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나를 알기
pettyofficial · 1 year
Text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2023.7.22.
일기가 2달이 아닌 3달이 넘게 밀리겠다🥲 사실 주저리 내 모든 사진과 먹거리와 감정을 담고 싶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아서 되도록이면 그녀와 데이트 한 일정만 적고 있는데도 그것도 밀린다.
확실히 글이라는 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지 적기 쉽다.
전날 술을 마시고 내가 해장하는 방법은 망고블렌디드다.
사실 스타벅스에서 커피 끊은지 오래되었다. 이 좋은 곳에 시간쓰고 돈 쓰는데 쓴물을 마실 필요가 없어진지 오래다.
사실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건 '품질관리' 가 너무 잘 되기 때문이다.
어디 어느 곳에 가든지 같은 맛,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서다. 그래서 이 브랜드에 소비하는 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커피빈은 10년전에도 매출이 2,000억이고 지금도 2,000억인데 스타벅스는 조단위로 매출이 올랐다. 그런 거 보면 참 대단하다. 브랜드 파워와 이미지를 만들어서 매출 제고로 이어지는 거 보면 참 배울점이 많은 기업이다.
심지어, 우리 자동충전 금액으로 1년에 이자 놀이로 2~300억 가량을 번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프랜차이즈 기업들 너나 할 거 없이 자동충천을 하라고 강요한다.
그리고 신세계가 지분이 올라간뒤로 현대미술 그림을 많이 걸어 두는데, 기존에 원두(아프리카) 생산 과정을 어필하는 사진과 그림보다 훨씬 더 세련되 보여서 좋다.
물론 현대미술 작품들이 뭘 의미하는지는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알기 힘들겠다만.
선배가 소개시켜준 '텐동 한' 이라는 식당을 갔다.
일단 맛있다. 맛있다. 하지만 텐동이라는 음식을 막 좋아하지 않는다. 일식은 간장맛이 기본 맛이라 거기서 재료가 변주되는 맛이 한계가 있고 심심하고 느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다.
참 싱싱한 자재가 좋았고 기름에 살포시 풀어서 튀김 겉에 오돌도돌 결이 생기는 게 기술 같았다.
"도심 속 지하공간의 새로운 가치, 서울교통공사가 만듭니다."
참 멋진 문구다. 뭐 대단한 사업은 아니고 스토리지(창고) 서비스인데 '새로운 가치' 를 만든다는 말이 참 좋았다.
그녀가 또타를 귀여워한다. 내가 또타 닮았다며(...)
또타 카카오톡 이모티콘이나 만들어주면 좋겠다. 교통공사에 민원이나 넣어볼까(...)
"모든 어린이는 맘껏 쉬고 놀 권리가 있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 라는 유니쉐프(국제연합아동기금)의 광고를 봤다.
우린 사회의 구성원으로 기성세대로써 얼마나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서 어린이에게 배려를 해주고 살까.
사회공헌, 사회적약자배려, 공유가치, 사회적책임, 사회적가치 등 수 많은 아젠다가 지나가서
이제는 지속가능한경영, ESG라는 단어를 퍽 쉽게 쓰는 시대가 되었다.
과연 우리는 이 사회와 이 국가를 위해서 얼마나 지속가능하게 해줄까.
kurzgesagt라는 유투브를 봤다. 태극기가 녹아내리는 섬네일은 섬듯했다.
지금이 대한민국 인구의 전성기라고 한다, 2100년이면 대한민국의 인구는 2,400만명으로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그러면 지금의 인구의 딱 절반이 되는데...
그동안 정치인, 공무원, 학자들은 무엇을 했을까.
뭐 이제는 남탓을 하기에는 너무 많이 시간이 흘렀다. 저 아동권리같이 나도 나의 아동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살겠다.
2,100년까지 당연히 못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 도시와 내 사랑과 내 일을 사랑하겠다.
사실 저렇게 대한민국이 녹아 내려도 아버지가, 아빠가 되고 싶다.
일단 교통공사는 또타 카카오톡 이모티콘이나 출시해 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석도 지나가고 한글날도 지나가고 그 사람과 연애한 3년이 훌쩍 지나갔다. 엊그제 만난 그 사람 같은데, 3년동안이나 지랄맞은 나를 사랑해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23.10.10. 10월은 한 것도 없는데 벌써 10일이나 흘렀다고 한다. 올해 남은 기간에도 잘 잡아 봐야지.
82 notes · View notes
calico-cat-jm · 1 year
Text
TO JIMIN. ♡
ㅡ supportive messages in korean w/ english translation. you can use them on weverse, twitter, vlive, instagram, soundcloud, naver or the platform of your choice. made by @iesbjimin
💌SWEET PHRASES:
1. jimin, no matter the circumstances, i'll always be with you. i respect and love you a lot because you are the best person in this world. thank you for being my inspiration in life ♡
ㅡ 지민아, 어떤 상황에서도 난 항상 너와 함께 할 거야. 난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널 많이 존경하고 사랑해. 내 인생에 영감이 되어줘서 고마워 ♡
2. even if i'm struggling i keep making efforts to be happy because i know there is a person in Korea, in the city of Seoul, who understands me. every time i think about that i feel protected and loved. you are my comfort, thank you a lot jimin ♡
ㅡ 비록 내가 힘들지라도, 나는 행복해지려고 계속 노력한다. 왜냐하면 나는 한국에, 서울에, 나를 이해해 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그것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나는 보호받고 사랑받는다고 느낀다. 너는 나의 위안이야, 정말 고마워 지민아. ♡
3. jimin please eat well and don't overwork yourself, your happiness and well being makes us happy so please take good care of your health
지민아 밥 잘 챙겨먹고 과로하지 말아줘요ㅡ 지민이가 행복하고 잘 지내는 게 곧 아미의 행복이니까! 지민이 건강 잘 돌봐야해요
4. thank you for coming into my life. you mean more to me than you'll ever know
ㅡ 지민이를 알게 해줘서 고마워요. 지민이가 저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지민이는 절대 모를거예요
5. you are the most beautiful star in the entire galaxy.
ㅡ 당신은 전체 은하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입니다
6. jiminie your voice is so unique and calms me when i need comfort
ㅡ 지민이 목소리 넘나 특이하고 위로가 필
7. the moments with our jimin singing are so happy
ㅡ 우리 지민이 노래와 함께하는 순간들은 참 행복해요
8. healing while listening to jimin songs today
ㅡ 오늘도 지민이 노래 들으며 힐링
9. you deserve all the happiness in the world
ㅡ 당신은 세상의 모든 행복을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10. your health and happiness are most important to us
ㅡ 너의 건강과 행복이 우리에게는제일 중요해요
11. we are so proud of you, jimin. your voice is heavenly and brings me joy every time. my life is happier knowing that you exist and understand me no matter what.
ㅡ 우리는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지민아. 당신의 목소리는 천상이고 매번 나에게 기쁨을 줍니다. 당신이 존재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이해한다는 것을 알기에 내 삶은 더 행복합니다.
12. jimin, i am immensely proud of your first solo project. you did it so well, it really touched my heart. thank you for always bringing me comfort and happiness. i love you more than love.
ㅡ 지민아, 나는 너의 첫 솔로 프로젝트가 매우 자랑스러워. 너무 잘해줘서 정말 감동이야. 항상 위로와 행복을 가져다줘서 고마워. 나는 사랑보다 너를 더 사랑한다.
13. when i see you smiling brightly, i'm going to forget all my struggles, thank you always and thank you again
ㅡ 환하게 웃는 너를 마주할때면, 지금의 나의 힘듬을 다 잊어버리게 돼, 너에게 항상 고맙고 또 감사해
14. your fans are looking forward to your solo works! we will give lots of love as soon as you release it!
ㅡ 팬들이 솔로곡 기대하고 있어요! 발매하자마자 사랑폭격예정!ㅋㅋ
15. jimin i want to meet you at the concert
ㅡ 지민이를 하루 빨리 콘서트장에서 만나고 싶어.
16. i hope you have a great day! you mean the world to me
ㅡ 좋을날이돼길바래요! 당신은 저한테 세상이에요.
