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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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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2014
박준수(VAC.브이악)
그녀의 집은 아파트 맨 위층에 있었다. 작은 거실과 작은 식당, 그리고 목욕탕이 딸린 작은 침실 하나가 있는 집이었다. 거실에는 태피스트리를 씌운 가구 한벌이 문간까지 꽉 들어차 있었는데 거실에 비해 가구가 너무 커서 돌아다니다 보면 태피스트리에 짜 넣은,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에서 그네를 타고 있는 부인들 그림에 걸려 넘어질 지경이었다. 벽에는 희미한 바위 위에 앉은 수탉을 지나치게 확대한 사진 하나가 달랑 걸려 있었다. 그러나 멀리 떨어져서 보면 그 수탉은 모자처럼 보였고, 살찐 노부인의 얼굴이 방 안을 향해 웃고 있는 것만 같았다. P.47
내용인즉, 오늘 밤 그의 '보잘것없는 파티'에 왕림해주신다면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나를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오래전부터 나를 방문하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초대장 끝에는 위엄 있는 필치로 제이 개츠비라고 서명되어 있었다. P. 63
그는 사려 깊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 사려 이상을 담은 미소를 지었다. 영원히 변치 않을 듯한 확신을 내비치는, 평생 가도 네댓 번밖에는 만날 수 없는 미소였다. 당신이 이해받고 싶은 만큼 당신을 이해하고 있고, 당신이 스스로를 믿는 만큼 당신을 믿고 있으며, 당신이 전달하고 싶어 하는 최대한 호의적인 인상을 분명히 전달받았다고 말해 주는 미소였다. P. 73
하지만 나는 생각이 느린 데다가 욕망의 브레이크를 거는 내면의 규칙도 많이 지니고 있었다. P. 87
제이 개츠비라는 인물의 모호한 윤곽이 한 인간의 실체로 채워졌던 것이다. P. 145
일 년 중 두 계절이 변화할 때 오는, 신비스런 흥분을 간직하고 있는 서늘한 밤이었다. P.159
포착할 수 없는 리듬이랄까, 오래전에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 잃어버린 말의 파편이랄까. 한순간 어떤 구절이 입가에 막 떠오르려고 하더니 벙어리처럼 입술이 벌어졌다. 마치 놀란 숨을 내뱉을 때보다 더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 말들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고, 내가 간신히 떠올렸던 구절도 영원히 전달할 수 없게 되었다. P.160
"더위는 그냥 잊어버리면 되는 거야." 톰이 성마르게 말했다. "덥다고 짜증을 부리면 열 배는 더 덥다고." P. 179
어두운 다리 위를 지나고 있을 때 그녀는 창백한 얼굴을 내 웃옷 어깨에 나른하게 기댔고, 위안을 주는 그녀의 손길이 느껴지자 서른 살이라는 엄청난 충격도 사라지고 말았다. P.193
지금까지 많은 남자들이 이미 데이지를 사랑했다는 사실 또한 그의 가슴을 더욱 설레게 했다. 그럴수록 그의 눈에는 그녀의 가치가 더 크게 보였던 것이다. 그는 그 남자들의 존재가 아직도 떨리는 감정의 그림자와 메아리로 그 집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P.209
데이지의 집이 다른 집보다 늘 신비롭고 즐거워 보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비록 그녀는 가버리고 없었지만 그 도시 자체에 대한 그의 생각 역시 일종의 우울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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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작가는 자기 세대의 젊은이들, 다음 세대의 비평가들, 그리고 그 뒤의 영원한 미래 세대의 교육자들을 위하여 작품을 써야 한다.
+ '불빛을 쫓는 부나비처럼' 환락과 쾌락을 찾아 헤매는 젊은이들, 톰과 데이지가 보여주는 도덕적 혼란과 무질서와 무책임은 바로 전쟁이 끝난 뒤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방황하던 이 무렵의 시대적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난 평소에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거나 와닿거나 공감이 가거나 느낌이 오는 문장이나 단어를 메모장에 적어두어 별도로 읽어보는 습관이 있다. 내가 쓰는 글이나 아트작업을 할 때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메모들은 아무도 모르게 혼자 간직하는데 처음으로 공개적인 블로그에 남겨본다. <위대한 개츠비>는 우연히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발견하고 부담없이 읽어내려간 소설이다. 편하게 잘 읽어졌고 글자수도 300페이지가 채 안되어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뭔가 블로그에도 부담없이 공개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읽다보면 상황의 묘사력이 좋아 꽤 영상적으로 표현하기(상업영화의 분위기로)가 수월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이 느껴졌는데 마침 영화로도 있다고 한다. 기회되면 찾아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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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 박준수
글 발췌 - F.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옮긴이 - 김욱동
출판사 - 민음사
Typography - vaczunxoo
Words - F.Scott Fitzgerald <The Great Gatsby>
Translation - kim uk-dong
Publisher - minum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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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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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해(LETHARGIC).2014
박준수(VAC.브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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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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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UTOPIA).2014
박준수(VAC.브이악)
색색 가지 술 취한 곡성에
흐린 시선 속으로 나를 인도하네.
    지친 사람들 모두 내게 들어오세요.
슬픔과 걱정 없는 이곳으로.
    (아이는 말하지 않아요.)
(아이는 본능적이에요.)
(아이는 좋은 것을 못 참아요.)
(아이는 모든 것이 새로워요.)
    아이의 모습으로 내게 들어오세요.
생각하지 말아요.
    파도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꽃향기가 나지 않나요?
...나는 너무 나른해요.
당신도 그런가요?
우리는 빛나고 있어요.
행복이라는 걸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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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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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콜로뉴(EAU DE COLOGNE).2014
박준수(VAC.브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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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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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SPRING).2014
박준수(VAC.브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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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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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가위로 오려낸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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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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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 비 우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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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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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 drawing#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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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 drawin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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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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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 Drawin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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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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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ism - 0031. 2018. Ink on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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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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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ism - 0030. 2018. Ink on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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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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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ism - 0029. 2017. Arcrylic, ink and oil bar on canvas. 72.7 x 90.9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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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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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elebration of D-100 days until the 2018 Pyeongchang Winter Olymp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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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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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ism - 0027. 2017. Arcrylic, ink and oil bar on canvas. 72.7 x 90.9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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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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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ism - 0026. 2016. Acrylic and ink on canvas. 30 cm x 3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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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zunxoo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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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ism - 0025. 2016. Acrylic and ink on canvas. 30 cm x 3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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