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 때엔
버터맛을 모르기도 했고
딱히 냉동된 버터에서도 아쉬움이 없어서
요란한 겉치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전
우연히 상온에 미지근히 해동된
버터를 먹고는
이마를 탁 칠수밖에.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너무나 맛있었다.
어느 곳에서 조식 버터는 이런 맛이
아니었는데,
내가 변한건지,
유난히 고소한 날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이제와
그 버터벨이 사무치게 갖고 싶어지는
것도 욕심이겠지.
집에가면 구운 빵에 카야잼을 바르고
살짝녹인 버터를 곁들여
커피에 먹을 생각 뿐이다.
버터, 사랑.
-Ram
*버터
하루는 장을 보러 이마트에 갔다. 와인 코너를 지나 버터와 치즈가 모여있는 코너 앞에 서게 되었는데 굉장히 낯익은 상표가 보였다. 엘르앤비르. 말레이시아 살았을 때 특정 커피빈에서 베이글을 주문하면 꼭 엄청나게 맛있는 크림치즈를 같이 줬다. 너무 맛있어서 그 크림치즈 상표를 꼭 기억했는데 그게 바로 엘르앤비르 크림치즈. 생각지도 못한 조우에 들뜬 나는 엘르앤비르의 무거운 한 덩어리의 버터를 바로 집어 들고 카트에 넣었다. 그리고 신나게 집에 와서 종이호일을 꺼내 버터를 소분했다. 헤헤. 다음날 아침, 식빵을 토스트기에 노릇하게 구운 후 냉동실에서 소분한 버터를 꺼냈다. '같은 상표인 크림치즈가 맛있었으므로 이 버터는 분명 내가 만족할 만한 맛을 가졌겠지'라고 생각하며 입에 한가득 군침이 고인 채 식빵에 버터를 올리고 열심히 발랐다. 와앙. 첫 한 입을 물었다. 응? 응? 이렇다고? 헤헤. 내가 왜 아무 생각이 없었을까. 난 왜 무염버터를 산 걸까. 상표에 홀려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그냥 샀지 뭐. 그렇게 와장창 나의 기대가 무너졌다. 다신 내가 무염버터를 사나 봐.
-Hee
*버터
일요일 저녁에 다음 주 지영이 먹을 도시락 메뉴로 카레를 만들어두고 원주로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지영에게 전화가 왔다. 도시락 반찬을 나눠먹다 카레를 먹은 한 동료가 너무 맛있었다며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했다는 이야기. 신나서 카레 레시피를 정성 들여 써서 보내고는 전화로 직접 설명도 했다.
넛맥을 조금은 넣어야 밖에서 파는 것 같은 맛이 나고요. 코리앤더, 큐민 씨드도 들어가면 좋은데 없으면 그냥 안 넣으셔도 괜찮아요. 우스터소스랑 토마토 퓨레가 없으면 그냥 케첩으로 대신해도 되고요. 그런데 마지막에 불 끈 다음에 버터는 꼭 넣으셔야 해요. 레시피 보시면 버터가 이건 좀 많지 않나 싶으실 텐데, 그게 맞거든요. 아니, 그냥 다음주에 제가 많이 만들어서 지영이 통해서 보내드릴게요.
내 카레를 먹고 으레 하는 잘 먹었다는 말 말고, 진짜 맛있게 먹었다는 것이 느껴지는 반응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십여 년 전 친구들이랑 주문진에 놀러 갔을 때 민박집에서 만들어준 카레를 필립이 먹고서 엄지를 든 채 주방까지 뛰어왔을 때였다. 세 그릇을 더 먹고, 집으로 돌아간 뒤에 또 만들어달라고 부탁받았을 때는 얼마나 뿌듯하던지.
사실 내가 만든 음식은 지영이 아니면 나밖에 먹을 사람이 없지만, 아무튼 카레를 선보이고 지금까지는 100% 성공했으니 이제부터 내 버터 카레는 특제라는 이름을 앞에 붙여도 되겠다 싶다.
-Ho
*버터
우유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젖소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해야 한다는 글을 보고 유제품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버터는 거부하기가 어렵다.
