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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castmblr · 10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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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 You Sure?!』|エピソード8 予告編|旅の最後の日を楽しむ2人の姿をチェック!BTS JIMIN&JUNG KOOKのトラベルバラエティ|Disney+ (ディズニープラス) DisneyPlusJP youtube
DisneyPlusJP X 12 sept.2024
ついに最終日.ᐟ.ᐟ Ep.8 予告映像公開🫶 ┈┈┈┈┈┈┈┈┈┈
𝐉𝐈𝐌𝐈𝐍×𝐉𝐔𝐍𝐆 𝐊𝐎𝐎𝐊の旅行バラエティ 🟠🟢『Are You Sure?!』🟢🟠
旅の最後の日を楽しむ2人の姿をチェック✨
ディズニープラス で独占配信中👣
AreYouSure #JiminxJungKook
Jimin #JungK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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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시작된 두 사람의 힐링 여행, 그 마지막 이야기 | [이게 맞아?!] 8화 예고편 | 디즈니+ Disney Plus Korea youtube
DisneyPlusKR X 12 sept. 🧳지민 & 정국의 여행 마지막 날! <이게 맞아?!> 디즈니+에서 단독 스트리밍 중!
이게맞아 #지민x정국 #지민 #정국
AreYouSure #JiminxJungKook #Jimin #JungKook
디즈니플러스 #Disney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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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com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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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딱지와 RNR로 시작된 호주 생활| 낯선 땅에서 펼쳐진 나의 이야기 | 호주 이민, 문화 적응, 일상 이야기
주차 딱지와 RNR (Rest and Recuperation, 휴식과 회복)로 시작된 호주 생활, 어떤가요? 낯선 땅에서 펼쳐진 ��의 이야기는 웃음과 감동, 그리고 때로는 좌절과 성장으로 가득���습니다. 호주 이민, 문화 적응, 일상 이야기들을 통해 여러분의 호주 이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새로운 삶을 향한 용기를 북돋아 드리고자 합니다. 처음 호주에 도착했을 때, 영어는 낯설고 문화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주차 딱지는 일상 속에서 흔히 마주치는 작은 어려움이었지만, RNR은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며 겪는 피로감과 외로움을 대변하는 단어였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호주 이민 과정에서 겪었던 실질적인 어려움과 문화적 차이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나만의 적응 방식과 성장 스토리를 공유합니다. 호주 이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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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k-kr-to-en ·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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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aw somewhere that there’s a scene where PV is going down a hallway and there’s like pictures of SM (I think?) and he says “Poor thing, it no longer knows what it desires” and I’m wondering where it’s from and what the original KR version said, if you can find it (ー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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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e Vanilla Cookie: Once the brilliant Fount of Knowledge, the source of all there is to know, now lay shattered...
퓨어바닐라 쿠키: 스스로의 모순을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나 버렸군���.
Pure Vanilla Cookie: You couldn't stand your own contradictions and broke them into pieces.
Pure Vanilla Cookie: Crushed by the weight of its own contradictions. 
퓨어바닐라 쿠키: 한 때는 태초부터 시작된 지식의 근원이었으며
Pure Vanilla Cookie: You were once the source of knowledge from the very beginning
(They switched the lines. This is actually happens a lot.)
Pure Vanilla Cookie: It's heart: divided by force. 
퓨어바닐라 쿠키: 결국에는 억지로 분리된 지식의 선구자로서의 신념이.
Pure Vanilla Cookie: In the end, the belief as a Pioneer of Knowledge that is forcibly separated.
Pure Vanilla Cookie: Poor, sorry thing. It no longer knows what it desires.
퓨어바닐라 쿠키: 가엾게도 더이상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게 된 채로...
Pure Vanilla Cookie: Poor thing didn't even know what it desired anymore...
Broken Belief: Poor? Sorry?
부서져버린 누군가의 신념: 가엾다구요?
Someone's Broken Belief: You feel sorry for me?
Pure Vanilla Cookie: …!
퓨어바닐라 쿠키: ...!
Pure Vanilla Cookie: …!
Broken Belief: And you...
부서져버린 누군가의 신념: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게 된 건...
Someone's Broken Belief: I don't know what I desire...
Broken Belief: ...do you know what you desire?
부서져버린 누군가의 신념: 당신도 마찬가지일텐데요...?
Someone's Broken Belief: I'm sure it's the same for you...?
Pure Vanilla Cookie: …
퓨어바닐라 쿠키: ...
Pure Vanilla Cookie: …
Pure Vanilla Cookie: You're right.
퓨어바닐라 쿠키: 맞아요.
Pure Vanilla Cookie: That's right.
Pure Vanilla Cookie: I might have strayed... from my roots and principles...
퓨어바닐라 쿠키: 이미 전 근원과 신념을 잃었을지도 몰라요.
Pure Vanilla Cookie: I may have already lost my roots and beliefs.
Pure Vanilla Cookie: Just like the master of this tower.
퓨어바닐라 쿠키: 이 탑의 주인이 그러했듯이...
Pure Vanilla Cookie: Just like the master of this tower did...
Pure Vanilla Cookie: But I will never.
퓨어바닐라 쿠키: 하지만 절대로.
Pure Vanilla Cookie: But never.
Pure Vanilla Cookie: Never. Become like him.
퓨어바닐라 쿠키: 그와 같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Pure Vanilla Cookie: It's not going to be like that.
Screenshots below for conven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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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trans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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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NG LYRICS]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 by Jimin feat. Loco
Say oh!
여러분을 위한 harmony It’s for you, this harmony
Oh say love
자 이제 소개할게 Okay, let me begin
시작된 건 6월 12일 It started on June 12th
행복을 선물해 매일 Gifting happiness everyday
Say oh!
