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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kafahr · 4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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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고등어 살을 발라 먹던 여자가 살짝 웃던 날이었다
입술에 묻은 고등어 기름이 낡은 암자의 처마처럼 햇빛을 받고 있었다
사진기를 들이대며
자꾸 웃어 보이라던 여자가 이내 눈물을 흘렸다
배 속에 삼킨 고등어가 알이라도 까는지
물컹물컹 낯선 감정들이 몸 안에 물길을 내고 있었다
여자는 입술을 핥던 혀로 내 얼굴을 핥았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가 심장에 넘쳐흘렀다
여자는 일그러진 내 얼굴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
시간이라는 평상에 톡톡 금이 가고 있었다
발라낸 고등어 뼈를 냄새 맡던 고양이와
고등어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내가 한 프레임 안에서
여자의 밥이 되었다
갈라진 평상 위에서 여자가 파랗게 웃고 있었다
내 심장을 꺼내 햇볕 아래 펼쳐놓고 있었다
먼 나라에서 돌아오는 대한항공 여객기의 비행운이
지구 밖의 시간을 떨어뜨렸다
배부른 고양이가 화들짝 놀라 잠을 깨던
지상의 마지막 오후,
여자가 찍은 풍경들이 새로운 魚族의 표본으로 떠올랐다
하늘을 나는 고등어를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르기로
하며 긴 슬픔을 우렸다
처음 마주한 밥상에서 서로에게 영원한 未知로 남은 것이다
- ‘고등어 연인’,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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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kenlee-blog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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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 오케스트라에 나오시는 한 분이 지난 주 단원들에게 나눠 주신 강정. 맛있길래 폭풍 흡입하다보니 딱 하나 남아서 아쉬움에 기념 사진 찍은 뒤 마저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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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smj · 1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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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는 단순히 옛날에 먹어본 간식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귀한 손님을 맞이하거나 특별한 날에 준비하던 정성과 마음이 담긴 음식입니다. 그중에서도 한과는 명절이나 잔치, 혹은 중요한 행사에 빠지지 않던 음식이죠. 바삭하고 고소한 맛,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감도는 한과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습니다. 오늘은 그 추억의 맛을 집에서도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전통 과자, 한과를 만드는 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전통 한과는 약과, 유과, 강정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오늘은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깨강정과 약과 두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깨강정 만들기 깨강정은 고소한 참깨와 달콤한 조청이 어우러져 바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한과입니다. 만드는 과정이 비교적 간단해서 누구나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재료 참깨 200g 조청 100g 물엿 50g 설탕 2큰술 소금 약간 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 참깨 볶기: 먼저, 아무것도 없는 마른 팬에 참깨를 넣고 약한 불에서 골고루 볶아줍니다. 