17. jimin we are always proud to call you our singer
ㅡ 지민아 네가 우리 가수여서 너무 자랑스러워
18. our jimin is happy, and i will be happy too
ㅡ 우리 지민이 행복하고, 나도 행복할게
19. our jimin is the coolest person in the world
ㅡ 세상에서 젤멋쮠 우리지민이~
20. i love you yesterday, today, tomorrow and forever.
ㅡ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해.
21. thank you so much jimin for making a pretty song and singing it with a pretty voice
ㅡ 예쁜 노래 만들어서 예쁜 목소리로 불러준 지민이가 너무 고마워요
22. my very precious jimin, let's be together for a long time
ㅡ 너무나도 소중한 나의 지민아, 오래오래 함께하자
Tumblr media
75 notes · View notes
doranproject · 2 months
Text
"종이 한 장 차이"
*종이 한 장 차이
내가 좋아 하는 것들은 딱 그런 것들이다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진 것들.
이를테면 택배상자 속에 넣어둔 쪽지나
나를 위해 좋아하는 향수를 고르는 것들.
감정은 그런 것들이 도화선이 되어 타오른다.
아무것도 아닌 일이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게 될 때.
사랑도 미움도 그렇게 작은 차이로 이루어진다.
내가 좋아했다 믿었던 것도 종이 한 장 차이로 무너지곤 한다.
너가 좋아했던 일을 내가 응원하지 못한 일,
사소한 시간 동안 상대방을 신경쓰지 못한 일.
그런 일들 말이다.
내 세상은 그런 사소한 것들로 무너졌다가도 이내 일어난다.
그럼에도 나와 굳건한 사이는 얼마나 서로를 믿고 아끼는 관계인지 알아야한다.
그 소중함을.
-Ram
*종이 한 장 차이
별일은 크게 없었다. 당장 해결해야 할 큰 고민도 없었고, 관계에 대해 고민할 사람도, 어딘가에 급하게 큰돈이 들어갈 일도 없는 그런 하루였다. 주변 친지가 아프지도 않았고, 누군가의 미움을 크게 사고 있지도 않은 그런 별일 없는 하루였다. 그런데 괜히 마음이 울적했다. 그저 그런 하루 중 하나였는데 마음에서 울적함이 떠나지 않았다. 새로움을 찾고 싶었다. 그 새로움에 내 관심과 정신이 쏠려 신선함을 느끼고 싶었다. 그런 목마름 중에 하나는 음악. 요즘 새로운 음악을 찾는 여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유튜브를 켰다. 이리저리 알고리즘을 타고 타다가 우연히 한 음악 채널을 발견했다. 커다란 건물과 건물 사이, 어떤 뒤뜰에 큰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열 명 정도의 사람들이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 테이블 주변에 컨버터블 차 트렁크 위에 차를 가득 덮을 듯한 크기의 커다란 컨트롤러를 올려두고 한 남자가 디제잉을 하고 있었다. 장르는 펑키한 하우스뮤직이었고 그 음악에 맞춰 테이블 주변에서 또 다른 두어 명의 사람들이 한 손에 맥주를 들고 춤을 추고 있었다. 하우스 뮤직엔 평소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그 장면을 보고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서 1시간 32분이나 되는 그 영상을, 그 음악을 단숨에 다 들었다. 내가 그곳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 옆에 서서 춤을 춘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마냥 기분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무언가 나도 모르게 동기를 부여받아 눈빛이 반짝거렸다. '세상은 역시 이렇게도, 저렇게도 살아도 돼'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속에 있는 불안함이 사라졌다. 한편으로는 음악 하나로 인해 이렇게 세상이 달라 보이고 마음가짐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놀라워서 이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그 영상을 따로 목록을 만들어 저장해뒀다. 언제까지 그 음악이 내게 유효할지 모르겠으나 가끔 그 영상을 재생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처음 그 영상을 접하고 받은 느낌이 다시 되살아난다. 고작 음악일 뿐인데 말이지.
-Hee
*종이 한 장 차이
아픔은 피할 수 있지만, 고통은 선택하기에 달렸다. ‘힘들다’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젠 안되겠다’ 인지 어떤지는 어디까지나 본인이 결정하기 나름인 것이다.
이 한 문장을 읽은 뒤로부터 많은 것들이 변했다. 작게는 달리기의 밀도가 높아졌고, 크게는 일상 속에서 늘 포만감이 가득 찬 것 같은 만족스러움에 대체로 기분이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스스로를 한계까지 몰아붙일 수 있는 실력이 꽤 늘었다. 부상도, 후유증도 이것저것 고루 얻었지만 모두 이겨낸 다음에는 한 층 더 커진 나의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만사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일은 일어날 수 없을 테지만, 말하자면 요즘은 그런 기분이다. 무언가가 잘 풀려나가고 있는 느낌. 어차피 이런 느낌은 길게 지속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냥 마음껏 즐기는 중이랄까. 고작 책 한 권, 어쩌면 종이 한 장 정도의 작은 차이일지도 모르겠지만, 읽기 전과 후의 간극이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거리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Ho
*종이 한 장 차이
디테��이라고 해야할까. 방콕여행하며 너무 더워서 central world 지점에 있는 roast를 방문했다. 엄마가 너무 더워해서 들어간 곳이었다.(가격대가 있어서 음식먹으러는 안가는 곳인데) 태국 로컬이 하는 브랜드라고 들었고, 저번에 방문했을 때 평타는 치는 것 같아 들어가게 되었다.
칼라마리를 주문했는데, 뿌려먹는 레몬에 헝겊을 씌워서 서빙 해주었다(씨가 음식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 같다) 여라 나라에서 여러번 해산물음식을 먹었지만 이렇게 세심하게 해주는 곳은 처음 봤다. 사실 예상했던 것 보다 음식값이 많이 나오긴 했는데 레몬 디테일 덕분에 모든 게 수긍이 됬다.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지만 결과는 다를 수 있다. 갈비집에서 불판을 닦는 일을 할 때 나는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고, 이 불판을 어떻게 하면 잘 닦을까 생각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성공할 확률은 후자가 높다고 한다.
요즘 나는 생각을 조금만 더 긍정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 종이 한 장 차이일지 몰라도, 나 자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인이
10 notes · View notes
dreamlift · 2 months
Text
나를 미안한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불편한 것 같다. 나와 타인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혹은 내게 이렇게 죄책감을 갖는 이유는 그 사람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아닌가 하는 의심 때문일 것이다. 항상 잘 챙겨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그게 사랑인지 아니면 그냥 정 때문인지 알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겪게 되면 나는 답을 알고 있는데 선택으로 인해 동반되는 결과들 때문에 망설이지는 것 같다. 내 선택으로 망가져가는 그 표정을 보기 싫다. 허무해지는 관계가 싫다. 발생하는 죄책감은 더 싫다.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받았을 때가 제일 위로받았던 것 같다.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었으니까.
15 notes · View notes
stonezzang · 4 months
Text
음 내가 나를 알기 위해서 PAI 라는 심리 검사를 했는데
우울 수치가 제일 높게 나왔다.
내 내면의 상태를 결과 보고서로 마주하는 순간, 울기 시작했는데 신기했다. 어리광 부는 것 마냥 갑자기 막 울어.
10 notes · View notes
ares-dj · 4 months
Text
Jojo 💗
나는 당신을 설명할 단어가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달콤하고 장난스럽고 때로는 스트레스를 많이받습니다.
하지만 난 이 짐승을 길들이는 방법을 알아요 하하하
나는 지나가는 매일을 사랑하고, 당신 곁에 있고,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지나가는 모든 시간을 사랑합니다. 몇 번이고 사랑에 빠지는 날들
나는 사랑에 빠졌고 오직 한 여자만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녀와 당신입니다.
나는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이 좋고, 나의 하루를 공유하는 것이 좋고, 우리가 함께 보내는 모든 순간이 사랑스럽습니다. 당신은 나에게 너무나 중요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는 가슴을 열고 처음으로 내가 여자라고 선언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올바른 여자를 만난 것이 매우 행운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잠들기 전, 일어나서도 늘 당신을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우리는 좋은 친구이자 연인이자 남편입니다.
나는 우리의 게임과 싸움도 좋아해요 하하하
당신은 하나님이 내 인생에 주신 최고의 것이었고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나를 당신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당신은 나를 이겼고 매일 나를 이겼습니다
당신의 것이 되고 당신의 것으로 불리는 것이 영광이기를 바랍니다.