(Let’s talk about us)
전하지 못한 말 Words that were unsaid
숨겨왔던 너의 맘 All your feelings that were kept hidden
다 전해줄 거야 I will bring it all out
(Just for you)
더는 고민하지 마 You don’t have to worry anymore
우리가 함께니까 Because we’re together
솔직해져 봐 Let’s be more honest now
(Let’s go)
Woo, I love you babe
다가갈게 너에게 I’ll go closer to you
I love you babe
(Yessir)
Woo, I want you babe
I wanna hold your hand
I want you babe
반대로 fade away 매일이 새롭게 Fade away to the other side, like everyday’s a new day
이름 부를 테니 너는 피어나기만 해줘 I will call your name, you just need to bloom for me*
우리가 맞춰 jam 해 느낀 대로 계속해 We will jam together, going on with our own flow
바로 앞에서 말 못 해도 널 위해서 I can’t say this face to face but for you, I
Made a band
I’ve been looking for love
Just for you
빨라지는 속도 Going faster and faster
난 못 멈춰 I can’t stop
(Can’t stop)
날짜도 없이 하루 종일 No matter what date, all day
머리 위에 네가 떠 있어 You’re on my mind
혹시라도 손 대면 Just one touch
난 톡 하고 터져버릴 듯이 and I might burst
커져 love So full of love
(Let’s talk about us)
눈부신 하늘과 With bright, sunny skies
흩날리는 꽃들도 and flower petals blowing in the wind,
함께할 거야 we will be together
(All for you)
So tell me how you feel
그저 느낀 그대로 Let go and feel
너를 맡겨봐 all your feelings, as they are
(Let’s go)
Woo, I love you babe
다가갈게 너에게 I’ll go closer to you
I love you babe
(Yessir)
Woo, I want you babe
I wanna hold your hand
I want you babe
(Take it to the bridge)
막이 오르고 조명이 켜지면 When the curtain rises and the lights come on
모두가 제자리에 Everyone in their places
Turn up the music
준비된 것 같아 I think we’re ready
시작할게 1, 2 Let’s start 1, 2
손 머리 위로 Hands in the air
Translator’s Note:
*Possibly a reference to lyrics from Serendipity: "When you called me I, as your flower As if I had been waiting for you We bloomed dazzlingly"
Trans cr; Annie & Aditi @ bts-trans © TAKE OUT WITH FULL 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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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doras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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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도 잠든 사이 시작된 나의 s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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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rint-9376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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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6.2024 [😗]
🏙: 또다시 시작된 지원 기간/ Write an application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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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ez ·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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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즈(ATEEZ) 홍중, 어린이날을 기념하며 국내 아동 꿈 지원을 위해 2,500만 원 기부 월드비전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밥피어스아너클럽의 회원이기도 한 에이티즈(ATEEZ) 홍중(@no1likeme8_8)이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국내 취약계층 아동의 꿈을 지원하는 월드비전 꿈날개클럽 아동 5명에게 각각 500만 원씩 후원금을 전달하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어요. 2022년, 월드비전 <꿈날개클럽>을 통해 뮤지션을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후원으로 시작된 홍중의 나눔은 2024년 잠비아 식수지원, 가족돌봄청소년 후원 등 지속적인 관심과 따뜻한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홍중은 “이 후원을 통해 아이들이 보호와 지지를 받고 더 넓은 세계로 자기를 확장할 수 있도록 꿈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다”며, “꿈꾸고, 도전하고, 나누는 사람으로서의 성장을 응원한다”는 메세지도 함께 전해주었습니다. 이번 후원금은 월드비전 <꿈날개클럽>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꿈을 키워나가는 아이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 및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사용될 예정입니다. 올해는 <글로벌 6K 마라톤> 캠페인의 모델로도 함께해, 전 세계에 물 부족 문제의 어려움을 알리며 팬들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널리 전하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월드비전과 함께 아이들의 풍성한 삶을 위해 나눔을 이어나갈 에이티즈(ATEEZ) 홍중의 발걸음에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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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jmbtsarmy ·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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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04 BTS_official (@bts_bighit) TWT update (Jin)
[#오늘의방탄 / #Today's Bulletproof] #달려라석진 EP.20 / #Run Seokjin EP.20
웃음 사냥꾼분들과 함께한 웃겨야 산다!🤣 / It's funny to live with laughter hunt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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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예능 쟁반노래방🎤으로 시작된 ❌맨을 찾아라!👀 / Find the ❌man who started with the memory of the entertainment tray song room🎤! 👀
#오늘의석진 #진 #Jin #BTS #방탄소년단 #웃음_사냥꾼_연합 #X맨은_누구진❓/ #Today's Seokjin #Jin #Bangtan Boys #Laughter_Hunter_Union #X-Man_Who is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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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chae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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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피(딸)는 캘럼(아빠)에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같은 태양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비록 같은 장소에 함께 있진 않더라도 같이 있는거나 다름 없잖아? 같은 하늘 아래 아빠랑 내가 있는 거니까. 그럼 같이 있는 거지.”
영화의 제목은 ‘애프터썬’. 일광욕 후 바르는 썬크림을 뜻하는 동시에 ‘해가 지고 난 뒤’를 의미 한다. 소피는 여행 이후 스스로 생을 마감한(것으로 보이는) 아빠와 더 이상 같은 해를 볼 수 없기에, 어쩌면 해가 진 후의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 아빠와 튀르키예를 여행하던 열한 살부터 그 당시 아빠와 같은 서른한 살에 이르기까지. 매일 뜨는 해와 상관 없이 소피에게는 모든 순간이 제목 그대로 ‘애프터 썬’인 것이다.
2.
칠흑같이 어두운 밤의 해변으로 뛰어들거나, 알몸으로 침대에 걸터앉아 흐느끼거나. 관객의 감정을 흔드는 캘럼의 모습 중 가장 안타깝게 다가왔던 장면은 여행의 막바지에 자신의 잘못에 대해 딸에게 몇 번이고 사과하는 모습이다. 비단 어젯밤의 잘못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듯 보인다.
몇몇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이전과 달리, 어떤 지점에 도달한 듯한 그의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태도가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어렴풋이나마 예상 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3.
헤아릴 수 없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일은 불가항력에 가��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미 지난 일이라면, 그 시간이 멀어질수록 더더욱 그렇다고 느낀다.
