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417 [IG] denicheur.official: 한 벌의 맞춤 의상이 나오기 까지 우리는 그 하나를 위해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시간과 재능. 자원을 투입한다 .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
그들의 의견이 잘 반영 되어 있는가?
기존의 디자인들을 많이 모방하였는가?
계속되는 생각과 의견수렴. 소요량의 몇 배가 넘는 자재의 투입 그리고 작업.
이 작업은 처음부터 결정이 되어 진행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반반. 장식이 많은 의상이라면 또 다시 위의 고민들을 반복하며 하나의 오브제를 디자인하여 얹기전 까지 많은 생각과 망설임의 과정을 거친다 .
그래서 ... 우리 옷의 결과물은 어떤 경우 주인공이 입기 전까지 우리에게 걱정과 불안으로 남기기도 한다..
너무 멋지게 입어줘서 넘 고마워요~
🌹custom made for 더 로즈 이하준
🌹fashion director 로이백
designed by DÉNICHEUR SEO SEUNG YEON
#더로즈 #코첼라 #데니쉐르 #데니쉐르바이서승연 #하준 #이하준 #hahoon
#therose #denicheur #coachella #Dénicheur
2023. 06. 02 금요일 저녁 6시 리셉션
예약후 방문해주세요💝 (스토리 링크)
<ESSENCE OF HAPPY>
PEIYUUUUE
seoul solo exhibition
@peiyuuuue 페이유 개인전
기간 2023.6.3~6.25
시간 13:00~21:00
장소: 워터마크 갤러리 @gallery_watermark
서울특별시 용산구 새창로 14길 8
"행복"은 정신적인 지침에 모든 사람들이 이상적인 상태를 필요로 하며, 행복과 삶의 세부사항을 탐구하기 위해 페이유는 2018년도 부터 ”happy” 시리즈를 이어왔다.
책, 그림, 조각 그리고 가끔 베이킹으로 귀여운 작업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peiyuuuue
그녀의 작업은 언제나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보는이에게 가장 순수한 행복의 감정을 느낄수 있도록 한다.
이야기가 담긴 페이유의 작업은 일상에서의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보여주며 그것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the essence of happy”
"행복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주고, 그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
해피의 세상에 들어오라는 초대장을 받았다면,
1층에서 4층까지 이야기처럼 뻗어나가며 디저트와 커피를 즐기고 최상층에서 행복의 본질을 찾고 휴식을 취하세요.
" 나는 내 손으로 세상을 만듭니다. 빛이 있습니다. 태양입니다. 길이 있어요, 꽃들로 가득할 거예요.
여러분이 길을 잃었을 때, 행복은 여러분의 곁에 있을 것이고, 여러분을 안내하고, 여러분의 손을 잡고, 여러분을 위해 응원하고 노래할 것입니다. ”
도사님 스타일 티칭 프로님에게 레슨 받는 곳은 스크린 골프 작은 방이에요. 밀실 같은 공간에서 1대1 교습받는 사람은 저말고도 많이 있구요. 그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그들만이 알겠죠?
첨부터 이 분이 제몸에 손댄것은 아니고 자주 레슨받으면서 불가피하게 자세 교정해주시다보니 자연스레 터치가 시작됐어요. 공개된 장소에서 레슨하는 분들 중에 여성 수강생에겐 지휘봉 같은 것으로 포인트 짚어주는 프로 있다고 하는데, 바디턴인지 보지턴인지.. 골반에 강한 회전을 주는 포인트, 리듬을 찾는 민감한 작업은 직접 손을 대지 않고는 레슨이 어렵죠.
첫날은 제 샷을 점검하고 니즈가 뭔지 확인했고요. 도사님 자기 경력 소개하고 힘빼고 체중이동하면서 골반 돌리는 시범샷 몇번 보여주셨죠. 투어 프로들의 그림같은 동작은 아니었지만 탄탄한 남성미가 느껴지는 스윙이었어요.
첫날 레슨에서 이 분이 성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다는 걸 느꼈는데요. 힘빼고 그립잡으라는 얘기는 보통 달걀이나 살아있는 참새 쥐듯 가볍게 잡으라고 하는데 이 분은 처녀가슴 만질때처럼 이라던지, 완벽한 샷의 임팩트는 남자가 사정할 때의 짜릿함 같다던지... 듣기에 따라 성희롱이 되는 표현을 쓰시더군요. 제가 정색하기는 커녕 웃으며 재밌어하니 도사프로님도 제가 개방적인 스타일이라는 거 느끼셨겠죠.