온 마음을 다해 이 말을 항상 기억하세요. 사랑해요 그리고 언제나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절대 당신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
항상 네 옆에 있을 수 있고 싶어
모든 것은 나에게 의지하고 모든 것을 말해주세요. 나는 당신의 가장 큰 팬이자 추종자입니다.
사랑하는 허니부터 조조까지 우리 잊지 말고 늘 사랑해주세요 💗🤍
13 notes · View notes
beingadult · 25 days
Text
나잇페이지
뭐든 꾸준한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한다. 매일 매일 그런 생각을 갖다 보면 루틴을 지키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요가수업 이후에 하는 운동이라곤 가끔 생각날때 해보는 스쿼트 열번이 전부다. 하지만 조금 더 늘려나갈 수 있도록 해야지. 오늘은 스물 다섯번쯤 한 것 같다. 아니면 열 여섯번이었나.
글감을 누군가 준다면 매일 글을 쓰는 데 어려움이 없을 거란 생각을 하곤 했다. 어딘가 좀 답답할 정도로 조금은 의존적인 데가 걸쳐져있다. 그런 걸침이 결국 스스로 해나가는 데에 많은 걸림돌이 되지만 오히려 이런 의존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하니까, 모든 것은 장단점이 있으니 그 속에서 좋은 것들을 더 많이 발견하려는 노력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내 인생의 가장 행복했던 날이 언제였는지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사실 지금의 가족 속에서가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한다. 그래도 어떤 진정한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오히려 지금부터 알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삶의 소소한 행복들은 언제나 있다. 그리고 그 소소한 행복이 가끔은 전율할 만큼의 기운과 만족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하지만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꼽아보라면, 난 내가 노래를 부르고 만든 잡지를 런칭하고 드럼을 치며 하고 싶은 것들을 잔뜩 해버렸던 그 날을 꼽을 수 있다. 그 날은 벌써 꽤나 오래전의 날이었고 얼만큼 시간이 지나가버렸는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그렇게 서서히 해나가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시간이, 정말 놀라울 만큼 많이 지나가버렸다. 시간은 체감하기 힘든 것 같다. 하지만 분명히 그 속에서도 시간의 발자취는 느껴진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일들을 모두 해낼 수 있었던 나의 지난 날들중의 기억나는 그 하루가 너무나 행복하게 남아있는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실행해서였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내가 하고자하는 일을 실행함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는 일 역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속한다는 것을 안다. 내가 잘 하고 있다는 것을 꼭 누구에게 확인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최근의 경과 은에게서 배웠다. 나는 스스로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다. 나는 긍정적인 마음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다.
매일매일의 글감을 나에게서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꼭 어떤 것을 해내지 않더라도 꼭 그것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하지 않더라도, 나는 어떤 것을 떠올리고, 그에 관해 쓸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때로는 그런 삶의 수많은 가지들을 스스로 펼쳐내고 가지를 �� 가며 모든 지도들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거라고 이제는 믿을 수 있겠다.
나잇페이지를 시작한 것은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의 실천편인 도서를 친구에게 추천받아서였고, 원래 책에 나온 명칭은 모닝페이지였다. 하지만 나는 모닝을 혼자서만 고요히 보낼 수 있는 상황적 여유가 허락되지 않는 환경에서 살고 있기에, 혼자서 고요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밤에 이 것을 실천하기로 한 것이다. 거기서는 손으로 쓰라고 하지만 그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일단은 타이핑으로. 그리고 지나간 것은 보지 말라고 하는데 나는 지나간 것을 바라보며 여러가지 생각들을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단은 지나간 것도 종종 바라보는 편이다.
이렇게 할 거면 따라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멋대로 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단 '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어떤 나날들에는 문장하나를 쓰고도 스스로에 대해 너무 실망스러워서 그마저도 지우던 나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쓰는 것은 쓰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나는 결국에는 써야 하는 사람이고, 종내에는 그 쓰기로 인해 구원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대단한 작가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뜨개질로 스스로를 구하고, 누군가는 운동으로부터 스스로를 깨워낸다. 누군가는 공부로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직접적인 경험으로 자신을 알아간다. 나는 그것이 글이다. 나는 나를 알기 위해 글을 써야 한다. 나는 남은 생을 살아가기 위해 나를 알아야 한다. 나와 나의 주변사람들을 위해 나를 알아야 하고 나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또 받기 위해 나를 알아야 한다. 나를 아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기에 나는 나를 알기 위해 쓰는 것이다. 나는 나를 알기 위해 쓰고 또 써내려간다. 쓰기 위해 쓴다. 나는 분명히 쓰기에 목적이 있는 사람이다.
이 많은 쓰기에 대한 열망과 부족한 실력들과 앞서나간 마음과 생각과 열정과 고뇌와 분노과 과거에 대한 어마무시한 미련과 마음한켠에 자리잡은 커다란 상처까지도 글로 아우른다. 이제는 그래야 한다는 확신이 선다. 그리고 어떤 사건이라도 이제는 단숨에 잡아먹을 태도로 맞서기 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해 나갈 생각이다. 모든 것을 그렇게 해야한다. 걱정과 미련들을 최소화하고 나아가야할 시간들에 대해서 더욱 많이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 고민들은 나 스스로를 위한 것이 될 것이다.
나는 더욱 진심으로 나를 위해 쓰기로 한다.
브금:
youtube
2 notes · View notes
eternalri · 3 months
Text
아무튼, 집 - 김미리
p. 10 나는 이삿날 큰 짐을 어디에 놓을지 결정할 수 있고 또 해야하만 하는 어른이 되었다. 그때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지붕 아래 공간, 오래된 물건만이 아니라 그 물건을 돌보는 사람, 흐르는 세월까지가 집이라는 걸.
p. 15 이제 나는 엎드려 우는 대신 고양이를 끌어안고 창가에 선다.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활짝 연다. 그리고 창밖을 내다보며 확실히 해둔다. 나는 모두의 세계를 떠나 새로운 세계로 들어왔을, 지금은 또 다른 세계에 속해 있음을 말이다. 이 세계는 내가 나를 위해 만든 세계다. 다정하고 안온한 세계, 내가 '집'이라고 부르는 세계.
p. 35 매일 작은 원만 그리는 컴퍼스 같다. 그 작은 원 안에 있는 것���로 충만하다. 그러다 가끔은 다리를 주욱 멀리 뻗어 가능한 한 큰 원을 그린다. 누군가에게 간다. 된장찌개를 끓이는 법을 알려주려고. 연이 그랬듯 남은 마음은 냉동실에 넣어 두고 올 것이다.
p. 83 너무 지친 날에는 먹고 마시는 일, 자는 일, 싸는 일, 삶을 위해 필요한 이런 기본적인 이를조차 번잡스럽게 느껴지고 벅찼다. 그런 날이 다시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쩔 수 없이 또 맞닥뜨리게 될 것을 안다. 그런 순간이 다시 오면 이제 나는 이 순간을 떠올릴 것 같다. 소망이와 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성실했던 이 순간을.
p. 96 집에서 보낸 날들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세월과 함께 나를 만든 집을, '어디'라는 말로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디 사세요? 이 질문이 이제 나의 마음을 괴롭히지 않는다. 지금은 서울 한복판에 살고 있어서가 아니라 사는 곳 그 자체는 나를 대변 할 수 없다고, '어디'라는 말이 지역명 말고 다른 아무 의미도 갖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온 집들과 그곳에서 보낸 시간들만이 의미있을 뿐이다.
p. 139 달라진 것이 있다면 다음 말이 되면 반드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는 점이다. 내가 닫은 문을 내가 다시 열고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문은 열고 들어갈 수 있어야 하지만 나올 수도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방이 있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작은 방에 스스로를 가뒀던 내가 그 문을 열고 나온 것은 어느 회사의 최종합격 소식이 들려온 날이 아니었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이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도착하지는 않는다는 걸, 이렇게 울며불며 살아낸 만큼만 앞으로 간다는 걸 깨닫게 된 날이었다. 삶에 바랐던 대부분이 아직인 채로 남아 있다. 어떤 것들은 더 이상 소망할 수 없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또 어떤 것들은 어느 순간 나에게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낸 하루들 덕분일 것이다. 아침이면 이부자리를 정돈하고 호두나무로 만든 테이블에 앉는다. 테이블 위로 보이는 나이테와 옹이는 나무가 살아온 흔적이라고 한다. 나뭇결을 따라 그러진 선은 나무가 보낸 하루하루를, 옹이는 나뭇가지가 자라다가 꺾여버린 순간을 담고 있다는데, 나는 그저 아름답다고만 생각한다. 테이블에 앉아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을 그려본다.
p. 149 괜찮아질 거라고 마냥 낙관할 수도, 될 대로 돼라 체념할 수도 없는 때. 그때마다 나는 집을 떠올렸다. 여전한 표정으로 나를 품어주는 익숙한 공간을. 그 속에서 울고 웃으며 살아낸 시간을. 집에서 환대받았던 힘으로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소망할 수 있었다. 집에 단단히 뿌리내릴수록 나는 삶의 더 멀리까지 안전히 갈 수 있었다.
p. 150 내가 사랑했던 그 한구석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여전히 내 안에서 나를 선명하게 만들고 있다.