같은 태양 아래 서른한 살의 아빠의 생일을 축하하던 열한 살의 소피도, 해가 없는 터널 같은 긴 시간을 지나온 서른한 살의 소피도. 닿을 수 없는 심연의 마음에 닿기 위해 손을 뻗는 일이 점점 덜 잦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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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ngadult ·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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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12
두더지라는 만화책 사고 싶었는데, 중고로 밖에는 구할 수 없어 아쉽다. 중고가격은 너무 비싸구, 상태 좋은거 사고 싶은데 어떡해야할지 모르겠구 그렇다. 사실 상태가 너무 안좋지만 않으면 사서 보고싶은데, 중고 제품은 눈으로 보고 살 수도 없고 애매해서, 그래서 난 알라딘 중고서점이 너무 귀함.. 옛날처럼 중고서점들이 널린 것도 아니고, 특정한 동네나 지역에 가야만 모여있거나 가볼 수 있어서 아쉽다. 우리 동네에는 중고서점도 없고 번듯한 서점도 없이 아주 작은 서점들 뿐이어서.. 약속이 있어 합정에 가는 날만 종종 알라딘 중고서점 합정점에 가서 열댓권 책을 구매해 오는데, 거기만큼 마음에 드는 지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번엔 원서도 사왔는데 정말 나 너무 잘골랐지 뭐야...
아이들이랑 스토리북 읽을 생각에 너무 신났는데... 아이들은 과자파티를 더욱더 선호하고 있었다. 그래서 진도 빨리 다 나가면 하겠다고 미루고 미루고 있는 중이다. 이제 막 새학기가 시작된 아이들은 뭔가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너무 지쳐보이고, 반응도 하기 힘들어하고, 때로는 내가 이걸 하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답답하고 미안하고 괴롭고 불안한 나날들의 연속이다.
해야할 일들을 하나씩 뿌수고 있다. 마음을 편하게 먹으니 못할 일도 없다. 해야할 말들을 정리해두고 하나하나 차분히 하루에 하나씩 하면 된다. 나에게 많은 날들이 있어 다행스럽고 감사하고, 오늘도 내 직업에 감사했다.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것들을 알려주려 노력했고,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 하고자 하는 마음을 비춰주는 아이들에게도 더욱 감사했다. 할 일이 많고 너무 많은 것들을 더 양보하고 배려해야하고 기다려야하고 또 베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모든 것들을 마음으로 존중하고 견뎌내는 아이들이 나보다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의 어렸을 적은 어땠을까, 지금의 그 어떤 아이들보다 초라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문득 그러다가, 내안의 아이를 찾아가본다.
해야하는 일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도, 그리고 정말로 하기 싫은 하루 중 어떻게든 지켜나간 루틴에 칭찬 스티커를 붙이는 것을 꼭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10시 30분까지만 놀고 잠드는 실천도. 하다못해 물을 마시는 실천까지도. 나는 모든 것에 스스로에게 스티커를 붙여주기로 한다. 오늘날 이렇게 살아 견디는 것만도 엄청 큰 스티커 붙여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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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trans ·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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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04 Big Hit's Tweet
[#오늘의방탄] #달려라석진 EP.20 웃음 사냥꾼분들과 함께한 웃겨야 산다!🤣 추억의 예능 쟁반노래방🎤으로 시작된 ❌맨을 찾아라!👀 #오늘의석진 #진 #Jin #BTS #방탄소년단 #웃음_사냥꾼_연합 #X맨은_누구진❓
[#Today's Bangtan ] #RunJin EP.20 Be funny or die with laughing hunters!🤣 Started with an old variety game of tray karaoke🎤 and lead to finding the ❌-man!👀
#TodaysJin #Jin #BTS #Laughing_Hunters_United #WhoIsThe_XMan❓
Trans cr; Annie @ bts-trans © TAKE OUT WITH FULL 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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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nproject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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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커니"
*우두커니
서른의 중반즈음이 되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남들은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어떻게든 해나가고 있는데 나만 우두커니 남겨지는 �� 아닐까.
이사람도 저사람도 선택을 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나는 줄곧 뒤쳐지고 있는 기분이 든다.
마음껏 즐기지 않았던 시간은 딱히 없었다.
그렇지만 후회했던 시간도 조금은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은 가득히 넘치는 줄 알았는데 덧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인 줄 알았는데 부모님은 된통 늙어버린 기분에 묘한 세월이 갑자기 쏟아진다.
방 한 켠에 우두커니 앉아서 그런 생각들을 고르고 있자면 한없이 작아지는 내가 얼마나 우스운지.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척 하면서도, 어긋나 살아가기도, 또 결국 돌아나가기도 하고 그런 어리숙한 존재로 남는다.
결국엔.
-Ram
*우두커니
'요즘엔'이라는 표현이 조금 무색하긴 하지만, 요즘엔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고 있었던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생각할 거리들이 참 많고, 움직여야 할 일들이 참 많다. 언제 마지막으로 우두커니 있었는지 떠올려보니 혼자 태국에 있었을 때였나. 그때도 손이고, 발이고, 입이고, 눈이고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었던 게 분명했기 때문에 확실하진 않다. 갑자기 떠오른 건 약 18년 전 체육시간. 가만히 있는 건 너무 싫은데, 뭔가를 자유롭게 할 수 없었고, 누군가와 이야기도 마음 놓고 할 수 없어서 반강제적으로 우두커니 스탠드에 서 있던 그 짧은 시간이 내 마음속에 아직까지 크게 남아있다. 일분일초가 한 달, 1년과도 같았던 그 시간들이. 그 이후엔 그런 적이 없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내가 우두커니 놓여져 있는 자체를 싫어했었을 지도 모른다. 자꾸 무언가를 만들고, 생각하고, 집중하려 하고, 이야기하려 한다.
-Hee
*우두커니
이른 새벽인데도 이미 날이 조금씩 밝아오고 있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많은 사람들.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체온을 조금 올린 뒤 출발선 뒤로 가서 설 때 긴장감은 희열로 변질된다. 원하는 만큼 몸을 끌어올리지는 못했지만 이전의 노력이나 사정과는 관계없이 나의 현재를 검증받는 시간. 출발선에 서면 늘 부상 없이 완주만 해보자고 다짐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이전의 나보다는 조금 더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솟았다.
대회 초반부터 시작된 오르막에서 병목현상으로 사람들이 멈춰 섰다. 초반부터 힘껏 달려나갈 땐 언제고, 이렇게 걸어서 갈 거면 뒤에서 출발해서 여유롭게 가지… 힘들어서 걷고 싶은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기록을 생각하니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이었다. 천천히 오르막을 오르��� 행렬이 이내 완전히 멈춰 서버렸다. 오늘 오후쯤 지나가게 될 산허리 위로 붉은 해가 뜨고 있었다. 매일 뜨는 일출이 뭐라고 누구랄 것 없이 멈춰 서서 바라볼 일인가 싶었지만 나도 별수 없이 떠오르는 해를 우두커니 바라봤다.
