨잖아."
"나도 너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어."
"네가 내 원점이야."
"무슨 소리야?"
"그냥 그런 게 있어. 내가 늘 찾던 거야."
- 김영하, 『오직 두 사람 』 중 '인생의 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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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오직 두 사람(김영하) . 칠년동안 쓴 일곱편의 소설로 엮인 김영하 작가의 소설집. . 살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은 수도 없이 왔다가 지나간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사건은 그리 흔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사건을 겪고 난뒤에 인생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 일곱편의 소설(대부분)은 그렇게 인생이 뒤바뀌어버린 사건 이전과 이후의 얘기를 들려준다. 오직 남는 건 이후를 견뎌내는 것만 남아 있다라고. 임팩트 있고 재밌고 몰입감 있는 소설집임. . . #오직두사람 #김영하 #소설 #소설집 #단편소설 #문학동네 . #책 #북 #book #독서 #책읽기 #리딩 #reading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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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다섯번째 #오직두사람 “다들 충고들을 하지요. 인생의 바른길을 자신만은 알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서요.” #김영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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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끝. 다시 #책 읽기. #대량살상수학무기 #캐시오닐 #CathyO’Neil #WeaponsOfMathDestruction #오직두사람 #김영하 #잠깐만회사좀관두고올게 #키타가와에미 #北川恵海 #우리가고아였을때 #가즈오이시구로 #WhenWeWereOrphans #KazuoIshiguro #石黒一雄 #영초언니 #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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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서진이 덕에 갖는 이 여유 읽고픈 책 맘껏 읽고, 먹고픈거 맘껏 먹고, 좋은사람들, 좋은일들로 가득찬 요즘 . . . 오직 두 사람' by 김영하 김영하 책은 재밌어서 놓기가 힘들고, 한번에 훅 읽히는 짧은 글인데, 영화 또는 드라마 몇편을 보고 난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가볍지 않고, 곱씹게 되는 문장들이 많다. 인기있는 이유가 있구나 👍🏻 ⭐️⭐️⭐️⭐️ #bookstagram #cafe #morningmotivation #books #김영하 #오직두사람 #남편 이랑 #브런치 #bagel #coffee #daily #maternityleave #happydays #33weekspregnant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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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독서록 - 책으로 번돈 책으로 쓴다 - 결국 나도 마케팅에 놀아나는 한심이가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아직 읽기 전이라..) - #그대가곁에있어도나는그대가그립다 #너는눈부시지만나는눈물겹다 #그들에게린디합을 #파씨의입문 #오직두사람 #아무도아닌 #내가싸우듯이 #그럼무얼부르지 #너무한낮의연애 #우리는혈육이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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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도 알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 깊은 상실감 속에서도 애써 밝은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세상에 많을 것이다. 팩트 따윈 모르겠다. 그냥 그들을 느낀다. 그들이 내 안에 있고 나도 그들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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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두 사람
카페의 창 너머는 맑다가 비오다가 와리가리하는 이상한 날씨다. 김영하의 신작 소설을 읽고있다. 인터넷 서점의 포인트 두배기간을 노려 구입했다. 단편 모음집인 ‘오직 두 사람’의 첫 소설 ‘오직 두 사람’을 읽었다. 근래에 소설을 읽지 않았지만, 기억에 남은 소설 중 손에 꼽을 만큼 좋았다. 편지형식의 글을 한 숨에 읽어 버렸다.
소설의 문을 여는 모국어에 대한 기사, 수미쌍관으로 배치되는 오빠의 농담, 이슬람 여자의 영어 테스트 과정 그리고 특히 수식을 이용한 설명 등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짧은 단편에 다수의 훅이 존재 한다니 놀랍다. 전혀 과하지도 않다.
딸과 아버지의 가까운 관계는 막연히 좋게만 보였다. 이런 관점으로 생각해본적이 없다. 모든 보여지는 ��에는 어두운 부분이 가려있는 것이지만, 누군가가 들춰내기 전에 감춰져 있는 면을 느끼기는 여간 쉽지 않다. 이 글에선 개인적인 감정이 드러나는 한편 사회의 구조 혹은 고착화 된 편견을 무시 할 수 없는 현실이 보인다.
“누구보다 기발하지만, 실제 있을법한 인생과 맞닿아 있어 참 아리고 따뜻하다” 어디서 읽은 글인지 이 소설을 말하기에 알맞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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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도 알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김영하, 오직 두 사람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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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 구매. 저녁에 회식이 있어서 어차피 읽지 못할 걸 알면서도 하루만 기다리면 준다는 500p를 포기하고 굳이 당일 배송으로 받았다. 작가의 말이라도 읽고 자야 마음이 편하겠다. #김영하 #오직두사람 #문학동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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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이제 점점 수군거림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려들어 가고 있으리라 자기 자신조차 잊어버리면서 나중에 그 소용돌이 밖으로 내던졌을 때 자기들이 느낄 공허함도 모른다는 듯이 그들은 수군거리고 수군거리고 또 수군거리고 있으리라 무진기행 <김승옥> 그러나 대저 살이 죽으면 칼이 되고 수억의 생애들이 끼워진 쳇바퀴를 달리는 슬픈 열반으로부터 해방될 때 인간의 몸부림을 탈주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외로워서 실수하지 않기를 외로워서 실수하지 않기를 인간이버린사랑_ 피흘리며태어나는 <이이체> "현주야,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말 있지? 이 말은 영 뒤집을 수가 없네 뒤집어도 똑같아. '산 사람은 살아야지'가 돼 오직두사람<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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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큰 차이가 있어. 대부분의 사람이 그래. 지금은 날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겠지만 말야. 물론 그 마음이 진심이란 것 알아. 하지만 진심이라고 해서 그게 꼭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법은 없어." (김영하, 인생의 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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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제가 가장 좋아하는 농담이 하나 있어요. 전에 어떤 일간 신문 만화에서 본 건데요. 어떤 남자가 교통방송에서 뉴스를 들어요. 고속도로 어느어느 구간에 역주행을 하는 승용차가 있으니 일대를 운행하는 차량들은 모두 주의하라는 거예요. 그는 문득 그 방면으로 출장을 간 친구가 떠올라서 전화를 걸어요. 야, 그 부근에 역주행을 하는 미친놈이 있대. 조심해. 그 친구가 이렇게 대답하는 거예요. 한둘이 아니야. 전화 끊어. 다들 충고들하지요. 인생의 바른길을 자신만은 알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서요. 친구여, 네가 가는 길에 미친놈이 있다니 조심하라. 그런데 알고 보면 그 전화를 받은 친구가 바로 그 미친놈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미친놈도 언젠가는 또다른 미친놈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거예요. 인생을 역주행하는 미친놈이 있다는데 너만은 아닐 줄로 믿는다며. 그 농담의 말미처럼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미친놈은 아마도 한둘이 아닐 거고 저 역시 그중 하나였을 거예요.
(김영하, 오직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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