Tumblr media
2 notes · View notes
chaesvoguerice · 7 months
Note
아직 발렌타인데이잖아, 그렇지? 자기야, 그거 알아? 나는 마침내 내 두뇌에서 창의성을 발견했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카페인뿐이었습니다(물론 쓴맛도 아니고 휘핑 크림도 없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매우 어리석고 번역이 아마 모든 것을 망칠 것입니다. 하지만 여보, 당신이 기억했으면 하는 14가지 사항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결말은 달콤씁쓸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항상 나쁜 것 속에 좋은 것이 있고, 좋은 것 속에 나쁜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을 잃는다는 생각을 하면 전혀 기분 좋은 일이 없을 것 같아요.
2. 내 생각엔 당신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이미 많은 것을 성취했고,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일합니다.
3. 내 인생에서 내가 무슨 짓을 해서 당신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어떤 종류의 놀라운 카르마를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4.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고, 오늘의 슬픔을 잊도록 노력해보자. 그렇게 약속할 수 있어?
5. 눈이 오면 손을 내밀어주세요. 담요를 만들어 드릴게요(물론 흰 담요는 아닙니다).
6. 나는 리그를 싫어한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그것을 좋아한다면 나는 매일 밤 그 게임에 참여할 것입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당신의 길을 따라갈 기회가 생긴다면 말이죠.
7. 내 가장 친한 친구는 지금까지 가장 재능 있는 작가입니다. 나를 변화시킨 상징적인 괴물 팬픽… 저처럼 무명의 패배자 작가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주셨는데, 항상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8. 당신은 항상 내가 매일 더 나은 버전이 되도록 영감을 줍니다. 당신은 나의 약하고 나약한 자아가 차가운 철창 뒤에서 하루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의 나쁘고 건강에 해로운 습관을 멈추라고 말씀하십니다.
9. 나쁜 버릇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나한테 하루 종일 라면만 먹었다고 혼났던 거 기억나? 넌 너무 귀여워 자기야, 내가 더 잘해줄게…
10. 당신은 나의 최악의 특성과 자질을 모두 다루면서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미안해 부족해서 늘 나에게 너무 많은 걸 줬어 영원히 소중하게 간직할게
11. 당신은 나의 달리아입니다.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아름다웠어요.
12. 당신은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특히 당신의 꿈에 관해서요. 나한테 맹세해줬으면 좋겠어,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알았지? 10년 후에는 당신의 이야기를 봐야 할 것 같아요…
13. 슬프다, 너 같은 사람을 다시는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내 말은,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어. 아니면 도플갱어를 발명해 보세요. 하지만 그것은 같지 않을 것이다. 난 그냥 당신을 원해요, 자기.
14. 넌 모든 게 무서워, 그렇지, 자기야? 괜찮아요. 나는 당신을 rescue 싶습니다. 어둠, 크리스탈이 터지는 소리, 무서운 공원. 거기에 있고 싶다.
보너스 #15: 당신은 나의 생명선이죠, 그렇죠? 이 노래는 플레이리스트에는 없었지만, 늘 생각날 것 같아요…
You're so thoughtful honey, writing all of this just for me. You'll never lose me, I promise, so don't even think about it. I've achieved a lot already, and I work hard? That's a big compliment. Maybe you've done something in this life, your past life, or something else, but you definitely deserve me honey. It's easy to forget any sadness with you, I can't stay upset with you for long, so I can promise that. Let's remember everything good and all the happy and silly conversations we've had. Hold out my hand when it snows? I can do that for you, I'll do anything for you. Since you're my favorite person as well, I won't make you play league anymore if you don't want it baby. I still can't believe you read that monster fanfic, or that it converted you into liking that sort of thing. Haha. You won't ever have to see a day behind cold bars because I'll always have enough money to bail you out honey. But that doesn't mean you can keep doing those stupid things. I remember scolding you for only eating ramen.. You scolded me for only eating cookies too, remember? I think we can help each other develop better eating habits… Dahlias represent a lasting bond, strength, and are a romantic flower. Did you know that? Am I your strength? I will never give up my dream, I'll promise you that. You have to see me on a music show one day, being interviewed by Miyeon and Joohoney. You don't have to invent a doppelganger, I'll always be next to you or thinking of you even if I'm too busy. I am in fact scared of everything… I feel safer though knowing you're going to protect me from it. Even if I heard the song before, I didn't know what lifeline meant until you told me. You're someone important to me, and someone I depend on. Would you believe you're my lifeline too?
1 note · View note
jmini13 · 1 year
Text
Tumblr media
비록 내가 힘들지라도, 나는 행복해지려고 계속 노력한다. 왜냐하면 나는 한국에, 서울에, 나를 이해해 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그것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나는 보호받고 사랑받는다고 느낀다. 너는 나의 위안이야, 정말 고마워 지민아. ♡
3 notes · View notes
righterj · 2 years
Text
꽤 바쁜 주말이었다. 엄마집에서 하룻저녁 자고 천안에 들렀다가 가장 가까운 버스 터미널인 정안휴게소 환승센터에서 전주로 가는 고속버스를 찾아 탔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자니 옛날 종이를 팔던 시절이 생각났다. 아침에 대구 들렀다 광주가서 미팅하고 울산에서 저녁먹으며 반주하던 때. 이 작은 걸 팔아서 어떻게 10억을 만드나 하는 깊은 고뇌는 할 틈도 없이 그냥 흐르는대로 우선 눈앞에 닥친 일을 해치우다보니 미시적이지 못한 사람이 되어있던 때. 지금은 어디로 가고있을까. 여전히 나는 흐르고 있어야만 하는데 그 때 보다 미지근한 용암이 되어 무겁게 굳어가며 넘실대고만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천안에선 종우의 외할머니를 만나뵈었다. 만났다고 해야하나. 할머니는 새벽내내 소리치고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다 점심식사 후 곤히 잠이 드셨다고 한다. 몇 번을 깨워보아도 일어나지 못하셔서 우리만 유리너머 유난히 말라버린 할머니를 안타깝게 부르다 돌아왔다. 건강이 악화되어 입원한 요양병원은 환자와 보호자의 접촉이 금지되어있어 통유리로 된 벽을 사이에 두고 우린 건물 밖에, 환자는 침대에 누운 채 면회실로 실려와 건물 면회실에 머물며 전화로 의사소통을 해야했는데 큰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할머니는 이제 거의 소리를 듣지 못하신다. 할머니는 귀나 건강이 안좋으셨을 뿐 정신은 매우 맑으신 분이셨는데, 간병해주시는 분 말씀으론 밤낮도 바뀌어 새벽에는 누군지 모를 사람들의 이름을 계속해서 부르다 아침이면 지쳐 잠에 든다고 하셨다. 사실 이런 보호시설에 입소하신 분들은 필연적으로 마음이 약해지고 그건 정신도 약해지게 만든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평생 가족과 계시다 돌아가시는 것은 좋은 일인가. 우리집 본인 방에서 떠나신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나는 채 감정을 느끼지도 못했는데 자동으로 눈물이 나서 가끔 당황스럽다. 머릿속에 메크로처럼 눈물로 이어지는 공식이 있나보다. 이제 내 감정이 누군가에게 실례가 될 수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무책임한 내 감정을 자꾸 드러내고 싶지 않은데 생각을 거치지 않고 흐르는 것들이 자꾸 나를 번거로운 사람으로 만든다.
