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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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대, 해적방송
베로니카, 삶이 가난한 것은 건물들 때문이 아니야
우리는 지금 저녁의 한적한 카페에 들어가 한 잔의 술을 마실 수도 있고
말레콘에 부서지는 파도의 음악소리를 들을 수도 있잖아
저녁이 오면 낡고 오래된 말레콘에 앉아서 지나간 혁명이 찬란했다고 말하지는 말자, 나의 혁명을 추억이라고 말하지 말아 줘
그러니까 베로니카, 우리는 세상을 버리고 그냥 우리에게 망명해버리자 나는 지금부터 당신의 말레콘이야
카리브 해의 파도를 음악으로 바꿔 밤새도록 당신을 위한 단 하나의 해적 방송을 할 테야
베로니카, 그러니까 기억해야 해
꿈 속에서도 잊으면 안 돼
사랑해, 그래 여기는 파도치는 말레콘 해적 방송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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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숙 사춘기 - 아이들 여자들 귀신들
황병승 여장남자 시코쿠 - 루이스 캐럴 체셔 고양이
김민정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 잔혹극 시대
유종인 교우록 - 만상의 교우록
정익진 구멍의 크기 - 부뉴엘의 극장
이성복 아 입이 없는 것들 - 돼지머리 우주
김영승과 풍차 -돈키호테 아웃사이더 인파이터
장석원의 시들 태양의 언어
김춘수 구름과 장미 - 구름과 장미의 나날
이수명 해부 - 해부의 풍경 착란의 언어 혹은 실어증의 한 유형 로만 야콥슨 언어의 두 양상과 실어증의 두 유형 해부를 위한 준비물 고독
김언희 정각 - 적막에 대한 메모
조말선 싹튼 양파들 - 유령 시인
박정대 열두 개의 촛불과 하나의 달 이야기 - 워터멜론 슈가에 부는 바람 그리고 체 게바라
이정임 여름 - 여름 한없이 지루한 음악과 함께
남진우 유리병에 담긴 소식 - 로뜨레아몽 백작의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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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 없겠지만 사랑이여
그런 건 없겠지만, 사랑이여 그대가 없어도 혼자 담배 피우는 밤은 오네
보르헤스의 책을 펼쳐놓고 꿈의 호랑이들 을 읽는 밤은 오네
밤이 와서 뭘 어쩌겠다는 것도 아닌데 깊은 밤 속에서 촛불로 작은 동굴을 하나 파고 아무도 읽지 않을 시를 쓰는 밤은 오네
창 밖에는 바람이 불고 가끔 비가 내리기도 하겠지만
내 고독이 만드는 음악을 저 홀로 알뜰히 듣는 밤은 또 오네
한때 내가 사랑했던 그대, 통속소설처럼 떠나간 그대는
또 다른 사람 품에서 사랑을 구하고 있겠지만
이제는 아무리 그대를 생각해도 더 이상 아프지도 않아
나는 아프네, 때로는 그대와의 한 순간이 내게 영원으로 가는 길을 보여줬으니
미안해하지 말게, 사랑이여, 그런 건 없겠지만, 그래도 사랑이여
그대에 대한 짧은 사랑의 기억만으로도 나는 이미 불멸을 지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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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네 편지가 오지 않아 슬펐다
하루 종일 적막한 우편함을 쳐다보다가 이내 내 삶이 쓸쓸해져서
‘복사꽃 비 오듯 흩날리는데 그대에게 권하노니 종일 취하라
劉伶도 죽으면 마실 수 없는 술이거니’
李賀의 를 중얼거리다가 끝내 술을 마셨다
한때 아픈 몸이야 술기운으로 다스리겠지만
오래 아플 것 같은 마음에는 끝내 비가 내린다
어제는 네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슬펐다
하루 종일 환청에 시달리다 골방을 뛰쳐나가면
바람에 가랑잎 흩어지는 소리가 자꾸만 부서지려는
내 마음의 한 자락 낙엽 같아 무척 쓸쓸했다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면 메마른 가슴에선 자꾸만 먼지가 일고
먼지 자욱한 세상에서 너를 향해 부르는 내 노래는
자꾸만 비틀거리며 넘어지려고 한다
어제는 네 모습이 보이지 않아 슬펐다
네가 너무나 보고 싶어 언덕 끝에 오르면
가파른 생의 절벽 아래로는
파도들의 음악만이 푸르게 출렁거리고 있었다
그 푸른 음악의 한가운데로 별똥별들이 하얗게 떨어지고
메마른 섬 같은 가을도 함께 뚝뚝 떨어지고 있었는데
내가 정신을 가다듬고 내 낡은 기타를 매만질 때
너는 서러운 악보처럼 내 앞에서 망연히 펄럭이고 있었다
어제는 너무 심심해
오래된 항아리 위에 화분을 올려놓으며
우리의 사랑도 이렇게 포개어져