음식에 넣으면 풍미를 좋게 하고 냄새까지 좋다.
집을 팔아야 할 때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오기전에 빵을 구우라는 글을 본적 있다.
빵에 스며든 버터냄새에 매료되어 집까지 더 아늑하게 느낀다는 설명이었는데 납득이 간다.
Butter by Asako Yuzuki 1. Even with all the unpleasantness that goes around, this book still makes you want to go buy some fancy butter 2. Amazing how this is based on true story 3. Kind of pisses me off how we never really find out what happened to those guys who died #butternovel #butterthebook #asakoyuzuki #japanesenovel #bookreview #bookworm #bookreviewer #stickofbutter #버터 #버터소설 #버터소설후기 https://www.instagram.com/p/CpKPkjFPOe0/?igshid=NGJjMDIxMWI=
일주일 전에 이마트에서 버터 5개짜리 묶음을 샀는데 벌써 3개를 다 먹고 4개째 포장을 깠다. 처음 사 본 프라임 등급 미국소를 신나게 꿔먹은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턱턱 잘라서 토스트 위에 올렸더니 하루에 한 통씩 날아간다.
마눌님의 '토스트 좀 꿔봐라'는 말씀에 방금 또 버터를 썰어 올리다 보니 아버지가 해주시던 토스트 생각이 난다. 어버지의 토스트엔 딸기쨈이 듬뿍 발리고 그 위에 두껍게 썬 버터까지 올라갔는데, 내 어린 시절의 입맛으로는 너무 달고 느끼해서 '쨈이랑 버터 좀 얇게 바르라고.. 그걸 어떻게 먹어'라며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었다. 옛날 옛적 사람인 아버지는, 기본적으로 달고 느끼한 걸 좋아하기도 했고, 자기 어릴 적엔 귀했을 쨈이나 버터의 양으로 자식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릴 땐 그렇게 이상하던 두꺼운 버터를 나도 먹게 된 건 앙버터의 유행 이후이다. 앙버터 안에 두껍게 썰린 버터를 씹어보니 막상 그렇게 느끼하지는 않았는데.. 아버지의 토스트도, 내가 너무 선입견을 가지고 맛을 봐서 그렇지, 지금 먹으면 의외로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의 괴식 디저트 중에는 투게더 아이스크림에 사이다를 들이부은 것도 있었는데, 이건 도저히 용납이 안 되서 한 번도 입을 대지 않았다. '이놈 색휘야 이거 맛있어~' 라고 하셔도 뿌글뿌글 올라온 탄산에 녹은 아이스크림은 너무 기괴했다. 그런 괴식을 도대체 누가 먹는다고.. 근데 또 요즘 보니 이게 결국 크림소다네. 요즘 유행하는 메론소다도 메론사이다에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올린 게 아닌가.
아까 낮에 어머니와 통화 끝에 잠깐 전화기를 받으신 아버지는 '잘 있냐? 운동 좀 하고'라고만 하시고 바로 전화를 끊으셨다. 약국에서 전화 받던 시절도 아닌데 용건만 간단히.. 여전히 옛날 사람이다. 다음 주에 서울에서 갈까말까 하는 회의가 있는데 차비 아까워도 그냥 갈까..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에 회의라도 가야 늙으신 연동씨를 보지.
나는 '나'라는 기준으로 잘 살아내고 있는 것
같다가도
문득 주변을 돌아보면
내가 뒤쳐지거나, 다른 갈랫길에서 걷는 기분이 든다.
그것이 비단 사회생활이나
나의 입장이 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거나,
어떤 생명을 책임진다거나,
집을 넓혀가는 욕심을 부린다거나,
차근차근 본인의 범위를 넓혀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 내가 조금 다른 길인가? 라는 생각을 한다.
결혼도, 육아도, 투자도
전부 먼 이야기 같다.
사회가 정해주는 가이드라인은 잘 따라왔다고
생각했는데,
때가 되면 학교에 다니다가, 졸업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아르바이트도 조금 하면서
돈을 벌다가 그렇게 남들이 하는
그런걸 나도 따라가게 될 줄 알았다.
