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을 창시한 우명 선생은 교육가이자, 저술가, 서예가로, 언제나 인간 본성 회복과 마음의 이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10권의 저작들을 통해 마음수련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마음이 무엇인지, 왜 버려야 하는지와 버리는 방법들을 순수하게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심오하고 어려울 것만 같은 마음의 원리, 인간 삶과 세상의 이치들이 마음을 버린 만큼 깊게 와 닿는다는 것입니다. 마음수련 명상을 시작하면서 깨닫게 된 것들, 선생의 책을 읽으며 느낀 감동, 내 마음을 울렸던 그 순간들을 그림으로 표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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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on Casas, Over My Dead Body
트라우마, 정확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줄여서 PTSD)에 대해서 들어 보셨나요? 얼마 전 읽은 ‘몸은 기억한다’는 PTSD에 대해40여년간 연구한 미국의 정신과 전문의인 반 데어 콜크가 PTSD의 개념과 그 영향, 치료 방법까지 상세하게 서술한 책입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치료 방법 부분이었는데, 요가, EMDR(안구 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 뇌파 신경 치료, 연극 치료 등이 있습니다. 특히 EMDR은 PTSD 관련하여 가장 각광받는 치료법 중 하나인데 그 사례를 읽어보니 제가 마음수련 명상을 하면서 마음이 버려졌던 경험과 비슷하여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물론 근본적으로 마음수련은 명상의 한 종류이고, EMDR은 의학적 치료기법이기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요.
저는 최근에 PTSD에 대한 기억을 마음수련 명상으로 제대로 버려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은 기억한다’ 책을 읽으니 EMDR 등의 기타 기법과 마음수련이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제대로 버리지 못한 마음이 아직까지 제 삶의 영향을 끼치고 있기도 해서였습니다.
1주일 동안 하루에 1시간씩, 트라우마가 되었던 사건을 명상으로 버렸습니다. 제 경우 마음수련 명상으로 트라우마의 원인이 된 사건을 처음 버릴 때 기억 자체가 통째로 날아가 버렸지요.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마음수련으로 마음을 버린다고 해서 기억이 없어지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어쨌든 그래서 이번에는 사건 당시 느꼈던 촉감이나 감정을 떠올려 버렸습니다. 그러자 몸이 덜덜 떨리고, 구토감을 느끼며 눈물이 하염없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됐습니다. 기억이 돌아온 건 아니었지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명상으로 사건을 떠올렸을 때 기억이 날아가 버린 건 충격적인 사건에서 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동안 제대로 버리지 못한 것은 제가 그 사건을 직시하길 무의식 중에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책을 통해서 그 사건을, 기억을 나와 분리시키지 말고 통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 뒤에야 비로소 명상으로 버리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EMDR은 트라우마 기억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치료 효과를 발휘하지만, 아동기에 학대와 함께 겪은 배신당하고 버려진 기억까지 치유하진 못하기에 만성적인 트라우마 환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저는 마음수련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수련은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뿌리까지 ‘버리는 것’이기에 트라우마 기억을 자아와 통합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오랜 시간 남아 있던 복합적인 상처까지 제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참 자아의 발견을 돕기 때문에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의 고난을 견뎌낼 힘을 예비해 주기도 합니다. 제가 아동기 만성 트라우마를 앓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마음수련의 효과이기도 합니다.