노릇노릇하게 볶아질 때까지 천천히 저어가며 약 5분간 참깨를 볶습니다. 참깨가 다 볶아지면 한 김 식혀둡니다. 조청 시럽 만들기: 냄비에 조청과 물엿,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끓입니다. 이때, 설탕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저어주며 끓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끓기 시작하면 간을 맞추기 위해 소금을 약간 넣어습니다. 시럽은 적당히 걸쭉해질 때까지 약 3분간 더 끓입니다. 참깨와 섞기: 볶은 참깨에 끓인 조청 시럽을 골고루 부어줍니다. 나무 주걱을 이용해 참깨가 시럽에 잘 코팅되도록 빠르게 섞습니다. 참깨가 시럽에 골고루 묻으면, 참기름을 살짝 둘러 고소한 향을 더해줍니다. 굳히기: 시럽에 버무린 참깨를 평평한 판에 평평하게 펴서 굳힙니다. 적당한 두께로 펴준 후, 완전히 식기 전에 원하는 크기로 잘라줍니다. 깨강정은 식으면서 바삭하게 굳으니, 완전히 식힌 후에 먹는게 제일 맛있습니다. 첫번째로 깨강정은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으며, 참깨의 고소한 맛과 조청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전통 간식입니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어, 간식으로 먹기에도 좋고, 손님이 왔을 때 내놓기에도 훌륭합니다. 2. 약과 만들기 약과는 기름에 튀긴 후 조청이나 꿀에 재워 달콤하게 즐기는 한과입니다. 약과는 특히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많이 만들어졌으며, 그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달콤함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재료 밀가루 2컵 참기름 2큰술 소주 3큰술 꿀 2큰술 물 2큰술 식용유 (튀김용) 조청 1컵 물엿 1/2컵 계피가루 약간 (선택사항) 만드는 법 반죽 준비하기: 큰 볼에 밀가루를 체에 쳐서 넣고 참기름을 넣어줍니다. 손으로 고루 비벼 밀가루가 고슬고슬해지면, 소주와 물을 섞어 천천히 반죽합니다. 반죽은 너무 단단하지 않되 적당한 탄력이 생길 때까지 치대줍니다. 약과 모양 만들기: 반죽을 한 덩어리로 만든 후, 약 1cm 두께로 밀어줍니다. 이후 약과 틀로 찍어 모양을 만듭니다. 약과 틀이 없을 경우, 둥근 모양으로 손으로 빚은 후 포크로 살짝 눌러도 좋습니다. 튀기기: 중간 불로 기름을 달군 후, 반죽을 하나씩 넣어 튀깁니다. 반죽이 노릇하게 튀겨지면 건져내어 기름을 빼줍니다. 시럽에 재우기: 튀긴 약과는 미리 만들어둔 조청 시럽에 담가둡니다. 시럽은 조청 1컵과 물엿 1/2컵을 섞어 약한 불에서 끓여 만듭니다. 튀긴 약과를 시럽에 넣고 약 30분 정도 재워두면 약과 속까지 달콤한 시럽이 스며듭니다. 재워둔 약과는 건져서 식힌 후 계피가루를 살짝 뿌리면 완성됩니다. 약과는 달콤하고 쫀득한 식감으로 한 번 먹으면 자꾸 손이 가는 한과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 맛이 변치 않아, 명절이나 가족 모임에서 자주 즐겨 먹던 추억의 음식이기도 합니다. 한과의 매력 옛날에 먹었던 한과는 지금의 화려하고 복잡한 디저트들과는 달리, 소박하고 정갈한 맛이 특징입니다. 특히 한과는 재료가 단순하지만 그 속에 담긴 정성과 시간이 많습니다. 한과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즐기며 정을 나누던 소중한 시간이 담긴 음식입니다. 결론 깨강정과 약과는 한과 중에서도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종류이지만, 그 역시 깊은 역사와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집에서 한과를 만들어보면서, 옛날에 먹었던 그리운 맛과 함께 따뜻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보거나, 특별한 날에 가족과 함께 즐기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다른 요리가 궁금하시다면 여기로 오세요~ 완전히 새로운 주제가 궁금하시다면 여기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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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house15 · 27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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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로 강정을 만든다고?