뭐 내가 비혼이라던가 딩크라던가
그런 대단한 자아 기준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내 사회적 범위가 조금 더디게 가는 것에
우리 엄마도, 아빠도
궁금증을 갖기 시작했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믿기는 어려워하고,
쏟아져 내리는 행복한 감정에도
그 바닥이 느껴질까 마냥 행복할 줄 모른다.
그런 불안정한 나를
친구들이 품어주고
아껴준다.
아직은 딱 이정도의 사람이라는 뜻이다.
-Ram
*속앓이
<당장에 해결하지 못할 속앓이의 굴레에서 그나마 혹은 잠시나마 벗어나는 법 1>
1. 몸을 일으킨다.
2. 자리에서 일어선다.
3. 양치와 세수를 한다. (생략 가능)
4. 옷장 또는 행거 앞에 선다.
5. 입고 있는 옷을 훌러덩 벗는다.
6. 가벼운 옷을 입는다.
7. 머리를 질끈 묶는다. 또는 모자를 쓴다. (생략 가능)
7-1. (앞머리가 있는 경우) 앞머리가 내려오지 않게 핀을 꽂는다.
8. 양말을 신는다.
9. 운동화를 신는다.
10. 집 밖을 나선다.
11. 뛰거나 땀이 날 정도로 걷는다.
12. 집으로 돌아와서 따뜻한 물과 좋아하는 향이 나는 샴푸와 바디워시를 곁들여 샤워를 한다.
13. 수건으로 뽀송하게 만든 얼굴에 시원한 마스크팩을 붙인다.
14. 20분 뒤 마스크팩을 뗀다.
15. 가장 안락함을 느끼는 침대 혹은 쇼파에서 좋아하는 음악 혹은 영상을 보다가 잠에 든다.
<당장에 해결하지 못할 속앓이의 굴레에서 그나마 혹은 잠시나마 벗어나는 법 2>
1. 몸을 일으킨다.
2. 자리에서 일어선다.
3. 양치와 세수를 한다. (생략 가능)
4. 옷장 또는 행거 앞에 선다.
5. 입고 있는 옷을 훌러덩 벗는다.
6.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7. 머리를 질끈 묶는다. 또는 모자를 쓴다. 또는 머리를 빗는다. (생략 가능)
8. 양말을 신는다. (생략 가능)
9. 책 또는 노트북을 챙긴다. (생략 가능)
10. 운동화 또는 슬리퍼를 신는다.
11. 집 밖을 나선다.
12. 근처에 가장 커피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카페에 간다. 또는 커피 향이 짙게 퍼지는 카페에 간다. 또는 버터 향이 짙게 퍼지는 카페에 간다.
13. 커피를 주문한다.
14. 휘낭시에 또는 마들렌 또는 사워도우를 주문한다. (생략 가능)
15. 커피를 마시며 창 밖을 본다.
16. 가지고 온 책 또는 노트북을 활용한다. (생략 가능)
<당장에 해결하지 못할 속앓이의 굴레에서 그나마 혹은 잠시나마 벗어나는 법 3>
1. 친구와 만날 약속을 정한다.
2. 자리에서 일어선다.
3. 몸을 일으킨다.
4. 자리에서 일어선다.
5. 양치와 세수를 한다. (생략 가능)
6. 옷장 또는 행거 앞에 선다.
7. 입고 있는 옷을 훌러덩 벗는다.
8.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9. 머리를 질끈 묶는다. 또는 모자를 쓴다. 또는 머리를 빗는다. (생략 가능)
10. 양말을 신는다. (생략 가능)
11. 운동화 또는 슬리퍼를 신는다.
12. 집 밖을 나선다.
13. 친구와 약속 장소에서 만나서 수다를 떤다.
14. 아무 얘기나 한다.
15.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는다.
16. 실컷 웃는다.