정신 의학이 발달한 미국에서조차 트라우마는 오랜 시간 이해 받거나 인정받기 어려운 질병이었습니다. 한국은 30여년의 일본 식민지 시대, 6.25라는 비극적 전쟁, 군사 독재 등 나라 전체가 최근까지 커다란 트라우마에 고통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두가 정신적으로 아프고 힘들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트라우마 환자에 대한 이해와 대처가 열악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수련을 적극적으로 트라우마 치료에 도입하면 개인의 치유는 물론, 이 사회의 치료까지도 가능하리란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2015년에는 소방관 PTSD 치유에 마음수련의 마음빼기 명상이 도입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더욱 학문적으로 연구되고 다듬어져 많은 사람들이 마음수련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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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테 콜비츠, 1900년작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한때 대안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여러 책이나 정보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대안 학교의 대표적 롤모델인 영국의 ‘서머힐’의 경우 창립자 A. S. 니일의 표현에 따르면 좋은 대학을 보내는 것도,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도 아닌 ‘행복한 사람’을 만드는 것을 학교의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저서를 보면 그것이 가식도, 겉치레도 아님이 느껴지지요. 실제로 니일의 교육 사상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는 범죄를 저지르던 문제아들을 계도하기 위해 공동체를 만들었던 ‘호버 레인’ 같은 이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대안 학교마저도 그저 다른 방식으로 대학 입시에 성공하길 바라는 시스템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유명 대안 학교의 경우, 다른 무엇보다 ‘졸업생이 명문대를 갔다’ 라는 사실이 주목받는 것처럼요. 유명 대안 학교 출신인 지인은 ‘자식 교육에 관심은 많지만 돈은 부족한 중상류층 엘리트 부모들이 유학 대신 보내는 곳’ 이라는 평을 제게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니일에게 있어 서머힐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은 조금도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영국 내에서 서머힐에 대한 이미지는 ‘문제아들이 가는 학교’ ‘미치광이들이 모인 곳’일 정도로, 변형된 엘리트 교육에 가까운 우리나라의 대안 학교와는 많이 다릅니다. 니일은 학생들의 병든 마음을 치유해 그들이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랐고, 나아가 아이의 병든 마음을 만드는 부모와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하길 꿈꿨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그의 이념을 온전히 널리 펼치기란 어려운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명 선생의 전인교육 사상이 떠올랐습니다. 마음수련 우명 선생은 저서 ‘지혜의 서’에서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한 교육은 무엇보다도 자기를 없애는 공부를 가르침이 으뜸이다.’라고 말합니다. 자기를 없애는 공부란 바로 마음수련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니일의 경우 학생들의 마음 속 응어리를 없애기 위해 심리학적 상담 치료를 실시했고, 권위가 아이들 마음의 병을 만든다고 판단하여 일체의 모든 권위를 없앤 학교를 만들었지만 현실적으론 세상의 모든 학교를 니일의 ‘서머힐’처럼 만드는 것은 쉽지 않고, 만든다 하더라도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요.
거기에 비해 ‘자기를 없애는 공부’를 가르치는 건 더 쉽고 빠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머힐의 방법으로는 나이가 많은 학생은 고치기 어렵고, 어린 학생일지라도 부모가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아이를 완전히 치유하기 어렵다고 니일 스스로도 인정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 빼기 방법은 학생의 마음을 쉽고 빠르게 치유할 뿐만 아니라 단단하게 굳은 부모의 마음마저도 변화시켜 궁극적으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는 때를 앞당길 진정한 대안 교육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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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테 콜비츠, Slumber.
물동이 인 엄마 따라 아기는 아장아장
생각 없고 뜻 없이 그냥 가고 있지
졸졸 따라다님이 주위 사람 불안해도
엄마도 아이도 불안한 줄 모르네
아이는 신이 나 뛰고 있는데
엄마 마음만 오락가락하고 있구나
엄마는 많은 생각하고 있어도
아이는 아무런 생각 없구나
인생은 지나가는 나그네란 말도
아이는 뜻도 모르고 생각도 없구나
아이는 신만 나누나
우명, ‘동심’
관련 링크 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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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그리워 울던 이 정에 속아 살고
사랑에 얽매인 이 사랑에 속아 살고
사람은 이렇게 저렇게 속아 살면서
가진 마음만 키우고 있구나
하늘에 새긴 마음이 흠이 되어
그 흠집에 삶을 낳아 살고 있구나
흠집 속에 사는 삶
그 흠집이 없어야 원래인 하나가 되는데
사람은 그 원래를 옆에 두고도
찾지 못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가짐 때문이라
가짐이 자기의 흠이 될 줄을
아는 이 세상에 없고
하늘의 뜻 따라 사람에게 흠집을 때우는
방법 가르치고 있는 게 이 도(道)지
우명, ‘흠집’
시 출처-순리
그림-케테 콜비츠의 자화상을 모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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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피카부 Red Velvet Peek-A-Boo @ Melon Music Awards 2017 무대 중 아이린을 보고 그림.
