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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립합
sj-in-musicnote · 4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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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n to Die> Lana Del 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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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꿈꾸기, 몽상하기, 일탈하기, 다른 패턴에 따라 움직여 보기, 문득 충동에 따르기. 음악 듣기, 책 읽기, 영화 감상 등도 일상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다. 관건은 얼마나 오래, 그리고 깊이 빠질 수 있는가 하는 것. 유감인 점은 몽상에 깊이 빠질수록 그만큼 현실에 무뎌져 현실적 상황에서 바보 취급을 받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확실히 숨돌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는 몽상가에게 후한 대접을 해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틀림없이 몽상가는 남다른 행복을 만끽할 것이다. 가만히 앉아 아무런 방해가 없는 몽상의 세계를 자유로이 누빌 수 있으니까. 라나 델 레이의 음악을 듣는 것? 그건 확실한 일탈이 된다. 그녀는 한두 번의 앨범 컨셉에 그칠 수 있는 과거 특정 시대 분위기인 5-60년대 할리우드 빈티지를 ‘라나 델 레이’의 주요 무대로 설정해 트립합 사운드와 감성적인 가사를 녹여 내 많은 호응을 끌어냈다. 이처럼 두드러진 특색이 있고 매혹적이며 반항적 기질이 묻어나는 그녀의 음악을 접할 때는 누구든 ‘지금 현재’의 감각에 대해 무뎌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라나 델 레이는 직접 자신의 음악을 ‘할리우드 새드코어’라 정의한 적이 있다. ‘새드코어’는 ‘슬로우 코어(slow core)’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데, 이는 인디 록과 얼터너티브 장르에서 생겨난 느린 템포와 미니멀한 구성, 감성적인 가사 등으로 이루어진 곡들을 말한다. ‘sad’가 말해주듯 새드 코어는 슬로우 코어보다 한 단계 더 우울한 경향을 내포한다. 그렇다면 라나 델 레이의 ‘할리우드 새드코어’ 음악은 어떤 것일까? 느낌부터 늘어놓자면 그녀의 음악은 삐딱하고, 비주류적이고, 몽상적이고, 글래머러스하고, 기본적으로 우울하고 비관적이다. 비유하자면 그녀의 음악을 듣는 일은 앨리스가 토끼굴속으로, 잘 가늠 되지 않는 불가사의한 세계 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일과 같고, 그녀의 노래는 떨어지는 것에 가속도를 붙이는 주술과도 같다. 첫 트랙 Born to Die를 들어 보자. 그녀는 그녀가 동승한 비관주의 논리로 당신을 부추기는 마녀 역할을 맡는다. ‘마지막 말을 골라봐 / 왜냐하면 우린 죽기 위해 태어났으니까(Choose your last words, this is the last time / ‘Cause you and I, we were born to die).’ 그녀는 빈정대는 투로 당신을 자극한다. ‘이리 와 위험을 감수해 봐 / 퍼붓는 빗속에서 네게 키스하도록 해줘 / 넌 네 연인이 제정신이 아닌 걸 좋아하잖아(Come and take a walk on the wild side / Let me kiss you hard in the pouring rain / You like your girls insane, so)’ 일종의 러브 신인 이 장면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은 금기와 타락, 일그러진 욕망 따위다.
주제를 관념적으로 다룬 Born to Die는 음악적으로도 웅장한 스케일을 취해 ‘할리우드 새드코어’ 타이틀에 걸맞은 드라마틱한 연출을 했지만, Diet Mountain Dew와 National Anthem 같은 곡은 비트와 베이스라인을 중심으로 스트릿 분위기를 풍기는 힙합 스타일을 선보이며 눈에 띄는 변화를 추구했다. ‘소다’가 가진 정크푸드 이미지처럼 주제 자체도 가볍고 소모적인 Diet Mountain Dew. ‘넌 나에게 해로워(You’re no good for me)’를 반복하면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쁜 남자’와의 일회적 데이트를 다루며, 달고 자극적인 것을 본능적으로 쫓는 어리석음을 그려낸다. 
