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쿠리오의 집 주소를 찾아 기록 보관소가 있는 스칼라디오 지역으로.
그런데, 출발 전 지도를 펴 보니 마침 화랑 앞에 일곱 번째 동전의 단서가 있다.
이건 줍고 가야지.
이번 동전은 라미르 가문 노동자들이 즐겨 찾던 카페 인근 거리, 아치형 입구를 지나면 나오는 어느 뜰 안에 있다고 한다. 느낌상 여기도 올드 시티 어디쯤이겠군. 앞으로도 올드 시티 올 일은 많을 것 같으니까, 다른 사건 해결할 때 같이 처리하기로 하고.
예상과 달리, 메르쿠리오의 주소 정보는 시청에 없었다. 존에게 '싫어요' 연타 맞고 혹시나 싶어 신문사에 가 봤더니, 역시 이쪽이 정답. 아까 보겔이 화가더러 눈에 띄는 인물이라 했던 것이 결정적 단서였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그의 집은 올드 시티 내 스칼렛 가와 올리브 가 사이, 헤르메스 대로에 있다고 한다.
지도에서 위치를 어림잡아 보면... 대충 이 어디쯤? ▼
다만, 메르쿠리오의 집은 다른 사건에서와 다르게 새 위치 알림으로 뜨지 않고, 주소만으로 알아서 그 집 현관문을 찾아 열어야 한다. 이 사실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엉뚱한 데서 한참 헤맸네.
초회차 플레이였다면 알림이 뜨길 기다릴 것 없이 직접 부딪쳤을걸. 나도 그동안 이 게임의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나 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웬 할머니가 대번에 셜록을 멈춰 세운다. 말하는 품새가 이 건물 관리인, 아니면 건물주인 듯싶다.
재단사 니니 부인부터 시작해, 이상하게 노부인들 앞에서만 기를 잘 못 펴는 셜록. 정중하게 용건을 밝히며 그녀의 협조를 얻어 보려 하지만...
응, 씨알도 안 먹히죠?
그 신문 기사에 왜 사진이 있나 했더니, 셜록이 또 혼신의 연기력을 발휘할 시간인가 보군. 근처 옷가게 가서 메르쿠리오가 입었던 것과 비슷한 의상이 있나 찾아 봐야겠다.
그나저나 이 할머니, 그림 사러 온 손님들 지금껏 다 이런 식으로 내쫓았던 건가? 뭐, 대부분은 화가를 찾기보다 보겔의 화랑 쪽으로 먼저 연락을 했겠지만... 그래도 본인이 알면 피눈물 쏟겠어.
변장용 의상과 소품을 구하러 올드 시티 시장에 들렀다. 옷가게가 어딨었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중, 한 쪽 구석에서 뭔가 흥미로운 대화를 주고받는 두 원주민 발견. 엿들어 보니, 리들리 살해 사건 조사 중에 본 '칼의 기둥' 이 어떤 의미인가 하는 내용이었다.
피의 복수라. 그래서 범인이 거기다 칼을 꽂고 갔군.
셜록의 추측에 따르면, 남은 이야기는 칼의 기둥 근처 군대 막사에서 들을 수 있을 듯하다. 기억해 두자.
시장 안 옷가게에서 메르쿠리오로 변신. 원본과 비교해 보니, 이 정도면 그 깐깐한 할머니도 감쪽같이 속아 넘어갈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노부인은 변장한 셜록을 화가로 착각하고, 그의 부탁대로 예비용 방 열쇠를 내어 준다. 고맙게도, 이 덜렁이 화가는 몇 번이나 열쇠를 잃어버린 전적이 있는 모양이다.
셜록이 감사 인사를 하자, 그녀는 밀린 집세 얘기를 꺼내며 그에게 눈치를 준다. 이 화가 조만간 집세 처리 못 하면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 메르쿠리오가 왜 거액의 그림 판매 제안을 거절했는지 다시 한번 궁금해진다.