저는 여자 아이돌을 참 좋아합니다. 어릴 때는 S.E.S.를 좋아했고 최근까지 소녀시대를 아주 열심히 좋아하다가, 요새는 레드벨벳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보니 여자 아이돌을 싫어하는 남자 아이돌 팬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예전에 H.O.T.의 문희준과 사귄다는 소문이 났던 베이비 복스의 간미연에게 H.O.T. 팬들이 심하게 괴롭혔다는 이야기는 유명하죠. 요새도 많이 다르진 않습니다. 소녀시대 태연의 인스타에는 태연과 공개 연애를 했던 보이 그룹의 팬들이 인격 모독 수준의 악플을 달곤 합니다. 레드벨벳 아이린의 경우에도 남자 아이돌 팬들이 만들어낸 것으로 추측되는, 말도 안되는 루머와 논란에 시달리고 있지요.
그걸 보면서 저는 참 궁금했습니다. 같은 여자인데 왜 그렇게 다른 여자를 미워할까? 남자가 그렇게 중요한가?
같이 명상을 하는 친구 중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남자 아이돌 팬은 아니었지만 남자 연예인을 많이 좋아하고, 다른 여자들에 대해서 안 좋은 이야기를 자주 했지요. 저는 그것이 불편해서 그 친구에게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네가 여자에 대해서 안 좋게 말하는 것 듣기 괴롭다. 그렇게 다른 여자를 끊임없이 평가하고 나쁘게 보는 너의 마음을 돌아보고 버려야 하지 않냐, 라고요. 그랬더니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내가 그런 마음을 덜 버린 건 맞다. 하지만 네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남한테만 되돌아 보라고 하지 말고 너 자신도 되돌아 봐라, 라고요. 그 말을 듣고 솔직히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일리는 있기에 제 자신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억 한 조각이 떠올랐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일진 남자아이들에게 한동안 괴롭힘을 당했던 적이 있었지요. 그래서 저에게 남자란 나를 힘들게 하는 악당일 뿐이었기에 남자 때문에 다른 여자들을 미워하는 이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대로 친구의 삶에서 남자는 나를 구원해줄 왕자님이고, 여자는 자기를 괴롭히는 악당이었겠죠.
최근에 읽은 우명 선생님의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종교도 사상도 철학도 가짐을 가지면 바르지 않다고, 가짐이 없으면 사회와 가정이 그지없이 편안하게 된다고.(출처: 참세상 ‘가짐’) 가짐이란 그 사람의 마음이죠. 저는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이 참 맞다고 생각하지만, 거기에 제 입장과 마음이 있으면 이렇게 부딪힘이 있고 한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듯 아무리 옳은 사상이라도 사람의 가짐이 없어지는 때에 저절로, 순리에 맞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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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사람이 살아온 것이
귀한 사람 있고 천한 사람 있었네
양반 상놈의 흑백 인간이
벼슬의 높고 낮은 사람의 삶이었지
지금도 벼슬이 높고 낮고 있고
지금도 돈 많은 이 양반의 행실하지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 힘없는 사람은
가슴의 한 가지고 살다가 죽지
마음수련 우명, ‘차별’ 중에서 발췌
출처-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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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드가의 아시아 최초 단독 대형 전시회가 개막 이틀을 남기고 취소되었습니다. 작품의 수급이 늦어졌기 때문이었는데 드가의 팬인 저로서는 몹시 유감스러운 소식이었죠.
드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입시 미술을 배울 때였습니다. 선생님은 제게 에곤 쉴레를 공부하길 권했지만 저는 어쩐지 절제된 터치로 인체를 세밀히 탐구하는 드가에게 끌렸습니다.
혹자는 드가가 여성혐오자라고 말합니다. 여성을 아름답게 그리지 않았다는 이유로요. 실제로 여성을 비하한 발언을 하기도 했고, 어떤 여자와도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혼도 했고 여성을 아름답게 그리지만 실제로는 여자를 매우 경멸하는 남자 예술가들의 이름을 수도 없이 열거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름다운 여자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르누아르가 있습니다. 그는 ‘나는 여성 작가나 변호사, 정치가들을 괴물이자 다리 다섯 달린 송아지라고 생각한다. 여성 예술가들은 그냥 우스운 존재들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는 여자 가수나 댄서는 좋아한다.’ 라고 말했지요. 실지로 르누아르의 그림에서 여자는 인형처럼 보입니다. 아름답지만, 그뿐인 장식품 같은 존재지요.