National Anthem은 라나 델 레이의 필터가 드리워진 B급 세계 양식으로 60년대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풍자한다. 중심이 되는 것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사건(1963). 라나 델 레이는 마릴린 먼로와 재클린 케네디 1인 2역을 소화하고 래퍼 ASAP Rocky가 케네디 대통령 역을 맡아 이 뮤직비디오는 진정성보다 블랙코미디적 연출에 기대고 있다. 이 비극적 사건과 삼각관계는 할리우드 빈티지를 메인 컨셉으로 취한 라나 델 레이에겐 지나칠 수 없는 소재가 아니었을까?
Radio에서 그녀는 노래한다. LA로 온 그녀의 삶은 이제 계피처럼 달콤하다고, ‘내가 살아가는 이 망할 꿈처럼’. 그녀는 이제 그런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한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계피는 마냥 달지만은 않고 쓰고 매운맛을 동반한다. 그리고 노래 속에서 계피는 ‘sugar venom(설탕 든 독액)’으로 진화한다. 이러한 어휘들은 궁극적으로 화자가 love-sweet의 단순한 등식을 수용하지 못하는, 건강한 애정 관계를 가지지 못하고 결핍이나 과잉으로 로맨스를 갈구하는 방식을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일상에서 잘 상기하지 않는 ‘죽음’을 전면에 내세운 과감한 타이틀. 커버 이미지는 로우 앵글로 주제와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음악 앨범의 커버로서는 부자연스러운 편인데도 이쪽을 고수한 것은 영화적 컨셉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앞다투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그런 것이 자본주의의 결정적 허상이라도 되는 듯 다수의 경향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의도적인 뒷걸음질로 시대를 초월하는 것은 결국 체제에 저항하고자 하는 심중을 드러내는 일에 가깝다. 
병든 사랑의 이미지를 담아낸 Born to Die. 이 앨범은 쓴맛이 나는 열매를 먹고 지내며 그것이 삶의 전부라 여기는 청춘 시절에 대해 떠올리게 만든다. 의도적인 고립 속에서 자신의 허무감에 빛을 부여하는 일에 전력을 쏟는 어떤 나날에 대해서. Born to Die를 라나 델 레이의 ‘젊은 날의 초상’이라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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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raedong · 5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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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k Wright - Broken China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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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ing Water
Night of a Thousand Furry Toys ★
Hidden Fear
Runaway ★★
Unfair Ground
Satellite ★
Woman of Custom
Black Cloud
Far From The Harbour Wall ★
Drowning
Blue Room in Venice
Sweet July
Along The Shoreline
Breakthrough ★
핑크 플로이드의 <Dark Side of The Moon>에서 최애 트랙은 항상 'The Great Gig In The Sky' 였다. 잔잔한 물결에 비친 달을 보는 것마냥 차분히 시작하다가 절규하듯 내지르는 목소리와 치닫는 연주로 광기의 절정을 보여주고는 미처 가라앉히지 못한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마무리하는... 트랙 하나하나에 각자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반드시 표기해야만 했던 사회성 없는 두 천재의 찌질하고 지리멸렬한 기싸움에 눌려 있는 듯했던, 가장 온화해 보였던 리처드 라이트의 작품이었다. 두 천재, 그러니까 로저 워터스나 데이빗 길모어도 좋기는 하지만 그들의 독재 시절 앨범은 그닥 정이 가진 않는다. 뭔가 빠진 느낌이랄까. <The Wall>도 물론 좋은 작품임엔 틀림없지만, 너무 날이 서 있는 느낌...<The Division Bell>은 몇 곡 외에는 너무 올드한 느낌...
프로그레시브 락의 장엄한 대서사시 같은 구성은 때로는 기분 좋게 압도하는 감각으로 다가오나 때로는 그것이 부담스럽다. 밴드 중심의 락 음악만 깊게 ��고드는 사람은 또 아닌지라, 보수적인 스타일의 락 음악을 들으면 괜시리 답답해지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그 와중 발견한 리처드 라이트의 <Broken China>.
감정을 드러내는 작업을 하는 경우 - 시각이든 청각이든 혹은 둘 다든 - 절정에서 감정 과잉이 되기 쉽다. 있는 힘껏 감정을 내지르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도 있겠지만 그 이유를 아주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한 경우에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게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으면서 애초에 다가가지도 못하기도 한다. 그러다가는 어떤 목적성이 느껴지는 순간, 정내미가 팍 떨어져버리기도(신파?).