레슨 받다가 직접 레깅스 위지만 손날을 세워 보지살 사이를 파고든 날은 제가 유독 얇은 레깅스에 팬티라이너를 떼고 간 날이었어요. 여전히 충만한 애액으로 팬티라이너는 필수지만 그날은 끈팬티에 팬티라이너 붙일 면적도 나오지 않아 거의 맨살에 스타킹 같은 얇은 레깅스 차림이었죠.
어드레스 하고 있으면 뒤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자세 봐주시는데 시선이 계속 엉덩이 사이에 있다는 걸 느꼈더랬죠. 다리 사이에 젖은 흔적을 보셨을지도 모르겠는데.. 도사님 손길을 대음순 사이로 느끼며 본격적으로 애액에 젖어버리니 보지턴이 한층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지는 착각(?)을 하게 되더군요. 잘한다 잘한다 칭찬도 한 몫 했을거구요.
담날 다시 와이존에 도끼자국 흔적 안 생기는 레깅스 입고 가니 좀 삐진(?) 듯한 표정이 귀여웠네요^^
12년 전 교복입고 유학준비를 한다고 화실에 나갈 무렵부터 알고 지낸 사람 몇몇이 여전히 독일에서 살고있다. 최근에 매달 첫 목요일은 시내의 박물관 입장이 무료라는 정보를 얻고 미루고 미뤘던 발걸음을 향한 곳에서 그 중 한 명을 만났다. K는 입구에 서있었다. -잘 지내셨어요, 알바 중 이세요? -네, 꾀 오래전부터 하고 있어요. -하루종일 서있는 거예요? -네. K는 이 시설은 시립이 아니라 무료입장이 불가하다고 했다. 나는 대뜸 요새 하고 있는 고민을 꺼냈다. 베를린으로 갈까봐요. 컨텐츠 제작쪽 취업 생각하면 한국도 매력적이라고 느껴져요. 나는 소모되고 싶어요. 그러기에 한국이나 미국만큼 적당한 곳은 떠오르지 않네요. -작업은 이제 안하세요? 나는 어느순간부터 내 작업을 하며 얻는 만족감보다 친구들의 작업을 도와주며 오는 보람이 더 컸고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개발하고 실현 하는데 판을 까는 제작자/매니저로 역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점점 작업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 뜸 해진다고. 하고싶을 때 하는 주의로 작업을 해도 꾸준히 무언가가 나왔었는데. 예전에 작업 진짜 좋아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K가 말했다. - 아 그때 화실 다닐때 제 회화작업 이요? 학교 들어가고 나서 미디어로 빠지고 그림은 안그렸어요. 그때 생각해보면 참 아카데미에서 브레인 워시를 많이 당했죠. 그리고 난 제작년에 잠깐 서울의 소공간에서 개인전을 했을 때 찾아와 준 J를 떠올렸다. 너 잘될 줄 알았어. 그때 너 작업 진짜 좋아했어. 그도 이렇게 말해주었다. 그때 나는 18살이었고 매일매일 몇시간을 내멋대로의 그림을 그렸었다. 잠재된 가능성으로 꽉찬 삶을 고대하던 시절. 이루고싶은것을 이루리라 확신했던 시절. 규정하는 태도를 비판하며 양자역학과 카렌바라드의 신유물론을 쫓을 때는 언제고 스스로는 잔인하고 모질게 규정하려고 하는 지금의 내 자신을 인지한다. 나는 자꾸 분류하려 하고 지정되고 싶어하는것을 멈추어야한다. 이걸로 흐르고 섞이는 것을 복구�� 엄두가 안날만큼 잘라버릴테니까.
I just wanted to let you all know that I’m back with a quick update.
I’ve had to close commissions again since I recently started a new full-time job and no longer have time to work on them. However, I will continue creating content for this page for everyone to use.
I’m currently working on and organizing two massive content packs: one featuring a traditional Korean palace and the other a modern Korean convenience store. This is why I haven’t uploaded anything in months. These projects, along with working on my own game, have taken up much of my time. I’ll be sharing more photos of these upcoming content packs soon.