-Hee
*속앓이
형주의 누나가 공황장애와 우울을 앓다가 엊그제 돌아가셨다. 스스로 선택했던 죽음이었던지라 장례는 조문 없이 조용히 가족장으로만 치러졌다. 매일같이 울면서 죽고 싶다던 누나가 이제는 좀 편해지지 않았겠냐며 형주는 앓던 이가 빠져 속이 시원하다는 듯 말했지만 나는 분노와 연민 또는 상실감이, 누님의 우울이 이제 형주에게로 옮겨가지 않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의 속이 더는 곪지 않도록 지켜주는 방법을 조금 더 고민해 봐야겠다. 사람이 우울한 것은 특별할 게 없는 일상적인 일이라 생각하는 편이긴 하지만, 오늘 다시금 느꼈는데 몸 만큼이나 마음의 건강을 돌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Ho
*속앓이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 걱정하거나 괴로워하는 일" 사전에 찾아보니 이렇게 나온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거나, 드러낼 수 없어서 혼자 고민하는 것. 내가 주로 이렇게 할 때는 공유한다고 해서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오롯이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 일 때 그렇다.
반드시 자기 스스로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등산 같다고 할까? 차로 정상까지 갈순 있지만 내 발로 가려면 내가 내 스스로 발을 움직여 내 몸을 정상까지 가져가야 하는 것처럼.
이따금씩 속앓이를 하기도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더라도 내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고 털어놓다 보면 생각도 정리되고,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기도 하는 것 같다.
혼자 고민하는 시간도 분명 필요하지만, 고민을 털어놓고 공유하는 것도 때로는 도움이 된다.
싱그러운 베리와 와일드한 탄닌이 딱히 특징이 없어 테이블 와인의 퍼포먼스의 한계인가..?싶다가 아니란걸 깨달았다. 셀러에서 막 꺼내서 오버칠링된 상태라 향이 잘 안올라왔는데 도중부터 점점 향이 올라오더니 와일드에서 묵직한 향으로 바꼈다. 강렬한 탄닌이 베리류들과 조화로운 와인. 가르나차 와인 답게 산미가 튀거나 하지않다. (애초부터 가르나차 품종은 산미가 다른 와인에 비해 부족함) 복잡한 향은 없지만 역시 보데가스 까레 와인
스파이시함이 없어서 적당히 스파이시한 음식과 잘 어울리겠다.
도중에 글라스 리델 파노마노로 바꿈
닌텐도 3ds의 게임 판매가 3월까지라서 허둥지둥 e숍가서 게임을 샀다. 닌텐도 스위치도 있긴하지만 아직 3ds버리지 않았고 버릴 생각도없다. 내가 이걸 일본에서 얼마나 힘들게 사왔는데 ㅜ
YANAGI DESIGN은 일본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 거장이었던 소리 야나기가 1952년 설립하였으며, 스케치와 도면을 그리기 전 직접 손으로 하는 모델링을 통해 사용성 테스트를 거쳐 각각의 용도와 형태에 맞게 제작되었습니다.YANAGI DESIGN이 검수한 제품에는 야나기 디자인의 마크가 표시되어 있으며, 제조사인 Sato Shoji와 1974년 이후 공동 개발로 출시된 제품인 스테인리스 냄비, 철 프라이팬, 식칼과 키친 툴 등에는 마샨 마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Diner Series
· Fork/Knife/Spoon: 약 18.3cm/23cm/19.4cm
(좌측부터) 버터 나이프, 디너 나이프
Utensils for Specific Foods
· Grapefruit Spoon/Fish Fork/Icecream Spoon: 약 16cm/17cm/15cm
· Muddler/Crab Fork: 약 22cm/18.3cm
Kitchen Tools
· Cake Server: 약 23.5cm
· Tong: 약 22cm
· Laddle/Skimmer - Small: 약 22.5cm, Fork Laddle:28.8cm
· Butter Beater: 약 30.8cm
· Service Fork/Spoon: 약 22cm
· 전자레인지×, 오븐×, 식기세척기○
· 염분이나 산, 습기가 많은 곳에서의 보관은 녹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처음 사용할 때에는 부드러운 스폰지로 충분히 씻고 헹군 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산성분이 높은 세재는 피하고, 세척 후에는 물기를 잘 닦아 완전 건조하여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커트러리를 포함하여 다양한 소리 야나기의 제품들을 인포멀웨어닷컴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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