매력 폭발하는 소시지요리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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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renphoto · 1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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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의 입항,강정 해군기지내,크루즈터미널,제주오염수해상훈련장소,강정항#제주#서귀포 강정동
#Cruise ship's entry, Gangjeong Naval Base, Cruise Terminal, Jeju Contaminated Marine Training Site, Gangjeong Port #Jeju #Seoggujeong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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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maker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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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캠프 “김기현 여의도 문법 새로운 지평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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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ext-kr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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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가 몸 부풀리는 이유는 '이것' 때문...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거친 세상 살아가려면 위압감을 주는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그렇기 위해 번화가의 양아치들은 걸음걸이까지 기형적으로 변화를 주며 살아가는데요. 그래봤자 공갈빵이나 속 빈 강정, 요란한 빈 수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세가 좋은 줄 알았는데, 순 공갈이었던 동물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복어입니다. 복어는 놀라거나 적에게 습격당했을 때, 여러 경우로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느꼈을 때 방어 수단으로 몸을 부풀리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복어의 여러 종이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을 지녀, 한 마리만 있어도 1개 분대 정도의 인원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함을 지녔음에도, 복어는 다른 동물들에게 위협적으로 보이기 위해 몸을 부풀리는데요. 순식간에 물이나 공기를 흡입하면 몇 배는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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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이 없다 공항을 가도 런던나이트 야간이라서 야간근무자들 힘들어하는 모습보며 나 혼자 식당가에서 뭘 먹어도 속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오며 소화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집사람을 만날것도 아니고 늘 꿈에들 젖어 사는데 지들은 이태원 참사로 꿈 아닌줄 아나
세상 참 무식하고 철없다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그래도 내 눈에는 너라는 기쁨장치가 있는데 손장난으로 만족한다
하늘이 돼지인걸 어떻하나 이미 내 정동된 심장 멈춰버린 심박동은 STOCK 인데 그걸 표현했다
인간은 생각하는 감정의 동물인데 생각마저 고뇌하는 흔적마저 없다면 그건 속빈 강정 돼지 껍데기에 불과할뿐
적어도 생각해보고 아파도해보고 괴로워서 주장도 해봐야 인생이고 그게 법정인데 아무것도 없다 사건도 치뤄야할 송사도 그래서 재미가 없다
난 그래도 기나긴 줄다리기 법정싸움 긴 공방인 장기소송 까지 준비 했는데
이런 내 밥줄마저 놔버리는 그 이 바람의 정체가 도대체 누굽니까
맥빠지죠 긴 소송 장기전 까지 준비 했는데 내가 도날드 트럼프 핏 줄이지만 정책은 조바이든 인데
이렇게 맥없이 질거면 애시당초 마음에 불을 지르지 말지 하긴 삼성가 이부진도 불 지르다가 엘리언트 장기 소송으로 이재용 회장대행께서 도망치셨지만
이러면서 미국경제 어떻게 움직이시려고 다들 저 한덕수 인지 망할 공무원 새끼 가짜 방송에 죽었으니 유가족이나 다름 없으니 다시 죽은 서울로 가서 뭘 어쩌라고
저 개새끼가 OK 저축은행 광고모델 탈렌트 아닙니까 아니 요즘은 모델시키면 은행이 다 지들건줄 안다니까
그게 자꾸 소매치기들이랑 어울려서 그래요 오빠가 카드 만들어 줄께 너 마음대로 써 이건 안갚아도 되***
지꺼 아니거든 덤탱이 쓰는거지
아니 카드보다도 재산이 많은 뚱딴지들이 지금 무슨 난리야 지금 이상태로 잠자는 시간인데 그러니 현지는 런던 나이트라도 우리는 주간 반대시간인데
뭘 움직여서 할 생각들은 안하고 지금 여기서 추가 기소 붙여봤자 송사가 이뤄지느냐고 경제가 없는것도 아니고 미국에서 야간으로 특별히 신경써 주시는데
사람이 배은망덕이 있어야지 미국이 이렇게 희생해주시는데 적어도 변화된 의지 마음으로 밝게 사는 모습 희망은 보여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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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fahr · 4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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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를 적시는 푸른 연기
오줌보다 자주 지린 눈물
삶 이전의 삶
새로운 分子들의 낙원
비를 맞으며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는 거울들
두 박자 빠른 속도로 자전하는 지구
암소를 잡아먹는 사과 속 벌레들
잠든 여자의 횡경막에 쏟아부은 여름비
다 자란 나무들이 토해내는 뿌리
왈츠풍으로 그려진 벽지의 악보
지구의 움직임보다 두 배는 빠르게 노래하는 새들
부싯돌로 써도 좋을 만한 지구
구름 속으로 사라진 정원
돌밭으로 이루어진 낙원
멀리 돌아가
새로 쓰는 일기마다 폭죽이 되는,
가장 푸른 저물녘
- ‘스무 살’,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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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muni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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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계신
문정현 신부님 글을 보면
늘 마음이 찡하다.