I want to thank you all for your continued support. As I work on everything by myself, it does take more time to complete these packs. Each pack will include over 100 detailed items, allowing you to build a fully functional traditional Korean palace and a modern Korean convenience store.
Additionally, I’m working on a build/world that will feature a recreation of a traditional Korean palace and its accompanying buildings. Given the complexity and detail involved, I hope you understand why it’s taking so long.
In the meantime, I’ll continue to release small bits of content when possible. Thank you all for your patience and understanding. If you have any questions, please feel free to ask.
Korean: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의 복귀 소식과 함께 간단한 업데이트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최근에 새 직장에 풀타임으로 근무하게 되어, 다시 커미션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커미션 작업을 할 시간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콘텐츠는 계속 제작할 예정입니다.
현재 전통 한국 궁전과 현대 한국 편의점을 주제로 두 개의 대규모 콘텐츠 팩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몇 달 동안 아무 것도 업로드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와 제 게임 작업이 제 시간을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곧 이 콘텐츠 팩들의 사진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계속해서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작업을 혼자 진행하다 보니 이 팩들을 완성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합니다. 각 팩에는 100개 이상의 상세한 아이템이 포함되어, 완벽하게 기능하는 전통 한국 궁전과 현대 한국 편의점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전통 한국 궁전과 그에 딸린 건물들을 재현한 빌드/월드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이 작업은 복잡하고 세부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가능할 때마다 작은 콘텐츠를 계속해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인내와 이해에 감사드리며, 질문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문의해 주세요.
*The Chinese translation could be a little wrong as my Chinese is not advanced enough yet I needed help from a translator. Thank you for your understanding.
세상을 바꾼 천재성과 삶을 바꾼 고통, 『Dark Hero of the Information Age』
In Search of Norbert Wiener the Father of Cybernetics
Flo Conway & Jim Siegelman
Basic Books, 2006
- 보통 한 번에 읽는 책은 네 그룹으로 나누는데, 우선 공부하고 싶어서 읽는 책, 다음은 편하게 집에 앉아 쉴 때 보는 책, 출, 퇴근이나 외부에서 시간을 보낼 때 읽는 책, 마지막은 화장실에 때 들고 가는 책이다. 당연히 그룹을 나눌 때 선택이 중요한데 외부에서는 무거운 책을 읽기 어렵고, 화장실에서는 호흡이 긴 책을 읽기 어렵다. Wiener의 삶을 다룬 이 책은 그 중 출, 퇴근용. 분류에서 짐작하겠지만, 책은 사이버네틱스에 대한 정교한 논의나, Wiener의 학문에 대해 상세하게 정리하는 책은 아니다. 그보다는 Wiener라는 독보적인 학자의 삶과 그 삶에서 힘들게 구성한 연구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 책은 날줄과 씨줄로 두 가지 이야기를 한다. 하나는 8세부터 천재로 알려진 Wiener가 11세에 대학을 들어가 ‘인간의 도달할 수 없는 지식의 존재’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 확률론을 거쳐, 미래 예측을 위한 모델과 (스승이었던 러셀과 같은 논리실증주의의 진리에 대한 주장을 거부하고) 피드백을 끌어들인 새로운 논리학을 만들고, 마침내 사이버네틱스라는 새로운 사고에까지 이르게 되었는가를 다루는 학문적 이야기다. 다른 하나는 천재를 키우겠다는 맹목적인 부모의 교육적 폭력과 통제 앞에서 무능에 대한 공포 속에 살아야 했던 어린 시절, 이런 트라우마 속에 겪어야 했던 사회적 고립, 부모가 기획한 코스에 따라 공부하고 결혼까지 부모가 정해준 여성과 해야만 했던Wiener의 전반기 삶. 