그런 의미에서 <Broken China>는 격정적이고 뜨겁지만 부담스럽지는 않다. 묵직한 앰비언스를 바탕으로 서서히 엑셀을 밟으며 서서히 앨범의 서사와 내면의 우울로 빨려들게 한다. 무서울 정도로 내달리지만 급발진이나 급브레이크는 없다. 한밤 어두운 고속도로를 200km/h로 내달리는 서스펜션 물렁한 클래식 벤츠 같은 느낌...편안한 승차감 속 음습하는 두려움 같은 그런 거. 그에 더해 ZEE 밴드에서 신스팝도 시도해 봤던 만큼 정통 락에 갇히지 않은 비교적 자유롭고 쿨한 인상의 음악 스타일은 시간이 지나도 스타일리시하다(단순히 내가 드럼머신을 사랑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중간중간 훅 치고 들어오는 무심하고 투박한 트립합 느낌의 터치는 심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앨범의 감정 과잉을 적당히 방지하며 깊이를 더한다.
앨범에 대한 감상을 쓰려다 딴 소리만 죽 늘어놓은 것 같다. 아직 모든 곡을 기억할 정도는 못 되니 좀더 곱씹어 보고 마저 써야겠다. 음원 서비스에 없는 게 가장 큰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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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lechette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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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rja Smith - Where Did I Go?
;Where Did I Go?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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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madinui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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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n tobin의 젊은 시절 90년대 후반 브레이크 비트와 트립합 명반을 쏟아내던 그 시절의 전성기는 2000년대 초반까지 갔지만 이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 즉 인터넷에 검색하면 최상단에 나오는 72년생의 중년의 현재 모습... 을 비교해보면 심히 괴리감이 있다 치밀한 구성을 보여주던 사운드도 맥빠진 앰비언트로 바뀐 것도 마찬가지 나는 어디까지 새로워 질 수 있을까? 과거 칭송받던 이들이 쌓인 노하우와 경력으로 여전히 건실한 노장의 타이틀을 유지하긴 커녕 쇠퇴됐다고 평가받는 경우는 분야를 막론하고 참 많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과정이 아닐까싶으면서도 씁쓸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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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plparty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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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ric Video] Ki Seong (기성) - I'll Be At Your Side https://youtu.be/bZxXWuulYYw Artist : Ki Seong Album Title : Episode 1 Release Date : 2020.5.19 Genre : Electronic [Listen here] Melon - https://bit.ly/3bL1iro Genie - https://bit.ly/2zb2sPJ Bugs - https://bit.ly/2XdAefc Vibe - https://bit.ly/3dZbTkd FLO - https://bit.ly/2z2hx6q ■ Mirrorball Music http://mirrorballmusic.co.kr/ https://www.facebook.com/mirrorballmusic https://twitter.com/mirrorballmusic 지난 2년간 많은 일을 거치면서 깨달은 것들이 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음악을 잘 모르면서 음악을 했구나’라는 것. 이번에 새롭게 발매한 EP는 그런 나의 반성을 담은 앨범이다. 이 앨범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신스팝부터 트립합, 발라드 등 ‘내가 가장 잘하는 음악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려 했다. 그리고 이 앨범에 그러한 과정이 잘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나의 음악을 향한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글 기성 Composed, Lyrics, Arranged by 기성 Vocal, Programming : 기성 Featuring Vocal : Jazmine Isabel(track 2. Possibility) Guitar : 권오대(track 1. I’ll Be At Your Side, track 2. Possibility), 기성(track 1. I’ll Be At Your Side) String Programming : Koaz(track 4. Episode 1) Recorded in Monster studio Mixed by 권오대, 205 Mastered by 205 Cover Art by 기성 Produced by 구름코끼리(Cloudelephant) Special thanks to 임동진 ■ More about Ki Seong https://www.youtube.com/channel/UCWc_cA5HdtUOej87Jv3vstw https://www.facebook.com/cloudele.K http://blog.naver.com/cloudele http://cloudelephant.bandcamp.com #KiSeong #기성 미러볼 뮤직 - Mirrorball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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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ring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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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i - Park Hill (Feat. ILoveMakonnen) [prod. by Christian Rich][AUDIO] - Povi가 오랜만에 두개의 곡이 담긴 싱글을 발매하였습니다. LA를 기반으로 한 보컬 Carmen Rizzo와 호주 출신 Cristar Colero 로 이루어진Trip-hop duo인 Povi는 1999년 데뷔엘범인 life in volcanoes이후 큰 활동이 없었는데요. 우연히 Tinashe의 레드불행사 오프닝 공연을 계기로 Christian Rich가 프로듀싱한 싱글을 Red Bull Sound Select를 통하여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Grammy-nominated 프로듀서인 Christian Rich는 평소 특유의 웅장한 느낌으로 travis scott의 antidote와 childish gambino의 crawl 등의 rework 곡은 수많은 디제이들의 믹스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ILoveMakonnen의 피쳐링까지 더해져 각자 뚜렷한 색을 지닌 세 아티스트의 장점만이 골고루 섞인 곡입니다. 이 곡이 마음에 드신다면 함께 발매된 4am도 꼭 들어보시길!