셜록은 노부인에게 열쇠를 받아 위층으로 올라간다.
방 안에는 뜻밖의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바닥에 흥건한 핏자국과, 그 위로 숨진 채 누워 있는 메르쿠리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시신을 살펴보니, 화가가 죽은 시점은 하루에서 이틀 전. 목에 가로로 길게 베인 상처가 나 있고, 멍든 왼손 옆에 피 묻은 식칼이 보인다. 그는 이 칼에 당해 사망한 것일까.
시신 왼쪽 피웅덩이 위로 피에 물든 천이 떨어져 있다. 셜록은 이 천이 바닥에 피가 흐른 다음 놓인 것 같다며, 그 순서에 의아해 한다.
방 한쪽 나무 책상 위에서도 사건 당시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산산이 깨진 술병과 망가진 액자.
범인이 덜렁대다 실수로 깨뜨린 게 아니라면, 화가와 범인 사이에 몸싸움이 심하게 벌어진 증거로 생각할 수 있겠군. 범인이 남겼는지, 부서진 액자 앞면에 파란 천 조각 같은 것이 끼어 있다.
그건 그렇고, 집세도 제때 못 내던 사람이 값비싼 사진기는 어디서 났을까. 열혈팬의 선물?
한편, 시신 옆의 흉기는 원래 이 책상 위에 있었던 것 같다. 식칼이 있었을 자리 옆에 포크 하나가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반쯤 열린 책상 서랍뿐 아니라, 방 안 다른 곳에서도 뭔가 뒤진 흔적이 나온다. 범인이 화가의 집을 침입한 이유는 사실 살인이 아니라, 어떤 물건을 찾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현장을 살피던 도중, 어이없게도 화랑에서 도난 당했다던 그림을 발견했다.
아니, 이게 무슨...... 어떻게 그 그림이 여기 있는 거지?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면,
1) 애초에 화가 본인이 그림 도둑이었다. (보겔에게 부탁하면 될 일을. 힘들게 훔칠 이유가 없다. 기각)
2) 그림 도둑과 화가가 공범이다. (그림 도둑은 몰라도, 화가에게는 그럴 이유가 없다. 기각)
3) 화가가 어딘가에서 직접 되찾아 왔다. (무슨 수로?)
4) 화가 살해범이 이 집에 가지고 들어왔다. 이 경우, 그림 도둑과 화가를 살해한 범인은 동일 인물이거나, 서로 아는 사이일 것이다. (하지만, 기껏 훔친 물건을 돌려줄 이유가...?)
도난 당한 그림만 찾으면 끝일 줄 알았는데, 사건이 생각보다 복잡해졌다. 그래, 이 정도는 돼야 셜록도 파고들 맛이 나겠지. 범인의 의도는 나중에 찬찬히 생각해 보기로 하고, 현장 조사부터 마무리 하자.
시신 머리맡의 붉은 빛이 눈길을 끌어 들어가 보니, 사진 인화를 위해 마련된 암실이 나왔다. 아까 그 사진기도 그저 장식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부업? 아니면 취미? 화가는 어떻게 사진에까지 손을 대게 됐을까.
잠깐, 여기 이 사진은...
도둑 맞은 그림 속 악마?
그러니까, 화가는 이 사진의 남자를 모델로 그림을 그렸던 거군. 그렇다면, 악마에게 붙잡혀 괴롭힘 당하던 여자 쪽은 어떨까. 그녀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실존 인물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사진 속 남자가 화가의 그림에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며, 화가는 어떤 생각으로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궁금증이 점점 커진다.
현장에 남은 증거를 한차례 둘러본 뒤, 셜록은 사건 당시 상황을 머릿속에서 재현해 본다.
짐작대로, 범인의 목적은 화가를 해치는 데 있지 않았다. 메르쿠리오의 공격에 맞서 자기를 방어하려다, 실수로 그를 찌른 것뿐. 시신 옆 피웅덩이에 놓여 있던 천이 바로 그 증거였다. 범인은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고 화가의 상처를 지혈해 보려 하지만, 때는 늦어 결국 살인범이 돼 버린 것이다.