오래도록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우젓 장수가 지나가든 말든 우리의 생이 마냥 게으르고
평화로울 수 있는 일요일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는 두툼한 외투를 껴입고
밤새도록 몇 편의 글을 썼다
추운 바람이 몇 번씩 창문을 두드리다 갔지만 너를 생각하면
그 생각만으로도 내 마음속 톱밥 난로에 불이 지펴졌다
톱밥이 불꽃이 되어 한 생애를 사르듯
우리의 生도 언젠가 별들이 가���가겠지만
그때까지 사랑이여
내가 불멸이 아니어서 미안하다
그때까지 사랑이여
나는 불멸이 아니라 오래도록 너의 음악이다
어제 /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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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 옛애인이지요
나의 가슴에 성호를 긋던 바람도 스치고 지나가면 그뿐
하늘의 구름을 나의 애인이라 부를 순 없어요
맥주를 마시며 고백한 사랑은 텅 빈 맥주잔 속에 갇혀 뒹굴고
깃발 속에 써 놓은 사랑은 펄럭이는 깃발 속에서만 유효할 뿐이지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복잡한 거리가 행인을 비우듯
그대는 내 가슴의 한복판을 스치고 지나간 무례한 길손이었을 뿐
기억의 통로에 버려진 이름들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는 없어요
이 세상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맥주를 마시고 잔디밭을 더럽히며 빨리 혹은 좀더 늦게 떠나갈 뿐이지요
이 세상에 영원한 애인이란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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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이 펼쳐져 있는 한, 삶은 우울할 틈이 없다. [2021년 7월] 애덤 쿠차르스키, <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 - 바이러스, 투자 버블, 가짜 뉴스 왜 퍼져나가고 언제 멈출까?>, 세종(세종서적) (2021.2) 에른스트 페터 피셔, <금지된 지식 - 역사의 이정표가 된 진실의 개척자들>, 다산초당(다산��스) (2021.1) 마르크 알리자르트 , <경쾌한 사색자, 개>, 이상북스 (2020.9)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바다출판사 (2020.4) 장 피에르 보, < 도둑맞은 손 - 살아있지만 인격의 일부라고 말할 수 없는 인간적인 어떤 것에 대한 법적 탐구>, 이음 (2019.9) 알프레드 아들러, <아들러 삶의 의미>, 을유문화사 (2019.5) 마르크 오제, <나이 없는 시간 - 나이 듦과 자기의 민족지>, 플레이타임 (2019.3) 마크 피셔, <자본주의 리얼리즘 - 대안은 없는가>, 리시올 (2018.11) 케이트 레이워스, <도넛 경제학 - 폴 새뮤얼슨의 20세기 경제학을 박물관으로 보내버린 21세기 경제학 교과서>, 학고재 (2018.9) 로제 마르탱 뒤 가르, <회색 노트>, 민음사 (2018.8) 클라이브 제임스, <죽음을 이기는 독서 -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고 싶은 인생의 책들>, 민음사 (2018.6) 볼프강 보르헤르트, <그리고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 볼프강 보르헤르트 전집>, 현대문학 (2018.5) 에두아르도 콘, <숲은 생각한다 - 숲의 눈으로 인간을 보다>, 사월의책 (2018.5) 피터 그랜트, 로즈메리 그랜트, <다윈의 핀치 - 진화의 비밀을 기록한 40년의 시간>, 다른세상 (2017.8) 프랑크 디쾨터, <문화 대혁명 - 중국 인민의 역사 1962~1676ㅣ인민 3부작 3>, 열린책들 (2017.6) 프랑크 디쾨터, <마오의 대기근 - 중국 참극의 역사 1958~1962, 2011년ㅣ인민 3부작 2>, 열린책들 (2017.4) 조너선 와이너, <핀치의 부리 - 다윈의 어깨에 서서 종의 기원을 목격하다>, 동아시아 (2017.3) 임솔아,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문학과지성사 (2017.3) 황동규, <연옥의 봄>, 문학과지성사 (2016.11) 황인숙,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문학과지성사 (2016.11) 조지 길더, <지식과 권력 - 21세기 자본주의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세종연구원 (2016.10) 김용택, <울고 들어온 너에게>, 창비 (2016.9) 박정대, <그녀에서 영원까지>, 문학동네 (2016.9) 오은, <유에서 유>, 문학과지성사 (2016.8) 알프레드 아들러, <아들러의 인간이해 - 세 가지 키워드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을유문화사 (2016.8) 프랑크 디쾨터, <해방의 비극 - 중국 혁명의 역사 1945~1957ㅣ인민 3부작 1>, 열린책들 (2016.8) 곽준혁, <정치철학 2 : 르네상스와 근현대 - 지배가 없는 권력은 가능한가>, 민음사 (2016.7) 곽준혁, <정치철학 1 : 그리스로마와 중세 - 정치와 도덕은 화해 가능한가>, 민음사 (2016.7)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 <돈의 발명 - ���럽의 금고 이탈리아, 금융의 역사를 쓰다>, 책세상 (2015.6) 니콜라스 터프스트라, <르네상스 뒷골목을 가다 - 피렌체의 사라진 소녀들을 둘러싼 미스터리>, 글항아리 (2015.3) 김윤이, <독한 연애>, 문학동네 (2015.3)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 <책공장 베네치아 - 16세기 책의 혁명과 지식의 탄생>, 책세상 (2015.2) 이제니,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문학과지성사 (2014.11)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열림원 (2013.4) 황동규, <사는 기쁨>, 문학과지성사 (2013.1)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2012.12) 김승희, <희망이 외롭다>, 문학동네 (2012.12) 장석남,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문학동네 (2012.2) 윌 듀란트, <문명이야기 5-2 - 르네상스>, 민음사 (2011.5) 박원길, <몽골비사의 종합적 연구>, 민속원 (2006.4) #Book #Reading #History #Politics #Literature #Art #Economics https://www.instagram.com/p/CShItycl25V/?utm_medium=tumb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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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23
활자를 흘린다는 말 언젠가 시에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어딨지. (1분 경과)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2년 전에 썼던... 아주 못 쓴 시였고 난 이 시에서 한 문장만 빼돌려서 새로 쓴 시에 집어넣었다. 근데 그게 구원과 영원이라는 아주 지긋지긋한 테마 다시는 언급하지 않고 싶은 그런 거라서 고칠까도 생각 중이야.
너는 때로 구원救援과 영원永遠이 같은 글자를 나눠 가졌다고 믿어진다 했다
사실 때로가 아니라 아주 당연히 믿었다. 구원은 영원과 함께 찾아올 거라고. 믿는데 그런 건 없다고 생각했다. 이해와 믿음은 다른 차원의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근데 지금은 별로 믿고 싶지도 않아. 근데 또 영원은 없어도 불변은 있다고 생각해. 내가 죽을 때까지 잃지 않을 것이 하나도 없을까? 그렇진 않을걸. 그게 왜 사랑은 못 될까? 못 될 것도 없잖아. 그냥... 사랑에 빠진 다음날 죽어버리는 수도 있다. 근데 구원은 절대 바깥에서 불어오지 않는다는 거 이거 이해할 뿐만 아니라 믿기까지 해야 한다. 아니면 사람은 너무 쉽게 다치고 그러니까 더 믿고 그러다가 더 다치고... 손해를 봤어도 손절할 땐 손절해야 한다 아님 너 도박중독자랑 다를 거 없어
슬픈 얘기를 쓰면 덜 슬퍼진다. 왜 그런지는 문학의 신도 모를 것이다. 카타르시스... 엿 먹으라 그래. 애초에 쓰는 일과 수용하는 일은 다른 층위의 일이기도 하고. 아 쓰면서 또 수용의 과정을 거친다... 이런 소리를 할 수도 있지만 모르는 게 더 재밌으니까 그냥 모를래. 아무튼 문학의 신을 얘기한 이유는 소노 시온의 지옥이 뭐가 나빠를 봤는데 거기에서 영화의 신을 운운하는 아주 대책없는 영화(촬영)광이 나왔고 그냥 그래서. 어느 정도 메타적인 영화였는데 또 연출 자체는 아주 삐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재밌었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지만... 잘 모르겠다. 얼마 전에 응용윤리학 수업에서 비윤리적인 내용을 다루는 작품이 어떨 때 정당화되는가에 대한 발표를 했었는데(이게 주제의 전부는 아니었지만) 그런 방식의 정당화를 시도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나쁜 건 나빴다고 남겨둘래.