최소한의 집착도 내려두고 나만의 레이스를 하자고 결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높게 뻗은 나무가 만들어내는 짙은 그늘. 어제 내린 비에 젖은 숲의 냄새. 밀린 숙제를 해치우듯 달려서는 자연도 대회도 무엇도 즐길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노력은 단순한 기록으로만 평가될 수 없을 것이다. 나만의 레이스를 펼치며 체력을 완전히 소모한 뒤에는 다른 종류의 에너지들을 내 안에 한가득 채워올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Ho
*우두커니
우두커니 서있었 적이 언젠가? 요즘은 어디든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다녀서 멍 때릴 시간도 없는 것 같다.
잠깐도 밖에 서있기 힘든 여름이 온다. 이번 여름은 서핑을 배우고 싶고, 바다에 많이 가고 싶고, 뱃살을 조금이라도 빼고 싶고, 책을 3권정도는 읽고 싶고, 요가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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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22 ·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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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 전 공격성과 과민성
또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월경전증후군PMS이다.[*증상이 월경 직전에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월경이 시작된 뒤에도 며칠 동안 이어진다는 점에서, 월경전증후군이 아니라 월경주변기증후군이 더 적절한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이 증후군은 여성이 월경기에 부정적 기분과 짜증을(또한 수분 보유로 인한 부기, 생리통, 뽀루지 등등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월경전증후군에 대해서 오래된 오해를 많이 품고 있다(월경전불쾌장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이것은 정상적인 기능을 못할 만큼 증상이 심한 상태를 말하며 전체 여성의 2~5%가 경험한다).
이 주제에 관하여 크게 두 가지 뿌리깊은 논쟁이 있다. 월경전증후군/월경전불쾌장애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것이 공격성과 관계가 있는가? 첫번째 질문은 대단하다. 월경전증후군/월경전불쾌장애는 생물학적 질환인가 아니면 사회적 구성물인가?
극단적인 “그건 사회적 구성물일 뿐이야” 학파에게, 월경전증후군은 특정 사회에서만 나타난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문화 특징적이다. 이 생각은 마거릿 미드가 1928년에 『사모아의 청소년』에서 사모아 여자들은 월경중 기분 혹은 행동 변화를 겪지 않는다고 단언함으로써 시작되었다. 미드가 사모아인을 보노보를 제외하고 세상에서 가장 쿨하고 평화롭고 성적으로 자유로운 영장류로 숭배한 탓에, 유행에 맞추어 일부 인류학자들은 쿨하고 옷을 적게 입는 문화라면 월경전증후군이 없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후대의 오세아니아 인류학자들은 미드가 사모아를 마치 에덴동산인 양 얼토당토않게 묘사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들이 볼 때 그렇게 된 한 가지 이유는 미드에게 사모아를 그런 식으로 보고자 하는 이데올로기적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고, 다른 이유는 사모아인들이 눈을 반짝이며 자신들을 바라보는 백인 여성이 홀딱 속아넘어가는 모습이 하도 재미있어서 이야기를 마구 지어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연히 월경전증후군이 날뛰는 문화는(가령 미국인이라는 영장류는) 반사모아적인 것이 되었고, 그 증상들이란 여성이 겪는 부당한 취급과 성적 억압에서 비롯된 것이 되었다. 이런 견해는 사회경제적 비판의 여지까지 제공하여, 일부 비평가들은 “월경전증후군은 미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억압된 위치에서 비롯하는 분노가 표출된 한 양식”이라고 외쳤다.
이 견해에서 파생된 또다른 생각은, 그런 억압적 사회에서도 가장 억압된 여자들이 월경전증후군을 가장 심하게 겪으리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 논문에 따르자면 월경전증후군이 심한 여성은은 불안하고, 우울하고, 신경질적이고, 건강염려증이 있고, 성적으로 억압되고, 종교적 억압의 추종자이고, 성역할 고정관념에 더 순응하고, 도전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물러남으로써 반응한다고 했다. 요컨대, 그런 여자들 중에는 쿨한 사모아인이 한 명도 없다고 했다.
다행이 이런 생각은 대부분 잠잠해졌다. 이후 수많은 연구가 생식 주기 중에 여성의 뇌와 행동이 정상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것, 월경 외에도 행동 면에서 상관관계를 보이는 현상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예를 들어, 방추상얼굴영역은 여성이 월경중일 때보다 배란중일 때 타인의 얼굴에 더 잘 반응한다. 비슷하게, ‘정서적‘ 배쪽안쪽이마앞옆 겉질은 여성이 월경에 다가갈 때보다 배란에 다가갈 때 남자의 얼굴에 더 잘 반응한다. 그리고 배란 전 시기에 혈중 프로게스테론 대비 에스트로겐 비율이 높을수록 배쪽안쪽이마앞옆 겉질의 반응성도 더 높다. 마지막으로, 여성들은 배란중에는 ‘공격적’이라고 판단되는 남성들의 얼굴을 더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그렇다면 월경전증후군은 그런 변화가 파괴적이리만치 심하게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월경전증후군은 이처럼 실재하지만, 그 증상은 문화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중국 여성들은 서양 여성들보다 월경기에 부정적 정동을 적게 느낀다고 보고한다(그들이 실제 적게 경험하는가 그리고/또는 적게 보고할 뿐인가 하는 문제가 있기는 하다). 월경전증후군에 연관된 증상이 100가지가 넘는 점을 고려할 때, 서로 다른 인구 집단에서 서로 다른 ��상이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월경기 기분 및 행동 변화가 생물학적 현상이라는 강력한 증거로, 다른 영장류들도 그런 현상을 겪는다. 개코원숭이와 버빗원숭이 암컷들은 월경 전에 더 높은 공격성과 더 낮은 사회성을 보인다(내가 알기로 이들에게는 미국 자본주의의 문제가 없다). 흥미롭게도 개코원숭이 연구에서는 높아진 공격성이 지배적 암컷에게서만 나타난다고 확인되었다. 종속적 암컷들은 아마도 높아진 공격성을 그저 표현할 수가 없을 뿐일 것이다.