유대인에 대한 배척 분위기가 팽배했던 미국 학계의 분위기 속에서 겪어야 했던 무시, 그리고 아내가 만든 수많은 인간 관계의 문제들, (독일계 아내는 열렬한 나치 지지자였고, Wiener와 주위 동료 사이를 끝없이 갈라서게 했���) 여기에 부모의 교육 방식에 따라 키워져 자신보다 더 천재라 평가되던 동생이 정신병으로 병원에서 삶을 마무리한 경험까지, Wiener의 삶을 지배하던 온갖 트라우마와 절망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이런 날줄과 씨줄이 엮여 만들어 내는 장면은 우리의 인생처럼 때로는 희극이고, 때로는 비극이다. Wiener가 보여준 기행들은 표면적으로는 ‘천재’인 그의 면모로, 그 바탕에는 정신적 문제라는 고통의 희화화다. 머리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한 없이 MIT의 회랑들을 돌아다니다, 어느 순간 다른 교수가 수업 중인 강의실에 뛰어들어가 칠판 가득 생각했던 걸 정리하고 나가거나, 컨퍼런스에 가서 맨 앞 줄에 앉아 졸다가, 갑자기 깨어나 논문에 대한 코멘트와 그걸 한 단계 발전시키는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모습 등이 천재의 일화처럼 그려진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그의 모습은 많은 당대 학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주고, 결국 Wiener의 이야기는 “대단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혹은 “당대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공허한 주장” 등으로 폄하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이름들이 (Wiener 중심의 이야기라 그럴 수도 있지만) 어떻게 Wiener의 이론을 이해 못하고, 무시하고 방치하거나 심지어 영감과 아이디어를 가져다 쓰면서도 정작 Wiener의 기여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하지 않는 지 이야기된다. 여기에는 전형적인 이기적 관료로 그려지는 Vannevar Bush, Wiener의 이론을 훔쳐 쓰면서도 정작 온전히 기여를 밝히지 않는 정보 이론의 아버지 Claude Shannon이 등장한다. 그리고 Wiener와 동시기 미국의 수학자, 철학자들이 얼마나 유럽의 이론적 성장을 따라잡지 못하고, Wiener 이론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했는가에 대해서도 길게 이야기된다.
- 하지만 이런 모든 문제가 그들의 탓 만은 아니라는 것이, Wiener의 (그리고 아내의 악의적 조언에 의한) 변덕이 이들을 자신의 주위로부터 배제하고, 인간적 관계를 파탄 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양상의 가장 큰 사례는 사이버네틱스 이론의 탄생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피드백과 순환 논리를 통한 정보 처리’라는 새로운 시각을 통해 모든 이론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낸 Wiener와 이런 사고 방식의 가치를 인식한 학자들의 연구 공동체가 꾸려졌다. Warren Sturgis McCulloch나 Walter Pitts와 같은 이들이 함께 한 이런 연구 작업은 결국 Wiener가 이들을 오해하고 비난하며 끝장이 나게 되었다. 그래도 이런 작업을 통해 이후 사이버네틱스 이론, 마투라나와 바렐라 등의 오토포이에시스 이론, 폰 푀르스터의 제2계 사이버네틱스이론, 루만의 사회시스템 이론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Wiener의 기여는 이런 그의 인간적 결함에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 그러나 동시에 이런 그의 비사회성과 변덕은 동시에 권위에 대한 불복종, 관료적 연구 태도에 대한 불신, 나아가 지식을 독점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한 거부라는 그의 정치적, 철학적 태도로 이어진다. (이미 그의 비사회성과, 아내의 친 나치 행보로 2차 세계 대전 중에도 중요 연구 프로젝트에서 배제되었지만) 그의 이런 정치적 입장은 지식은 공유되고 함께 인류를 위해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고, 제3세계 학자들이나 심지어 사회주의 국가의 학자와의 교류도 적극적으로 수행하게 되었다. 당연히 이런 그의 태도는 냉전 기간 미국을 거슬리게 하였고, 그는 이후 지속적으로 정부 펀드에 의한 연구나 과학의 군사적 사용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여 이런 적대감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이런 그의 태도는 미국 주류 학계에서 그의 이름이 사라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컴퓨터 이론, 정보 이론, AI까지 Wiener가 영감을 던지고 뼈대를 만든 모든 영역에서 그의 이름 대신, 그에게서 영감을 얻어간 이들이 대표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였다. - 누군가의 전기를 읽는다는 것은 그의 저작 밑에 깔린 무언가를 발견하는 작업이라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Wiener의 전기는 저자들의 글재주가 너무 뛰어나서인지 Wiener가 겪어야 했던 고통이 그리고 그의 고립감이 너무 생생해 무척이나 불편한 순간이 많았다. 다만 그의 놀라운 영감, 그것이 지금 우리의 디지털 세계를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알아 나가는 재미는 이런 불편함을 넘어설 만큼 충분했다.
