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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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함"
*청량함
소박한 날들, 겨우내 얼었던 것들이 녹아내리면서 무릇 푸르른 것들이 고개를 내민다.
여름은 이글거리며 뜨겁게 땅을 달구는데도
그 여름의 청량함이 자꾸만 생각난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어떤 여름을 기다릴지 손꼽기를 포기했다.
어느날은 따갑도록 뜨거웠다가 시리도록 심심했던 날이었다.
여느 날처럼 나는 여름을 그래도 버텨내겠지. 이렇게 푸르고 아리고 청량한 나의 여름을.
그리고 우리의 여름을 추억하면서 말야.
-Ram
*청량함
요즘 나무에 초록 잎들이 무성하고, 여기저기 새빨간 장미들이 담벼락에서 빼꼼 고개를 들고 있다. 그래서 어딜 가나 눈이 즐겁고, 길을 걸을 ��마다 시야에 좋아하는 것들이 많이 들어와서 입가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매년 생각하는 것이지만, 또다시 새삼스럽게 '겨울보다는 여름이 최고지', '역시 여름이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습도가 낮아 청량하고, 하늘은 파랗고, 햇살에 나뭇잎이 반짝이는 날씨는 사랑이다. 겨울에는 진한 레드와인에 손이 갔는데, 여름에는 레드보다는 화이트를 찾게 되고, 이번에 코사무이에서 리즐링 와인에 눈을 뜨는 바람에 리즐링 와인에도 눈이 가고, 손이 간다. 오늘은 오랜만에 와인 쇼핑을 했는데, 날씨 영향으로 샴페인까지 사게 됐다. 상자 가득 와인들을 담아오니 올여름 대비는 다 했다.
-Hee
*청량함
녹음이 짙어졌고 해도 충분히 길어졌다 보니 자연스럽게 청량함을 찾게 된다. 레몬을 사와 셔벗을 잔뜩 만들어두었고, 수박을 잘라 냉장고에 채워두었고, 가스파초를 만들어 며칠째 먹었고, 이마트 와인 장터에서 상큼한 쇼비뇽 블랑과 샤르도네를 사는 데에만 두 달 치 용돈을 모두 썼다. 지영은 누가 보면 임신은 내가 한 줄 알겠단다. 그러게, 입덧도 아닌데 왜 자꾸 시큼하고 시원한 게 생각날까.
사실 무더위는 아직까지 오지도 않았지만, 이 정도로 철저히 청량함을 쌓아둔다면 다가올 여름도 무난히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더군다나 작년 여름은 에어컨도 없이 버텨냈으니 말이다. 방마다 에어컨이 설치된 지금의 집과, 아침저녁마다 선선한 바람과, 잔뜩 저장된 청량함이라니, 자신감이 생긴다.
-Ho
*청량함
오늘 날씨가 매우 청량했다. 비가 온 뒤라 바람도 시원하고 산책길엔 장미가 잔뜩 피었다.
매일매일 해야 할 일들이 쌓이고, 그게 때로는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럴 때 주위를 돌아보면, 사람들은 다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눈앞에 해야할 일이 있을때 그것에만 매몰되어 있었던 적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마음이 들때 산책을 간다.
남편이랑 걷다보면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되고, 무엇보다 몸을 움직이니까 마음이 가벼워진다.
한껏 더위가 오기전에 이 청량함을 즐겨야겠다. 찹찹하고 시원한 바람이 내 마음을 가볍게 해줄 것이다.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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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소박한 덕질
"넌 피터 파커가 아니잖아."
모작맞아
아마도
음
맞을걸
요즘은 이런 채색이 재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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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Reynolds, Environmentalist *www.guerrillagardening.org
Guerrilla Gardening : Why People Garden without Boundaries
"We fight not with guns, but with flowers(우리는 총대신 꽃으로 싸운다)"
한밤중, 버려진 땅에 처음으로 꽃을 심을 때만 해도 리처드 레이놀즈는 ���신이 게릴라 가드너의 선봉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공공장소를 무시하고, 흉물스러운 도시 한 구석을 무관심하게 바라보는 세력과 맞서 싸우게 될 줄은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이다. 더욱이 자신이 범세계적인 운동의 선두에 서리라고는! 하지만 그는 곧 '조용한 혁명'의 중심에 서게 된다. 전 세계에 퍼져 있던 게릴라들이 자신이 경험한 각종 '꽃 심기 전투'의 경험을 나누기 위해 그가 만든 블로그GuerrillaGardening.org에 마구 쳐들어오기 시작한 탓이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이 블로그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활동 중인 게릴라 가드너들의 베이스캠프가 되었다. 거기서는 황무지를 꽃밭으로 만들 '씨앗폭탄'이 제조되고, 바람처럼 빠르고 조용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투 노하우가' 오고간다. 우리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모든 것에 작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대항하는 사람들, 자연을 배제한 건축과 무분별한 도시계획에 염증을 내는 의식 있는 전문가들, 그리고 자급자족 원칙에 따라 소박한 삶을 가꾸기 원하는 그린 전사들에게 그는 힘찬 위로의 씨앗이 될 것이다.