Editor. D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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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in-musicnote ·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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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philia> Bj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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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음악 블로그를 시작하던 초창기에 그 당시 나온 뷰욕의 앨범 <Vulnicura>를 듣고 탐구해 본 적이 있다. 이제 와 돌아 보면 <Vulnicura>는 뷰욕이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오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온 현대 미술가 매튜 바니(Matthew Barney)와의 결별–를 작품을 관통하는 내러티브로 풀어낸 거의 전무후무한 앨범이었다. 이번에 고른 <Biophilia>는 <Vulnicura>와 마찬가지로 2010년 이후에 발표된 근작에 속한다. 이 앨범 이후 뷰욕은 테크놀로지와 자연, 생명, 그리고 인체에 대한 기하학적 응용에 가까운 실험을 더욱 심화하게 되므로 <Biophilia>를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Biophilia>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녀의 초기 음악 활동과 음악적 정체성의 형성 시기에 관해 간략하게 짚어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태어나 자란 뷰욕은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배웠고 거기에 두각을 보였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른 커버 곡을 통해 실질적인 레코드 계약이 이루어져 11세에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예능계에 데뷔했다(https://youtu.be/J9522zYJ0DI?si=1b3xgVIdE86MIwkp). 다양한 장르의 록 음악을 접하고 실험적이거나 진보적인 경향에 눈 뜨게 만든 문화적으로 매우 선진적인 도시 분위기 속에서 그녀는 펑크 록, 고딕 록 그룹뿐만 아니라 재즈 보컬로서 가담하기도 하며 장르를 넘나드는 전방위적 활동을 펼쳐나가게 되었다. 지금은 그녀의 명성 아래에 가려져 있지만 이 모호한 그림자 시기가 분명 지금의 그녀를 있게 한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지리적으로 유럽 대륙과 동떨어진 섬으로 위치하고, 그들 고유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문화도 국지적인 것으로 머물 가능성이 다분하다. 예를 들면 뷰욕이 십 대 시절 몸담았던 타피 티카라스(Tappi Tíkarrass) 같은 그룹은 우리에게 여전히 생소한 이름이다. 그러니 뷰욕이 20대 초반 역동적 에너지로 더 큰 세계를 향한 모험을 감행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그녀는 음악사에 지금과 같은 독보적인 아이콘으로 자리잡지 않았을지 모른다. 본격적으로 유럽 대륙과 미국에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은 밴드 슈가큐브스(The Sugarcubes) 활동을 통해서였다. 아방가르드 팝, 포스트 펑크 등의 장르로 분류되는 슈가큐브스의 음악은 몽환적 사운드와 반체제적 뉘앙스를 동시에 선보였다. 언뜻 콕트 트윈스(Cocteau Twins)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는 토킹 헤즈(Talking Heads)와 비견되기도 했다. 첫 앨범 <Life’s Good>에 수록된 Birthday와 Coldsweat는 싱글 발표 당시 영국 인디 음악 차트 1위를 차지했을 만큼 유럽 청자들의 구미에 잘 맞았다(https://youtu.be/O0Wexh8obOo?si=dSb-Wv0sgnJHql87). 하지만 슈가큐브스는 머지 않아 해체의 수순을 밟기에 이르렀고, 뷰욕은 런던으로 건너 가 솔로 커리어를 시작할 기회를 얻었다.