드가도 실제로는 여성혐오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가 일부러 여성을 추하게 그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가 그린 여자들은 추하기 보다는 성적 대상화 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발레리나와 세탁부 등 그 당시 프랑스 사회의 밑바닥에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며 노동했던 여자들을 그린 드가의 작품은 성적 대상화 되지 않았기에 관념 속의 여자가 아닌 뼈와 살을 가진 현실의 여자처럼 보입니다.
그것을 가지고 드가가 여성을 마치 동물처럼 묘사했다며 여성혐오자라는 증거라고 주장한 이들도 있었지만 편견을 버리고 보면 그 그림들은 그저 노동자 여성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이며, 르누아르가 그린 꽃 같은 여자들과는 다른 종류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현실은 왜곡되기 쉽습니다. 저 역시도 왜곡된 사실을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이 많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명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을 보는 눈. 그것은 나의 욕심과, 편견에서 떠날 수 있어야 가능하겠지요.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어도 명상을 통해 기른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현명함은 어두운 현실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줄 것입니다. 드가가 여성혐오자라서 일부러 여자를 추하게 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말을 무조건 믿기보다는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다른 종류의 아름다움을 읽어낼 수 있었던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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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한 옛날에도 사람이 살았지. 수없는 사람이 이 땅에 살다가 소리도 흔적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어졌구나. 그러고 보니 뜻과 의미가 없는 인생사에 수많은 이가 고뇌하고 현실에 집착하고 가지려는 고통 속서 살다가 흔적이 없으니 삶의 의의와 뜻이 없구나.
마음수련 우명, ‘이 세상 살지 말고 영원한 행복의 나라 가서 살자’ 중
‘허망에서 희망으로’에서 발췌
케테 콜비츠는 여자를 특히 잘 그립니다. 서양 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 같지 않은 아름다움을 가진 여자가 아니라 삶에 지쳐 늙고, 자식을 잃고 비탄에 빠지거나, 민중들이 봉기할 것을 독려하기도 하는 ‘사람’으로서의 여자를요.
오늘 케테 콜비츠의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다 그가 그리는 나이 든 여자의 모습에 마음이 이끌려 아직 다 낫지 않은 손이지만 찬찬히 따라 그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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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테 콜비츠, <이마에 손을 얹은 자화상>
요즘은 손목이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서 간단하게나마 텀블러에 올릴 그림을 그리는 것도 여의치가 않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제 그림 대신 제가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과 함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미대 입시를 준비할 때 입시 학원 선생님이 제게 참고하라며 권한 화가가 케테 콜비츠였습니다. 그때 그의 그림을 참 많이 모작했죠.
몇 년 전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지방 파견 근무를 떠날 때 제가 마지막으로 들린 곳도 바로 케테 콜비츠의 전시회였습니다. 그때 전시회에서 주목했던 것은, 초기작은 굉장히 테크니컬한 측면이 강한데 후기로 갈수록 세밀한 묘사는 줄어들고 과감하고도 단순해 졌다는 점이었죠. 초기작은 젊은이 특유의 활력과 에너지, 그리고 화려함이 돋보였고 후기작은 선이 단순화되면서 작가 고유의 화풍이 드러나고 그로 인해 메시지는 더욱 묵직해졌습니다. 이것이 대가인가, 싶어 부럽더군요.
저는 늘 제 그림 테크닉에 열등감이 있었고, 그림을 업으로 삼은 후 그 열등감은 더 심해져서 손을 매우 혹사시켰습니다. 결국 손이 망가져 그림을 그리기 어려운 상태까지 이르렀죠. 그래서 화려한 테크닉을 보여주는 케테 콜비츠의 초기 작품을 보면서 전 더 초조함과 불안함을 느꼈습니다. 하루라도 젊을 때 테크닉을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저를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생각조차 놓았습니다. 제 손이 낫고 안 낫고도 저의 뜻이 아니고 앞으로 그림 일을 다시 하고 안 하고도 나의 뜻이 아니라고. 다만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기로 했죠. 전 습관적으로 우울해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드니까, 치료를 받는 동안 그런 마음을 전부 마음수련 명상으로 버리기로 했습니다. 마음수련 우명 선생의 말씀처럼 다 잘 될 거라고, 순리로 흐를 거라고.
