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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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에 밀리의 서재에서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오디오북 발매 기념으로 시집 LP를 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놀랍게도 나의 댓글이 당첨되었다.
잊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배송됨!!
자축하며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의 짧지만 강렬한 첫 번째 시를 쓰고 읽어보았다.
세상에, 이건 찐친 사이 늘 하는 말 아닌가! (이제 더 이상 학교는 안 가지만 ㅠ)
남자들도 이런 얘기를 하나? ㅎㅎ
그나저나 시인계 아이돌이라는 황인찬 시인님은 시도 좋지만 목소리가 어찌나 멋진지 성우해도 될 것 같다.
괜히 아이돌이 아니구먼 ㅋㅋ
#당신에게이말을전함#황인찬#이걸내마음이라고하자#시집엘피#황인찬LP#문학동네#밀리의서재#도파민디톡스시집LP증정이벤트#너에게들려주는시#poetrytoyou#시#시낭독#시낭송#낭독일기#시필사#손글씨#펜글씨#만년필#마이마르스#나의화성#mymars#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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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214] 강양구, 김기대, 김서령, 김채린, 설재인, 연지원, 이숙현, 이진우, 최승필, 한미화, 황인찬 - 시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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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때문에 죽을 수는 없어서
황인찬
세상에는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좀처럼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사랑한다는 말에 지나치게 많은 의미 를 부여해서 그 말을 좀처럼 꺼내지 못하는 것이다.
어쩌면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은 아닐까?(나는 내 인생의 많은 문제의 원인을 여기서 찾고 싶어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고, 사랑은 주님의 뜻이라서 사랑이라는 관념을 지나치게 큰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 는 것이다. 아무튼 하나님은 사랑이시니 말이다. 타인에게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에는 내가 참 부족한 것이 많다.
물론 그게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다. 나도 이미 알고 있다. 나는 그저 상처받고 싶지 않을 뿐이다. 기대가 클수록 기대가 좌절되었을 때의 고통도 커지는 법이고, 사랑을 고백한다는 것은 당신과 내가 깊이 연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숨김없이 드러낸다는 뜻이다. 그런데 사랑이란 결국 좌절되고 실패하는 것 아닌가. 내게 사랑한다는 말은 결국 깊은 고통을 겪으리라는 뜻과 다름없었다. 그러니 나는 사랑한다는 말을 좀처럼 하지 못했다.
말하지 않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말하지 않으면 사랑이 좌절되어도 좌절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말할 수 없다. 사랑한다 말하면 고통받을 테니까.
이것이 나의 젊은 날을 지배했던 정서다. 나는 너무 많이 기대했고, 너무 자주 좌절했으며, 더는 실망하기 싫어 요망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좌절과 실패가 그다지 두렵지 않다 는 생각이다. 갑자기 없던 용기가 생겼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삶에 너무 많이 깎여나가 좌절도 실패도 익숙한 친구처럼만 느껴진다는 뜻이다.
밥은 하루에 두 번 먹으면서, 실망은 하루에 세 번 쯤 손쉽게 해버리는 것이 요즘 나의 삶이다. 작은 좌절과 실패에 예민하게 떨던 이십 대 청년으로 더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도 절실하게 느낀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고 최승자 시인은 말했지만, 사느니 죽느니 생각하는 것도 버거운 것이 삼십 대의 삶인 것 같기도 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십 대 청소년인 것도 당연한 일이다. 사랑 때문에 죽기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젊은 시절에나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나는 이제 사랑이 두렵지는 않다. 두려운 것은 천장 없이 오르는 서울의 집값뿐이다.
사랑이 삶을 지배할 수는 없지만, 또한 사랑 없이 삶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삶 속에서 배웠다. 요즘 나의 과제는 내 삶에서 사랑의 적절한 위치를 찾는 일이다. 그것은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결코 불가능하다. 집 안에서 가구의 위치를 정하기 위해 이리저리 가구를 옮겨보듯이, 자꾸 사랑한다고 말하고. 사랑에 대해 말하고, 또 사랑해야만 한다. 내가 사랑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랑을 통해 내 삶이 어떻게 동력��� 얻을 수 있는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고민해야만 한다.