사람들은 관심없다가
돌아가시고 나면
늘 그렇듯이
시대의 어른이 어쩌고저쩌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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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l-ja-a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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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處刑劇場(처형극장)」
 팔다리가 묶여 있습니다  벗어나고 싶지 않아요.  꿈을 꾼다는 건 얼마나 지독한 自由(자유)인가요  나는 이곳에서 죽으렵니다  여기는 그림자에게 육체를 불어넣는 공장  눈, 코, 입 그리고 生殖期(생식기)가 없는 사람들  아랫도리에 心臟(심장) 같은 불길이 반짝여요  바깥에는 얼마나 뜨거운 태양이 타고 있을까요  온몸이 묶여 있다고 생각하니  세상은 더 내 속에서 이글이글 끓어오르죠  시커먼 탈을 쓰고 내 꿈의 바깥으로 튕겨나온  그들이 내 발 밑에 머리를 조아려요  발끝에서부터 그들 뜨거운 生殖(생식)의 불길이 번지고  묶인 몸을 최대한 비꼬아 나는  촛농처럼 흐르는 춤을 불길 속에 떨어뜨려요  텅 빈 어둠의 그네들 몸뚱이 속에  胎兒(태아)처럼 싱싱한 불씨가 자라죠  살아랄라라, 불꽃들이 태양으로 날라가  페스트菌(균) 같은 비가 세상을 태울 거예요  절정이에요, 끝이에요, 다시 피는 시뻘건 꽃무덤이겠죠  바깥의 세상이 갇혀 있던 나의 꿈을 흉내내고  요도염으로 막혀 있던 出口(출구)에  미치고 싶어하는 어린 개들이 몰려드네요  나는 나는 두려움에 떠는 즐거운 예수님  개들이 門(문)을 부수고 끌어내어도  나는 나는 여기에서 곱게곱게 미쳐 죽을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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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bagidasonee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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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t @its_our_gansik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53730?utm_source=wadizshare_in&utm_medium=url #호두강정 #호두 #강정 #맛있두 #우리간식 #itsourgansik #연말간식 #겨울간식 #직장인간식 #간식추천 #아이들간식 #부모님간식 #금요일 #한과 #건강간식 #건강식 #유지어터 #간식 #궁중요리연구원 #와디즈 #와디즈펀딩 #와디즈프로젝트 #크라우드펀딩 #WADIZ #CROWDFUNDING 한번도 못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는 호두강정!! 평범함을 거부하는 호두의 화려한 변신 한번도 못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는 우리간식의 호두정과를 아시나요? 궁중요리연구원 출신 수제 호두강정 • • • • • • 맛있는 호두강정 <맛있두> 금요일 오후에는 커피랑 바삭하고 고소한 호두와 같이 드셔도 너무좋아요 . 현재 와디즈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있는 맛있두 감사합니다👍🏻👍🏻 . 프로필에 링크 적어놨으니 많이많이들 와서 펀딩해주셔요😍 https://www.instagram.com/p/B6-szphg43R/?igshid=vypvcuomr0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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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hangry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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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Korean fried chicken) 4 