When Richard Reynolds planted a flower on unused small plot in the middle of night for the first time in his life, he never expected to be on the forefront of the "Guerrilla Gardening" movement. He had never thought of fighting against the forces that didn't care public spaces and cast a nonchalant look at abandoned corners of ever-sprawling cities. Nor had he dreamed of being at the vanguard of a global movement. But soon he stood at the center of a "silent revolution," as guerrillas around the world raided his blog GuerrilaGardening.org to share their story of flower-planting. There are people standing up against things that make our life dry and dull with small but steady endeavor, concerned experts who find the architecture with no consideration of nature and reckless urban planning sick and tired, and the green troops who wish to lead simple and harmonious life. Richard Reynolds is the seed of consolation and hope for these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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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spirit of ideas worth spreading, TEDx is a program of local, self-organized events that bring people together to share a TED-like experience. At a TEDx event, TEDTalks video and live speakers combine to spark deep discussion and connection in a small group. These local, self-organized events are branded TEDx, where x = independently organized TED event. The TED Conference provides general guidance for the TEDx program, but individual TEDx events are self-organized.* (*Subject to certain rules and regulations)
'퍼뜨릴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라는 정신의 TEDx 행사는 지역에서 사람들이 함께 모여 TED와 같은 경험을 나누고자 자발적으로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TEDx 행사에서는 TEDTalks 영상과 실제 발표자의 강연이 결합되어 깊이있는 토론과 교류가 일어납니다. 이렇게 지역기반의 자생적으로 조직된 행사가 TEDx이며, 여기서 x는 독립적으로 조직된 TED 이벤트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TED 컨퍼런스는 TEDx 프로그램에 대한 일반적인 가이드라인만 제공하며, 각각의 TEDx 이벤트는 자체적으로 조직되었습니다.
TEDxItaewon wants to give you a chance to network people, share your ideas, make a difference based on international/multicultural area, Itaewon, S.Korea.
TEDxItaewon은 한국의 이태원이라는 국제적/다문화적 도시를 기반으로 하여 여러분들께 사람들과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변화를 만들어 내도록 기회를 드리고자 합니다.
TEDxItaewon 2012, sponsored by Ministry of Environment, Korea, was held for August 11 (Sat), 2012 with 1,000-strong audience. The theme 'Nature+' of the conference is set to raise public awareness of the nature and awaken communities to the beauty of nature and urban life in harmony. TEDxItaewon2012 consists of three sessions as below, supported by simultaneous interpretation (Kor-Eng);
1. Rediscover the wonder 2. Rebreathe the world 3. Reframe the future
Date : August 11, 2012
Venue : Auditorium, COEX
Size : 1,000 seats
www.tedxitaewon.org
www.facebook.com/tedxitaewon
#TEDx Talks#ted talks#solarpunk#guerilla gardening#Guerrilla Gardening#urban gardening#urban garden#garden#Gardening#Richard Reynolds#london#england#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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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연말
날이 퍽 추워진 뒤부터였나. 시험 공부를 하는 동안 등산이 정말 가고 싶었다. 등산이 가고 싶기도 하지만, 꼭 가야만 할 것 같은 느낌도 컸다. 그리고 산 중턱이나 정상 가까이에는 꼭 절이 있으면 했다. 오르고 오르다 겨울산의 찬 공기에 얼굴이 벌겋게 식어버리고 숨이 턱끝까지 차오른 채 도착하면, 풍경 소리 또는 불경 외는 소리를 들으며 숨을 고르고 땀을 식히고.. 가능하다면 소원을 적은 초 하나를 절 안에 올려놓고 싶었다. 그 장면을 그리며 어떤 소원이 나에게 간절한가 골라보곤 했다.