어린 시절에는 사랑에 대한 열망이 두려움과 경외의 형식으로 나를 불사르듯 추동했다면, 이제는 사랑과 조금씩 발맞춰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상상한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결 국 사랑한다는 말 앞에서 더는 주저하지 말아야 하리라. 그래서 나는 이제 사랑을 겁내지 않는다. 사랑의 실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굳이 더 잘 실패할 것 까진 없지만, 어차피 앞으로도 실패할 일은 많다. 그냥 하겠다. 또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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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문학상- 황인찬 시인
•영남일보 신춘문예- 이수정 소설가, 성욱현 시인
•구상 시인 따님 구자명 소설가와 종증손자 구자욱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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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에는 바다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이 시는 우리가 그 여름의 바다에서 돌아온 뒤 우리에게 벌어진 일들과 그것이 우리의 삶에 불러일으킨 작은 변화들에 대해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어느 토요일 오후 책장에 올려둔 소라 껍데기에 귀를 대며 거기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부러 확인한다거나, 한 손에 국자와 젓가락을 쥔 채 개수대로 흐르는 물을 하염없이 내려다보며, 갑자기 떠오른 지난 여름의 대화들에 혼잣말로 답해본다거나, 자신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깜짝 놀라게 된다거나 뭐 그런 일들 어느 주말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까맣게 탄 그와 함께 집에 돌아왔을 때, 그의 손에 아름다운 것이 매달려 있었다 "이게 뭐지?" 그가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을 때는 어째서인지 그것을 설명하면 큰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대답하는 대신 함께 저녁을 만들어 먹었던 돌이켜보면 아마 그는 우리가 결국 이 시의 마지막에 끝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날 밤에는 늦도록 잠들지 않았다 즐거웠던 지난 일들에 대해 한참 이야기했다 폭죽 불꽃이 터져 오르는 해변에서 불을 피우며 여럿이 어울려 춤을 추었던 그 밤과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태풍이 찾아와 살풍경한 해변을 웃으며 걸었던 일 따위에 대해 아주 짧았고 그래서 충실했던 날들에 대해 손을 잡은 채로, 손에 매달린 아름다운 것을 서로 모르는 척하며 그렇게 그 장면은 끝난다 이제 이 시에는 바다를 떠올린다거나, 바다에서 있었던 일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과 그 생활 따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이제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여름과 그 바다가 완전히 끝나버렸는데도 아무것도 끝난 것이 없었다는 것에 대한 것이고, 영원히 반복되는 비슷한 주말의 이미지들에 대한 것이고 내 옆에 누워 조용히 잠들어 있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느끼는 소박한 기쁨과 부끄러움에 대한 것뿐
그렇게 삶이 계속되었다
황인찬, 이것이 나의 최악 그것이 나의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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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이 말을 전함 - 황인찬
당신에게 이 말을 전함 - 황인찬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하자 학교에서 봐
#당신에게이말을전함 #황인찬 #이걸내마음이라고하자
[너에게 들려주는 시. 131] @mym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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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skin, so cerulean and
너의 살은 푸르고
그날밤, 바다에서 우리가 보았던 것은
해변의 놀이공원, 부모와 아이 하나로 이루어진 현대적 가족, 요란스럽기만 한 불꽃놀이와 어떤 기대 속에서 몸을 붙여 걷던 연인들
“바다 냄새는 죽은 생물들이 내는 냄새래” 그렇게 말하던 너의 살은 푸르고 짠 냄새가 났지
그날 이후로 너무 푸른 것은 구분할 수 없었다
누군가의 발자국을 따라 홀로 걸었다
이제 해변에는 아무도 없구나
바��가의 텅 빈 유원지,
출렁이는 검은 모래, 죽은 물새때와 영원히 푸른 달빛
“너를 다시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네가 말했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앞에 펼쳐진 밤과 바다가 구분되지 않는다 그것을 지켜보던 두 사람이 구분되지 않고,
너를 생각하는 이 마음이 무엇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해변의 발자국은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나는 천천히 걸어갔다 푸른 밤 속으로
- 황인찬, 사랑을 위한 되풀이
your skin, so cerulean and
what we saw that night by the ocean
was an oceanside fair, a modern family consisting of two parents and one child, a firework consisting of nothing but noise and a pair of lovers that walked with their bodies pressed together with a certain kind of expectation