ways! Yangnyum 양념 sauce (gochujang), gangjeong 강정 sauce (soy and garlic) and ppuringkul 뿌링클 (sweet cheese powder). Oh and just plain is the 4th l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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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kim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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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명의 작가가 한 문장씩, 모두 백 문장을 썼다. 전대미문(前代未聞), 전대미문(前代未文). 01. 주로 자정에서 새벽 1시 사이, 마음속으로 작은 조종을 울리며, 하루를 매장하고, 성호를 긋는 것으로 하루의 장례식을 치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날들이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정영문(소설가) 02. 항상 2명씩 짝지어 다녀야 했던 소녀 시절 교실은 간혹 홀수 총원이었기에 귀신처럼 남는 애가 꼭 있었다. 박민정(소설가) 03. 3(삼)촌은 찬물에서 건진 물고기를 입속에 흘려 넣어주는 것이었다. 박상수(시인) 04. 4층에서 이륙하는 절망. 안현미(시인) 05. 사실 손가락이 반드시 5개씩 달려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장은정(평론가) 06. 저녁 6시, 빛의 날개가 접히는 시간. 이영주(시인) 07. 베티, 블루한 7과 카페 ‘르’에서 파삭파삭한 뽀뽀를. 장수진(시인) 08. 무한이 기립하는 순간, 눈사람 같은 8자의 눈을 보았다. 강정(시인) 09. 구인회의 미스터리, 도대체 9번째 멤버는 누구였을까? 안웅선(시인) 10. 10일 그 후 코펜하겐 소년과 자주 항구를 걸었다. 주하림(시인) 11. 잊는다는 건 곁에 두고 만나지 못한다는 것, 저 멀리 사라지는 11자 기찻길처럼. 임경섭(시인) 12. 한 사람은 12명을 새롭게 하고, 12명이 한 사람을 영원에 이르게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이혜연(시인) 13. 13번째 연필을 깎아 13번째 네 얼굴을 그린다. 김근(시인) 14. 우리 집 작은 고무나무는 어느 날 14번째 잎을 피웠으나 그 잎이 무엇인지 나는 모르고 어느새 잎이 무성해진 고무나무에게 오늘은 물을 주었다. 김나영(평론가) 15. 보름 후에라도 이 사태의 최종 책임자가 물러나면 좋겠지만, 사실은 15초도 견딜 수 없어, 젠장. 송종원(평론가) 16. 키스를 해보기로 마음먹은 16세의 우리는 나란히 양치를 하고 돌아와 입을 맞추었다.이수진(소설가) 17. 17p. 이제 그만 이곳을 나가고 싶다. - [굿바이 줄리]. 몰인정과 무책임이 17들을 수장했다. 여기선 지금 죽음이 제일 젊다. 이현승(시인) 18. 18세-살아 있었다면 너는 더 먼 곳으로 여행을 갔겠지, 별을 세었겠지, 초여름의 신록을 입었겠지, 바닷물로 짠 수의 같은 건 절대로 입지 않았을 거야. 김은경(시인) 19. 정오까지는 19분 전, 한낮의 햇빛이 있었고,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는지 알 수 없었다. 이제니(시인) 20. 담배 한 갑 안에는 20개비가 들었습니다. 이강진(평론가) 21. 토요일 잠에서 깨어나, 21로 끝나는 제목의 주간지를 집어 든 여자는 지난밤 자신이 살고 있는 건 이 세기가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라고 노래하던 남자가 떠올라 그 터무니없는 야심에 실소가 터졌다가 문득 그가 무사히 집에 들어갔을지 궁금해졌다. 황예인(평론가) 22. 애타는 여름의 초입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 22조 1항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는 한 줄, 오랫동안 쓰다듬는다. 강지혜(시인) 23. 어느 날 나는 FM 방송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동시에 장파로 뉴스를 들을 경우 쇤베르크의 작품 제 23번의 어려운 피아노 악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셸 슈나이더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민구(시인) 24. 