시험을 치르고 나니 확실히 자유시간이 많아졌다. 친구한테 이 얘기를 하니 자기가 새해마다 올라가는 곳이 그리 좋다며 당��� 가자고 했다. 조금만 오르면 금방 절에 도착하고, 절 앞으로는 대청호가 펼쳐져 있어 장관이라고 했다. 그래서 어제 다녀왔다. 주차장부터 현암사까지의 거리는 예상보다도 더 짧았고, 알고 보니 거기서 봉우리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없어서 더 오를 수 없었다. 몇 년만의 등산, 오랫동안 뒷전으로 미뤄두었던 운동, 체력 관리란 것을 시작해보겠다며 각오와 채비를 했던 데 비해 너무 싱겁게 끝이 났다.
어쨌거나 그 위에서 본 풍경은 정말 좋았다. 내가 그렸었던 대로 하늘이 파랬고 공기는 맑고 차가웠다. 스님은 홀로 불상 앞에 앉아 목탁을 치며 기도를 하고 계셨고, 우리를 빼면 두어명의 방문자가 있었다. 절을 등지면 보이는 산세와 그 사이 굽이굽이 흐르는 물은 한참 바라보고 싶은 풍경이었다. 사찰의 벽면들에 작은 소원초들이 줄을 이루어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 나는 왠지 초를 올리지 않았다. 방법을 모르기도 하고 아직 소원 한 가지를 고르지 못해서 망설였던 것 같다. 내려와서는 친구 집에 가서 친구의 강아지를 보고 점심을 먹고 친구의 책을 한 권 빌렸고 커피를 마셨고 해가 지기 전에 헤어졌다.

별 것 없었던 하루, 그 중에서도 싱거웠던 몇 시간의 일을 이렇게나 자세히도 쓰고 있다. 역시 자유시간이 많아졌다. 이런 시간을 기다렸다. 통과하기 어렵지도 않은 시험 하나지만 괜히 열심히 하고 싶었고, 열심히 한 뒤여야만 느껴지는 이 허전함과 여유를 한껏 느끼고 싶었다. 이렇게 올해의 남은 날들을 보낼까 했다. 사다 놓고 읽지 못했던 책들을 들춰보고, 몇 장 읽다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 귤이나 까먹기도 하고, 어떤 날은 친구들과 연말을 핑계로 모여 술 한 잔 놓고 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싱겁지 않게 등산을 다녀와서 뿌듯함에 일기도 쓰고 말이다.
쉬지 않고 중대한 뉴스들이 쏟아지며 불안과 분노에 수시로 휩싸이는 요즘이지만, 그래서 나의 소원이 너무 작고 쓸모없고 이기적으로 느껴지지만, 지키고 싶다. 나의 작은 평화를, 작은 소원을, 작은 자유를. 이 소박한 자유시간이 수많은 사람들의 절박한 투쟁으로 지켜질 수 있었던 거라는 걸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아무래도 지금은 산속의 절보다는 길거리에서 소원초를 켜야 할 땐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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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부족하다. 소박한 낭만 말고 번거롭고 거추장스러운 낭만이 필요하다. 그냥 식당에서 맛있는 거 먹고,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뭐가 좋을까?
집에 친구를 초대해서 노란 조명 어둑하게 켜놓고 촛불도 몇 개 밝히고. 너무 시끄럽지도, 조용하지도 않은 음악을 켜두고. 뭔가를 만들고 싶다. 버킷리스트를 쓰거나, 쿠키 같은 걸 굽고 따뜻한 드립백을 내려 마시고 싶다. 보드게임이나 카드게임을 해도 좋고. 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어도 재밌겠다. 왁자지껄 웃고 산만하게 떠들며 즐기는 홈 파티.
그러고 보니 더 어렸을 때는 파자마 파티도 하고 수련회도 갔는데. 새벽에 오고 가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들. 함께 맞이하는 아침. 운동회를 하고 체험학습을 떠났는데. 응원하고 노래하고. 다음날 버스에서 먹을 과자를 고르며 설렜던. 그런 순간들이 그립다.
귀찮아도 괜히 밤늦게 대충 입고 나가서 아이스크림 사 먹고 동네 한 바퀴 걸으며 우스운 장난을 치고. 자전거 타고 빵집에 가서 빵을 사고 집에서 챙긴 과일과 피크닉 매트를 들고 한강에서 일렁이는 물결을 보는 건 어떨까.
옹기종기 한 차에 겨우 타서 바다로 떠나고 싶다. 바다에서 뛰다가 우스꽝스럽게 발을 헛디뎌 넘어지기도 한다. 바지를 걷어올리고 물에서 첨벙거린다.