키의 석사 졸전 직전에 하는 Rundgang2023 작업을 위해 한파에 동대문과 을지로를 발품팔아 뛰었다. 수의를 만드는 삼베천에 키의 사진을 대형 프린트하는 작업이었는데 수의 만드는 천은 어찌나 많은지 한 6가지로 추려서 A4 사이즈로 잘라서 하나하나 샘플로 뽑아보고 키한테 컨펌받고 본 작업을 위한 2500*1500 천을 구매한 뒤 접으면 인쇄가 잘 안된다고해서 롤로 말아서 들고 다녔다. 삼베라 천 자체의 질감 때문에 인쇄 중에 헤드에 천이 닿아 잉크가 새는 리스크가 있어서 프린트 사장님께서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고 하셨다. 그럼에도 진행해주시고 완벽하게 프린트해주셔서 고마운 마음과 죄송한 마음을 담아 연리희재 개성주악 세트도 드리고..! 롤로 다시 말아 집에 가져온 뒤 우체국 국제 특송 EMS로 키의 크리틱 일주일 전에 독일로 발송하여 크리틱 전에 키가 받을 수 있게 했고 룬드강은 잘 마무리 됐다. 키한테 작업 설명 요청도 많이 오고 다음주는 한 미술관과 에디션 판매에 대한 미팅도 있고 개인적으로 구매를 원하는 연락도 많이 온다고 한다. 그리고 일리노이 대학 교수가 미국에 와서 더 공부할 생각 없냐고 있다면 편하게 연락하라며 키에게 명함을 주고 가셨다. 러브콜 받는 키를 보니 내가 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독일 친구들 말로는 키가 없을 때도 키의 작업을 묻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독일 친구들도 키가 학교에 갔더니 모두 키가 자랑스럽다며 껴안고 난리났다고 한다. 솔직히 같은 반 친구가 잘되면 잘되서 축하하는 마음과 더불어 질투 어린 시선으로 사람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데 온전히 자기 일처럼 축하해주는 키의 클래스 친구들이 참 착하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이랑은 참 다르군. 심지어 키는 이들한테 외국인인데 말이지.
키가 작업을 열심히 하니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겼는지 키네 학교 힙스터인 이 친구가 키를 그렇게 잘 챙겨줬다고 한다. 이 친구는 발렌시아가 모델도 했었다는데 마음 씀씀이도 예쁘다. 키 주변엔 멋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기운을 이어 졸전도 키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해내길.
물론 잘 하겠지만!
처음만난 2017년도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변해가는 인생관을 키의 곁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참 좋다. 24살의 순수한 대학생에서 건장한 성인 남자로 성장하는 키의 등을 바라보는 게 연애를 하는 와중에 내 소원이었는데 말이다. 이젠 더 나아가 가정을 책임지는 남편으로서의 키의 등도 볼 수 있을까? 아직 조심스럽지만.
우린 운이 좋게 인생의 격동기에 연인으로 만나 서로의 성장과정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고 의지하며 건강한 연애를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서로의 자서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6년을 만났는데 권태기없이 언성높이는 싸움없이 이렇게 꾸준하고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지? 항상 생각하지만 우린 정말 태어나기전부터 알았던 사이 같다. 24일이면 키가 잠깐 한국에 들어온다. 한달 정도의 시간이지만 한국에서 귀엽게 추억 만들 거 생각하니 또 설렌다.
류이치 사카모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물론 진짜 덕후들에 비해 나는 그저 그냥 아는 사람 정도겠지만..) 이 사람이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 그것도 얼마나 순수하게 대하는지 알 것이다. 2년 전 인가, 완치되었던 암이 재발되었다는 소식에 남 몰래 마음이 쓰라렸는데, 와중에 음악 작업은 쉬지 않고 하길래 이 양반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래도 좀 괜찮나 보다 하는 안도감도 들었었는데. 괜찮은 게 아니라 아픈데도 그냥 계속하는 거였나 보다. 아픔이 주는 고독과 서러움 혹은 무서움 속에서도 음악을 계속할 수 있던 건 음악에 대한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의 힘듦을 치유하고 잊기 위해서였을까. 내 짧은 생각으로는 어느 하나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나는 이것도 전부 다 음악에 대한 순수한 마음이었으리라 본다. (그리고 거장이 괜히 거장이 아니란 생각도)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말을 가장 좋아했다던데, 그래서 이렇게 짧게 살다가나. 내가 가장 힘든 날 찾아들었던 노래들을 당분간은 쉽게 듣지 못할 것 같다.