전주에는 이모의 부고를 받고 시간을 쪼개 향했다. 몇 년 전 이모가 요양병원에 입소했다고 어렴풋이 들었던 것 같은데, 그 병원에 연계 된 장례식장이 전주에 있었다. 향년 87세이셨으니 이모라는 호칭으로 연상하기엔 연세가 많은지도 모른다. 하긴 이모의 큰 아들(어릴 때 못된 나는 그 오빠를 늙은이오빠 라고 불렀었다 오빠라는 호칭은 에쵸티같은 남자들에게나 붙는 건 줄 알았으니까) 이 우리엄마랑 동갑이니까 이모보다는 할머니에 더 가깝게 느꼈을 수도 있다. 아름답고 강한 얼굴에 세련되고 불같은 목소리를 가진 이모. 일찍 이혼해선 아들 셋을 키워낸 이모. 불호령보다도 바닥에 먼지 한 톨 없이 뽀득뽀득 집을 닦고 정돈하는 손끝이 더 야무지고 맵던 우리 이모. 녹슨 장식장 하나를 철수세미 하나 물양동이 하나로 하루종일 걸려 새 것 처럼 닦아두던 우리 이모. 한 달에 쌀 한가마니가 아니면 하숙집에 막냇동생도 들여 줄 수 없다고 칼처럼 잘랐던 우리 이모. 그렇게 거절했던 여덟번째 막냇동생이 첫 딸을 낳았을 때 거짓말���럼 산구완을 해줬던 우리 이모. 드세고 말이 강한 걸로 유명했는데 알츠하이머 증세가 오자 머리가 하얗게 세고 종이접기를 좋아하는 소녀가 되었다던 우리 이모. 큰 추억이 없는데도 괜히 코끝이 시고 마음이 아리던 제일 큰 이모.
많은 마음이 두더지게임처럼 머리를 들이밀고 어떻게 생긴지 들여다보려 하면 쏙 들어가버리기를 반복했다. 잡아들고 꼼꼼히 들여다보고 해부일지를 적어보고싶었는데 그냥 그러지 않기로 했다. 고여있는 내 안에 어느 하나만큼은 흘러가는 물줄기로 두어야 할 것 같아서. 갈 수 있다면 아무래도 몸 보다는 정신이 가는 길이 더 자유롭겠지. 그 분들의 몸이 병원에 너무 오랜 기간 머물지 않으셨기를 감히 바란다. 마음과 추억과 기억들은 정말이지 쉽게 무너지고 더렵혀지는 것이므로, 떠나는 어떤 길들에 조금 더 맑고 고운 것들을 행랑으로 챙겨가실 수 있었기를. 늘 고민하는 나의 마지막에 대한 방향처럼 그 분들께도 정리의 시간이 적당하게 주어져있기를. 이모의 영정에 절 하며 기원했다.
3 notes · View notes
doranproject · 2 years
Text
“난 괜찮아”
*난 괜찮아
꼭 즐겁거나 재밌는 일이 아니더라도 나는 괜찮게 하고 있어.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꽤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
난 진짜 괜찮아.
아픈 곳도 없고 바쁜 것 같다가도 쉬는 날도 꼬박꼬박 쉬니까 좋은 것 같아.
먹는 것도 더 잘먹어.
얼마 전에 게장을 먹는데 너무 맛있더라, 다음에 거기 꼭 같이 와야지 그렇게 생각했다?
나 생각보다 집에서도 잘 먹고, 잘 놀고, 잘 살고 괜찮아.
그러니까 너무 내 걱정만하지 말고 엄마도 엄마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
내 걱정 30년 했으면 많이 했다.
난 괜찮아 너무 잘 지내니까 엄마 행복도 욕심내줘.
가끔 보고싶으면 전화할게, 너무 자주는 안할거야 난 괜찮으니까 항상 그렇게 건강해줘.
늘 그립고 고마워. 사랑해 엄마.
-Ram
*난 괜찮아
"어차피 다 지나갈 일들이잖아. 견디기 어려운 순간들도,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쁜 순간들도. 빨리 집에 들어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눕고 싶은 날들도, 영원히 박제해두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날씨와 함께한 날들도. 그러니까 울어도 괜찮고, 웃어도 괜찮아. 힘들어하고 괴로워해도 괜찮고, 화를 내도 괜찮아. 남들 눈치 보지 않아도 괜찮고, 네 기분과 감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도 괜찮아."
-Hee
*난 괜찮아
늘 나를 걱정하는 말들이 오히려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지나친 걱정은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힘겹게 도피한 나를 붙잡아 다시 불안으로 밀어 넣는 꼴이다. 그게 싫어서 걱정을 늘 경계한다. 내가 스스로 하는 걱정 뿐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호의 마저도. 걱정을 해봤자 달라질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본질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상 어지간한 일들은 나를 흔들고 괴롭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괜찮든, 괜찮기를 진심으로 바라야 할 상황이든, 나는 괜찮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Ho
*난 괜찮아
괜찮다. 다 괜찮다. 씁슬한 입맛을 다시는 날도 있는 것이다. 그것을 일찍 깨닫는 이도, 늦게 깨닫는 이도 있겠지만 모두 다 한 번은 이것을 상기한다. 난 괜찮다 는 말엔 일견 주술적 자기 위로가 포함되어 있다. 그래도 괜찮다. 다 괜찮다.
-소고
9 notes · View notes
pittam · 4 months
Text
폴리 바튼, 피프티 사운즈 Polly barton, Fifty Sounds 01
서문
 점심시간인데 나는 라임색 올빼미로부터 온갖 잔소리를 듣고 있다. ‘아시나요!’ 올빼미는 내 시야를 가로지르며 젠체하고 으스댄다. ‘미국 내의 모든 공립학교에서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보다 듀오링고로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더 많답니다!’
 지금은 2019년이고 나는 곧 여름에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이에 따라 나는 디지털 세상 속의 허깨비나 다름없는 언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듀오링고의 마스코트로부터 이탈리아어 어휘와 문법, 온갖 잡지식을 배우고 있다. 듀오링고가 존재한다는 건 최근에야 알아냈지만, 알고 보니 23개국의 언어 학습 코스를 갖추고 전 세계적으로 3억 명이 사용하고 있어, 경이로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이었다. 처음에는 마스코트인 듀오의 날갯짓을 보고 일본에서 만든 것인가 생각했지만, 위의 잡지식 퀴즈를 보면 짐작이 가듯이 이 회사는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듀오링고는 루이스 폰 안과 세버린 해커의 ‘무상 교육이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에서 탄생한 발명품이다.
 듀오의 울음은 소리가 없지만, 야단법석으로, 반쯤은 미친 것처럼, 디즈니 악당처럼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돈다. 아시나요! 아시나요! 아시나요! 그리고 공교롭게도, 나는 몰랐다. 적어도 큰 눈망울에 긴 속눈썹을 가진 듀오가 나에게 처음 말을 걸었을 때, 나는 몰랐다. 화면에 10번째 팝업이 뜰 무렵부터 나는 이 잡지식 퀴즈에 정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또 하나 알게 된 것은 이 퀴즈와 마주칠 때마다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약간의 찝찝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점심 시간을 듀오와 함께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듀오의 학습 방식에 회의적인 입장은 아니다. 공립학교의 언어 교육과 듀오의 학습 모델을 비교하는 것이 일견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수많은 언어 중점 어플리케이션과는 달리, 듀오링고는 오디오 콘텐츠가 전혀 없지는 않다. 실제 사람들이 말하는 클립이 있어, 사용자가 마이크에 대고 문장을 말하도록 유도한다. 그래서 사용자들이 적어도 언어가 실제로 어떻게 들리는지, 그리고 입 안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레벨 잠금 해제 구조는 게임 생태계에서 가져왔는데, 이 때문에 사용자가 언어를 진정하게 통달하기보다는 그저 레벨 통과 전략에 집중할 우려도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언어 교육에도 같은 비난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점수 받기를 위한 의미 없는 노력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시험 출제자나 녹색 올빼미가 원하는 대로 언어를 배우게 되지만, 이는 그저 시작일 뿐이다. 언어 교육을 접할 기회가 없던 사람들이 언어 교육에 다가가고 즐길 수 있다면 분명 좋은 일이다.