캠핑이나 글램핑도 좋겠다.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카트에 먹을거리를 잔뜩 담고. 나무 냄새 맡으며 피운 불에 고기를 구워 먹고 라면도 끓인다. 스모어도 만들고 모닥불 앞에서 멍하니 사색에 잠긴다. 그러다가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쓸데없는 것에 웃고 무모한 것에 울고 싶다. 별 거 아닌 것을 기념하고 축하하고 싶다. 서로 편지를 쓰고 선물도 골라서 주고받는 거다. 굳이 고생스럽게 포장해야 한다. 대충 쇼핑백에 담지 않고 포장지에 감싸서 리본도 묶어. 폴라로이드 사진도 찍는다.
비 맞고 땀 흘리고.
여럿이서 롤링페이퍼 쓰던 시절이 그립다. 몰랐던 친구들의 마음. 내 모습에 대한 재인식. 이별에 대한 아쉬움.
쿨해지고 싶지 않다. 유치하게, 귀찮게 보내는 날도 꼭 있어야 한다. 심야나 조조 영화를 보고 나와서 함께 꽃을 골라 서로에게 선물한다. 우리만의 전통을 만든다. 벚꽃이 피면 어디서 만나기로 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뭘 먹기로 해. 신년에는 어떤 걸 주는 거야. 처음 반팔을 꺼내 입은 날에는 뭘 하고. 괜히 기다려지는 날들을 많이 만든다. 기대된다는 건 좋은 감정이니까. 너무 많은 낭만을 잊고 살았던 거 아닐까. 허전하다! 함께 유치해지고 귀찮아질 사람이 없어서, 그걸 낭만이라 여길 사람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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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감이란 것은
어려운 숙제다.
끝없는 불안정성을 가진 사람이
불확실한 환경을 해쳐나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마음의 안전기지를 만들어
어떻게든 얻어내야 하는.
어쩌면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
안정감이라는 단어와
제법 맞닿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의외성이라는 것은
가뭄의 단비다.
응당 그럴 것이라고 여겨지던 것들이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기분 좋게 예상이 빗나가는.
이때 한 끗이 매우 중요하다.
자칫 실망스러워지기 쉽기 때문이다.
지장을 줄 만큼 치명적이지 않은
소박한 범위의 작은 유머러스함 정도 될까.
-
이성과 감성의 조화,
이상과 현실의 접점,
안정감과 의외성.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가
나란히 노를 저어 가는 것.
추구하는 것들
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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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먹은 급식 ..
교회주변 식당가의 화려한 메뉴도 좋지만 난 이런 소박한 메뉴가 더 좋다
직분이 무엇인가에 상관없이 모두가 동일한 메뉴 ..
주님앞엔 그리스도의 피로 거듭난 자와 그렇지 못한자 둘 뿐이다
옆 동료의 다 먹고난 식기에 붙어있는 미역조각이 ..
이거 ..어디서.. ?
많이보던 비둘기 모양의 미역조각 ..
이걸 보는 순간 떠르오른 문구는
" 마태복음 3:16-17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 오실쌔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하늘로서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 "
미역국도 은혜로왔던 주일
#광명전통시장 #광명시장 #전통시장 #추천맛집 #광명왕족�� #광명할머니왕족발 은 #광명소셜상점 #광명8경 #광명동굴 #광명시 #LocalGuides 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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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왠 (O.WHEN) - 오늘 (Today) |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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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술 한잔을 마시며 홀로 창 밖으로 봄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서 듣기 좋은 노래인거 같네요
편안하고 소박한 꿈 가득한 밤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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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냄과 감춤
a
어느 산맥의 가장 높은 곳, 구름이 모이는 자리에 루미나라는 도시가 있었다. 시간조차 숨을 멈춘 듯 고요한 그곳은, 바람이 속삭임을 삼켜버리는 투명한 공간이었다. 루미나의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크지 않지만, 굳은 표정도 드물었다. 그들의 얼굴은 마치 맑은 호수처럼 잔잔했고, 눈빛은 부드러운 빛으로 서로를 비추었다. 길거리에는 반짝이는 보석과 진귀한 물건들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탐욕이 드리울 틈이 없는 곳, 모든 것이 드러난 도시에서는 소유의 의미조차 희미했다. '루미나에는 애초에 감춰진 것이 없다.'