이런 발견들은 기분 및 행동 변화에 생물학적 근거가 있음을 암시한다. 다만 실제로 사회적 구성물인 것은 이런 변화를 ‘증상‘ ‘증후군‘ ’장애’로 병리화하고 치료하는 행위다.
자, 그렇다면 월경전증후군의 바탕에 깔린 생물학적 기제는 무엇일까? 가장 유력한 가설은 월경이 다가올수록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급락하고 그 때문에 프로게스테론의 항불안 및 진정 효과가 줄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 견해에서 월경전증후군은 그 농도 감소가 너무 극심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이 가설을 지지하는 실제 근거는 많지 않다.
약간의 증거가 있는 또다른 가설은, 운동중에 분비되어 몽롱하고 황홀한 이른바 ’러너스 하이’를 일으킨다고 알려진 호르몬 베타엔도르핀을 지목한다. 이 모형에서 월경전증후군은 베타엔도르핀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서 생기는 일이다. 이 밖에서 가설이 아주 많지만, 확실한 것은 없다.
이제 월경전증후군이 공격성과 얼마나 관계있는가 하는 질문으로 넘어가보자. 1953년에 ’월경전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의사 캐서리나 돌턴은 여성 범죄자들이 범죄를 저지른 시기가 월경기일 때가 지나치게 많다는 조사를 1960년대에 내놓았다(어쩌면 범죄를 저지르는 빈도가 높다기보다는 잡히는 빈도가 높은 것일지도 모른다). 기숙학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는 학생들이 월경기일 때 행동 불량으로 ’벌점‘을 받는 빈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감옥 연구는 폭력적 범죄와 비폭력적 범죄를 구별하지 않았고, 학교 연구는 공격적 행동과 지각 같은 비공격적 위반을 구별하지 않았다. 종합하자면, 여성이 월경기에 공격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거나 폭력적인 여성이 월경기에 폭력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149~152쪽)
급성 스트레스 반응과 만성 스트레스 반응의 기본적 차이
중학교 3학년 때 배웠지만 오래전에 잊은 내용을 떠올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항상성‘이라는 용어를 기억하는가? 항상성이란 몸이 이상적인 체온, 심박, 혈당, 기타 등등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이 되었든 이 항상적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 ‘스트레스 요인’이다. 가령 얼룩말이라면 사자에게 쫓기는 상황이, 배고픈 사자라면 얼룩말을 쫓는 상황이 스트레스 요인이다. 스트레스 반응이란 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항상성을 재정립하기 위해서 설계되어 얼룩말이나 사자의 몸에서 일어나는 각종 신경적 · 내분비적 변화들을 말한다.[*진정한 애호가들을 위한 정보. 근년 들어 ‘항상성(호메오스타시스)‘은 더 새롭고 우아한 개념인 ‘신항상성(알로스타시스)’으로 확장, 세련화되었다. 기본적으로 신항상성이란 인체의 이상적인 항상적 설정값이 환경에 따라 극적으로 달라진다는 사실을 포함한 개념이다.]
스트레스 반응을 개시하는 것은 뇌의 중요한 사건들이다. (경고: 다��� 두 단락은 전문적이고 필수적이지 않다.) 사자를 본 얼룩말의 몸에서 편도체가 활성화한다. 편도체 뉴런들은 뇌줄기 뉴런들을 자극하고, 그러면 뇌줄기는 부교감신경계를 억제하는 한편 교감신경계를 동원하여 온몸으로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배출한다.
편도체는 스트레스 반응의 또다른 주된 갈래도 중개한다. 시상하부의 뇌실곁핵을 확성화하는 것이다. 뇌실곁핵은 시상하부 바닥으로 신호를 보내고, 그곳에서 부신겉질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이 분비되면, 이 호르몬이 뇌하수체에서 부신겉질자극호르몬을 분비시키고, 이 호르몬이 다시 부신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분비시킨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더하기 교감신경계. 이것이 있으면 생물체는 고전적인 ‘싸움 혹은 도주‘ 반응을 일으킴으로써 물리적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다. 얼룩말도 사자도 이때 근육에 에너지가 필요한데, 스트레스 반응은 몸에 저장된 에너지를 재빨리 혈류로 동원한다. 게다가 심박과 혈압이 높아져, 운동하는 근육에 혈류의 에너지를 더 빨리 전달한다. 그리고 스트레스중에는 성장, 조직 재생, 생식과 같은 장기적 건설 프로젝트가 위기 이후로 미뤄진다. 그도 그럴 것이, 만약 사자에게 쫓기는 중이라면 가령 자궁벽을 두껍게 만드는 일보다 에너지를 써야 할 곳이 더 많을 것이다. 또 베타엔도르핀이 분비되고, 면역계가 자극되고, 혈액 응고가 향상되는데, 모두 아픈 부상을 겪은 뒤에 유용한 현상들이다. 게다가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뇌에 도달하여 재빨리 인지와 감각의 몇몇 측면을 더 예리하게 만든다.
이것은 얼룩말이나 사자에게는 훌륭한 적응적 현상이다. 에피네프린이나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없이 단거리 질주를 했다가는 금세 죽고 말 테니까. 중요성을 반영하듯, 이 기본적 스트레스 반응은 원시적인 생리 현상이라 포유류, 조류, 어류, 파충류에게서 두루 발견된다.