한편, 화가는 몸싸움 도중 어떤 그림을 집으려다, 하필 그 순간 앞 못 보는 범인이 휘두른 칼에 변을 당했다. 그 정신 없는 와중에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면, 화가에게는 그만큼 중요한 물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기에는 딱히 이상한 데가 없는데. 흠... 그림 속에 조그맣게 비밀번호라도 적어 놨나?
피 얼룩을 없앤 다음 다시 확인해 보니, 그림 자체는 역시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셜록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지는 않다며, 그림을 제자리인 이젤 위로 돌려 놓는다.
숨은 그림 찾기에 이어, 이번에는 틀린 그림 찾기 시간인가? 셜록이 좀 전에 그런 말을 했던 건 그림과 방 안 풍경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금방 알아챘기 때문이었나 보다.
그래서 둘 사이에 다른 점이 어디에... 아, 그래. 저거다. 염소 머리.
뒤에 특별한 잠금 장치라도 붙어 있을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사라진 벽장식에 뭔가 있는 모양이다.
문제의 염소 머리가 감추인 곳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암실 한 구석. 정황상 화가 본인이 여기 숨겨 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는 왜 이런 짓을 한 걸까.
그 해답은 이내 알 수 있었다. 그림 속 악마가 한 여인을 상대로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 사진. 심지어 그 여인은 임신한 상태였다. 게다가, 사진에는 가면 쓴 구경꾼들까지. 맙소사.
셜록이 방금 본 사진에 대해 설명하자, 존은 그에게 사진을 건네 달라 요구하며 사진 속에 아는 얼굴이 있는지 묻는다. 이에 셜록은 아니라고 답한 뒤,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그와 공유한다. 그녀는 아프리카 출신으로, 얼굴에 흉터가 있었다. 이 두 가지 사실이 그녀의 행방을 찾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존은 사건보다 셜록의 상태가 더 걱정되었는지, 머릿속에서 당장 그 광경을 지우라 한다. 그러고 보니, 이번 작에서 이만큼 동요하는 셜록의 모습은 나도 여기 와 처음 본 듯.
존의 말에, 셜록은 집주인과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며, 감정을 다시 추스르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자 존은 노부인이 받을 충격을 염려해, 화가가 죽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말아 달라 셜록에게 부탁한다. 또, 셜록이 그 끔찍한 사진을 더는 보지 않아도 되게끔, 사진 속 인물들을 직접 그려 그에게 건넨다.
평소에는 개구쟁이 소년 같다가도, 중요한 순간 존은 늘 이렇듯 사려 깊고 다정하다. 이 작품을 끝으로 그와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새삼 아쉽다.
현장 조사를 마친 뒤, 셜록은 화가의 집을 나와 노부인과 다시 대화를 나눈다.
노부인은 셜록의 안색을 보더니, 무슨 일이 있느냐 묻는다.
그 대답으로, 셜록은 그녀에게 진실을 전할 수도 있고, 존의 부탁에 따라 계속 메르쿠리오인 척하며 대화를 이어갈 수도 있다.
내키지 않지만, 2회차 하는 의의를 살려 우선은 돌직구로 나가 볼까.
셜록은 노부인에게 화가가 죽었다는 사실을 얘기하지만, 그녀는 셜록의 말을 농담으로만 여긴다. 지나치게 훌륭한 변장의 폐해.
화가가 죽었다고 에둘러 다시 하는 말을, 집세 내기 싫어 부리는 꼼수로 생각하는 할머님.
셜록은 노부인에게 화가의 집을 직접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고 하지만, 화가가 전에도 비슷한 장난을 친 적이 있는지 부인은 끝까지 셜록의 말을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이것 참...
여기서 그만 포기하고 다시 메르쿠리오인 척해야 하나? 어차피 더해 봐야 이 할머님 상대로는 시간 낭비일 것 같은데.