b
옛날, 마법이 세상을 불태우던 전쟁의 시대, 이 도시는 지친 한 마법사에게 따뜻한 품을 내주었다. 루미나의 순수한 친절에 마음이 녹은 마법사는 전쟁이 끝난 뒤 도시의 물에 축복을 걸었다. 그 축복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했다. 웅덩이나 세숫대야에 비친 어떠한 물을 들여다보아도 마음속으로 떠올린 장소를 생각하면, 그곳의 풍경이 생생히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었다. 남의 삶을 훔쳐보는 행위가 아니었다. 루미나에서는 은밀함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누구든 원하면 타인의 삶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고, 이는 그저 일상이었다. 그들의 언어에는 '비밀'이라는 말이 아예 없었다.
c
처음엔 모든 것이 드러나 혼란이 일었다. 모텔방을 오가는 나체의 남녀, 골목에서 교묘히 주고받던 암거래, 범죄 조직의 어두운 계획, 부패한 정치인의 비뚤어진 속내가 만인의 눈앞에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연인들의 해피타임조차 호기심 어린 시선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그 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세대가 바뀌며 루미나의 사람들은 숨김과 감춤을 모르는 삶에 익숙해졌다. 그들은 물속에 비친 자신의 일상을, 이를 닦는 사소한 순간부터 차를 우려내는 소박한 시간까지, 마치 무대 위의 배우처럼 섬세하게 연출했다. 언제나 누군가의 시선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은 투명했고, 그들의 눈은 밤하늘의 별처럼 서로를 비추며 빛났다.
d
하지만 이 투명한 삶이 모두에게 편안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이들은 그 맑은 물속에서 자신의 그림자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드러남이 당연한 도시에서, 숨고 싶은 마음은 낯선 그림자처럼 그들을 따라다녔다. 루미나의 거울 같은 세상은 아름다웠지만, 때로는 그 투명함이 날카로운 칼날처럼 마음을 베기도 했다.
ɐ
안개가 영원히 머무는 바닷가, 파도가 몰아치는 곳에 염매그라드라는 도시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곳은 비밀만이 숨 쉬는 공간이다. 염매그라드의 사람들은 얼굴을 찡그리지도, 환하게 웃지도 않았다. 그들의 표정은 마치 안개처럼 흐릿했고, 눈빛은 심해처럼 무언가를 감추었다. 도시에는 충족되지 않은 욕망이 없었기에 소유는 넘쳤고, 문은 잠긴 법이 없었다. 욕망이 없는 곳에는 도둑이 없다.
q
아득한 옛날, 전쟁이 끝나고 한 위대한 마법사가 이곳에 안식을 청했으나, 도시는 차갑게 그를 외면했다. 그 무관심에 대한 응답으로, 마법사는 도시의 물에 저주를 걸었다. 거리의 축축한 안개, 봄이면 녹아내리는 눈, 집 안을 적시는 습기, 염매그라드의 물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 전지전능한 시선에 닿을 수 없었다. 물은 단 하나의 감시자, 심연 너머에 사는 거대한 레비아탄에게만 속삭였다.
ɔ
길 위의 웅덩이는 사람들의 분쟁,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등을 조용히 지켜만보았다. 항구의 바다는 술 취한 싸움꾼들의 고함을 묵묵히 기록했다. 침실의 세숫대야는 잠든 이들의 웅얼거림, 알려지고싶지 않은 비밀을 엿들었다. 그 모든 기록은 레비아탄에게 흘러갔다. 레비아탄은 결코 잠들지 않았다. 그의 깜빡이지 않는 눈은 냉정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레비아탄은 굶주려 있었다. 물을 통해 전해지는 비밀, 인간의 충동, 욕망, 속삭임 이야말로 그가 탐닉하는 먹이였다.
p
염매그라드에서는 모든 것이 계산되었다. 시민들의 욕망은 시장의 이익에 따라 충족되거나 억압되었다. 작은 기이함의 조짐만 보여도 그들은 철저한 감시 아래 놓였다. 그 대가로 두려움도, 결핍도 없는 삶이 보장되었다. 안전과 만족의 기적, 그 뒤에는 레비아탄의 끝없는 갈증이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자 했다. 지친 생각, 어리석은 결정, 사랑을 꿈꾸는 비밀스러운 편지, 배신의 순간, 아침 식사의 사소한 선택까지. 레비아탄은 그것들을 하나씩 삼켰다.