첫 솔로 앨범 <Debut>와 후속작 <Post>는 그래도 풋풋함이 배어 있는, 뷰욕의 초기 음악을 이해하기에 적합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그녀의 컨셉추얼한 행보는 세 번째 앨범 <Homogenic>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거듭되는 컨셉추얼한 작업을 통해 뷰욕의 음악은 점점 진화하는 형태를 띠어가고 있다. 그녀의 창의성은 단지 음악적 혁신을 야기하는 선에 머무르지 않는다. 트립합, 테크노, 힙합 등 여러 음악 장르의 협업 뮤지션들을 비롯해 영화감독이나 패션 디자이너들과도 협력적으로 작업해왔다. 특히 디자인 그룹 엠엠 파리(MM Paris)와 함께 앨범의 아트워크를 진행하며 ‘뷰욕'이라는 아이콘에 생명력을 부여할 일관된 색채를 그려내면서도 매번 새롭게 탄생되는 변주들로 낯설게 만드는 데 탁월함을 보여왔다. 그리고 이 앨범 <Biophilia>에서는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형상화하는 데 있어 디지털 기술 자원을 동원해 풀어냄으로써 아티스트의 음악적 저변을 더욱 확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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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philia>는 자연(nature)과 음악(music), 그리고 과학 기술(technology)의 결합을 시도한 멀티미디어 프로젝트로 완성되었다. 이 프로세스는 앨범에 담긴 내용 즉, 가사나 곡의 사운드와 구조에서 잠정 지을 수 있는 종착지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추구하는 소리 표현에 도달하기 위해 악기를 새롭게 제작하기도 하고, 레코드 발매에 맞춰 애플리케이션(app)을 출시하면서 청자에게 시각화된 아트웍을 음악과 함께 제공하는 새로운 포맷을 고안해 내는 구체적인 기술적 실행을 도모했다. 바이오필리아 ‘앱’은 비록 앨범에 따라오는 부산물이긴 해도 기존에 레코드 매체가 청자와 맺는 전통적 관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었고 궁극적으로는, 스트리밍 시장에 걸맞은 디지털 친화적인 제안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았��� 한다.
첫 싱글이던 Crystaline은 가믈레스테(Gameleste)라고 이름 지어진 발명품 악기의 소리로 리드한다. 인도네시아의 전통적 악기 앙상블을 의미하는 가믈란(Gamelan)의 특성과 피아노를 닮은 건반악기 첼레스타(Celeste)를 결합해 주문 제작된 것이다(https://www.youtube.com/watch?v=q-7vRl7EEfo, https://www.youtube.com/watch?v=J0uXL1E5qn8). 건반 멜로디의 반복적 배열로 리듬을 부여하는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고 결과적으로는 아날로그적 본성으로 이퀄라이징 된 비트와 보컬 간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듯하다. 종결부에 이르러 마이크로 단위로 쪼개어지는 브레이크코어(Breakcore) 비트로 근원적이고도 미래적인 이 탐색의 도식화를 추구하며 미래지향적 ‘혁신’과 과거 유산의 ‘재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는다.
Moon은 멜로디의 서로 다른 사이클을 중첩시켜 우리가 통상적으로 인식하는 시간의 흐름에 혼동을 주는 방식을 꾀했다. 화성 중심인 서양 음악의 전통적 구조에서 탈피해, 시간차로 빚어지는 소리와 소리들 사이의 공백이 야기하는 기원적인 음악성을 이끌어냈다고 할까. 이 곡의 특성은 뮤직비디오를 보면 더 잘 이해가 될 것이다(https://youtu.be/br2s0xJyFEM?si=90DsCgC2YPF_LpDN). Thunderbolt에서는 단발적인 노이즈와 함께 플라스마를 일으키는 테슬라 코일(Tesla Coil)이 음향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https://youtu.be/C9Scr7wcqKk?si=4g-xIwy-O1nMNCW2), 음악과 기술의 융합을 시청각적으로 재현하는 궁극의 사례를 보여주었다. 