원시적이지 않은 측면은, 똑똑하고 사회적으로 세련되었고 최근에 진화한 영장류들에게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다. 영장류에게 스트레스 요인은 단순히 항상성에 대한 물리적 도전만이 아니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심지어 우리가 항상성이 깨질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도 스트레스 요인이다. 이런 예기적 스트레스 반응은 정말로 물리적 도전이 뒤따를 때는 적응적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곧 균형을 잃을 것 같다고 끊임없이 그러나 부정확하게 믿으면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아 초조하고, 신경질적이고, 편집증적이고, 적대적인 영장류가 된다. 그런데 스트레스 반응은 이런 포유류의 최신 혁신을 다루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냅다 달리는 동안 에너지를 총동원하는 것은 개체를 살리는 일이다. 반면, 당신이 30년 주택담보대출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만성적으로 그런 반응을 보인다면, 성인기 당뇨를 비롯하여 다양한 대사 질환 위험에 노출된다. 혈압도 마찬가지다. 대초원을 질주하는 동안 혈압이 높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반면 만성 심리적 스트레스 때문에 혈압이 높아진다면, 스트레스성 고혈압에 걸린다. 만성적으로 성장과 조직 재생이 훼손되면, 대가가 따른다. 생식적 생리 현상이 만성적으로 억제되어도 마찬가지다. 여성은 배란주기가 망가지고, 남성은 발기 부전과 테스토스테론 감소를 겪는다. 마지막으로, 급성 스트레스 반응은 면역력을 향상시키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면역을 억제하여 일부 전염성 질환에 취약하게 만든다.[*애초가를 위한 추가 정보. 만성 스트레스를 겪을 때 면역 및 염증 반응이 억제되는 것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짓이다. 의사가 과민한 면역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가령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의) 면역계를 억제할 때, 이식된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을 예방할 때, 과민성 염증 반응을 억제할 때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쓰는 것은 이 때문이다. 코르티손이나 프레드니손과 같은 ’스테로이드성‘ 면역억제제/항염증제가 바로 이렇게 작용한다.]
뚜렷한 이분법이다. 만약 우리가 정상적인 포유류처럼 급성 물리적 위기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스트레스 반응은 목숨을 구한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심리적 스트레스 때문에 만성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활성화한다면, 건강을 해친다. 필요할 때 스트레스 반응을 활성화하지 못해서 아픈 사람은 드물다. 오히려 우리는 스트레스 반응을 너무 자주, 너무 오래, 순전히 심리적인 이유 때문에 활성화하다가 아프다. 중요한 점은, 질주하는 얼룩말과 사자에게 유익하게 작용하는 스트레스 반응은 몇 초에서 몇 분 사이에 펼쳐진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장에서 살펴보듯이 시간 단위로 받는 스트레스는(그래서 ’지속적’ 스트레스다) 악영향을 낳는다. 행동에 대한 달갑잖은 영향들도 물론 포함된다.
(153~156쪽)
지속적 스트레스를 겪을 때 편도체는 정서적 감각 정보를 더 빠르고 덜 정확하게 처리하고, 해마 기능을 지배하고, 이마엽 겉질 기능을 망가뜨린다. 우리는 좀더 무서워하게 되고, 생각이 엉클어지고,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새로운 데이터를 받아들이지 않고 습관에 따라 충동적으로 행동한다. 누가 봐도 빠르고 반응적인 공격성으로 이어질 상황이 아닌가. 스트레스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급성 투여는 설치류에서도 인간에서도 그런 공격성을 높인다. 여기서 이제 우리가 익숙한 두 가지 단서가 따른다. ⓐ스트레스와 글루코코르디코이드는 공격성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공격성을 부르는 사회적 촉발 요인에 대한 민감성을 높일 뿐이다. ⓑ이 현상은 이미 공격적 성향이 있는 개체들에게서 더 쉽게 발생한다. 다음 장에서 보겠지만,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더 오래 이어지는 스트레스는 이 보다 더 뚜렷하게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가 공격성을 키우는 이유로 우울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공격성이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점이다. 쥐에게 쇼크를 주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농도와 혈압이 높아진다. 쇼크를 많이 주면, 쥐는 ‘스트레스성‘ 궤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이처럼 쇼크를 겪는 쥐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활동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쳇바퀴를 돌린다거나, 먹는다거나, 욕구불만으로 나무를 씹는다거나 그중에서도 특히 효과적인 것은 다른 쥐를 무는 것이다. 스트레스성(즉 욕구불만성) 전위 공격성은 다양한 종들에서 두루 나타난다. 개코원숭이는 공격성의 절반 가까이가 이런 공격성일 정도다. 지위가 높은 개코원숭이가 싸움에서 지면, 녀석은 준성체 수컷을 쫓는다. 준성체 수컷은 당장 암컷을 물고, 암컷은 당장 새끼에게 달려든다. 수컷들의 지위가 같을 때 그중 싸움에서 진 후 전위 공격성을 보이는 성향이 높은 개체일수록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농도가 낮다는 것은 내가 연구에서 보여준 사실이다.
인간은 스트레스성 전위 공격을 끝내주게 잘한다. 경제 침체기에 배우자 및 아동 학대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라. 아니면, 가정폭력과 프로축구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를 떠올려보자. 만약 그 지역 팀이 예상과 달라 지면, 그 직후 남자들이 저지르는 배우자/파트너에 대한 폭력이 10% 는다(팀이 이기거나 예상대로 진 경우에는 늘지 않는다). 걸린 것이 많은 상황일수록 패턴이 격화한다.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뜻밖의 패배를 당했을 때는 가정폭력이 13% 늘었고, 심지어 그 상대가 경쟁 팀이었을 때는 20% 늘었다.
이처럼 전위 공격성이 스트레스 반응을 둔화시키는 현상에 어떤 신경생물학적 바탕이 있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내가 추측해보자면, 화풀이가 도파민 보상 경로를 활성화하는 게 아닐까 싶다. 도파민은 부신겉질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확실한 방법이다.[*바탕에 깔린 신경생물학적 기제는 아마도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어리석은 의사결정을 하는 다른 상황들, 가령 폭식을 하거나 술을 더 많이 마시거나 하는 현상들의 기제와 비슷할 것이다.] 애먼 사람에게 화내는 것이 실제로 자신의 화를 푸는 데 도움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이다.
나쁜 소식이 더 있다. 스트레스는 사람들을 더 이기적이게 만든다. 한 연구에서, 피험자들은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이나 중립적 상황을 겪은 직후에 모종의 도덕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 가상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에 답했다.[‘트리어 사회 스트레스 시험‘이라고 불리는 이 시험은 이 분야의 표준 기법이다. 피험자는 15분간 가짜 취직 면접을 보고 암산 작업을 하는데, 둘 다 무표정한 얼굴의 평가자들 앞에서 해야 한다.] 어떤 시나리오는 정서 수위가 낮았지만(“당신이 슈퍼마켓 육류 코너 앞에서 기다리는데, 웬 나이든 남자가 당신을 밀쳤습니다. 당신은 항의하겠습니까?“), 어떤 시나리오는 정서 수위가 높았다(”당신이 평생의 사랑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결혼하여 아이도 있는 몸입니다. 당신은 가족을 떠나겠습니까?“). 스트레스를 겪은 피험자들은 강렬한 감정이 따르는 도덕적 결정을 해야 할 때 더 이기적인 대답을 내놓았다(감정이 온건한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게다가 이때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농도가 더 많이 높아질수록 더 이기적인 대답이 나왔다. 같은 가상의 상황에서, 스트레스는 피험자들이 개인적인 도덕적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이타성을 발휘하겠노라고 대답하는 정도를 낮추었다(하지만 자신과 무관한 결정일 때는 그렇지 않았다).