230216 shinee_atoz KEY X DHL ‘토끼展: The Rabbit Universe’전시공간을 채우고 있는 음악은 ‘Killer’ 의 리듬악기, 베이스 등 사운드 소스를 활용하여 전시 컨셉에 맞게 바꿔봤는데요,편곡 작업은 2023년 한국대중음악상 / 최우수 일렉트로닉음반, 노래 두 부문에 수상후보로 이름을 올린 @pierreblancheofficial 팀이 함께 해주셨습니다.From. 모리집사님#키#KEY#Killer
[trans] The music filling the exhibition space of KEY X DHL's "Rabbit Universe" was changed to suit the exhibition concept using the rhythm instruments and bass of "Killer." The compilation was composed by the @pierreblancheofficial team, who was nominated for two categories: 2023 Korean Popular Music Awards/Best Electronic Album and Song.From. Mori #Key #KEY #Killer
부활절 휴일이 껴서 날짜 계산을 해보니 3월 마지막주 첫머리에 보내야만 건너가 제때 이삿짐을 소포를 받을 것 같았다. 예상보다 더 빠른 30일에 열쇠도 받지 않은 집에 소포가 도착해버렸는데 6박스중 2개만 먼저 왔다는 것에 의문을 갖진 않았다. 31일 열쇠를 양도받았고 1일 앞으로 나의 집이 될 곳에 들어가 첫째 밤을 보냈다. 플랫메이트 2명중 1명은 장기여행을 가 없고 1명은 주말에 애인네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세명이 사는 집을 혼자 쓰는 기분이 들었고 참 좋았다. 전에 내가 살던 모든 집들을 포함해 제일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어느 쪽이 동쪽이고 서쪽인지 확연하게 햇빛이 내내 잘들어오고 천장이 높고 부엌엔 식기세척기, 오븐, 냉장고, 냉동고 필요한건 다 있다.
한 수요일쯤인가, 내 이삿짐들이 쾰른으로 반송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미치고 팔짝뛰며 DHL에 전화를 걸었고 그들은 정말 칼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반송되는 것이다.' 딱 잘라 말했다. 푸아..내가 이런 기관은 무자비하게 유연하지 못하다는 것을 잊고있었네 한탄했다. 반송의 이유는 무게초과인데 이사박스를 보내기 전 정확한 무게를 재지 않으면서 '초과되면 청구하겠지' 방심한 내 자신아..
쾰른의 구-플랫메이트가 어찌저찌 신경 써주기로했는데 이 친구가 책임질 일도 아니고 바쁜데 귀찮은 일 만든 것 같아서 너무 눈치보인다. 이사박스가 멀쩡히 도착해야 할 텐데 그럴리가 있나. 아, 그 안에 있는 가죽자켓 입고싶다. 들고 다닐 가방도 없어. 커튼 달고 싶다. 이불보도 바꾸고 싶다.
우당탕탕 일주일이 흐른 것 같아도 주말은 주말이었다. 토요일엔 햇빛이 여름의 것과 같았다. 나는 지난 달 한 전시회의 가이드 알바를 구해놨었고 설레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오전 내내 할 말들을 정리하고 연습을 하다 첫 투어를 진행하기 위해 그곳을 향했다. 안타깝게도 찾아온 사람들이 적었고 가이드를 원하는 사람이 없었다. 거기 앉아있다가 그날 만나기로 한 친구와도 약속이 깨졌고 음, 아무래도 좋다. 날씨가 좋으니까! 하고 조금 걸었다. 말을 하는 작업은 계속 할 수록 여유가 생기고 실력이 늘텐데 일주일에 1번 있는 스케쥴인데 이렇게 취소까지 되니 실망스럽기는 했다. 왠지 맥주를 마시고 싶었고 그러고 보니 베를린 와서 첫 주말인데 혼자 집에 있으면 처량해질 것 같았으나 당장 누굴 만날까 생각하니 피곤해졌다. 집에 누워 이런저런 것들을 시청하며 토요일을 보냈고 일요일, 어제는 부엌을 하루종일 파워클리닝했다. 애인이랑 주말을 보내는 플랫메이트는 오늘 저녁에야 들어오겠지.