왜 갑자기 스피커 소리가 안 들리지. 나 더 슬프라고? (3분 경과) 됐다. 고양이가 아킬레스건을 물고 나는 여기가 약점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고 싶어졌다. 내 약점은 아주 많지만 치명상을 입히고 싶다면 마음이야 알겠지? 고양이가 내 마음을 아프��� 하는 방법... 그것은 고양이가 아픈 것이다 음 아프지 마 페리야 사랑해
일기를 쓰다보니 정말 마음이 아주 나아졌고 지금은 아까 시킨 버거킹의 영수증을 보고 있다. 주문번호 38590439. 이 번호로 전화를 걸면 누가 받을까? 내 배달구역은 B래. 아마 구역을 나눠서 여러 라이더들이 나눠서 구역을 도는 그런 시스템인 모양이다. 우리 집은 대문 안에 딸려 있지 않고 골목 옆으로 문이 난데없이 나 있어서 골목 옆으로 난 하늘색 작은 문이라고 꼭 써준다. 그래도 제대로 못 찾아오는 경우가 꽤 있지만 자주 찾아오시는 분들은 꼭 안다. 꼭.
자주.
자주에는 왜 이렇게 뜻이 많지. 스스로 주인됨. 색깔. 높은 빈도로. 자기 글에 주석 다는 것. 텀블러는 주석을 못 다나? 시는 주석도 시여야 한다는... 작년의 대산대학문학상 심사평(아마도)을 기억한다. 정말 주석이 시였던... 주석이 주였던 시가 한 편 있는데 누구 시였지. 박정대 시인 시였던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
생각해보면 내 시에는 주석 달린 게 없다. 볼라드를 몰라서 찾아본 뒤로 이걸 시에 쓰려면 주석을 꼭 달아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있다. 여러분들도 볼라드 잘 모를 것 같은데 그... 인도에 자동차 못 들어오게 세워놓은 진입 방지 돌기? 기둥? 같은 거 있잖아. 횡단보도 앞에 있는 거. 그거. 카페에 앉아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할머니들을 보면서 왜 할머니들을 써야 하는지 왜 사람들은 전단지를 받아주지 않는지 어떤 복장을 하고 있는지...를 쓰려고 했는데 볼라드는 왜 생각했을까?
룸메이트 형에게 들어오는 길에 술 사달라고 했다.
어제 열람실에 담배를 올려두고 잠깐 자리 비우려다가 후두암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 가 거슬려서 뒤집어두려고 했는데 뒤집어도 그대로 있길래 짜증내면서 그냥 갔다. 왜 가방에 안 집어넣었을까. 사실 별 상관없었는지도 모르지.