여기서도 내분비적 효과의 수반성이 드러난 셈이다. 스트레스는 사람들을 더 이기적으로 만들지만, 감정적으로 몹시 강렬하고, 개인적인 상황일 때만 그렇다. 이것은 이마엽 겉질 기능이 손상된 상황과 비슷해 보인다. 2장에서 설명했듯이, 이마엽 겉질이 손상된 사람들도 남의 문제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판단할 줄 알지만, 문제가 더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것이라면 판단력이 더 많이 훼손된다.
죄 없는 사람을 괴롭힘으로써 기분이 나아진다는 것이나 남보다 자신의 요구를 더 많이 생각한다는 것은 감정이입과 거리가 멀다. 스트레스가 감정이입을 줄이는 것일까? 생쥐에게서도 인간에게서도 그런 듯하다. 맥길대학교의 제프리 모길이 2006년 『사이언스』에 낸 놀라운 논문은 생쥐의 감정이입을 살펴보았는데, 옆에 고통을 겪는 다른 생쥐가 있는 경우에 실험 대상 생쥐의 통증 문턱값이 낮아지는 감정이입 현상이 일어나긴 했지만, 이 현상은 그 다른 생쥐가 실험 대상 생쥐와 같은 우리에 있던 개체일 때만 그랬다.
이 사실이 흥미로웠기에, 나는 모길의 연구지노가 함께 같은 설정으로 후속 실험을 해보았다. 원래 생쥐는 낯선 생쥐가 곁에 있으면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킨다. 하지만 우리가 생쥐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분비를 일시적으로 막으면, 생쥐는 낯선 개체에 대해서도 같은 우리에 있던 개체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통증 감정이입’을 보였다. 의인화하여 설명하자면, 글로코코르티코이드는 생쥐가 감정이입을 하는 ‘우리 편‘의 범위를 좁힌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통증 감정이입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분비가 차단되지 않는 한(효과가 짧게 지속되는 약물을 투여받거나, 피험자와 낯선 사람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면 분비가 차단된다) 낯선 사람에게 발휘되지 않는다. 2장에서 보았듯, 통증 감정이입에는 앞띠이랑 겉질이 개입한다. 내 생각에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앞띠이랑 겉질의 뉴런들을 무력화하거나 위축시키는 게 아닌가 싶다.
요컨대, 지속적 스트레스는 우리의 행동에 상당히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사람들에게서 가장 훌륭한 최선의 행동을 끌어내는 상황도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셸리 테일러는 유명한 ‘싸움 혹은 도주’ 반응이 주로 남성들에게 전형적인 스트레스 반응이라는 점을 지적했고, 기존의 스트레스 연구는 남성들이 남성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사실 여성은 상황이 좀 다르다. 테일러는 입에 딱 붙는 표현을 지어내는 데 있어서도 자신이 하고많은 남자들 못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어, 여성의 스트레스 반응은 새끼를 보살피고 사회적 연대를 추구하는 ’보살핌과 어울림’으로 더 많이 기우는 편이라고 명명했다. 이것은 스트레스 관리 스타일에서 드라는 충격적인 성차를 잘 묘사한 이론이다. 그리고 ’보살핌과 어울림’은 여성의 스트레스 반응에 관련된 여러 요소들 중 옥시토신 분비가 남성의 경우의 경우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당연하지만, 현실은 ‘남성=싸움/도주, 여성=보살핌/어울림’ 구도보다는 더 미묘하다. 양쪽 모두 반례가 많다. 가령 스트레스는 쌍 결합을 하는 마모셋원숭이 수컷뿐만 아니라 다른 수컷들에게서도 친사회성을 이끌어내고 앞서 보았듯 여성들도 공격적인 행위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161~164쪽)
행동 - 로버트 새폴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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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yongchul · 6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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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교회에 출근하다보니 ..
이거 월급 받아야 하는거 아녀..? 라고 어느분이 농담도 하시는데
오늘부터 시작된 2주간의 새벽특새
예전 같으면 나 듁었구나 싶을 텐데 매일 교회에 출근하다보니 아무런 느낌이 해브노 ..ㅡ ㅡ
차이라면 새벽에 가느냐 날 밝아서 가느냐
하루에 한번만 가느냐 두번 가느냐 정도..?
주님앞에 나아가는 것이 이렇게 잦아지면 타성에 젖게되고 이것은 순종과 헌신을 통한 그리스도의 소유된 종임을 증명하는 것에서 마지못해 참여하는 의무로 바뀔수 있다
사단이 원하는 것이 바로 그부분
우리가 무엇을 하든 먹든지 마시든지 응꼬를.하든지 ...
우리는 그리스도의 소유임을.잊지 말아야 한다
삶가운데 찾아오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때론 우릴 헤메게 하고 힘들게 하지만 언제나 기억해야 할것은 내가 누구인가 이다
매순간 그리스도의 소유된 종임을 기억하고 그리스도의 종의.마인드로 사는 삶
그것이 "코람데오" 의 삶이다
이상한 말 했다고 어려운건 아니고 내용은 간단한건데 역시 느낌 그대로 살아내기는 어려운 단어 코람데오다
오늘도 화이팅요 ㅎㅎㅎ
#광명전통시장 #광명시장 #전통시장 #추천맛집 #광명왕족발 #광명할머니왕족발 은 #광명소셜상점 #광명8경 #광명동굴 #광명시 #LocalGuides 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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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try · 6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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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이사 그리고 이공이오
"오랜 기다림 속, 오래된 계획"을 발견한 2024년이었다. 그간의 내 모든 삶이 반추되는 연속적인 실존을 감각하는 한편, 섬광처럼 단번에 납득되는 결정적 순간을 알아채버린 그런 날들.