ǝ
가끔, 누군가 물속에서 그 거대한 눈을 발견하고 소스라치며 외쳤다. "이건 내 비밀이야, 내 전부라고!" 그때 레비아탄의 목소리는 안개처럼 스며들었다. "은혜를 모르는 버러지 같으니, 내가 너에게 얼마나 많은 평화를 주었고, 얼마나 많은 사랑을 허락했는지 모른단 말이냐?"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도 차가웠다. 염매그라드의 시민��은 그 목소리를 피해갈 수 없었다. 그들의 비밀은 그들의 것이 아니었다. 레비아탄의 소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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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 같은 삶"
며칠 전에 올린 '산 너머에 산'이란 제목으로 쓴 글의 연장. 돈벌이든, 몸공부든 어차피 삶은 같은 일을 반복하며 시간을 보내게 돼 있다. 그리스 신화에선 이 같은 저주(?)를 무거운 돌을 힘들게 정상에 올려놓는 순간 다시 밑으로 굴러떨어져 같은 짓을 영원히 반복하는 형벌을 받는 '시지프스'란 인물에 투영했다.
같은 트랙을 반복해 도는 것처럼 보여도, 한참 시간이 흘러 뒤돌아보니 자신이 나선형 계단을 오르고 있는 거였고 느리긴 해도 나름 진보하고 있음을 자각하면 반복하는 일상이 재밌어진다. 이를 가리켜 '몸공부'라고 부르는 것이다.
바위가 뒤로 떨어지는 이유는, 사실은 정상까지 충분히 올리질 못했기 때문이다. '최초 소박한 각성'을 체험한 후부터 바위는 뒤가 아닌 앞으로 떨어진다. 그럼 또 다른 산을 향해 바위를 굴리기 시작한다. 자료를 찾다 보니 알베르 까뮈가 '시시포스 신화 - 부조리에 관한 시론'이란 책에서 비슷한 얘길 먼저 했었단 걸 앎. (읽진 않았고 요약문만)
바위가 앞으로 떨어진다는 의미에 관하여. 정상에 오름으로써 각성을 체험하면 패러다임이 바뀌어버린다. 그럼 토대가 흔들리는 충격과 동시에 '여태까지 한 짓이 죄다 잘못됐고, 뻘짓했다'는 절망감이 온다. 사실은 Y축이 0으로 내려간 것뿐, X축은 이동한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건 착각인 거고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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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초코 라떼
요즘 커피 대신 초코라떼를 마신다.
카페인이 요즘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거나 어려워지는 것들이 생긴다.
이전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일들이 으레 까탈스레 느껴지곤 한다.
나이를 먹어서도 시간이 흘러서도 아닌 나라는 존재가 변해서이다.
커피를 모르던 내가 커피를 마시던 내가 되고 그걸 피하는 나도 내가 된다.
사람을 끝없이 좋아하다가 믿었다가 다시 또 없어도 되는 존재가 되곤 한다.
인생이 재밌어지는 순간도 끝없는 슬픔으로 몰려들어가는 때도 있다.
나는 지금 꽤 어리광부리고 싶은 그런 나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 같다.
핫초코로도 마시고 아이스 초코라떼로 털어넣는 소박한 사치가 제법 재밌다.
아무래도 복잡하고도 웃긴 나의 30대 어느즈음이다.
-Ram
*아이스 초코 라떼
맛없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것은 실수였다. 도대체 관계에 대해선 진전이라곤 없는 대화들이 오갔다. 서로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고, 자기 이야기를 하기 바쁘고, 영양가 없는 말들이 눈앞에 떠돌았다. 허탈감 외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시간들. 총기 한 줄기 찾아볼 수 없는 초점없는 눈빛으로 같은 불만들을 얘기하고, 답이 없는 걱정만 한다. 다른 관점도, 다른 생활도, 다른 방안도 전혀 없다. 표정엔 반가움은커녕 기쁨 역시 딱히 찾아볼 수 없다. 다들 웃음 소리는 내고 있지만 침울한 분위기에 숨이 막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달디 단 아이스 초코 라떼라도 주문할걸. 집에 혼자 돌아오는 길에도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한동안 멍만 때리며 걸었다.
-Hee
이번 주는 휴재입니다.
-Ho
*아이스 초코 라떼
초콜렛을 좋아하는데, 군것질을 안하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달달한 디��트를 포기하는건 너무 어렵다.
대학교 다닐때, 학교카페에 아이스 초코 라떼를 팔았다. 커피를 먹기시작하면서 부터 음료로 단거를 고르는 일은 드물고, 더구나 초코를 음료로는 더더욱 안먹는 것 같다.