이브이 인형...이 거꾸로 뒤집어져 있는데 슬퍼. 저 눈이 슬퍼. 거꾸로 된 올라간 입꼬리가 슬퍼. 우리 행복할 때 물구나무를 서지 않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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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논현동안마

강남구청역 스타안마 정직한 서부장 010 3200 9873
#일원동 #캐슬안마 #도곡동오로라안마 #강남오로라안마 #우성아파트사거리토마토안마 #압구정동마사지
일원동 동선동 캐슬안마 갖힌 도곡동오로라안마 양강태 강남오로라안마 전동대문 우성아파트사거리토마토안마 시장중앙로 압구정동마사지 강아지유기농 신발천지꼬랑내 여대생술모임 용상동 풀릴 미용학 모리책상 방사선차폐 야외태닝오일 부영혼수방 이혼남만남 이사동폰섹 이상형폰팅추천 이홍점 계양50대남
남한 두루애 천연수정 테드코리아 화산국립���원 냉연 박정대 펀드닥터 맛조개펜션 다크스타보드
수서동도너츠안마 극진한 서부장 o1o-3973-8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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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애 의지 희망 사랑 믿음 소망 살아가야지 포도 붉은 피로 목을 축이는 그런 이미지 체 게바라 박정대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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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완강하고 미학은 유약하다
함성호 꽃들은 세상을 버리고 너무 아름다운 병
문태준 개복숭아나무 맨발
박정대 안녕하세요 투르니에씨 아무르 기타
이원 서울의 밤 그리고 주유소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이근화 공놀이 리터피아
진이정 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 2 거꾸로 선 끔을 위하여
황병승 에로틱파괴어린빌리지의 겨울 파라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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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솔 감정의 고독 박정대 거리에는 부드러운 바람이 불었다 나는 볼보 트럭을 타고 아주 먼 곳에서 달려와 또 다른 먼 곳으로 가고 있었다 우주로 통하는 공중전화 부스 앞에 잠시 그대는 멈추어 서 있었다 오른손엔 필터 없는 골루아즈 담뱃갑이 들려 있었고 왼손 엄지와 검지는 열린 담뱃갑 사이로 보이는 담배에 닿아 있었다 와이셔츠 왼쪽 가슴께에 달린 주머니엔 고독이 가득하였다 그 주머니 안쪽에서는 아마 그대 심장이 뛰고 있었을 것이다 얇은 티셔츠 위로 보이던 목선과 턱선, 다문 입의 침묵이 얼굴의 배후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때 정면을 응시하던 눈동자는 무엇을 보고 있었는가 풍성한 머리카락보다 더 많이 돋아나 있던 상념들 나는 볼보 트럭의 내면에 앉아 먼 곳으로 가다가 목화밭의 고독 속에 앉아 있는 그대를 보았다 공중전화 부스의 소화기 너머론 무한을 향해 고독의 목화밭이 펼쳐저 있었다 그때 나는 어딘지도 모를 아주 먼 곳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그대의 이름을 중얼거렸는지도 모른다 녹색의 주우제 고요히 수놓인 그대 이름을 그렇게 나직이 중얼거렸는지도 모른다 그때 거리에는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대의 등 뒤에는 우주로 통하는 공중전화 부스가 있었고 수화기 너머론 목화밭의 고독이 무한을 향해 펼쳐져 있었다 담배를 피워 물기 직전의 그대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시집:『체게바라 만세』(실천문학사, 2014)
2017.04.1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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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 애인이지요’, 박정대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나의 가슴에 성호를 긋던 바람도
스치고 지나가면 그뿐
하늘의 구름을 나의 애인이라 부를 순 없어요
맥주를 마���며 고백한 사랑은
텅 빈 맥주잔 속에 갇혀 뒹굴고
깃발 속에 써놓은 사랑은
펄럭이는 깃발 속에서만 유효할 뿐이지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복잡한 거리가 행인을 비우듯
그대는 내 가슴의 한복판을
스치고 지나간 무례한 길손이었을 뿐
기억의 통로에 버려진 이름들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는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맥주를 마시고 잔디밭을 더럽히며
빨리 혹은 좀 더 늦게 떠나갈 뿐이지요