지금은 무리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불안감에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고 있진 않나요?
그렇다면 오늘 하루, 잠시뿐이라도 그 마음을 놓아보세요.
내가 얼마나 긴장하고 살았는지,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혔는지 깨닫고는 놀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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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수련 우명 시 <고운마음>

마음이 고운 자는 기복이 없지
어떤 것이든지 그 마음에 담기지
고운 자는 맑은 자이고
고운 자 바다같이 그 마음이 넓은 자이고
고운 자는 일체를 수용하는 자라
고운 자는 진리의 마음만 참으로 고운 마음이지
‘살아서 하늘사람 되는 방법’ 중 ‘고운 마음’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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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14일은 제게 무척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전날 있었던 서울 시장 선거에서 지지했던 신지예 후보가 박원순, 김무성, 안철수에 이어 4위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소녀시대 티파니가 새로운 소속사에서 곧 다음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죠. 전자는 한국에서 페미니즘이란 의제로 군소 정당의 후보가 높은 지지를 받을 만큼 세상이 달라졌다는 뜻이고, 후자는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가수가 아주 긴 공백 끝에 컴백하기 때문이었죠. 다이어리를 ��다면 별 다섯개를 그리고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을 법한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여기에 글을 적는 이유는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인생에 몇 번 없을 기쁜 일이 한꺼번에 터진 날이지만, 내 마음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네? 페미니스트 정치인이 여성의 삶을 바꾸고, 티파니가 황홀한 음악을 가지고 온다 하더라도 제 마음이 아프고 힘들다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마치 빛이 강하면 어둠 역시 선명해지는 것처럼 너무나 기쁜 날이었기에 제 마음 안에 남아있는 찌꺼기가 잘 보였습니다.
마음수련 명상을 하다 보면 이렇게 주변 환경과 조건보다도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걸 확신하게 됩니다. 어떤 좋은 일이 있어도, 어떤 나쁜 일이 있어도, 나의 삶은 내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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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수련 우명 선생이 말하는 비범함

평범하다는 것은 대중과 다를 바가 없고 그 모양과 행동이 같다는 뜻일 것이고 비범하다는 것은 일반인보다 더 뛰어난 또 다른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비범한 것은 평범하고 행동이 같으나 그 정신이 참인 진리의 정신으로 진리로 사는 것이라. 일반인이 보기는 같으나 그 정신이 하늘이라. 천심으로 살아가고 천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그 마음에 걸림이 없고 그냥 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비범한 사람이나 일반 관념은 언행과 특이한 잔꾀를 가진 것이 또 영리하고 힘이 있고 특이한 것이 있는 것을 비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비범한 것은 가장 평범한 것이다.
우명, ‘살아서 하늘사람 되는 방법’ 중 ‘비범의 바른 뜻’에서 발췌
(그림 참조-최민식 사진집 ‘HU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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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덕이란 무엇입니까? - 나의 마음수련

우주는 음양으로 형성되어 있다. 보이는 실체가 양이면, 보이지 않는 것은 음이다. 세상만사와 세상만물이 나온 몸체는 음이다. 이 음이 하는 것은 표시는 없지만 천지창조도 하고 만물을 탄생시킨다. 그런데 인간에게 왜 음덕이 필요하냐 하면, 사람을 탄생시킴도 음이고 사람을 없게 함도 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음이 한 것을 사람들은 양이 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은 음덕으로 움직여지고 행복도 불행도 받고 있다. 내가 하는 행에 만사도 그와 같음이 되니 바른 마음 바른 행이 최고이다. 따라서 곧고 바르게 해야 복을 받고, 진실된 마음이어야 행복이 오고, 참된 마음이어야 거리낌이 없다.
참에는 음덕이 응하지만 참이 아닌 것에는 음덕이 응하지 않으니,
바름이 최고이고 참이 최고이고 바름과 참도 없는 일체가 최고이다.
출처- 마음수련 우명, ‘하늘의 소리로 듣는 지혜의 서’ 중 발췌
얼마 전 직장 상사분이 그러시더군요.