 그렇다면, 왜 듀오의 잡지식이 왜 나에게 불안감을 주며 그 호탕한 자존심을 나는 못마땅해 하는 걸까? 내 불편함의 근원이 지극히 불합리하게도, 듀오가 ‘학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단어는 다양한 강도로 수행되는 모든 활동을 포괄하는 데 정당하게 사용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 자신의 태도가 불합리하다고 말한다. 나의 관대하고 합리적인 부분은 사람들이 하루 5분 또는 20분 동안 듀오링고에서 ‘언어 학습’을 하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마음 한구석에서 나는 분개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결국에는 발을 구르는 이를 다치게 하는 발도장을 찍으며 세상이 진짜 진실로부터 눈을 돌렸다고 정해버린다. 이 부분에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다. 또 다른, 훨씬 덜 안정적인 형태의 학습, 듀오링고의 야단스러운 네온 색깔에 대항하는 라듐과도 같은 학습 방법이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언어 학습 방법은 감각의 폭격에 대한 것이다. 그건 뭔가에 홀리거나 악령이 들리고, 몸을 뺏기는 것과도 같다. 쏟아져 들어오는 소리의 물결과 너무나도 혼란스럽고 통제 불능의 방식으로 산발적인 연상 이미지들의 공격으로 귀를 막고 싶어지지만, 실제로 귀를 막는다고 해도 머릿속은 반향실로 남게 된다. 나를 매료시키는 언어 학습은 출퇴근에 활기를 주고 ‘연속 5번 정답! 잘하고 계세요!’ 같은 메세지로 도파민을 분출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한 번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한 번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자신을 미워하고, 다음에는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자신의 자존감을 거는 것이다. 제대로 이해해서 마치 자신의 존재 자체가 입증된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이다. 이건 내가 유아기 때 분명 경험했는데 잊어버렸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학습의 일종이다. 때로는 너무 어려서 그 경험을 잊어버린 게 아니라, 그 자체에 정말 불안정한 무언가가 있어서 존엄하고 수치심을 두려워하는 우리 인간은 그 경험의 기억을 억압해야 하는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목표나 경계를 모르는 학습 방법으로, 흔히 ‘몰입형 학습’이라고도 일컫는다. 수영을 한 번도 배운 적도 없으면서 용감하게 바다에, 그것도 알몸으로 뛰어드는, 고독한 인물이 떠오르게 하는 학습법이다.
 독선적인 말투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나는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몰입’이야말로 바로 내가 일본에 갔을 때 겪었던 거다. 몰입이 나에게 일어났다고 말하는 게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내가 어�� 상황에 처하게 될지 가기 전에 알았더라면, 일본에 갈 만한 배짱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사실을 알기 때문에, 잘했다면서 나 자신의 등을 두들기고 돌아다니지도 않는다. 적어도 나 자신은 안 그런다고 생각한다. 녹색 올빼미의 오만함과 마주하기 전까지,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고는 내 마음 한구석에 이런 경험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는 것을 깨닫는다. 이 마음은 이성적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출퇴근길에 친화적인 이 앱의 목표 중심적 합리성에 분노를 느낀다.
 특히 내가 듀오에게 말해 주고 싶어 안달인 것은 다음과 같다: 알고 있니! 완전 초보자로 외국어에 몰입하면, 목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목표가 무엇인지 개념화할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없어! ‘읽는 법 배우기’나 ‘유창해지기’ 같은 중요한 목표는 그 매끄러운 표면 아래를 찔러 볼수록 점점 더 의미가 없어 보이기 시작해!
 외국어에의 몰입은 소리의 폭격이다. 이걸 붙잡고 배우기 시작할 거라고 자기 자신이 선택하기 전까지 말이다. 그 뒤에는 벼락치기의 폭격으로 변한다. 일단 이것 배우고, 이것도 배우고, 또 이것도 배우고. 일단 기초부터 시작하자,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물결 속에 던져질 때 머릿속의 목소리가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모르는 언어로 생활하다 보면 이 ‘기초’라는 범주가 이론적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포괄하는지 점점 분명히 보인다. 인사말과 일상적인 대화는 당연히 기초며, 기초적인 동사 형태를 모른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숫자가 기초 중의 기초라는 사실은 모두가 안다. 색깔, 옷, 학교에서 공부하는 과목, 동물, 날씨와 관련된 모든 것, 사람을 묘사하는 형용사들처럼 말이다.
사실 모든 사물이 기초 어휘라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어렸을 때 모국어로 처음 배울 곰인형, 유모차, 신발끈과 같은 단어를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른다면 더욱 걱정될 것이다. 그리고 정의, 우정, 쾌락, 악덕, 허영과 같은 추상 명사처럼 가장 근본적으로 보이는 어휘들도 있다.
 이 외국어가 당신이 알고 있는 언어와 완전히 다른 문자 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말하기의 ‘기초’를 숙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완전히 새로운 범주의 기초가 글자의 형태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어는 표음 문자인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묶어서 가나로 통칭한다)가 각각 46자씩 갖춰져 있고, 중국 한자에서 유래한 칸지 2136자가 공식적으로 ‘통용 문자’로 간주되어 총 세 가지 형태의 문자 체계가 존재하는 점에서 끝없는 선물을 주는 언어다. 즉, 당신이 얼마나 아는 게 없는지 깨닫게 해줄 기초 어휘가 절대 부족하지 않다는 거다.
 지난주(정말이다) 나는 ‘올빼미’를 뜻하는 한자를 찾아봐야만 했다. 완전히 모르는 한자는 아니고, 어디선가에서 배웠다가 잊어버렸지만 그래도 부끄러움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맞다, 이건 자주 사용되는 한자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번역가가 아닌가. ‘올빼미’ 정도의 기초 어휘는 알고 있어야만 했다.
 올빼미 한자를 절망적인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2분 전의 내가 기억만 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고, 어떻게 나무에 앉은 다리 없는 새1를 알아보지 못했는지 의아해 했는데, 일본어를 배운지 2년이 조금 넘었던 시절, 런던의 소형 일본 출판사에 막 취직했던 오래 전의 일을 불현듯 떠올렸다. 어느 날 나는 고개를 들어 내 책상으로 다가오는 선배 직원 O를 보았다. O의 손에는 직원들이 휴가를 신청하거나 보고할 때 제출하는 서류 두 장이 들려 있었는데,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바로 내가 최근에 작성한 서류인 것을 알 수 있었다.
 ‘폴리 쨩,’ 그는 내 옆의 의자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음모를 꾸미는 것 같기도 하고 설교하려 드는 것 같기도 한 표정이었다. ‘얘기 좀 하자. 한자 사용이 엉망이네.’
 ’아,’ 이것 말고는 할 만한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앞으로 들을 말에 대한 걱정이 앞섬과 동시에, 선배 직원이 직접 시간을 내서 나를 따로 교육해 준다는 것에 으쓱해졌다.
 ‘어떨 때는 완벽하고, 또 어떨 때는 아무 것도 안 맞네.’
 말하면서 O의 눈은 내 컴퓨터 모니터 위를 표류했는데, 그 화면 가장자리에는 내가 한자 몇 개를 작은 포스트잇 메모지에 써서 붙여 놓았다. 그 중 하나는 ‘까마귀’였던 것을 기억한다. ‘새’와 같아 보이지만 눈을 뜻하는 획 하나가 빠져 있다.2 지난 주에 부탁 받은 번역 자료에서 나온 실수인데, 그때는 몰랐던 차이였다. ‘저건 필요 없어.’ O는 까마귀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는 다른 포스트잇 메모지 위로 손가락을 맴돌며 내가 필요할 것들과 필요 없는 것들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매의 눈으로 문제가 된 서류를 다시 보았다.
 ‘이것 봐.’ 그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들기며 말했다. ‘여기에 뭐라고 썼는지 보렴. 가장 중요한 게 빠졌네. 완전히 다른 뜻이 되어 버리니까 한자는 일부분을 이런 식으로 빼먹으면 안 돼. “문제”라고 쓰려고 했는데 “몬”이라고 썼잖아.’
 내가 따라잡기 힘들어 한다는 걸 느꼈는지, 그는 내 눈을 똑바로 들여다 보고는 적대감이 느껴지는 선명한 영어로 한 글자씩 말했다. ‘’몬’은 ‘문’이라는 뜻이야. 너 ‘문’이라고 썼다고.’