쓴 커피를 무슨맛으로 먹나 생각했던 20살의 꼬꼬마는 지금은 커피없이는 살 수 없는 육체가 되었다. 아무생각없이 달달한 음료를 마시며 친구들과 수다떨던 그 시절이 약간은 그리워진다.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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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위 는 회장님 몰아 보기 1화~
가난한 사위 는 회장님 몰아 보기 1화, 9화, 10화, 19화 등 결말까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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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위 는 회장님 몰아 보기 1화~ 임안은 평범한 외모와 소박한 옷차림을 한 채로 장모님 댁으로 향했다. 그의 아내, 수진은 집안의 둘째 딸로, 가난한 집안 출신의 임안과 결혼한 것을 부모님이 마땅찮아 하셨다. 정월 초 하루, 새해 인사를 드리러 갔지만 임안은 예상대로 따뜻한 환영을 받지 못했다.
장모님은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며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게 뭐냐, 수진아. 네 남편은 이런 거밖에 못 챙겨오냐?"
수진은 어색하게 웃으며 남편을 변호하려 했지만, 임안은 그녀의 손을 잡고 차분하게 말했다. "어머니, 이번 명절엔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제 성의를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장모님은 그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는 언제나 성의뿐이구나. 실속이 없잖니."
임안은 묵묵히 고개를 숙였지만, 그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처갓집의 냉대를 받을 때마다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언젠가는 이들에게 자신을 증명하리라.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임안은 여전히 장모님의 인정은 받지 못했지만, 그 사이 그는 묵묵히 자신의 사업을 키워나갔다. 그는 여러 번의 실패와 좌절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다. 마침내 그의 사업은 점차 자리를 잡아갔고, 그는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모님은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가족 사업이 크게 실패하면서 집안은 파산 직전에 놓였다. 장모님은 어쩔 수 없이 임안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임안, 미안하지만 네 도움이 필요하다." 장모님은 주저하며 말했다. 임안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과거의 냉대를 떠올렸지만, 곧 마음을 굳혔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임안은 자신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장모님의 사업을 구제했고, 이를 통해 처갓집의 경제적 위기는 해결되었다. 장모님은 그제야 임안의 진가를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임안, 정말 고맙다. 그동안 내가 너를 오해했다."
가난한 사위 는 회장님 몰아 보기 1화~ 임안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어머니, 가족이니까 당연히 도와야죠."
이 사건 이후로, 임안은 장모님의 진정한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는 더 이상 '가난한 사위'가 아니었다. 그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어려움을 극복한 진정한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로써 임안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그를 단순한 사업가로만 보지 않았다. 그는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되었다. 그리고 장모님은 임안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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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여행사진, 호치민여행 사진에서) . 베트남 호치민은 현재 건기에 접어들었습니다.이 시기는 비가 적게 내리고 일조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관광과 골프 등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꾸밈 없는 아름다운 자연과 담백하고 소박한 음식들은 여행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또한,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여유와 평화로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가끔은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베트남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베트남 #호치민 #건기 #베트남여행 #베트남골프 #베트남유흥#여행 #관광 #골프 #야외활동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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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하자면 끝도 없는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눈부시게 빛나리라 염원했지만 고장 난 불빛처럼 꺼졌다 켜지며 내내 깜빡거리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2년의 청춘을 바쳐 얻은 승리마저 소박한 실패가 스며 조금씩 훼손되었다. 다들 그렇겠지만 제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세상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았을까. 견디기 어려운 좌절의 무게에 홀로 울지 않았을까. 무모한 만남과 어지러운 이별에 씁쓸함이 짙어지지 않았을까. 보란 듯이 굳게 세운 의지도 쉴 새 없이 재단하는 세상의 잣대에 꺾이지 않았을까.
과거에 사는 버릇을 못 고치는 내가 유일하게 미래에 기대를 걸어보는 날이다. 그렇게 건 기대가 모두 빚이 되면 해가 지고 밝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들이 괜히 부러웠다. 잡다한 부스러기를 털고 희게 시작한 해는 갖가지 기발한 방법으로 금세 지저분하고 아프게 물들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이런 날조차 희망을 얻지 않으면 삶이라는 것이 아득하기만 하지 않겠냐고 반추해 본다. 불확실함 속에서 분명한 지표라고는 야속하게 흘러가는 시간뿐인데 그 지표가 크게 바뀌는 날이니까.