1월 첫 번째 근무일부터 도시락을 싸 다녔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밥을 짓고, 그날 저녁에 먹고 남은 것을 다음 날을 위해 소분하는 시간은 따뜻했다. 한낮의 분투하던 시간을 위로하는 구수한 온기. 나만의 공간이, 그 안에서의 작은 몸짓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다시 느꼈다.
몇 개의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마무리하니 한 해가 저물어 있었다. 즐거웠나? 글쎄, 잘 모르겠다. 일에서 어떤 경험이 쌓일수록 즐거움보다는 더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지는 것 같다. 이제 내게 무거워져버린 책임감을 상쇄하는 일의 기쁨과 즐거움은 무엇일까. 믿고 따를만한 사수나 선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짙어진 한 해였다.
봄과 함께 시작된 연애. 결혼이라는 결정. 그와 함께 하는 날들이 나의 영혼을 고양시키고 있다. 완전히 분리된 타인이자 또 완벽한 나 자신. 시간이 지날수록 외연이 확장되고 내면이 충만해지는 경험. 한 사람이 오는 건 실로 그런 일이구나. 나만 아는 온몸의 떨림을 타고 막연한 두려움이나 어렴풋한 기대감이 찾아왔다. 그�� 때마다 기도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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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의 해사한 벚꽃, 구례 화엄사의 홍매화와 통영의 아침, 거제 바다의 윤슬, 한겨울의 북해도를 두 눈으로 담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잊지 못할 서른일곱 번째 생일, 그리고 프로포즈. 그 사람이라서, 그 사람과 나- 둘이라서 좋은 것들을 배운다. 함께하기 위해서는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겐 과분히 선물 같은 시간들. 뜻 모를 미안함과 넘치는 감사함이 남았다.
몇 주 동안은 얀 마텔의 <Life Of Pi> 원서를 읽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친구와 줌으로 만났는데, 내가 책을 읽으면 친구가 발음을 교정해 주거나 혹 해석하기 난감한 부분을 정리해주는 식이었다. 한 시간 정도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친구가 짧은 Devotion을 읽으며 마무리했다. 책의 1/4 정도를 남겨둔 막판 즈음에는 둘 다 너무 바빠져서, 애석하게도 파이가 아직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다. 조금만 기다려주겠니, 금방 육지로 안내할게!
또 몇 주 동안은 달리기를 했다. 해가 긴 어느 날 저녁, 그냥 뛰기 시작했다. 전날 뛴 게 아까워서 다음날도 뛰었다. 처음 며칠은 뛰다가 걷기를 반복했다. 다음 몇 날은 뛰기만 할 수 있게 됐다. 거의 매일 2개월을 달렸다. 뛰기를 마치고 나면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딴딴하고 가벼워진 몸을 이끌고 산스장으로 곧장 달려가 스트레칭을 했다. 체중이 줄었다. 달리기를 멈췄지만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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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본 평창의 눈 덮인 발왕산, 고성-강릉-정동진을 잇는 가족 여행, 드레스와 수트 입고 환하게 웃었던 한여름의 웨딩 촬영, 보드게임으로 지새운 늦가을 원주의 밤, 엄마와 단둘이 떠난 서쪽 바다, 눈 나리던 춘천의 오월학교, 불 꺼진 에버랜드와 스타필드, 덕수궁 안 미술관에서 보았던 기개 높은 자수 작품들과 션 베이커의 <아노라>,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 선우정아의 단독 콘서트, 새로운 집을 위한 그림 구매의 순간, 소중한 사람들의 결혼,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 둘셋이 도란도란 걸어 다녔던 수많은 골목길, 고정 방문하게 된 몇 개의 카페, 금요일의 새벽 예배, 홀로 올랐던 동네 뒷산- 모든 것이 고마운 장면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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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분주하고 달뜬 한 해를 보내다 연말과 새해를 지나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하루를 정리하고 돌아보는 나만의 시간- 바쁘다는 핑계로 눌러 놓았던 온갖 상념들, 홀로 있을 때 더 쉽게 가라앉는 마음들. 거부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환멸, 설명할 길 없는 깊은 슬픔, 한없이 나약하고 불안한 나 자신 따위를 있는 그대로 마주한다.
그러나 마침내는 이 모든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강한 염원. 기왕에 주어진 삶을 이렇게 끝낼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보다 더 진지하게 문제에 직면하고, 성실하게 고민하며, 간절하게 기도하자. 그리고 사랑을 배우자.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시는 분으로 과연 낙관할 수 있기에. (20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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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chae · 11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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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을 가르는 기준은 작품의 메시지가 향하는 방향에 있다. 순수예술은 창작자 개인을 향해 안 쪽으로 파고드는 반면, 상업예술은 대중을 향해 밖으로 나가려는 힘이 강하다. 원심력과 구심력. 메시지의 방향이 다른 각각의 작품들은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사람들이 더하는 해석의 힘을 빌려 유기체 처럼 변화 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이 발산하고 개인으로 수렴하는 김희천의 작품은 지극히 순수예술에 가깝다. 김희천의 작품은 오직 그만의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다룬 <바벨>, 전자기기의 분실에서 시작된 <썰매> 등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은 작업 당시 그를 지배하고 있는 감정에 따라 비디오로 재탄생 한다. 내용과 형식 모두 지극히 개인적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사람이 가진 대부분의 감정을 건드린다. 그의 작품은 대체로 무섭고 기괴하지만 때론 웃기기도 하며 이따금씩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내 슬프기도 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예술에 가까운 그의 작품이 어찌 사람들의 감정을 흔들고, 나아가 '김희천의 아류'까지 만들어 내는 것일까.
이 현상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이 있겠지만, 나는 그의 작품을 이루는 본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을 이루는 단 하나의 본질은 사람이 가진 '감정'이다. 그의 작품은 하나의 주된 감정을 기저에 깔고 증식해나간다. 이 증식은 사람들의 예상 밖으로 뻗어 나기기 일쑤지만, 그 아래 흔들리지 않는 본질이 자리 잡고 있으니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이다. 모든 사건에는 하나의 목적이자 목표로 대변할 수 있는 '본질'이 있다는 것. 김희천의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얻으리라 생각치 못한 하나의 배움을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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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제20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수상자 김희천의 신작 <스터디>는 도산에 위치한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10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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