 나는 아래를 내려다 보았고, 역시 그의 말이 맞다는 걸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쓴 서류에는 ‘건강 문으로 인한 예기치 않은 결근’3이라고 영어로 번역할 수 있을 만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에피소드는 그때처럼 생생하고 가깝게 느껴지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나의 입장을 요약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즉, 나는 항상 문이라는 글자를 쓰고 있다. 절에서나 볼 수 있는 크고 우뚝 선 문이다. 나는 그 빗장 앞에 서서 문지기들의 환영을 받기도, 빈축을 사기도, 쫓겨나기도 하면서 가끔씩 드나들고 있다. 그 안에 있을 때도, 언제든지 다시 밖으로 밀려나거나, 내가 몰랐던 기초적인 요소들이 나에게는 없다는 걸 항상 의식하고 있다. 가끔은 내가 일본어 학사 학위를 땄거나 제대로 된 어학 코스, 혹은 박사 과정을 밟았다면, 즉 기초를 쌓는 과정을 어떻게든 나보다 더 큰 시스템에 맡겼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 자문한다. 대답은, 조금이다. 뒤통수를 맞고, 문의 다른 편에 서 있다는 걸 갑자기 깨닫는 게 조금은 책임감이 덜할 것이라고 나는 상상한다.
 학습이 주로 독학적인 형태를 띠는 경우, 무언가를 숙달한다는 것은 모르는 것들을 직접 알아차리거나 누군가 알려주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 다른 자료를 참고하지 않는 한, 학습이 필요한 것들의 목록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모두 언어에 노출됨과 그 노출을 인지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특히 전에 경험한 것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언어와 문화는 더욱 더 그렇다. 우리는 그 다름을 알아채고, 분노하거나 흥미를 느끼고, 이국적으로 바라보고는 마음껏 흡수하고 삶에 있어서 우선순위로 둔다. 그렇지 않으면 그 문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 충만함에 감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파도에 휩쓸리고, 꿀꺽 삼키고, 뱉고, 수면 위에 떠오르기 위해 물장구를 치느라 너무 바쁘다.
1 note · View note
epiredaehan · 5 months
Video
youtube
📓 『일류의 조건』 #일류의조건 #필름출판사 #책추천
@sinaeannn @1ryu_society 📓 『일류의 조건』   ✒️사이토 다카시 齋藤 孝 ‘지혜의 거인’, ‘교양의 대가’라 불리는 일본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 도쿄대학 법학부와 동 대학원 교육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거쳤고 교육학, 신체론, 커뮤니케이션론을 전공했다. 2001년 저서 《신체감각을 되찾다》로 ‘신초 학예상’을 수상했고,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는 26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지식과 실용을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글을 선보이는 그의 책은 누적 1,000만 판매부수를 기록할 만큼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았다. 어려운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일본 최고의 교육 전문가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다. 저서로는 베스트셀러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외 다수가 있다. 📝정현(옮긴이)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인문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국내 기업에서 근무하며 분야를 넓혔다. 말을 모으고 매개하는 작업에 매력을 느껴 번역가의 길에 들어섰고, 바른번역 전문과정을 거쳐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교양으로 읽는 반도체 상식》, 《바른 회사 생활》, 《R선생님의 간식》 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제1장 | 아이들에게 물려줄 ‘세 가지의 힘’ 숙달에 이르는 보편적 원리를 ‘기술화’하라 훔치는 힘 한 프로 야구 선수의 아이디어 기술을 훔치기 위한 전제 기술을 ‘훔치는 힘’과 모방의 차이 암묵지와 형식지의 순환 문과와 이과의 대립을 뛰어넘어 기초 능력은 공통분모다 ‘중요도’를 의식하라 ‘요약하는 힘’의 기본 2 대 8 공식 관심으로 이루어진 자석을 만들어라 제2장 | 스포츠로 두뇌를 단련하라 심오한 스포츠의 세계 축소판을 통해 연습하기 기술화의 요령 하스미 시게히코는 고다르에게 무슨 질문을 던졌는가 리더의 코멘트 능력 최고의 시절을 되찾다 틀과 오류 이견의 견 기술과 상상력 제3장 | ‘동경’을 동경하는 마음 자기만의 스타일로 변형 버릇의 기술화 사카구치 안고의 이야기 스타일은 일관된 변형이다 무나카타 시코의 꿈 스타일의 계보를 의식하는 습관 욕망은 다른 사람의 욕망을 모방한 것 흑막의 정치가, 조제프 푸셰 비욘 보그와 존 매켄로 혼다를 이룩한 창조적 관계 시로야마 사부로의 판단 제4장 | 숙달론의 기본서 《쓰레즈레구사》 나무 타기의 달인 징조를 읽는 힘 에너지의 집중 도의 달인 달인 체험 숙달론의 교과서를 찾는 습관 ‘격언화’의 효용 제5장 | 신체 감각을 기술화하라 두뇌를 단련하는 유아 교육 의식의 조각을 늘려라 뇌를 활성화하는 방법 내 머릿속에는 몇 명의 작업자가 깨어 있을까 ‘감동’은 의미의 충만함에서 온다 댄서는 ‘무심’하다? 의식의 밀도와 속도의 관계 나무의 촉감을 전하는 기술 데루스 우잘라의 기술로서의 감각 합리적 애니미즘 감성의 폭을 넓혀나가는 용기 제6장 | 무라카미 하루키의 스타일 만들기 스타일은 존재감을 낳는다 스타일의 그릇을 키워라 소설을 쓰는데 왜 달려야 하는가? 집중력과 지속력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몰입으로 ‘들어가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자신만의 필살기를 만들어라 모든 것을 교차한다는 것에 대하여 리듬이 몸에 스미게 하라 동양의 전통, 호흡법 에필로그 저자 후기 🔖세가지 힘 첫째, 지식을 훔치는 힘 둘째, 요약하는 힘 셋째, 추진하는 힘 🔖'이 책에서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이책은 2006년 출간되어 절판되어 구하기도 힘든책이라  구하기를 원하는 독자들이 많았다  이책에서 얻고 싶은것이 대체 무엇이길래 사회에서 살아가는방법중에 기본을 다져주는 세가지 힘에 관한 내용이다. 지식을 훔치는 힘,요약하는 힘 ,추진하는 힘 , 숙달과 동경을 통해 자신에게 잘맞는 스타일 을 찾아가는법을 발견하여 다양한 분야의 일류들의 에피소드와 함께 일류가될수있는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법을 제시하는 자기 계발서이다 ¶펴낸곳 ㅣ 필름(Feelm) #일류의조건 #사이토다카시 #정현 #일류의조건_사이토다카시 #필름 #자기계발서   #필름출판사 #책추천 #자기계발 #齋藤孝 #できる人はどこがちがうのか #도서  #책 #book  #독서 #북   #신간도서 #신간추천 #추천도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리뷰 #bookstagram #책후기그램 #books
0 notes
sj-in-musicnote · 9 months
Text
Tumblr media
<I Know I’m Funny haha> Faye Webster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는 어디까지나 당신의 취향에 달려 있다. 그 음악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을 한 조각씩 떼어내 생각해 보자. 목소리는 어떠한가? 멜로디는 어떻게 흘러가는가? 템포는 느린 편인가 빠른 편인가? 커버 재킷이 주는 첫인상은 어떤가? 처음 보는 뮤지션인가? 타이틀과 제목의 뉘앙스는 어떻게 느껴지는가? 앨범의 컨셉이나 뮤지션의 인상착의는 어떤 종류에 속한다고 생각되는가?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 직관적으로 어떤 감정이 스쳐갔는가?