인테리어를 신경써서 하고 싶은데 주머니 사정이 걸리는건 내가 broke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베를린오면서 집 값이 이전 세의 반 이상 올랐다. 제동을 풀려면 많이 벌어야한다. 지난 주 동안 카르마를 다시 되세이게 되는 사건들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 냉동고를 청소하다가 어묵이 있길래 하나쯤은 먹어도 모르겠지 하고 간사한 마음이 하나를 집어 냄비에 후닥 넣어버렸다. 곧바로 달걀을 꺼내다가 하나가 뚝 떨어져 버렸다. 내가 달걀을 떨어뜨려 깨는 일은 거의 처음이다 할 시피 일상에서 없는 일이다. 그렇게 떨어진 계란을 담아 버리면서 남의 것을 탐내지말라 취하지말라 내 것 하나 이상은 사라지리 라고 되뇌었다.
신나는 일, 방을 취향대로 꾸미는 일 모두 서둘러 '끝'내려는 마음을 버려야한다. 넌 시작과 마침으로 지나치게 도식화하는 경향이 있어.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 2009) ─dir. Sidney Arthur Lumet
ⓒWATCHA
/ 명작. 진입 장벽은 조금 높은 편이다. 초반에 자극적인 노출(...) 장면 있으니까 성인분만! 되도록 혼자! 보시길 추천하고요. 모두 성인이어도 가족끼리 단란하게 볼 영화가 아닌 건 분명합니다. 그 외에도 총질이 난무합니다. 초반부터 그래서 진입 장벽이 높았던 것.
시나리오 작가가 ‘설국열차’를 쓴 분이라면서요. 정말 잘 썼고, 이야기를 부분 부분별로 조각조각 내서 능숙하게 지그재그 형식으로 끼워 맞춥니다. 범행 당일-범행 하루 전-범행 3일 전-범행 일주일 후, 이렇게. 결국엔 제목 그대로 누군가는 죽습니다. 누가 죽고 누가 죽일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루저들이 흔히 하는 탓이 가정 탓인데 나로선 가소롭다. 야이씨, 안 좋은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사람은 잘만 자라서 성공한다. 자기가 비뚤어진 건 결국의 결국엔 자기 의지지, 부모님 탓하는 것은 딱 선이 정해져 있다. 여기서도 콩가루 집안의 표본을 보여주고요. 그러니까 애초에 착하게 살자고요.
모든 건 돈으로 시작한다. 돈 문제로. 살아가면서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거기서 구렁텅이에 빠질 때 살아나갈 방법을 연구해야지. 똑같이 빚을 몇억, 몇십억 져도 갚은 사람은 갚아서 더 성공하고. 그리고 사람들 틈바구니에 살도록 태어난 이상 인간이란 존재는 고될 수밖에 없다는 걸 또 깨닫고. 어쨌든 거짓은 거짓을 부르고, 살인은 또 다른 살인을 부르고, 악은 악을 부르고. 그걸 잘 보여주는 영화였다.
작가들은 어떻게 시나리오를 처음 시작할지, 그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다. 흠. 나는 계속 어떻게 시도해도 막히고 있거든. 한 소재로부터 뻗어 나가려고 해도 막히고, 한 문장씩 이어가면서 써도 아닌 것 같고, 예전 작업 노트를 살펴봐도 건질 스토리 라인이 없고. 전 작품들에 중복되는 코드를 전부 삭제하고, 지금까지 결과물로써 독자들에게 별 반응이 없던 작품들을 떠올려도 지우고. 요즘엔 ‘지우기’의 연속이다. 이것도 쉬어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할까. 어차피 결혼하면 세 번째 작업은 하게 되겠지만 이 고민을 거의 1년을 지속하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 어디까지가 ‘필요한’ 여유를 부리는 거고, 어디까지가 ‘게으른’ 것인지의 경계를 모르겠다. 그런 상태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 음. 나답지 않아, 나답지 않아. 뭔가라도 시작해야 해. 그런데 시작이 안 돼. (절레절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