“the smell of the ocean is the smell of dead animals” as you spoke, there was something briny and cerulean to the smell of your skin
after that day i could no longer distinguish things that were too blue
i walked alone and followed someone else’s footsteps
there is no one on this beach now
an empty amusement park by the ocean,
the billowing black sands, dead flock of birds and an eternally blue moonlight
“i’m glad i could see you again” when you spoke, i could not speak
i cannot distinguish between the night and the ocean that lies spread before me cannot distinguish the two people that were watching it,
i cannot distinguish what this feeling is when i think of you
the footsteps by the beach continued forever i slowly walked into the azure night
- by Hwang In-chan, from An Iteration for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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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병문안을 간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차가운 과일 통조림을 들고 병실에 들어섰다 공기청정기가 끝없이 정화시키는 것들로 좁은 실내가 꽉 찼다
"당신 생각을 오래 했어요 오래전에 나는 아팠어요"
나는 웃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큰 웃음이, 갑작스러운 웃음이 끝없이 정화되면서 좁은 실내가 서서히 침묵의 밑바닥으로 가라앉았는데, 맞은편에 있는 사람은 웃지 않았다 이걸 먹으라고, 죽지 않는 과일을 내미는 손이 있었다 백의의 남자 간호사가 문밖에서 시간이 다 되었음을 알리는 것을 보았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고 그가 물었는데, 죽은 것이 입에 가득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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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종로사가」
앞으로는 우리 자주 걸을까요 너는 다정하게 말했지 하지만 나는 네 마음을 안다 걷다가 걷다가 걷고 또 걷다가 우리가 걷고 지쳐 버리면, 지쳐서 주저앉으면, 주저앉은 채 담배에 불을 붙이면, 우리는 서로의 눈에 담긴 것을 보고, 보았다고 믿어 버리고, 믿는 김에 신앙을 갖게 되고, 우리의 신앙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깊은 곳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되겠지 우리는 이 거리를 끝없이 헤매게 될 거야 저것을 빛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너는 말할 거다 저것을 사람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너는 말할 거고 그러면 나는 그것을 빛이라고 부르고 사람이라고 믿으며 그것들을 하염없이 부르고 이 거리에 오직 두 사람만 있다는 것, 영원한 행인인 두 사람이 오래된 거리를 걷는다는 것, 오래된 소설 같고 흔한 영화 같은, 우리는 그러한 낡은 것에 마음을 기대며, 우리 자신에게 위안을 얻으며, 심지어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게 될 수도 있겠지 너는 손을 내밀고 있다 그것은 잡아 달라는 뜻인 것 같다 손이 있으니 손을 잡고 어깨가 있으니 그것을 끌어안고 너는 나의 뺨을 만지다 나의 뺨에 흐르는 이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겠지 이 거리는 추워 추워서 자꾸 입에서 흰 김이 나와 우리는 그것이 아름다운 것이라 느끼게 될 것이고, 그 느낌을 한없이 소중한 것으로 간직할 것이고, 그럼에도 여전히 거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그런 것이 우리의 소박한 영혼을 충만하게 만들 것이고, 우리는 추위와 빈곤에 맞서는 숭고한 순례자가 되어 사랑을 할 거야 아무도 모르는 사랑이야 그것이 너무나 환상적이고 놀라워서, 위대하고 장엄하여서 우리는 우리가 이걸 정말 원했다고 믿겠지 그리고는 신적인 예감과 황홀함을 느끼며 그것을 견디며 끝없이 끝도 없이 이 거리를 걷다가 걷고 또 걷다가 그러다 우리가 잠시 지쳐 주저앉을 때, 우리는 서로의 눈에 담긴 것을 보고, 거기에 담긴 것이 정말 무엇이었는지 알아 버리겠지 그래도 우리는 걸을 거야 추운 겨울 서울의 밤거리를 자꾸만 걸을 거야 아무래도 상관이 없어서 그냥 막 걸을 거야 우리 자주 걸을까요 너는 아직도 나에게 다정하게 말하고 나는 너에게 대답을 하지 않고 이것이 얼마나 오래 계속된 일인지 우리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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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t @jylib_new —— ✨️✨️✨️✨️ 대박사건!! #책의_도시_김해시 @bookcitygimhae2007 에서 이를 갈고 준비한 2022년 #김해독서대전 작가 강연 라인업 좀 보고 가세요👏👏👏👏 대한민국에 내노라하는 작가들이 김해독서대전을 기념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감동이햐... #김해시 🙊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꼭 참여하시여 함께 자리를 빛���주세요💖 🤍 사전신청 필수 🤍 신청방법 : 강연별 상이❗️ 포스터에 명시한 신청기간 참조, <김해독서대전> 검색후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없이 신청 가능 #김영하 #은희경 #최태성 #김겨울 #김애란 #유진 #이유리 #황인찬 #유은실 #나나 #주성철 #난주(Gimhae, Korea에서) https://www.instagram.com/p/Cjd-ZgfBZjQ/?igshid=NGJjMDIxM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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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올해도 #배우강숙 #전주영화제 갑니드와~~~~🤩😊😉😳😀🥰🥂 감독님 스탭들 배우들 수고많으셨어요. 