신인이거나, 아니면 음반을 여러 장 냈지만 제대로 들어본 적 없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뮤지션의 몇 번째 앨범과 나는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페이 웹스터의 I Know I’m Funny haha는 그런 앨범이었다. 나는 그녀에 대해 아는 내용이 전혀 없이 커버 이미지와 함께 노래부터 듣게 되었다. 음악이 들려오자마자 머릿속에선 분류와 판단이 눈부시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목소리? 제법 좋음. 템포? 적당함. 멜로디? 듣기 좋음. 전반적인 음악의 분위기? 이상적. 앨범 재킷? 마음에 듦. 코트니 바넷, 줄리아 재클린, 올더스 하딩이 연상되는? 객관에서 주관으로 단어들이 뻗어나가고 결국 그 끝에 ‘페이 웹스터’라는 새 항목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페이 웹스터의 I Know I’m Funny haha는 어느 한 시기 내가 즐겨 들었던 앨범이다. 특히 어떤 때였느냐면, 책을 만들면서였다. 나는 생전 처음으로 내가 쓴 글로 이루어진 책을 손수 만드는 경험을 했는데, 특히 글을 쓰는 자아에서 나 자신을 분리하��� 시각적인 작업을 할 때 이 앨범을 BGM처럼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고는 이 앨범이 전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차분하고 싱그러우면서도 개성적인 분위기가 나의 작업에 영향을 미치거나 스며들기를 바랐다. 바이닐 구매는 최근에 했으므로 그 당시에는 주로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들었지만 지금 바이닐로 다시 이 앨범을 들으니 나는 그 시절을 되찾은 것처럼 기분이 묘해진다. 어쩌면 과거 한 조각의 경험은 비록 그 당시에 내가 빨리 통과해버리고 싶은 것이었다고 해도 지나고 나면 사무치게 그리워질 때도 있고, 뒤늦게 그때의 나를 다시 바라보며 웃게 되기도 한다. ‘내가 우스웠다는 건 나도 알아, 하하’. 따지고 보면 세상사의 많은 경우에는 ‘웃으며 넘어가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별로 없는 때가 많다. 그건 몇 번의 소통 경험을 통해 체득한 그럴듯한 요령이기도 하고 자기방어적 심리를 내포하기도 한다.
Tumblr media Tumblr media
페이 웹스터는 이 앨범과 전작 Atlanta Millionaires Club을 구분하면서, 수록곡들이 한층 낙관적이며 안정된 상태에서 쓰였고 바로 그런 정서가 반영되었음을 밝힌 바 있다(https://secretlycanadian.com/record/i-know-im-funny-haha/). ‘당신은 나를 좋은 방식으로 울고 싶게 만들어(You make me wanna cry in a good way)’라 고백하는 In a Good Way는 이 앨범의 시작점이었다. 이 곡은 올드 팝과 컨트리 등을 베이스 컬러로 한 음악에 알앤비를 가미한 발라드로 위와 같은 가사를 전달하기에 좋았다.
오프닝 곡 Better Distractions는 연인이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방해 요소가 많을수록 다시 함께 하게 되었을 때 더 큰 소중함을 느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https://www.songtell.com/faye-webster/better-distractions). 그래서 More Distractions(더 많은 방해)이 아니라 Better Distractions(더 나은 방해)이다. 화자는 그가 너무 좋아서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은 감정을 느끼지만 더 큰 행복을 위해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게 된다. 보통 의존적 성향의 사람이 그런 경우가 많을 테지만,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 더욱 성숙한 시각과 판단을 갖게 되어 틀림없이 ‘따로 또다시 함께’의 행복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이 곡은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기에 발표한 즐겨 듣는 음악 리스트(2020)에 포함되기도 했다(https://www.billboard.com/music/music-news/barack-obama-favorite-songs-2020-9503113/). 
타이틀이 된 I Know I’m Funny haha에서 그녀는 하찮고 사소한 것들에 주목했다고 말한다.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험, 파트너의 가족들이 술에 취해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 해프닝들을 이야기 속에 집어넣었다. 엄밀히 말하면 그녀의 창의적 시선은 웃긴 이야기 바로 그것에 향하는 것이 아니라 웃긴 이야기 바깥을 향하고 있다. 그 시선은 누군가 그녀에게 웃기다고 말하고 즉시 그녀 스스로 시인하는 지점에 멎어 있다. 그것은 이 앨범이 우리가 예술에 대해 잘 기대하지 않는 ‘웃음’을 소재로 삼은 배경이 되었다. 온통 부조리한 상황을 통과하면서 그녀는 씁쓸하게 시인한다. ‘맞아, 난 웃긴 사람이야’. 페이 웹스터의 ‘haha’는 전혀 웃음이 나지 않는 상황에 처한 ‘나’ 자신을 두고 울지 않고 웃고자 했을 때 일어나는 의식적인 웃음이다. 아니면, 웃어 보려는 노력이나 시도, 너무 오래 웃지 않아서 잊어버린 웃음의 발성 찾기에 가까워 보인다.
Both All the Time에서 그녀는 ‘lonely와 lonesome에는 차이가 있다’고 느끼지만 자신은 그 둘 모두라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이 얼마나 격해지는지 묘사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자신의 행동과 감정을 읽는다. 그녀는 집 밖에 나갈 이유를 찾을 수 없고 결말을 알기 때문에 같은 책을 반복해 읽으며 두려움에 불을 켠 채 잠드는 상황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드러내 하나의 단편적 이야기를 직조해간다. 그러한 이미지들이 모여 청자의 마음속에 어떤 정념이 맺히게 된다. 이 곡은 말하자면 그림자 영역에 속할 것이다. 유난히 자기 존재의 불완전성을 드러냈다고 생각되므로.
Overslept에서는 일본 뮤지션 메이 에하라(mei ehara)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 앨범은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봉쇄기로부터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아니지만 중간에 녹음 작업이 중단되는 차질을 빚기는 했다. 그래서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된 Half of Me는 뮤지션이 홈레코딩으로 직접 녹음해 만들어낸 것이라 한다. 마지막에 수록된 두 곡은 그런 이유에서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몇 퍼센트 다른 풍경을 그리는 것 같다.
[참조]
https://secretlycanadian.com/artist/faye-webster/
https://www.songtell.com/faye-webster/better-distractions
https://www.billboard.com/music/music-news/barack-obama-favorite-songs-2020-9503113/
1 note · View note
beingadult · 18 days
Text
나잇페이지, 0907
숨기고 감추려고 해도 분명히 드러날 것들은 드러나게 되어있다. 해야할 것들을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구분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거니와, 하루를 지친 상태로 보내고 났을 때의 괴로움과 외로움을 잘 알기 때문에 그렇다. 겨우 열두시 반에 나가 겨우겨우 여섯시인가 일곱시에 들어왔을 텐데도 하루가 정말 지친 것 같아보였고 집에서 충분히 휴식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아버린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 그 몫은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의 피로감도 그의 마음도 그의 몸도 온전히 그의 것이다. 그는 이제 그것을 알 테다. 그리고 나 역시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로 뭐였고,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할 거였다. 마음이 편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너무 모든 것을 과잉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오늘 나는 꽤나 의연해졌다고 생각했다. 마주치거나 아는체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하고도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치거나 무시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겁먹었던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아는 척을 했고 서로서로 사회생활을 했다. 너무 오래 고인물이던 사람들도 있고, 나에게 함부로 했던 사람도 나를 반가워하는 것 같아서 우스웠다. 차라리 누가 낫다, 하는 말들은 나에게 적용되지 않았다. 그저 모든 것이 겁이 나고 낯설었다. 어제 문득 그런 감정이 강하게 올라와서 무서웠던 것 같다. 하지만 뭐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들을 온전히 내가 받는 것이 두려웠다. 나도 이제서야 그런 마음들을 스스로 보전하고 관리해나가는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편안해졌다.
나는 내 마음을 이제서야 좀 돌보고 바라보게 된 것이다. 오늘 갔던 명동 거리에서 봤던 그 지하상가는 아마 내가 그녀와 또 다른 그녀에게 옷을 사줬던 그 가게였을까, 그 순간 가게에 들어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옷을 사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나는 너무 외형을 꾸미지 않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너무 많은 것들을 놓치면서 산다고 생각했다. 그게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그래야만 하는 상황이고, 그는 아마 나를 탓하겠지만 나는 분명히 이야기를 했다. 우리 상황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그는 나를 오래 미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제 열쇠를 찾은 기분이다.
늘상 그렇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의 불안을 남탓으로 돌리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에게도 나에게도 부지불식간에 일어난 일들을 함부로 재단할 수는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들이 오히려 나를 괴롭게 할 것이라고도 생각된다. 이렇든 저렇든 나는 견디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라도 나는 날 잘 챙기고 좋아할테다.
1 note · View 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