24시간이 모자라, [아레나]를 읽기엔…. 석지연(시인) 25. 세상에서 가장 긴 잠옷인 악몽의 25개째 단추를 채운다. 이용임(시인) 26. 26세에 요절한 단 한 명의 가수가 26년 동안이나 우리를 슬프게 만들었다면, 올해 물속으로 사라져버린 수많은 희망들을 우리가 26년이 훨씬 넘어서도 기억하는 일은 당연하다. 김상혁(시인) 27. 27명의 증인들이 문을 ���자 27마리의 새가 떨어졌다. 김선재(시인) 28. 동양 천문의 28수(宿)는 별자리를 28개 구역으로 나눈 것, 28수는 온누리 별들의 각축장, 빛을 뽐내는 별들의 [아레나]! 이현호(시인) 29. ‘사물의 의미를 파악하고 모호이자 비밀인 삼라만상의 지식을 구하는 정확한 계산법. - 오래전 상하 이집트 왕 니마트르 시대에 제작된 판본을 상하 이집트 폐하 오세르 치하 서른세 번째 해 아크헤트 네 번째 달에 서기 아메스가 필경하다.’ - [린드 수학 파피루스] (BC 1650년경, 대영박물관 소장), 소수 개념을 밝힌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헌. 윤경희(평론가) 30. 30세의 첫날 밤, 나는 어둠을 향해 눈을 뭉쳐 던졌다, 손바닥이 아릴 때까지. 혹은 나는 30대의 전반을 이명박 정부 밑에서, 후반을 박근혜 정부 밑에서 보내고 있다. 신철규(시인) 31. 31은 11번째 소수, 11은 5번째 소수, 나눌 수 없는 수로서 나눌 수 없는 자리에 놓여 있으니 발을 쭉 뻗고 자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신해욱(시인) 32. 내가 한 달의 32번째 날을 발견한다면 여분의 나는 다른 숨을 쉬고 있겠지. 하재연(시인) 33. 33, 하고 적으면 늘어선 그것들이 하나는 안고, 하나는 안긴 것 같고, 또 멀리 날아갈 것 같았다. 김소희(시인) 34. 34명의 아이가 사라졌다. 김소형(시인) 35. 너의 체온은 35 ℃, 언제나 조금 차갑고 불안하다. 유연(소설가) 36. 우리는 36개의 아름다운 손가락 중 일부만을 겨우 펼치거나 꼽으며 살아가다가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서야 모든 손가락을 필사적으로 펼치는지 모른다. 이진희(시인) 37. 37세의 생일에는 중소형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고급 세단을 주차시키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당신과 당신이 모여 지금의 우리가 되어버렸네. 서효인(시인) 38. 어렸을 때는 광땡인 줄로만 알았고 커서는 여성의 날로 가까워진 38, 작년에 내 두 번째 시집의 번호가 되었다. 오은(시인) 39. 일본어로 39는 하츠네미쿠를 뜻한다고 한다. 송승언(시인) 40. 40수 코튼의 감촉이나 40도 술의 향기로움, 40대 오빠들의 팽팽함과 40주년 한정판 스니커즈의 착화감처럼 일찍 알수록 좋은 디테일들이 40가지쯤 된다. 정세랑(소설가) 41. 우리 반은 41명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우리가 그저 41명 중 하나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애는 한 번도 나에게 41분의 1이었던 적이 없다. 전삼혜(소설가) 42. 바람 한번 불었는데 42명이 죽었다, 는 문장은 바람이 불어 한 명이 죽었다 혹은 백 명이 죽었다보다 훨씬 그럴듯하다. 특성 없는 애매한 숫자는 가상의 세계에서 환영받지. 정용준(소설가) 43. 네이버에서 43을 검색하니 being three more than forty라고 한다. 한유주(소설가) 44. 잘라라, 44로운 그 감정을! 양경언(평론가) 45. 안녕 나의 외계 45호. 강성은(시인) 46. 그는 46호로 들어간다. 박지혜(시인) 47. 그는 47호로 들어간다. 이준규(시인) 48. 48시간, 그들이, 우리들이, 죽지 않는 죽음이 되어간 시간. 박시하(시인) 49. 49일이 지나자 그는 비로소 여자가 되었고 시간의 생식기는 기능을 잃었다. 김현(시인) 50. 어린 나는 부모 앞에서 “오, 십 (50)” 천천히 발음했고 그들은 망설이며 거무스름한 손을 감췄다. 최지인(시인) 51. 절반이 반절로 바뀌는 카운트다운, 51. 서윤후(시인) 52. 52번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 계곡으로 가자, 평상을 하나 빌려 세상 모르게 취해보자. 