‘우주생성론’을 의미하는 Cosmogony는 지금까지 살펴본 미래적이고 공상적인 재료들과는 구분되는 고전적 테마를 가져온다. 서로 다른 신화의 모티브로 우주 탄생의 배경을 고려하고, 마지막 연에서는 현대 과학이 무게를 싣고 있는 빅뱅 이론을 언급한다. 신화와 과학으로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는데, 그 시작은 개인의 궁금증(Heaven’s bodies whirl around me / Make me wonder)이다. 문득 heaven이 너무 많은 의미를 가진 듯 느껴진다. 낙원이기도 하고 하늘나라이며, 그래서 죽은 자들이 서식하는 공간일 수도 있는 미지의 장소. 여기에 그려진 Heaven’s bodies는 나(화자)에게 우호적인 몸 없는 혼령들이자 창의성의 입김을 불어넣는 뮤즈들이다. 그래서 ‘나’는 뮤즈들에 둘러싸여 궁금해진다. 어쩐지 이런 노래나 시, 서사 작품에 그려진 인간의 호기심이나 지적 탐구 행위가 현실보다 훨씬 더 미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고, 그럴 때 상호적(interactive) 영감이 자라나는 것 같다.
총체적으로 봤을 때, 뷰욕의 음악은 장르 색이 짙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장르가 없는 음악, 뷰욕이라는 음악 장르, 시각 예술을 겸비한 사운드 아트? 아니면 최첨단의 테크놀로지와 함께 풀어내는 실험적 음악이라고 불러야 할까? 그녀의 독특한 목소리는 크로스오버적인 분위기를 내재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갈수록 쉽거나 친숙한 음악을 들려주지 않는 느낌이다. 그녀의 음악과 아트 디렉션은 현대 미술을 방불케할 만큼 시각적으로 강렬한 자극으로 다가오며 협업 또한 개성이 남다른 최전선의 아티스트들과 이루어진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음악적 계보로 접근하기보다 시각 예술 등의 방향에서 그녀의 음악에 접근하는 것은 어쩌면 뷰욕의 최근 작업들을 이해하는 더 빠르고 합리적인 방법이 될지 모른다. 특히 이 앨범은 음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거나 어쩌면 그런 시도가 무용하다고 할 만하다. <Biophilia>는 개인의 상상을 예술의 언어로 옮기는 것은 물론, 창의성과 기술력이라는 새로운 터널을 지나 모두가 공유 가능한 매체 속에 성공적으로 응집시켰다.
[참조]
https://www.vice.com/en/article/eza747/a-guide-to-bj%C3%B6rks-custom-ibiophiliai-instru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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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lechette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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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e Squead - Herside Story
;Supernorma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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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lechette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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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KJ - Skyline
; French Kiwi Juic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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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plparty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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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ric Video] Ki Seong (기성) - Episode 1 https://youtu.be/vOiogmF-bm4 Artist : Ki Seong Album Title : Episode 1 Release Date : 2020.5.19 Genre : Electronic [Listen here] Melon - https://bit.ly/3bL1iro Genie - https://bit.ly/2zb2sPJ Bugs - https://bit.ly/2XdAefc Vibe - https://bit.ly/3dZbTkd FLO - https://bit.ly/2z2hx6q ■ Mirrorball Music http://mirrorballmusic.co.kr/ https://www.facebook.com/mirrorballmusic https://twitter.com/mirrorballmusic 지난 2년간 많은 일을 거치면서 깨달은 것들이 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음악을 잘 모르면서 음악을 했구나’라는 것. 이번에 새롭게 발매한 EP는 그런 나의 반성을 담은 앨범이다. 이 앨범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신스팝부터 트립합, 발라드 등 ‘내가 가장 잘하는 음악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려 했다. 그리고 이 앨범에 그러한 과정이 잘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나의 음악을 향한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글 기성 Composed, Lyrics, Arranged by 기성 Vocal, Programming : 기성 Featuring Vocal : Jazmine Isabel(track 2. Possibility) Guitar : 권오대(track 1. I’ll Be At Your Side, track 2. Possibility), 기성(track 1. I’ll Be At Your Side) String Programming : Koaz(track 4. Episode 1) Recorded in Monster studio Mixed by 권오대, 205 Mastered by 205 Cover Art by 기성 Produced by 구름코끼리(Cloudelephant) Special thanks to 임동진 ■ More about Ki Seong https://www.youtube.com/channel/UCWc_cA5HdtUOej87Jv3vstw https://www.facebook.com/cloudele.K