이 세상에 영원한 애인이란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 애인이지요’,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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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들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밖에는 밤새도록 눈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가면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에 닿곤 했지, 산뚱 반도가 보이는 그곳에서 너와 나느 한 잎의 불멸, 두 잎의 불면, 세 잎의 사랑과 네 잎의 입맞춤으로 살았지, 사랑을 잃어버린 자들의 스산한 벌판에선 밤새 겨울밤이 말달리는 소리, 위구르, 위구르, 들여오는데 아무도 침범하지 못한 내 작은 나라의 봉창을 열면 그때까지도 처마 밑 고드름에 매달려 있는 몇방울의 음악들, 아직 아침은 멀고 대낮과 저녁은 더욱더 먼데 누군가 파뿌리 같은 눈발을 사락사락 썰며 조용히 쌀을 씻어 안치는 새벽,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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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는 너무 심심해 오래된 항아리 위에 화분을 올려놓으며 우리의 사랑도 이렇게 포개어져 오래도록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우젓 장수가 지나가든 말든 우리의 생이 마냥 게으르고 평화로울 수 있는 일요일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 날씨 속에 그녀가 있다 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는가 그녀는 왜 그 시간만 되면 그 노래를 듣는가 어째서 고독은 나의 힘이고 빗방울들은 고독보다 힘이 센가 날씨와 생활은 어쩌자고 같이 붙어 있는 건가 나는 왜 비가 내리는 날이면 직장에 가기 싫고 직장에 가기 싫은 날에는 왜 생활도 함께 싫어지는가 날씨 때문에 생활을 버린다면 그 날씨는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생활이 왜 중요한가, 왜 중요해야만 하는가 나는 자꾸 살고 싶은데 생활을 버리면 왜 자꾸만 죽어가는가 그런데 도대체 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는가 그 노래만 들으면 나는 왜 자꾸 그녀가 생각나는가 그녀는 왜 날씨와 함께 오는가, 그녀는 왜 생활과 함께 가는가 생활은 왜 사랑이 되지 않는가, 생활이 사랑이 되는 나라는 없는가 날씨와 생활과 사랑이 음악처럼 함께 젖어드는 저녁의 나라는 어디에 있는가. 그런데 도대체 나는 어쩌자고 그녀를 사랑하는가 나는 왜 생활처럼 끝내 그녀를 사랑하는가 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는가 사랑은 왜 날씨 속에 있는가. 3.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밖에는 밤새도록 눈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가면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에 닿고 했지 산뚱 반도가 보이는 그곳에서 너와 나는 한 잎의 불멸, 두 잎의 불면, 세 잎의 사랑과 네 잎의 입맞춤으로 살았지 사랑을 잃어버린 자들의 스산한 벌판에선 밤새 겨울밤이 말달리는 소리 위구르, 위그르 들려오는데 아무도 침범하지 못한 내 작은 나라의 봉창을 열면 그때까지도 처마 끝 고드름에 매달려 있는 몇 방울의 음악들 아직 아침을 멀고 대낮과 저녁은 더욱더 먼데 누군가 파뿌리 같은 눈발을 사락사락 썰며 조용히 쌀을 씻어 안치는 새벽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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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속에 그녀가 있다
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는가
그녀는 왜 그 시간만 되면 그 노래를 듣는가
어째서 고독은 나의 힘이고 빗방울들은 고독보다 힘이 센가
날씨와 생활은 어쩌자고 같이 붙어 있는 건가
나는 왜 비가 내리는 날이면 직장에 가기 싫고 직장에 가기 싫은 날에는 왜 생활도 함께 싫어지는가
날씨 때문에 생활을 버린다면 그 날씨는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생활이 왜 중요한가, 왜 중요해야만 하는가
나는 자꾸 살고 싶은데 생활을 버리면 왜 자꾸만 죽어가는가
그런데 도대체 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는가
그 노래만 들으면 나는 왜 자꾸 그녀가 생각나는가
그녀는 왜 날씨와 함께 오는가, 그녀는 왜 생활과 함께 가는가
생활은 왜 사랑이 되지 않는가, 생활이 사랑이 되는 나라는 없는가
날씨와 생활과 사랑이 음악처럼 함께 젖어드는 저녁의 나라는 어디에 있는가.
그런데 도대체 나는 어쩌자고 그녀를 사랑하는가
나는 왜 생활처럼 끝내 그녀를 사랑하는가
나는 왜 그녀를 사랑하는가
사랑은 왜 날씨 속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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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서 영원까지 박정대
말갈이나 숙신의 언어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고독이 무릎처럼 내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그대는 솔리튀드 광장이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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