박준(시인) 53. 53만원이 생기면 빚을 더 갚을 수 있어 좋겠구나. 백상웅(시인) 54. 54, 성에 낀 버스 유리창에 누군가 적어두고 내렸다. 유계영(시인) 55. 희망 몸무게 55. 성동혁(시인) 56. 56년 뒤에 안락사할 것이다. 이이체(시인) 57. 57명의 여자와 교접했다. 박희수(시인) 58. 58처럼 두 자리가 아닌, 한 자리 숫자는 야하다. 최정진(시인) 59. 59번 버스가 터널을 빠져나오면 나는 그 사람이 울고 있었을 어느 오후의 뒷좌석을 생각한다. 박성준(시인) 60. 나는 60세에 은퇴하고 요양원 차려서 친구랑 살려고 하는데 요즘은 그린란드에 차릴까 생각한다. 김승일(시인) 61. 내가 탄 61번 버스의 종점은 항구와 항구가 끝인 사람들이 있는 곳이지만 종점에 닿기 전에 나는 이미 많은 것들을 시작하고 있었다. 정영효(시인) 62. 그의 62번째 영화 속 주인공은 바로 나인데, 영화는 “왜 떠나지 않냐”는 물음에 “그가 좋아서요”라고 대답하는 장면에서 끝이 나고, 결국 그것은 내게 일종의 자해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황현진(소설가) 63. 그는 그녀의 숨결까지도 잊은 적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미소를 보고서야 그는 63년 전의 희미한 무엇이 겨우 떠올랐다. 백가흠(소설가) 64. 그녀는 자신이 한 시간 전에 차를 세워둔 64구역으로 천천히 걸어갔고, 차에 타기 전 그 옆에 주저앉아 아주 잠시 동안만 울었다. 손보미(소설가) 65. 온난화에 관심 있어요? - 북위 65도 알래스카에 사는 갈색 곰으로부터. 김은주(시인) 66. “몇 시냐”는 물음에 6시 6분을 66분이라고 대답한 날, 나는 종일 시간의 형상에 대해 생각했다. 류성훈(시인) 67. 당신이 던진 67개의 날카로운 쉼표가 소화되지 않는다. 최호빈(소설가) 68. 68개 문 중에 출구는 하나뿐인데 도무지 모르겠고 잘못 열면 괴물이 나온다. 김덕희(소설가) 69. 69에 관한 상형문자적 레테르: 내가 물구나무를 섰을 때 그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한세정(시인) 70. 70가지 색의 알약들이 빛 속에서 흔들릴 때 문을 열고 그가 걸어 들어왔다. 백은선(시인) 71. 오늘 아침 느닷없이 71번째 생일을 선고받은 당신은 자신의 조카뻘 되는 어린 여자와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것 같은 노란 종이배 안에서 세상이 모두 얼굴을 돌린 위태로운 사랑을 나누다가 문득 비 맞은 창밖의 세월을 바라보고 길고 긴 한숨을 쉬었다. 최창근(극작가) 72. 나로부터 72걸음 밖에는 죽은 아이들이 매달려 노는 큰 나무가 있다. 안희연(시인) 73. 73번씩 마음을 바꾸고 돌아누워도, 우리는 여전히 방법을 모른다. 안미옥(시인) 74. 74개의 낱말로 이어 붙인 밤의 내부로부터 우리들은 시작되었다. 박찬세(시인) 75. 75 B? 최진영(소설가) 76. 76년 후,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혜성이 돌아올 거라 예견했던 핼리처럼 현존을 넘어선 확신으로 미래를 바라볼 수 있기를. 문자영(시나리오 작가) 77. 77을 거침없이 아래로 잡아당기자 11이 되었다. 안주철(시인) 78. 화성에 쏘아 올린 78마리의 실험 동물 중 오직 나만이 살아남았다. 김성중(소설가) 79. 이 문장이 79번째 비문이다. 김태용(소설가) 80. 그들 중 80명은 사기꾼이거나 얼간이다. 윤민우(소설가) 81. 경험상, 81년생 여자들은 무척 아름답지만 고집이 엄청나게 셌는데, 중성자탄이 생산되던 해에 태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영훈(소설가) 82. 나는 미몽, 혹은 무한한 가능성의 82번째 원자, 납의 어둠에 있다. 함성호(시인) 83. 왜 그토록 키에 집착했는지 모를 일이지만 각설하고, 키가 한 83cm쯤 되는 남자라면 함께 누웠을 때 그의 발톱이나 엄지발가락에 난 털을 지그시 내려다볼 수 있겠다는 상상을 했더랬다. 김민정(시인) 84.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는 자신의 84번째 생일을 잊어버리고 아기와 같은 형태로 바닥에 앉아 있었다. 김혜나(소설가) 85. 85국가 번호가 85인 나라는 아직 없다. 그 나라가 어딜까? 김언 86. 86년에는 대학 새내기였다. 모두를 가졌으므로 모두에게 승리한 봄날이었다. 이병률 87. 권력14. 