‘이상하게 그때 네가 한 일은 결과가 없더라.’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사장님에게도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었거든요. 두 분이 짜고 그런 이야기를 하셨던 걸까요? 아마 그렇지는 않았을 겁니다. 꽤 시간차가 있었으니까요. 상사의 말씀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왜 결과가 없었을까?’
그러다 우연히 읽은 <지혜의 서>에 저런 이야기가 있더군요.
그걸 읽으니 그때 내 마음이 참이 아니었던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바른 마음도 아니었고, 바른 행도 아니었던 게 아닐까, 하고. 물론 그것 하나 때문만은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때가 아니었을 수도 있고, 제 능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고, 다양한 요소가 작용했겠죠. 하지만 참된 마음으로 그 일을 했다면 마음수련 우명 선생의 말대로 ‘음덕’이 응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곧고 바른 마음으로 살도록 노력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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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

영화 ‘비밀은 없다’를 보았습니다. 좋은 영화라는 추천은 오래 전부터 받았지만 시간이 없어 미루고 미루다 얼마 전 드디어 보았습니다. 잠깐 보고 다음 날 마저 보려고 했지만, 굉장히 흡입력이 있는 작품이라 앉은자리에서 단숨에 끝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손예진의 아름답고 처절한 연기, 저의 중학교 시절을 연상 시키는 여자 중학생들의 날것 그대로의 에너지, 처음부터 망가져 있었지만 바닥의 바닥까지 추락하여 박살 나는 가부장제의 맨 얼굴.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 완벽하게 연출된 영화였습니다. 2016년 나온 영화 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영화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손익분기점조차 넘기지 못했죠.
그리고 요즘 한국에서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 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여성이 새로운 주인공이 된 것에 대해 기존 남성 스타워즈 팬들이 반발하고 있지요. 흥행 성적 역시 별로 좋지 않습니다. 다만 미국에서의 흥행 성적은 좋아서, 여성 주인공이 활약하는 작품을 한국 사회가 유독 냉대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요. 올해 개봉한 영화 ‘원더우먼’ 역시 미국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한국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던 것을 보면 아주 틀린 분석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여자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여기서도 썼듯 그래서 걸그룹도 좋아하구요. 그랬기에 한국의 드문 여성 감독인 이경미 감독의 신작 ‘비밀은 없다’를 기대했고, 완성품은 그 기대조차 가뿐히 넘겨버릴 만큼 뛰어난 퀄리티였음에도 이 영화가 더 많은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이 당혹스러웠습니다. 한국은 이런 작가주의 영화에 적대적인 곳도 아닌데(‘추격자’의 흥행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성적 대상화 되지 않은, ‘아름답지 않은’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걸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제가 처음 애니메이션 감독이 돼야지 하고 결심한 1990년대엔 제가 존경하고 따라 할 만한 여자 영화감독의 존재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기억 났습니다.
그러니 문득 제 상황이 겹쳐 보이더군요.
‘네 인생은 이리 잘 안 풀릴까?’
친한 지인이 제게 했던 말입니다. 저는 당시 오랜 시간에 걸쳐 큰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성공하면 몇 단계는 도약할 수 있는 큰 기회였습니다. 처음 시작은 순조로워서 기대를 품은 찰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부딪혀 안타깝게 그 일을 접어야 했습니다. 그 후로도 손목 인대 파열 등 여러 가지 고난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성과는 없는 것 같고, 나는 성장하고 있는 걸까? 하는 막막함이 이따금 찾아왔습니다. 그러다 지금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이직할 회사를 알아보던 중, 의외의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안 풀리는 인생에서 풀리는 인생으로 어느새 변했다는 걸.
비록 퇴사를 하기로 결심은 했지만 예전과는 달리 성과가 인정받고 있었고, 직접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으며 남들에게 보여줄 만한 결과물들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업 상담을 위한 심리 검사를 받아봤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언제나 내향으로 나오던 저의 성향이 외향으로 바뀌어져 있더군요. 물론 내향이라고 해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의 자연스러운 성향은 원래 외향이었고, 그 동안은 원래 성향을 발휘하지 못하며 살고 있었던 거죠. 변화는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서서히 일어납니다. 지금은 언제 변할까, 답답하다 생각할지 몰라도 새로운 시대로의 흐름은 이미 시작되었고 거기에 순응하며 최선을 다하면 어느새 닿아 있으리란 깨달음. 그리고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함을 너무 모르고 살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인생이 그렇게 서서히 좋아진 것처럼, 세상도 그렇게 변하리란 희망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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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8일, 그가 죽었습니다. 처음에는 루머일 거라 부정하다가, 이내 사실로 확정되는 소식에 끝내 눈물을 쏟았습니다.