아니지, 그렇게 되면 결국 처음부터 화가를 연기했던 것과 같은 결말일 거 아냐.
기왕 칼 뽑은 거, 어떻게 되나 끝까지 밀어붙여 보자.
그러나, 노부인의 반응은 역시나. 메르쿠리오 이 사람, 대체 그동안 할머님한테 뭔 장난을 어떻게 쳤길래...?
셜록은 결국 설득을 포기하고, 원래 목적인 탐문으로 돌아간다. 최근 화가의 집에 들어온 사람이 있었느냐 묻자, 노부인은 다리 저는 남자를 언급하며, 그 남자를 들여보내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녀의 증언에 따르면, 남자의 키는 보통 정도며, 다리를 절었다는 점 외에 눈에 띄는 특징으로 목에 문신이 있다. 그리고, 말팔 담배.
절름발이, 그리고 말팔 담배. 화랑에서 셜록이 발견한 단서와 일치하는군. 화가의 집에 도난 당한 그림이 돌아와 있었던 것도 짐작대로 범인의 짓이었나? 문제는 범인의 동기인데, 현재까지 발견한 단서만으로는 감도 잡히지 않는다. 다만, 범인이 처음 그림을 훔친 이유가 돈이 아니라는 것만 확실해졌을 뿐.
이렇게 된 이상, 그림 속 피해 여성을 빨리 찾아 볼 필요가 있겠다.
그나저나, 위층에 아직 남아 있는 메르쿠리오의 시신은 어떻게 한담?
집주인 할머니, 나중에라도 현장에 가 보면 충격이 심할 텐데.
여기서 또 한 번 선택의 시간. 개발진이 자꾸 만회할 기회를 주는 걸 보니, 이걸로 존의 호감도가 꽤 많이 떨어지려나 보다.
뭐, 이쪽은 PC 버전이고, 존의 부탁은 이따 PS 가서 들어 줘도 되니까.
부인, 그만 현실을 받아들이세요.
이쯤 되면 나도 모르겠다. 나중에 2층 가서 놀라시든지 말든지, 알아서 잘 넘기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존의 도전 '살아 움직이는 죽은 남자'는 실패로 끝나고, 존의 호감도는...
뭐, 예상은 했는데 존이 일기장에 써 놓은 글을 보니까 좀 뜨... 뜨끔하다?
야, 어차피 할머님은 셜록이 하는 말 믿어 주지도 않았다고. 결과적으로는 마찬가지 아냐?
하지만, 존은 이번 일로 단단히 화가 났는지, 문밖에 나서자마자 셜록의 옷까지 강제로 바꿔 입힌다.
그리고 저렇게 딱딱한 표정으로 담배를 뻑뻑......
-.-
안 되겠다. 그럼 난 그만 PS5로 도망!
...와서 메르쿠리오를 연기해 봅시다.
그래, 말해 봐야 믿어 주지도 않을 걸 괜히 시간 낭비할 필요 없지.
셜록은 화가의 죽음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채 부인에게 원하는 정보를 얻어 내고, 그녀에게 경찰을 불러 달라 부탁한 뒤 자리를 뜬다. 참 잘했어요.
그래도 강제로 옷 바꿔 입히는 건 이쪽으로 와서도 여전하네.
셜록이 시신에서 벗겨 가지고 입은 것도 아닌데, 죽은 사람 옷이라니.
아무튼 노부인의 증언 덕분에 조사는 문제 없이 이어 갈 수 있을 듯하다. 그런데,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를 이 넓은 코르도나 어디 가서 찾지?
올드 시티? ...는 토착 원주민들 구역 같고. 광부의 말로? 아니면, 실버튼?
아직 손 못 댄 일감들도 남아 있겠다, 다른 사건들 처리하면서 쉬엄쉬엄 찾아 보도록 하자.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일단은 지금 있는 올드 시티부터.
자,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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