타고난 걸까 만들어진 걸까, 그 일종의 병 불행, 나와 여러분들의 세상과의 관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 2013년 11월 정태춘 시집 [노독일처] 중에서 87p. 박송이(시인) 88. 미지근한 봄날, 친구의 결혼식, 방콕행 비행기표, 먼 나라에 살고 있을 여전히 88한 너를 만나러. 강효미(동화작가) 89. 89마리 토끼들이 흰 언덕으로 가려면 열한 걸음. 이성미(시인) 90. 90개의 땀구멍에서 땀방울들이 일제히 솟구쳤다. 정이현(소설가) 91. 오늘의 문제 91번은 답이 없다는 게 문제다. 김지녀(시인) 92. 92번째 어둠에서 기다릴 것. 이원(시인) 93. 그의 100m 달리기 기록은 93초로 그리 빠르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윤고은(소설가) 94. 그는 94번째 A매치에서 패배한 후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했다. 김지훈(시인) 95. 그가 95(구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9월 5일에 태어났기 때문이었는데 그건 8월 8일이나 7월 7일에 태어났을 경우보다 훨씬 나았으므로 그는 자신을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김금희(소설가) 96. 엄마, 나는 96번째 양을 셀 때마다 더러워져요. 이성민(소설가) 97. 나에게 부여된 숫자가 97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세 사람의 얼굴이 동시에 떠올랐다. 조수경(소설가) 98. 처음으로 사람을 보고 가슴 뛰었던 때는 98년의 여름, 그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황인찬(시인) 99. 네가 99번째 여자야. 이우성(시인) 100. 나무에 난 상처를 쓰다듬어주니 가지가 100개나 되는 팔을 흔들어주네. 김기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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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fahr · 4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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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내 말에서 귀를 거두시오
내 말이 불현듯 낙뢰를 타고 창가에 부서질 때,
그 부서지는 시간의 피톨들이
정녕 당신이 들어야 할 소리인지도 모르오
내 말을 믿지 마시오
차라니 내가 사레들려 헛기침을 하거나
당신이 애써 감추려는 피부의 작은 돌기를 도적마냥 쳐다볼 때만
그제서야 당신은 손톱만큼만 나를 믿어도 괜찮소
나는 거짓을 그리는 우매한 소경이라오
내가 본 것들을 믿지 마시고 내가 그린 것은 더욱 믿지 마시오
당신이 나를 바라볼 때 나는 만 겹의 얼굴 뒤에
불온한 얼룩으로 묻은 시간의 고름일 뿐이오
나를 믿느니 속옷에 묻은 당신의 부끄러운 땀 냄새나 오래 바라보시오
내 얼굴이 문득, 꿈에 본 당신의 속마음으로 읽힌다면
만 권의 책을 덮고 오래 켜둔 불빛을 잠그시오
어둠 속에서 만개하는 그림들이 지평선을 바꾸는 순간,
당신은 어디에도 없는 나의 유일한 그림자라오
그렇지 않겠소?
어찌해도 당신은 내게 속아 넘어갈 뿐,
대체로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용서하지 마시오
- ‘자멸의 사랑’,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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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muni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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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계신
문정현 신부님 글을 보면
늘 마음이 찡하다.
사람들은 관심없다가
돌아가시고 나면
늘 그렇듯이
시대의 어른이 어쩌고저쩌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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