독립장편 독립영화 #생각의여름 <생각의 여름>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선정!!!! ♥️ 전주에서 첫 상영해요 호호호 #시인 #황인찬 #김예은 #곽민규 #한해인 #오규철 #신기환 #백성철 #강숙 #서유성 #이택근 #김혜영 #김정수 #영화_생각의여름 https://www.instagram.com/p/B-X_A_XJSw8/?igshid=1q8unulac2x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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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씻다가 창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무화과 숲, 황인찬 / 『구관조 씻기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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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새를 묻고 왔다
굳어가는 새를 보며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하고 있을 때,
너는 정원을 청소하는 중이었고
죽어버린 새를
손에 쥐고 있는 내게
너는 뭘 하느냐 물었지
새가 멈췄어,
너무 놀라서 얼결에 그렇게 답해버렸다
그후로 무엇인가
자꾸 멈춰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은 생각일 뿐이야,
그것은 잠자리에 들기 전 네가 했던 말이고
맞아. 그냥 다 생각이야,
이것은 나의 생각이었다
다음 날 아침에도
정원의 나무에는 새들이 많았다
날아가고 또 날아가도
새들이 다시 가지에 앉고,
또 어떤 새는 떨어지고, 그냥 그랬다
- ‘낮 동안의 일’, 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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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끝내야 할까, 그런 고민 속에서 이 시는 시작된다 문이 열리는 것이 좋을까, 영영 닫혀 있는 편이 좋을까, 아니면 문이 열렸지만 아무도 없었다는 결말은 어떨까 ......그런 생각 속에 있을 때, "우리 이야기 좀 하자" 맞은편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려온다면 어떨까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이야기라는 것이 시작되겠지 어떤 목소리는 이야기와 무관하게 아름답고, 어떤 현실은 이야기와 무관하게 참혹하고, 그런데도 이야기를 하자는 사람이 있구나 이야기라는 것은 또 대체 무엇일까 창밖은 어둡고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다 창에는 창밖을 내려다보는 내가 반사되고, 여길 좀 보라는 목소리가 있고, 또 이제 그만 끝내자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런 일이 이어진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어떻게 끝내야 할까, 영원한 폭우 속에 갇혀버린 채로 끝난다면 어떨까, 문을 열고 나가니 전혀 다른 골목에 도착한다면, 어쩌면 영원히 계속되는 이야기로 이야기를 끝낼 수도 있겠지 밖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다 그렇게 끝내면 정말 끝나버릴 것만 같다 "우리 이야기 좀 하자" 이렇게 이 시를 끝내기로 했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네게 말을 건네며
황인찬, 부서져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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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한 마음, 황인찬
지난겨울에는 많이 슬펐습니다 식은 밥을 미역국에 말아 먹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저는 자주 헷갈립니다
숟가락에 붙어버린 미역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입으로 떼어 먹으면 되는 것입니까 아니면 국물에 풀어버려야 하는 것입니까
죄송합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씁니다
......
오늘은 모처럼 일찍 눈을 떴습니다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미역은 생각보다 더 많이 불어납니다 물기를 짜낼 때는 어쩐지 서글퍼지지만
저는 종종 믿을 수 없습니다
저기 눈 속을 뚫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나름의 인생이 있군요 제가 모르는 새에 태어나
또 모르는 새에 죽어버리는 것이군요
부엌에는 저 혼자뿐입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흰쌀이 물속에 잠겨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난겨울에는 많이 슬펐습니다 친척의 별장에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만 그것에 대해서는 달리 말하지 않겠습니다
슬픔은 인생의 친척이라고 합니다 그런 말을 책에서 읽었습니다 그렇다면 인생은 슬픔의 친척이 되는 것이겠지요 친척에 대해 생각하면 어쩐지 죄송해지는군요
증기 배출이 시작된다고 모르는 여자가 말해줍니다
아침은 흰쌀밥과 소고기를 넣은 미역국입니다
흰쌀밥에 미역국은 아��� 맛있고 매우 뜨겁습니다
너무 뜨거워서 잠시 식게 둔 것이
어느새 완전히 식어버렸군요
허옇게 굳은 기름이 국물 위에 떠 있습니다
더이상은 슬퍼지지 않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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