http://blog.naver.com/cloudele http://cloudelephant.bandcamp.com #KiSeong #기성 미러볼 뮤직 - Mirrorball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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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plparty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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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ric Video] Ki Seong (기성) - Possibility (feat. Jazmine Isabel) https://youtu.be/gx_DWxZTOEA Artist : Ki Seong Album Title : Episode 1 Release Date : 2020.5.19 Genre : Electronic [Listen here] Melon - https://bit.ly/3bL1iro Genie - https://bit.ly/2zb2sPJ Bugs - https://bit.ly/2XdAefc Vibe - https://bit.ly/3dZbTkd FLO - https://bit.ly/2z2hx6q ■ Mirrorball Music http://mirrorballmusic.co.kr/ https://www.facebook.com/mirrorballmusic https://twitter.com/mirrorballmusic 지난 2년간 많은 일을 거치면서 깨달은 것들이 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음악을 잘 모르면서 음악을 했구나’라는 것. 이번에 새롭게 발매한 EP는 그런 나의 반성을 담은 앨범이다. 이 앨범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신스팝부터 트립합, 발라드 등 ‘내가 가장 잘하는 음악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려 했다. 그리고 이 앨범에 그러한 과정이 잘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나의 음악을 향한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글 기성 Composed, Lyrics, Arranged by 기성 Vocal, Programming : 기성 Featuring Vocal : Jazmine Isabel(track 2. Possibility) Guitar : 권오대(track 1. I’ll Be At Your Side, track 2. Possibility), 기성(track 1. I’ll Be At Your Side) String Programming : Koaz(track 4. Episode 1) Recorded in Monster studio Mixed by 권오대, 205 Mastered by 205 Cover Art by 기성 Produced by 구름코끼리(Cloudelephant) Special thanks to 임동진 ■ More about Ki Seong https://www.youtube.com/channel/UCWc_cA5HdtUOej87Jv3vstw https://www.facebook.com/cloudele.K http://blog.naver.com/cloudele http://cloudelephant.bandcamp.com #KiSeong #기성 미러볼 뮤직 - Mirrorball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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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plparty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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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ric Video] Ki Seong (기성) - Bad Dream https://youtu.be/_WW297vZXJg Artist : Ki Seong Album Title : Episode 1 Release Date : 2020.5.19 Genre : Electronic [Listen here] Melon - https://bit.ly/3bL1iro Genie - https://bit.ly/2zb2sPJ Bugs - https://bit.ly/2XdAefc Vibe - https://bit.ly/3dZbTkd FLO - https://bit.ly/2z2hx6q ■ Mirrorball Music http://mirrorballmusic.co.kr/ https://www.facebook.com/mirrorballmusic https://twitter.com/mirrorballmusic 지난 2년간 많은 일을 거치면서 깨달은 것들이 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음악을 잘 모르면서 음악을 했구나’라는 것. 이번에 새롭게 발매한 EP는 그런 나의 반성을 담은 앨범이다. 이 앨범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신스팝부터 트립합, 발라드 등 ‘내가 가장 잘하는 음악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려 했다. 그리고 이 앨범에 그러한 과정이 잘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나의 음악을 향한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글 기성 Composed, Lyrics, Arranged by 기성 Vocal, Programming : 기성 Featuring Vocal : Jazmine Isabel(track 2. Possibility) Guitar : 권오대(track 1. I’ll Be At Your Side, track 2. Possibility), 기성(track 1. I’ll Be At Your Side) String Programming : Koaz(track 4. Episode 1) Recorded in Monster studio Mixed by 권오대, 205 Mastered by 205 Cover Art by 기성 Produced by 구름코끼리(Cloudelephant) Special thanks to 임동진 ■ More about Ki Seong https://www.youtube.com/channel/UCWc_cA5HdtUOej87Jv3vstw https://www.facebook.com/cloudele.K http://blog.naver.com/cloudele http://cloudelephant.bandcamp.com #KiSeong #기성 미러볼 뮤직 - Mirrorball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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