다시는 더러워지지 않을 목적으로 청소를 하는 게 아니듯 그렇게 우리는 바보같이 망각하고, 마지막이라 다짐하며 속아본다. 이제까지를 이야기함으로써 앞으로를 살아내고자 하는 마음을 상기한다. 다시 얼룩지더라도 닦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특별한 날을 특별하게 기념하고, 새로운 날을 새롭게 맞이하는 아이 같은 마음을 회복해야 삶을 이어나갈 힘을 얻지 않겠냐며. 너무 쿨한 척, 어른인 척 살지 않아도 괜찮은 것 아닐까. 과감하게 울고 과장되게 웃는 서로의 연약함과 순수함을 애처로이 봐주는 시선을 되찾기를. 환희가 가득한 앞날을 위하여 스스로의 의지가 되어주기를.
Bye m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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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인생은
내 것으로만 처음 살아보는 중이라
내 인생이 제일 힘들고 어려울 뿐더러
종종 낯설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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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작년이 되어버린 그 해도 그랬다.
365번의 하루들은 매번 나에게 무심했고,
365일 불어대는 바람은 매번 차가웠다.
불현듯 주변과 멀어져 수면 아래로 잠기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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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숭 없이 지낸 오랜 친구들과 나누는
한 해의 마무리 인사는
“와 올해도 참 길고 유난히 힘들었다.
썩 꺼져버렸으면 좋겠다.”
삼십대가 대체로 항상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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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석도 풍화도 되지 않고
아직까지 온기를 가진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것은,
지나쳤던 누군가의 글처럼
불행 중 수많은 다행으로 지나온
시간들 때문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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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쯤 끝났을 인연이라 생각했음에도
잊지 않고 들춰 안부를 물어주던 다정함,
나에게 쉼을 주던 공간, 철없는 고양이,
맛있던 음식, 대차게 웃어댄 시답잖은 농담들,
기대하지 않던 별거 아닌 공짜 쿠폰들,
발 밑까지 차올랐던 한강과 가까웠던 달빛,
그날의 좋았던 날씨와 도시락,
그날따라 파랗고 맑았던 하늘,
별일 없이 일상을 나누던 대화,
조용히 사색할 시간을 주던 공원,
코 밑이 시커메진 아직은 애기 같은 조카들.
나를 지탱해 주던 모든 것들이
나에겐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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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했던 시간들은
지나고 보니 휴식이 되었고,
더 나은 뭔가를 만들어낼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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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목표나 계획은
이제는 어울리지 않고
소박한 바람들 몇 가지로
한 해를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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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이 항상 최상의 인물.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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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25
2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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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터뷰 2편]
구상옥 대표디렉터,
솔시티(SOL CITY)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영철학”

구상옥 대표디렉터가 구상하는 국제명상센터 ‘SOL CITY’
Q. 국제명상센터 SOL CITY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SOL CITY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SOL CITY는 깨끗한 먹거리와 자연, 몸과 마음을 수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입니다. 자연 속에서 성찰하며 마음의 중심을 잡고, 마음의 중심을 잡은 사람들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칩니다. 좋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SOL CITY의 목표입니다. 다만 모두에게 개방된 곳은 아닙니다. 젠요가의 오랜 회원이나 요가와 명상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대상입니다. 요가와 명상의 가치를 아는 모든 사람에게 열린 곳이기 때문에 글로벌하게 국제명상센터로 이름 지었습니다.
Q. SOL CITY를 건설을 위해 가평에 땅을 샀다고 들었습니다. 이 곳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A. 가평은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냇물과 산이 있는, 자연스러운 공간입니다. 자연에 있으면 사람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에너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도시는 모든 게 개발된 인위적인 공간입니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고 싶었고, 이런 곳을 찾기 위해 10년이 넘게 전국을 돌아다녔습니다. 가평은 내가 찾는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했습니다.
Q. SOL CITY를 설립하겠다고 결정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오랫동안 함께 일한 스텝들과 노후에 같이 모여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초반에는 ‘SOL VILLAGE’라는 이름처럼 소박한 규모를 생각했지만, 스텝뿐만 아니라 우리 회원들이나 요가와 명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SOL CITY’로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재 SOL CITY 설립의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A. 올해 초 가평에 5천평짜리 땅을 샀고, 이제 건설 계획을 짜는 중입니다. 현재는 소규모 인원이 텃밭을 가꾸고, 밥을 먹고, 요가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시설이 있으며, 건물을 더 짓고 리모델링해 세련된 모습으로 바꿔 나가야 합니다. 지금의 시골 같은 분위기에서, 자연과 건물이 하나 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키워갈 것입니다. 현재 진행 상황은 20% 정도며 향후 3년 내 완성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 기사원문 보러가기 : https://www.sisamagaz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66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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