사람은 죽어서 어디로 가는 걸까요?
마음수련을 하다가 만난 분 중에는 소중한 가족의 이른 죽음으로 인해 방황하며 삶과 죽음의 실체를 알고 싶어 명상을 시작하게 된 이도 있었습니다. 저는 세속적인 사람인지라, 사후세계에 관심이 전혀 없었고 마음수련 명상은 그저 제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다 보니 명상의 본질은 단순히 마음이 편해지는 게 아니라 삶과 죽음의 의미를 깨닫고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두려움이 없어졌고, 지금 내게 놓여진 현실에 충실하며 사는 것이 최선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별은 슬픈 일이었습니다.
그의 음악을 좋아하고, 그가 쓴 아름다운 가사에 감동 받으며, 앞으로 더욱 성장할 미래를 기대하던 저로서는 너무 빠른 이별에 허탈함과 상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왜 죽음을 택해야만 했을까?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였는데. 내가 그와 같은 성공을 이뤘다면 행복했을 것 같은데. 성공이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흔한 말을 뒤늦게, 그리고 너무 아픈 방식으로 절감했습니다.
그가 그곳에서라도, 마음의 평안을 찾기를 바랍니다.
관련 링크: SHINee ‘View’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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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山田)을 만들어 살아가는 사람은
험하고 깊은 산 찾아 헤매었네
몇 년 연이어 농사짓고
그 농사 땅 힘 빠져 곡식이 안되면
아버지는 혼자 몇 달을 두고
산전을 개간하여 놓고는
식구들을 데리고 가서
새 땅에서 농사짓고
새로운 움막에 한 가족이 살지

곡식을 먹으러
산돼지 노루 꿩들이 오고
짐승과 함께 산속서 살아가지
산돼지잡이는 널빤지에 돌을 큰 것 얹고
거기에 곡식 넣고 받침대를 건드려
그것이 넘어지면 산돼지 압사하고
산간에서 고기 구경도 못하다
몇 날 며칠 달아 놓고 고기를 먹지

정 있는 동네는 오 리 십 리 밖이고
아이들 학교 갔다 돌아오는 길은
조그만 산간 길을 부리나케 걷지
심은 것은 감자 고구마 옥수수
그들의 주식이지
산속에 나오는 나물을 뜯어 먹고
사는 사람들이니 바라는 것 없고
기대가 없으니 천진한 사람들
순수한 마음 안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지
가진 것 없으니 바랄 것 없고
그저 하늘 보고 땅만 보고 살지
욕심이 있으면 비 올 때는 하늘에
비 와주시길 바람이 있을 뿐이지

그러나 그 삶에 정이 떨어져
그 생활을 하다가 객지에 나온 사람
배운 것이 없고 몸 때우며 일하는
불행한 사람들이 옛정을 그리며
도시의 무대에서 정 없음을 탓 하구나
인간들이 너나없이 정 있음을 그리나
사람들은 정을 이용하니 정이 일체 없지

개간한 산전이 모두 모두 묻혀가고
언덕 넘어 계곡 넘어 따라가며 지은 집이
이제는 모두 모두 살지 않는 집들이고
사람이 떠난 지 몇 년이 지났는지
잡초만 무성하고
산을 보고 살던 사람 모두 모두
객지로 나가고 모두 모두 돈벌이 갔네
그 사람들 때 묻고 정 잃어감이 아쉽네
우명, ‘화전민’
관련 링크 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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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린내 나는 세상 겪은 사람은
그 피비린내를 무척이나 싫어하지
가난을 겪은 사람도 그 가난을 무척이나 싫어하지
사람은 원래 어려움을 겪고 사는 삶인데
사람이 바라는 건 걱정이 없음이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걱정으로 되어 있으나
사람은 이것을 모르고 살아가지
우명, ‘삶’ 중에서…
관련 링크 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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